누가 모아달래서 모았습니다.


불R이 선사하는 8개 단편선 1탄


10개 이상 또 쌓이면 2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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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카리우스의 비밀

워프에서 실종되었던 시카리우스는 돌아온 이 후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는 무엇을 보았는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warhammer&no=1862721


"아니다, 이 악의 산물아!"


시카리우스가 비명에 가까운 분노어린 목소리로 젠취의 위대한 거짓된 예언자를 향해 소리쳤다. 낄낄대는 소리가 어둠으로 가득한 이마테리움 안을 가득히 울러퍼졌고, 그 소리는 수백 수천 가지로 갈라져 메마른 비웃음으로 퍼져나간다.


[거짓된 아비의, 만들어진 아들이 빗어낸 전사여. 네 신념은 굳건하고 네 마음은 빗장 채운 성과 같으나 진실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오만함과 편협함으로 가득차 있구나! 보아라! 이 것이 네가 믿든 안 믿든, 네가 아버지 아버지하며 울부짖는 그의 진실된 모습일지라!]


요술사가 휘두르는 요사스런 마법이 시카리우스의 눈 앞에 펼쳐졌다. 역겨운 악마! 거짓의 산물! 과거와 미래의 뒤틀린 거울! 저주를 퍼부으며 시카리우스는 마법에서 고개를 돌리려고 하였으나 그의 눈 앞에 펄쳐진 것은 가히 어둠으로 가득한 현 시대에 가장 암울하기 그지 없는 검은 예언이었다. 그것은...그의 유전적 아버지 로부트 길리먼과 이브레인이 같이 서 있는 모습이었다. 허나, 어둠으로 가득한 신전, 위대한 제국의 지배자가 근엄하게 내려다보는 석상 아래 두 사람은...맙소사! 황제 폐하! 신성 옥좌시여! 왜 우리 아버지께서 갑옷을 벗어 두신 겐가?! 게다가, 저 요망하기 그지 없는 마녀가 왜 우리 아버지를 향해 얼굴을 붉히고 있는 것인가! 이게 무엇인가! 외계인의 함정인가! 게다가 왜 우리 아버지께선 헐벗은 몸으로 그 외계인에게 다가가는 것인가!? 이게 대체 무슨 해괴망측한 모습이란 말인가! 젠취의 악마가 보여주는 모독이 너무나도 역겨웠다. 허나 시카리우스는 두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것은....길리먼 공과 이브레인의 얼굴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이었고....그 모습은 흡사.....


"안돼에에에!!! 이 더러운 악마야!! 썩 내 앞에서 물러가라!!!!"


시카리우스는 그의 두 눈 앞에서 펼쳐지는 열정적인 모습에 매우 충격 받았다. 이게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의 아버지가...우리의 아버지가 저 더러운 외계인 마녀와....아아! 신성 옥좌시여! 절 가호하소서 이 거짓된 예언으로부터 절 보호하소서! 신념은 나의 방패요 분노는 나의 검일지라 신념은 나의 방패요 분노는 나의 검일지라. 그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이 신성모독과 혐오로부터 벗어나기위해 끊임없이 맹세를 되내기지만...그도 알고 있었다. 악마가 보여준 그 마법은...진실이라는 것을....낄낄낄대는 젠취의 예언자의 웃음 소리가 그의 귓가에 조롱하듯 들려온다.


[이게 바로, '진실'이다. 용기와 명예를 부르짖는 2중대의 지휘관이여. 감시의 군주(Masters of Watch), 마크라지의 기사장(Knight Champion of Macragge), 탈라사르의 대공(Grand Duke of Talassar)라 불리는 자여. 이게 바로, 네 아비가 너희 아들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진실된 모습이다.]


깔깔대는 웃음 소리도, 조롱어린 목소리도 시카리우스에겐 이제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아아...거짓말!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아아! 시카리우스의 비명과 절망어린 목소리가 이마테리움을 가득 메워졌나니, 이 시대는 진정 어둠으로 가득찼도다. 무시무시한 어둠으로 가득한 미래. 그 곳엔 오직...절망 뿐이리라


......


"...내 앞에 놓인 유일한 적이지"


과거의 회상으로부터 희미하게 깨어난 시카리우스는, 종이를 내려다보며 노려보는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 아버지...당신은 정녕 그리하셨나이까...정녕....그 외계인 마녀하고.... 그의 속에서 깨어나는 의문과 역겨움을 밀어넣은 채, 시카리우스가 조용히 입을 뗀다.


"...농담 하셨던 겁니까, 주군?"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6613 <- 이 작품의 후속작)




2. 러스는 사실 동물귀 로리 미소녀임 증거짤있다

"라고 적으면 온갖 이단들이 다 몰려올걸세. 그들을 모두 제거하도록 하게나" 거짓된 선전, 과연 결과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118



그 남자의 전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고, 블러드 클로 중대 사이에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다. 그 사내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외로운 늑대라고만 알려져있을 뿐. 찌라시의 소문을 퍼뜨려 마치 썩어가는 시체에 달려드는 파리떼마냥, 이단자들이 몰려왔다. 수백 아니 수천. 수는 의미 없었다. 아버지 러스의 이름으로 제련된 발톱만이 의미가 있을 뿐. 달빛이 펜리스의 차가운 고향 땅을 비추었을 때, 그리고 때가 이르렀다고 판단되었을 때에. 남자가 울부짖었다. 늑대의 울음소리를. 어둠 속에 시뻘겋게 뜬 두 눈과 달빛 받아 차갑게 빛나는 그의 발톱이 양떼 무리에 뛰어든 '늑대'처럼 이단자들을 덮쳤다. 피와 내장. 비명과 살이 베어지고 넘어가는 소리. 이단자들은 의미 없는 저항을 휘두르며 그 사내에게 저항하지만 그는 그저 비웃을 뿐이었다. 늑대에게 비웃음이란 게 있다면, 차갑게 부릅뜬 두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리라. 하나 둘, 운 좋아 여럿. 그렇게 차례 차례 차가운 바닥에 주검이 되어 쓰러졌고, 남은 이단자와 외로운 늑대가 단 둘 만이 남았을 때에 그는 잠깐의 학살을 멈춘다. 남은 이단자는 광기에 물든 일반인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다크 어포슬. 입에 담기도 불경한 워드 베어러 배반자의 저명한 연설가, 달콤한 뱀혓바닥. 그가 뱀과 같은 목소리로 외로운 늑대에게 묻는다.


"네 놈이 러스가 동물귀 로리 미소녀라는 소문을 퍼뜨린 자렷다? 참으로 네 놈 아버지 이름을 더럽힌 자답게 행실도, 네 행위도 그에 걸맞는구나"


조롱이 밤하늘에 울린다. 허나 러스의 자식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저 맛있는 먹잇감을 두고 다시끔 입맛을 다시는 늙었으나, 야만적 지성으로 가득찬 늑대 한 마리 뿐이었다. 놈에겐 거짓된 유혹도, 허망된 이상과 꿈도, 썩어가는 달콤한 연설도 통하지 않으리라 직감한 다크 어포슬 또한 자세를 잡는다. 차가운 바람이 그들 가운데를 휩쓸고 지나갔고, 그들 중 하나가 죽어야만 이 침묵 속에 타오르는 살의가 멈추리라.


"내 비록 아버지를 불경된 네코미미 로리 미소녀로 팔아넘김은, 그 것에 넘어 꼬드기는 파리떼를 사냥하기 위함이었을 뿐. 그분을 위한 나의 충의는 거짓 한푼도 없다 배반자야. 그리고 이 시체 피바닥 속에 뒹굴며 그런 말에 속아 넘어간 네놈의 아둔한 머리를 탓하며 죽어가거라"


늑대의 조롱. 다크 어포슬의 음침한 웃음. 가짢은 도발에 다크 어포슬이 대꾸한다.


"네 놈의 거짓 선전에 비로소 나 또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거짓된 선전에도 그 의미가 있음을 말이다. 네 놈이 좋은 교훈을 가르쳐 주었기에, 나 또한 너의 그 썩어가는 제국에 '로리 미소녀 러스쨩의 대모험'이란 이름으로 널리 파멸스러운 힘을 전파하리라."


자세를 고쳐잡는다. "그전에 네 놈부터 죽어야겠지"


뱀과 같은 유들함에서 독사와 같은 눈빛과 독기가 뻗어 나온다. 독사와 늑대의 싸움. 초인 아스타르테스 사이에 일반인으로선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 둘은 동시에 서로의 급소를 향해 덤벼들었고 그 싸움의 결과는 오로지 유일한 관전자인 밤하늘의 달만이 알고 있으리라.


타오르는 모탁불. 빈틈없이 둘러싼 탁자. 그 위에 놓여진 육즙이 흐르는 고기와 흘러넘치는 술잔들. 펜리스의 전사들이 술잔을 높이 들고서 노래 부르노라. 오 외로운 늑대. 외로운 늑대여. 잊혀진 이름의 외로운 늑대여. 펜리스의 민담에 그의 행보가 적혔나니. 그의 전설은 영원히 노래하리라. 만 가지의 전설과 함께. 늑대왕 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펜리스의 차가운 바다가 대지를 삼키고, 크라켄의 이빨에 천지가 뒤집혀질 때까지. 때에 이르러 늑대왕께서 귀환하실 때에. 위대한 왕께서도 알게 되리라. 잊혀진 외로운 늑대의 전설을.




3. 말카도르 말대로 프마들을 딸로 만들었다.

여자로 변한 펄그림은 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 결과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2171



"아아아...아아아아....그만 둬...아아아.."


불사조 펄그림의 붉은 입술에서 눈물 섞인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우아한 보라빛 아머는 퇴폐적이게도 대부분 벗겨진 상태였으며 뽀얀 피부가 쾌락에 몸서리 치듯 떨어댄다. 펄그림. 위대한 엠페러스 칠드런의 프라이마크. 이제는 몸이 속박되어 있는 한 마리의 수컷....아니, '암컷'이었다. 벌어진 붉은 입술에서 한 방울의 침이 흘러 가녀린 턱을 따라 아래로 흐른다. 황제의 아들, 아니 딸의 그 추태는 애석게도 한 명의 관전자가 있었다.


"끼히히힛! 어떠냐 펄그림? 이 몸이 선사하는 쾌락은?"


쾌락 속에 정신을 잃을 듯 했지만 강인한 프라이마크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펄그림은 자신을 이 꼴로 만든 눈 앞의 늙은이를 노려본다. "큭......말카도르..." 늙은이가 굽은 등으로 킬킬대며 웃는다.


" 그래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펄그림. 호루스 녀석조차 버티지 못하였는데 말이지."


그 말에 펄그림이 분노와 놀라움을 동시에 느껴야만 했다. " 호루스..?! 호루스를 어떻게 했지!?" 가녀린 두 팔이 묶인 단단한 사슬을 풀려고 애쓰면서도, 펄그림은 호루스를 걱정했다. 말카도르는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으로 느긋하게 답한다.


"호루스? 아아, '그녀'에 대해서 말인가? 클클클. 걱정할 것 없단다 얘야. 아무렴. 그녀는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다만. 이라는 불길한 말과 함께 말카도르가 펄그림의 눈 앞에까지 고개를 내민다. "...그녀는 이제. 완벽하게 충성파로 돌아서서 충실한 황제의 암캐가 되었을 뿐이지."


덥석하고, 말카도르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잡는다.


"너희 반역파 녀석들은 말이지... 황제와 나의 은덕에도 불구하고, 반역을 저지르는 괘씸한 죄악을 저질렀지...뭐 사실 어느 정도 의도는 했었다 할지라도, 너희가 저지른 반역의 규모는 제국을 넘어서 은하 전체를 큰 혼란에 빠뜨리게 되었다." 요리 조리 돌리며, 물건 품평하듯 무심하게 말을 이어간다.


"괘씸하고, 괘씸한 녀석들 같으니. 너희 같은 반역파 녀석들은, 단순히 죽음으로써 이 혼란에 대한 댓가를 치뤄선 안돼..암..그렇고 말고.."


히히히히 하는 소리가 펄그림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황제와 내가 고심한 끝에 ... 아주 획기적인 형벌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그 것은 바로..." 무시무시한 선언이 이루어진다. "...너희를 조교시켜, 황제의 충실한 암캐로 만들 계획이지" 공포가 엄습한다.


허나 프라이마크로써의 자존심이 남아있었다. 말카도르의 얼굴에 침을 뱉은 펄그림이 저주한다. "저주 받을 늙은이 같으니!"


그는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스윽하고 얼굴을 닦는다.


"저주? 저주는 네가 받았지. 펄그림. 아주 가관이더군." 그의 눈에 혐오가 띈다.


" 슬라네쉬에게 네 영혼과 육신을 바치더니, 영광스런 네 자손들을 끌여들여 광란의 근친상간파티나 벌여대고 말이야"


스윽하고, 주머니에서 또 다른 물건을 꺼낸다.


"너같이 정조도 모르고, 그런 타락한 '어머니' 따위에겐....그에 걸맞는 벌을 내려줘야겠지"


단추를 누르자, 사이킥적인 '무언가'가 부우우웅 하고 펄그림을 괴롭힌다. "흐기이잇!!" 펄그림이 고개를 젖히며 참아보지만, 이미 슬라네쉬에게 개발된 몸이기에 의미없는 저항이었다.


"으...으으으응! 으으으응앗!!"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댄다. 프라이마크가 비명을 지른다. 그 모습을 보며 더욱 더 강도를 높이는 말카도르였다.


"그래! 그래 울부짖어라! 더러운 암퇘지 녀석!" 제국 섭정이 광기에 가득찬 눈으로 그에게 말한다.


"말해라 프라이마크! 불사조 펄그림! 넌 누구의 암캐냐!" 아아! 슬라네쉬여! 당신만을 위해 바친 쾌락이...아..아아! 고통의 비명이, 쾌락의 비명으로 바뀐다. "말해라! 넌 누구의 암캐냐!"


아아! 슬라네쉬님. 죄송...합니다....


"저...저는 아버지의 암캐입니다!!" "더 크게 말해라!" "으...응기잇!! 저..저는 인류 제국에 충성을 바치는 비치 암캐입니다아아앙!!!"


말카도르가 웃는다. 그의 웃음은 마침내 함락...아니 충성파로 되돌아온 펄그림을 향한 성취욕이 가득한 웃음이었다.


"크하하하하! 잘 말했다 펄그림! 황제의 딸아! 충성파로 되돌아온 걸 환영한다! 이제 포상을 내려주마!" 사이킥적인 힘이 더욱 더 강렬하게 펄그림을 강타한다. 덜덜 떨며 강인한 프라이마크가 몸을 떤다.


"으...으아아앙! 스..슬라네쉬님! 죄송합니다! 저...저저는!! 이제 인류 제국의 충성파입니다아아!!"


그리고 절정의 끝에 이르러, 그녀가 마지막 비명을 지른다.


"아아앗! 뽀...뽀디 엠페러어어어어!!!" 그리고, 펄그림은 땀으로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며, 그대로 움찔 움찔, 기절한다.


그 추태를 감상하며 말카도르가 웃는다. "히히히히...자...이제 호루스와 펄그림은 됐고...이제는..." 그는 도도한 눈빛을 하고 있는 로가의 사진을 천천히 바라본다.




4. 프라이마크의 농사

평화롭게 대성전이 끝난 이 후 농사 지으러간 프라이마크들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0361



"펄그림..." 앙그론이 으르렁대며, 사과 과수원 한 쪽에서 하늘 높이 고개를 치켜든 도도한 사내를 노려본다. 펄그림에게 있어 앙그론의 증오어린 눈빛조차 경탄과 흠모로 왜곡된 숭배였다. 우쭐대며 펄그림이 앙그론을 향해 말한다.


"보아라 형제여. 이 빛깔, 이 탄력. 이 것이, 나 불사조 펄그림과 나의 사랑하는 아들들이 지은 붉은 빛이 감도는 사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펄그림은 비웃듯이 앙그론의 손에 과일...이었던 물체를 향해 시선을 던진다. 마치 거지에게 선심 썼다는 듯 던지는 10원짜리 동전과도 같은 시선이었다. "아, 나의 형제여. 투사 앙그론이여. 그런데 그대의 손에 든건....." 아름다운 사내의 얼굴에 비틀림이 드러난다. 그 말에 시뻘겋게 이마에 핏줄이 돋은 앙그론이었지만 전혀 다른 이가 끼어들었다. 그는 불사자 칸이라 불리는 자이었으며, 한 손엔 거대한 체인 액스 대신 낫이 들려 있었다.


"그만 두시지요, 펄그림이시여. 위대하신 분께 감히 간언해드리자면 농사는 잘 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한 손으로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들어올린다.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 아보카도 농사에 비해....불사조 공께서 지으신 사과는 값이 제대로 안 나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말에 불사조 군단원들이 왁자지껄 떠든다. 무뢰배가 뭐라고 말한 것이냐! 감히 우리 프라이마크께 저런! 수치를 당한 펄그림의 얼굴도 그가 들고 있는 사과만큼이나 붉게 달아올랐다. 껄껄껄 하고 앙그론이 그의 부하 칸을 치하한다.


"암! 말 한 번 잘했구나 칸! 게다가 우리 군단원들을 보시지, 펄그림? 우리들의 밭에 감히 목을 뻣뻣하게 치켜 올라오는 잡초무리들을 대성전 때 참수했던 우리 군단원들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하게 적용되는지 한 번 보아라!" 그 말에 펄그림은 스윽 하고 곁눈질로 둘러본다. 대성전 때 그 저돌적인 성격과 맞물려 월드 이터 군단원들은 모두 체인액스 대신 낫을 들고서 그 어떤 군단보다 더 빠르게 잡초들을 베어내고 뽑아내고 있었다. 반면 펄그림의 군단원들은 완벽하게 잡초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상대적으로 느리게 잡초를 뽑아내고 있었다. 부글 부글 속이 끓어 오르는 펄그림을 바라보며 앙그론이 껄껄하고 웃는다.


"그러니 그 시답잖은 포즈를 그만 잡고 가서 네 엉덩이를 끌고 더러운 흙바닥에 눌러앉아 잡초 뽑기에 한 손이나 더 보태라 펄그림! 물론 그 고운 손에 생채기 날까 염려되지만 말이야!" 껄껄하고 웃는 앙그론의 도발에 이내 펄그림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폭발한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마라 앙그론! 잡초를 어설프게 제거하면 나중에 일을 두번이나 해야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구나! 꼭 네 멍청한 머리 속에 나오는 생각만큼이나 가치도 없군!" 그 말에 앙그론도 웃던 얼굴이 금새 분노로 가득 차오른다.


"뭐라고 지껄이는거냐, 곱상한 계집같은 녀석아!"


계집이란 모욕을 듣자 펄그림은 더는 참지 못하고 앙그론 얼굴에 사과를 집어던진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앙그론의 얼굴은 사과즙으로 범벅이 되었고 고통은 없으나 이 비참한 모욕을 받은 앙그론은 천지가 뒤흔들리는 고함을 지르며 양 손에 든 조선 낫을 들고서 펄그림에게 달려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자 같이 머리 끝까지 꼭지가 돈 월드 이터 군단원들이 각자 손에 낫, 호미, 심지어 지게를 지고 이어가던 그 우람한 손에 가냘픈 지게 지팡이를 들고서 펄그림을 향해 달려든다. 그 저돌적인 분노에, 마찬가지로 화가 나 있던 펄그림과 불사조 군단들도 무기를 들고 월드 이터를 향해 달려들었고 이내 엄청난 격돌과 함께 난투가 벌어진다. 투탁 투탁. 파워 아머를 입은 군단원들에게 농기구가 주는 살상 피해는 사실상 없는 수준이었으나, 그들은 대신 거름 똥을 뿌리거나 땅에 눕혀놓고 면상에 과일을 짓잊겨버리는 등, 차라리 대성전 때 치루던 외계인들과의 혈전이 그리울 정도로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있었다.


그나마 이성적인 칸이 그들 사이에 중재하고 싶었지만 이미 흙탕물로 뒤덮힌 곳에 끼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탈탈탈하는 농기계 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보니, 경운기에 한 가득 새참들을 실고 오던 로타라 사린이 한 손을 휘두르며 당황한 얼굴로 외친다.


"칸? 아니 세상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예요!" 뭐라고 답해야하지. 칸이 어버버하는 사이, 어느새 경운기 위에서 내린 로타라 사린이 난장판을 보더니 할말을 잃은 표정을 짓는다.


"아..아니 이게 대체..." 와아아! 퍽퍽! 네 면상에 이 신선한 사과즙을 한가득 안겨주마! 으악! 하는 비명소리가 난무하는 현장에 로타라 사린이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을 겨우 꺼냈다.


"...이거.. 황제께서 아시면... 안되는데..."


그 날, 한참을 싸우던 두 군단은 결국 그 날 하루 뿌려야될 약과 제초제를 뿌리지 못한 것과 더불어, 농기구가 하나같이 왕창 박살나 버린 바람에 황제 앞에 끌려가 무시무시한 분노가 섞인 갈굼을 당해야했다. 물론, 하라는 농사를 안 짓고 추수감사절 예배를 진행하던 로가나, 사이킥으로 비를 불러오겠다고 장담하던 마그누스가 폭풍을 불러오는 바람에 수백 헥타르의 밭을 날려먹은 둘에 비하면 가벼운 벌에 불과했다.





5. 마그누스한테 사이킥 배우는 필멸자

마그누스한테 찾아간 필멸자, 그의 운명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2111



"마법을 배우고 싶다고?" 붉은 거인이 그 거대한 위압감에 걸맞게, 비천한 필멸자를 향해 거대한 도서관에 울러퍼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의 천지 울리는 듯한 말에 필멸자는 벌벌떨면서도 용기가 가상케도 하고 싶은 말을 겨우 꺼냈다.


"네...네! 위...위대하신 프..프라이마크이시여! 드...듣기론 당신께옵선 황제 폐하를 제외하고 인류 제일의 사이커라 들었사옵니다."


그의 추켜세워주는 말에 마그누스의 험악한 인상에 살짝 미소가 맺히는 듯했다.


"마법을 배운다라...필멸의 몸으론 그렇게 쉽지 않을 터인데." 제법 부드러워진 말투였다. 그 덕분인지 한결 떨림이 멈춘 필멸자였다. "무...물론 저와 같은 일반인들이 마법을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네." 허나하고, 필멸자가 당돌하게 고개를 들어 마그누스와 간신히 눈을 마주치며 그의 의견을 피력했다.


"허나 마법을 배운다는 것은 지식을 익힌다는 것이옵고, 지식을 추구하는 저와 같은 학자들에게 있어 이는 인류 제국을 위해 추구해야할 이상과 목표라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감히 위대한 분께 나아와 감히 높은 가르침을 받으려 하오니 그저 건방지다 여기지 마시옵시길 바랍니다."


마그누스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얼굴 가득 미소가 떠올랐다. 그 필멸자가 자신을 추켜세워주는 말에 기분이 하껏 좋아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가 추구하는 목표가 자신과 동일하지 않은가. 건방지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이는 기특한 일이었고, 오히려 널리 권장되어야할 일이었다. 껄껄껄하는 웃음소리가 도서관에 울리고 마그누스는 고개를 젖혀가며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필멸자여 그대의 사이킥 능력은 미약하기 그지 없으나, 그가 추구하는 목표와 이상은 나를 흡족하게 하는구나. 그대의 말이 나를 감동시켰으니, 내 그대가 원하는 바 마법을 가르쳐주겠다." 그 말에 필멸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연신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드높은 지식을 추구하시는 대학자시여. 감사드립니다." 그 말에 한껏 기분이 좋아진 마그누스였다.


"그래 필멸자야. 낯간지러운 얘기는 그만두고, 어떤 마법을 배우고 싶으냐." 그리고 이어지는 학자의 말은 그의 마음에 쏙 들게 하였다.


"저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마그누스님. 그저, 농사 일로 힘든 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주고 싶은 마음이기에,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우고 싶사옵니다." 기특하다, 기특하도다! 인류를 이롭게 하는 지식이라. 비록 능력이 딸리는 자였지만 마그누스는 그를 이용하여 아버지에게 사이킥 능력자로서 인정 받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비록 농사일에 치중하란 의미로 사이킥 사용에 대해 금지령을 내린 황제였지만, 아마 사이킥을 이용하여 농사일에 도움을 주게 된다면 아버지께서도 결국 사이킥에 대해 달리 생각하시게 될터지. 특히 이 필멸자가 마법을 이용해 사람들을 이롭게만 한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거대한 몸이 일으켜 세워진다.


"좋다. 필멸자여. 내 그대에게 마법을 가르쳐 줄터이니, 이리로 따라오라."


거인의 뒤를 따르는 필멸자의 모습은 흡사 강아지와 같았다. 마치 산책 가듯, 느긋하게 그의 군단이 농사 짓는 밭에 도착한 마그누스는 사우전드 선즈가 손수 땀흘려가며 짓는 농사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필멸자에게 말을 건다.


"필멸자여. 그대가 원하는 마법을 가르쳐주겠다."


그리고 마그누스는 마치 파리 쫓듯, 한 손을 들어올리자 순식간에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며 빗바람이 떨어진다. 그에 필멸자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오..오오! 대단하십니다 프라이마크시여! 이 것이 진정 사이킥의 능력이옵니까?!" 그의 말은 그저 경탄에 불과했지만, 마그누스의 굳게 잠긴 마음을 터뜨리는덴 충분했다.


"하하하! 물론 아니다! 워프의 진정한 능력은 이게 다가 아니지!" 그에 맞춰, 그가 손을 더 크게 휘저음과 동시에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며 포도밭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오오! 놀랍습니다 오오!" 필멸자의 경탄에, 그의 찬미에 따라 마그누스의 오만한 마음도 점차 커져갔고 이내...


"저...저 프라이마크시여?" 필멸자의 목소리에 당혹감이 실리기 시작했다. "비..비가 점점 거세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그누스는 자신만만했다. "무슨 말이더냐 하하하. 이 정도는 되어야 밭에 듬뿍 물방울을 묻혀 더욱 더 과실이 알맞게 맺혀지지 않겠느냐!"


그러나, 점차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이 더욱 더 검게 물들어 가면서 마그누스의 웃음소리도 점차 작아지게되고, 이내 입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이게....."


갑작스런 비에 밭에서 일을 하던 사우전드 선즈 군단은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본다. 이게 무슨 일이더냐? 갑자기 예고도 없이 비가? 웅성 웅성하며 사우전드 선즈 군단원들이 하나 둘씩 모이며 이상함을 눈치채기 시작했고 그들 밭에 내리던 비가 검차 거세어져가자 군단원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 우와아악! 안돼! " " 오, 안돼 안돼 안돼! 포도가아아아!" 대다수는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어떻게든 폭풍우를 막으러 했지만 폭풍은 그들이 어떻게 할 수 없을만큼 커지기 시작했다. 그들 중 일부만이 황제가 금지한 사이킥 마법을 통해 폭풍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으아아!" "오, 아흐리만! 형제여!"


그 와중에 아흐리만이 폭풍에 휩쓸려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 둘씩 군단원들이 폭풍이 일으킨 토네이도에 따라 하늘로 날아갔다.


"으아아악! 마그누스님! 살려줘요!" "우..우와아악!!"


그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며 필멸자도 안색이 새파래졌다.


"마...마그누스님! 마..마법은 됐고 이제 어서 피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평소 같으면 그 발언에 화를 냈을 마그누스였지만, 그의 붉은 피부마저 새파랗게 질린 만큼이나 그도 더듬 더듬 말을 더듬었다.


"그...그래! 마...마법은 천천히 배우고 어서 이 곳에서 자리를 뜨....으으으아자아아아아각!!!!!" "우와아아아악! 마...마그누스니이이이임! 저희도 날아가요오오오오오오오!"


그러나, 자비 없는 폭풍우는 강인한 프라이마크든, 연약한 필멸자든 상관없이 그들조차 휩쓸어 공정하게 하늘로 날려보냈고 이에 두 사람은 앞으로도 두 번 다시 없을 진귀한, 그러나 끔찍한 경험을 겪어야만 했다. 이 날 이 후, 마그누스가 일으킨 폭풍우는 수백 헥타르나 되는 포도밭을 날리게 되었고, 이 사실을 접한 인류의 황제의 분노는 그들이 겪었던 폭풍우가 정말 우스울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이 후 펄그림이 이끌던 엠페러스 칠드런 군단과, 앙그론이 이끌던 월드 이터가 사소한 이유로 시비가 붙어 둘이 맞짱 깠던 일이 생겼긴 했지만, 마그누스가 일으킨 일에 비하면 사소한 일이었다고 제국 역사에 기록되었다.





6. 황제가 터키인인게 호루스 헤러시의 발단

한국인이었으면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그들의 속을 녹였을 것이라는 말에 황제는 프라이마크들을 소집해, 함께 국밥 가지고 식사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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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앙그론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인류의 주인은 숟가락으로 막 순댓덩이를 입에 넣으려던 참이었다. 그가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누세리아의 검투사를 바라본다. 거대한 덩치. 분노로 핏줄이 돋아난 그의 모습은 도살자의 발톱으로 인해 지옥에서 올라온 악귀와도 같았다.


"왜 순대국밥을 먹는데, 다데기가 없는 겁니까!" 그리고 그의 분노는 정당했다. 20명의 프라이마크들이 앉을 수 있을만큼 길고 커다란 테이블. 그 위로 한명씩에게 돌아가는 뜨근한 국밥 한 그릇들은 신의 자손들이라 칭송받는 프라이마크들의 변덕조차 녹일만큼 풍성했다. 허나 앙그론에겐 그렇지 않았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듯이, 프라이마크들도 각자만의 취향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앙그론의 취향을 맞춰줄, 다데기라 불릴 통은 이 테이블 위엔 존재하지 않았다. 앙그론의 자리는 아버지의 자리에서 상당히 멀었지만 그의 분노된 일갈은 그정도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허나 입을 뗀 것은 인류의 주인이 아니오, 바로 옆 자리의 불사조 펄그림이었다.


"아, 앙그론. 우리의 누세리아 투사 앙그론."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머리칼을 그가 한 손으로 우아하게 귀 뒤로 넘기며, 순대국밥을 마저 뜨려던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국밥은, 이 우아하고 완벽한 식사 자리에 어울리는 완벽한 식사라네. 뼈를 우려내 만든 새하얀 국물이 바로 그 증거지. 허나 다데기는 국물을 텁텁하게 만든다네."


그리고, 한쪽 입술을 올리며 비웃는다.


"그런 양념통 따위가, 우아하고 완벽한 이 식사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상처입은 짐승의 경고와도 같이, 앙그론은 으르렁대며 불사조를 노려본다.


"헛소리 집어치워라 펄그림! 구수하고 고소한 맛을 더해주는 다데기 없이 어떻게 뼈다귀 따위로 우려낸 국물을 마실 수 있단 말이냐!"


그 말에, 이번엔 반대쪽 자리에 앉은 페투라보가 호응한다.


"네 놈 말에 의심이 생기는 군, 펄그림." 그가 의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숟가락을 탕 하고 테이블 위로 내려친다.


"어떤 국밥을 먹든, 새우젖갈과 양념장을 비롯하여 항상 함께 딸려오는 것이 바로 다데기다. 그런데 다데기가 이 테이블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다데기 없이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를 비롯해, 아버지와 가까이에 자리잡은 호루스와 생귀니우스 밖에 없지."


그가 이죽거린다.


"이 말 뜻은 뭔지 알겠나? 나의 무한 지성으로 추리하건데, 우리 아버지께선 이미 워마스터 자리에 앉힐 자들을 정하셨단 뜻이지."

그리고 그는 펄그림을 가리키며 비웃는다.


"그리고 네놈, 펄그림. 네 녀석은 그런 사실을 일찍 깨닫고 마치 너도 자격이 되는 것마냥, 다데기 없이 식사를 즐기는 척 하는 것에 불과하지. 내 말이 틀린가? 응? 하얀 국물이 어쩌고 어째? 우아하고 완벽한 식사? 가식 따윈 집어치워라 펄그림. 네놈의 그 속물은 역겹기 그지 없구나!"


그 말에, 펄그림의 얼굴이 붉어졌다. 분노인지 창피인지 알 수 없으나 펄그림은 항변하기 전, 옆 자리에 앉은 페러스가 친우 펄그림을 위해 친히 입을 열었다. 아참 이 친구는 목이 없어서 말은 못한다. 대신, 얼굴 한 가득 글자를 새겨넣은 이가 박차고 일어나 열변한다.


"형제들이여! 그만 두시오! 이 어찌 불경하고 서로를 의심하는 소리를 내뱉는가 말인가!"


그는 저명한 연설가, 로가 아우렐리안이오 아버지를 향한 신심으로 가득한 사내였다.


"이 자리에 다데기가 없음은, 아버지께서 우리 모두에게 내려주신 일종의 시험에 불과하오! 어찌하여 아버지께서 내려주신 이 신앙의 시험에 대한 불순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가! 아버지의 우리에 대한 사랑과 구원에 대한 의지는, 다데기를 놓지 않으심으로써 우리들을 시험하시고 시련을 내려주심으로써 아버지를 향한 신앙에 대한 열렬한 굳은 믿음을 다지기 위한 것에 불과하오!"


찬양하라! 우리의 아버지! 신앙의 어버이시여 우릴 축복하소서! 열변을 토한 아우렐리안의 입에서 성스러운 찬가가 흘러나오자, 이미 빡칠대로 빡친 앙그론은 그의 머리를 향해 국밥 그릇을 집어던진다. 국밥은 정확하게 로가 아우렐리안의 머리와 충돌했고 가장 약한 로가답게 그는 그대로 기절했다. 허나, 뚝배기 그릇이 터짐으로 그 안에 담긴 내용물들이 고스란히 옆자리에 앉아있던 늑대왕 러스에게 쏟아졌다. 난데 없이 뜨거운 육수 비를 맞은 리만 러스는 천지를 뒤집을 듯한 노성을 지르며 테이블 위로 박차 올라 앙그론을 향해 소리친다.


" 이 앞뒤 분간 못하는 천둥만둥이 녀석! 네 놈이 기여코 일을 저지르는구나! 나 펜리스의 군주이자 늑대왕이며 황제의 처형자를 건드리고도 네가 무사할 줄 알았더냐!"


그 말에 앙그론은 무시무시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양손 체인엑스를 들고 테이블 위로 뛰어든다.


"네 놈이 게걸스럽게 국밥에 대가리 쳐박고 식사할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덤벼라 똥개 자식아! 오늘 이 테이블 위에 국밥 대신 보신탕 한 그릇 올라가게 해주마!"


프라이마크 둘이, 테이블 위에 서로 격돌하며 사방 팔방으로 음식물을 튀기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형제 프라이마크들이 황급히 몸을 피하였고 그 와중에 모타리온의 팔꿈치가 라이온의 팔을 건드리는 바람에, 그의 얼굴에 숟가락에 담겨있던 내용물이 튕겨올라 퍽하고 묻었다.


"네 놈이 그럴 줄 알았지." 라이온은 절제된 짐승의 분노로 이글대는 눈빛으로, 모타리온 노려본다. "전부터 흘깃대던 너의 눈초림을 기억한다, 모타리온. 겉으론 아닌 척해도 속으로 나를 아니꼽게 여겼던 것을 내 모를 줄 알았더냐."


모타리온은 라이온의 무시무시한 눈빛을 받게 되자 횡설수설대기 시작했다. "이건 오해다 라이온! 나 때문이 아니야! 이는 모두 아버지 탓이야! 아버지가 다데기만 놓았더라면 이런 일 따위 벌어지지 않았어! 내 잘못은 없단 말이야!"


그 불손한 말에, 라이온이 그의 검을 들고 번개같이 내지른다. 이는 두 사람에게 각각 행운과 불행이 따랐다. 모타리온은 간신히 피해 바닥에 모양새 없이 나자빠졌고, 라이온의 검은 불칸의 목에 정확하게 박혔다. 불칸은 칼에 박힌 모양새 그대로 쓰러졌고 전혀 의도치 않은 상황에 라이온이 당황하는 사이, 커즈가 소리 지른다.


"이럴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어! 난 이 장소에 일어나고 있는 이 불행한 사건들을 다 예지하고 있었어! 이 불행한 일들을 예지하고 있었단 말이야! 허나 아무도 내 말 따위 듣지 않았지!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 지 이 꼴을 한번 보라고! 결국 이 식사 자리는 우리 모두를 파멸로 이끌 것이야! 파멸로 이끌 것이란 말이야!"


울부짖는 커즈 뒤로, 마그누스가 격양된 얼굴로 일어선다.


"형제들이여!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은 하나라오!"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양 손을 들어올린다. "내, 아버지께 받은 이 축복받은 워프의 지식을 이용하여, 이 모든 사건들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 밖에 없다오!"


그리고 그는, 테이블 끝에 앉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의 황제에게 소리친다.


"아버지! 아버지는 항상 워프 사용함에 있어 언제나 제약을 거셨지요! 전 오늘 아버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보일 겁니다! 이 자리에! 이 난장판을 모두 원래대로 되돌릴 것입니다!" "하지 말거라!" 황제의 안색은 새하얗게 변했다.


"마그누스! 네 놈에게 분명 경고하였다! 워프의 지식을 한 번만 더 건드린다면..."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 마그누스의 손아귀가 사이킥으로 빛난다. 그리고... 마그누스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표정을 짓자 그 모습을 보던 길리먼은 재빠르게 자리에서 박차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가며 외친다.


"세쿤두스! 세쿤두스! 나는 이 개판을 벗어나 두번 째 식사 자리를 만들겠노라!"


그러나 멀리 가지 못했다. 알파리우스가 얌전히 길리먼이 빠져나가는 꼴을 보지 못했기에 몰래 심어둔 10명의 마린에 의해 그는 제압당했고 결국 마그누스의 마법으로 인해 국밥들이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더니 그대로, 폭발하였다. 우아하고, 황금빛으로 빛나던 식당은 진득하고, 새하얀 액체들로 뒤덮였고 이는 프라이마크들도 예외는 아니었고, 인류의 주인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무시무시한 침묵이, 식당에 내려앉았고 가장 치열한 전장의 난투보다 험악한 모습들도 시간이 정지하듯 그대로 멈춰졌다. 천천히, 인류의 주인은 아무 말도 없이, 새하얗게 뒤집어 쓴 모습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프라이마크들은 한 가지 차가운 진실을 깨달았다. 바로 좆됐다는 것을.


그리고, 이후의 역사는 적혀지지 않았다. 다만 훗날 그와 관련된 역사가 적힌 기록을 본 인퀴지터들은 말도 없이, 그저 검열만 처리하곤 두 번 다시 입에 올리지 않았고 그들은 '카오스'와 더불어 '국밥'이란 단어 자체를 민간에 퍼지는 걸 엄중히 경계했다고 한다. 덧붙여, 알파리우스가 뒷공작으로 몰래 다데기들을 없앴다는 설화가 내려오고 있지만 유머는 유머일 뿐이다.



어쩌면.



7. 프라이마크들의 중국집 운영하기

허나, 하나같이 손발이 맞지 않는 형제들에게 고난이 닥쳐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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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갈 돈은 심기가 불편했다. 짜장면 배달 30분 이내 못가면 공짜.라는 간판을 걸고서 장사를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났다. 자가타이 칸 덕분에 짜장면 배달은 때와 장소를 가지지 않고 거리 유무 상관 없이 30분 이내에 배달갔다. 허나 문제는....


"돌아왔네 형제여."자가타이 칸이, 오토바이에서 시크하게 내리며 로갈 돈에게 말했다. 허나 돈은 눈살을 찌푸린 채 그의 형제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 낌새를 못느낄 칸이 아니었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군." "그래. 칸." 돈은 테이블 위에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며 저음의 기어가는 신음 소리를 낸다.


"뭐가 불만이지 돈? 난 배달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30분 이내로 도착한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지. 그런데 다 죽어가는 늙은 노파마냥 날 맞이해야하는가?"


"몰라서 묻는 건가" 로갈 돈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반문한다.


"30분 내로 가는 건 좋다. 다 좋은데..."

깊은 한숨이 새어나온다. "...도대체 어떻게 운반하길래, 도착하는 짜장면과 짬뽕마다 반절 이상이 날아가버리고 없는건가?!"


그의 분노 어린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도, 칸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그게 어쨌다는건가? 어째든 30분 이내로 간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 으득하는 이빨 갈리는 소리.


"실컷 배달해놓고, 배달 음식이 절반 이상 날아가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는가! 조심스럽게 운반해 가지 못할망정!" 칸의 얼굴에 조소가 머문다.


"한심한 돈. 아둔한 돈 같으니. 그러면 나보고 저 30분 거리 너머에까지 공짜로 배달을 해주는 헛수고를 시킬 참인가?" 콧방귀를 뀐다.


"정 그렇게 불안하다면 자네가 자랑하는 그....'굳건한 철옹성' 같이 그릇을 잘 포장하지 그랬나? 자네의 설계상 오류를 나에게 따지다니. 암석같은 이, 굳건한 돈이라 불리우던 우리의 로갈 돈이 이런 추한 모습을 보이다니. 아버지가 웃으실 노릇이군." 로갈 돈의 얼굴은 시뻘겋게 변하다 못해, 핏줄이 튀어나온다.


"그만 두게 형제들이여." 생귀니우스가, 테이블 위를 닦으며 싱긋 웃는다.


"그래도 난 자네들이 이만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네. 우리가 체인점 2호를 내면서, 페투라보와 마그누스, 그리고 러스가 그 쪽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거기에 비한다면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하네." 그 셋을 떠올리자, 로갈 돈과 자가타이 칸은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려던 행위를 그만둔다. 그래...그들에 비한다면 여긴 더할 나위 없는 천국인 셈이다. 허나 그들 셋이 간과한 게 있었다.


그들 생각보다, 체인점 2호는 더욱 '개'판이었다는 것을.


"...러스...무슨 짓을 벌인거냐" 마그누스가, 무시무시한 마왕의 용모를 한 채 러스를 노려본다. 러스가 껄껄껄 웃는다.


"무슨 짓이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마그누스가 간신히 분노를 참는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무식한 네 놈에게 친절히 이해되도록 내가 설명해주도록 하지." 그가 가리킨 손가락 끝엔, 탕수육 위에 소스가 무자비하게 뒤덮혀 있는 모양새였다. 찐득하고, 빈틈없이 탕수육 위를 빈틈 없이 메꿔진 모습은 바라보기만해도 온 몸이 눅눅해지는 기분이었다.


"탕수육 위에, 소스가 가득 부어져있다. 물론 탕수육은 소스와 함께 볶는 것이 원칙이다. 허나!" 그가 꼬박 꼬박 힘주어 말한다.


"배달 주문 받을 땐, 분명히! 소스와! 탕수육은! 따로 따로! 라고 특별 주문 받았단 말이다! 이 곳엔 너와 나, 그리고 페투라보 밖에 없다! 그리고 페투라보는 지금! 주방에서 혼자 일하는게 편하다는 이유로 지 로봇 친위대를 데리고 요리를 하고 있지! 그렇다면 이 불경한 짓을 저지를 사람은 나 빼곤 너! 러스! 펜리스의 그 멍청하기 짝이 없는 야만적인 군주인 리만 러스 밖에 더 없겠느냐!"


러스가 으르렁거린다.


"말 조심해라, 외눈깔 요술사왕! 네가 그렇게 똑똑하고 잘났다면 이 늑대왕 앞에서 혀 놀릴 땐 좀 더 조심해야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리고 팔짱끼며 킁하고 사나운 웃음을 선보인다.


"그래. 내가 소스를 부었다. 헌데 그게 뭐가 나쁘다는 것이냐? 주문 받은대로 배달 가는 거? 그것이야말로 고추 없는 소인배들이나 하는 간악한 짓이지! 펜리스 인이었다면, 하나 하나 일일이 찍어먹을 시간에 시원하게 쏟아붓고 먹어치우는데 더 효율적이고 펜리스인다운 짓을 벌였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시킨 이들은 알게 되리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탕수육을 음미하는 방법임을! 그리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펜리스가 영광 받을 것임을!"


'개'소리를 지껄이는 러스를 보자 마그누스가 결국 폭발한다.


"이 야만적이고 신사적이지 못한 똥개놈! 네놈 생각은 펜리스의 차가운 심해를 헤집고 다니는 크라켄보다 더 멍청하고, 네 놈 고향 땅을 돌아다니는 펜리시안 늑대들보다 더 고약하구나! 다른 이들에게 네놈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선사한다고?! 정말이지 상종못할 놈이로군!"


그 말에 러스가 크르르...사나운 울음소리를 낸다.


"뭣이 어쩌고 어째? 불결한 냄새를 풍기는 워프의 돌연변이 요술사 입에서 그런 소릴 듣다니! 저번 국밥 사건에서도 배운 점이 없단 말이더냐!"

"배운 점이 하나 있지" 마그누스가 양 손에 워프의 기운을 모은다.


"네 놈의 그 병신같은 앙그론과 비교해서 하등 나을 바가 없다는 지식을 배웠다는 것!"


사납게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마법사와 늑대가 충돌한다. 그들이 싸움과 동시에, 그나마 불안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고 있던 얼마없는 몇몇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며 가게 밖을 뛰쳐나갔다. "꺄아악!" "살려줘요! 살려줘!" 때마침 황금빛 바이크를 타고 배달을 갔다온, 잠시동안 그들을 도우러 내려왔던 콘스탄틴 발도르가 사람들이 겁에 질린 채 달아나자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가게 상황을 보고선 이 사실을 황제에게 알릴까 말까 잠깐은 고민했다. 허나 그러지 않기로로 했다. 황제 폐하는 지금, 로부트 길리먼을 데리고 로가가 운영하는 중국집을 방문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하라는 중국집 안하고 벽에다가 황제의 모습을 본 딴 달마도를 붙이며 부적을 나눠주고 다니기에. 황제 폐하께 골치 아픈 일을 더해줄 필요가 없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오너라! 펜리스의 개야! 프로스페로의 계몽이 널 기다린다!" "요술사 네놈의 피로 펜리스가 만족하리라!"


그 와중에 그들이 싸우는 동안, 페투라보는 주방에서 조용히 짜장면을 볶으며 중얼거렸다.


"...역시 난 외톨이야...주방에서 이렇게 열심히 불에 익어가건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다니..역시 난 외톨이야..."


발토르의 깊은 한숨이, 오늘따라 탕수육이 처량하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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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은 다음에..춍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