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페이지

아리엘=이샤라고 생각하고 읽을 것.



세월의 오크나무 아래 깊숙한 곳에서, 아리엘은 흉한 꿈으로부터 깨어났다. 그녀는 몹시 피곤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나뭇잎과 들장미로 이루어진 침대로부터 나오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녀의 정맥 속에서 독이 그녀를 죽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진행을 늦추려는 어떤 시도도 소용이 없었다.


먼지 티끌보다 크지 않은 빛나는 스파이트*들이 방의 벽을 형성하는 뿌리들 사이에서 춤을 추었다. 그들의 빛은 마치 옥신각신 싸우는 듯 깜빡였다. 조금씩 서서히 아리엘의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고 그녀는 마침내 방의 흙으로 된 가장자리에 한 인영이 조용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네가 내 집에 마지막으로 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구나,’ 아리엘이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피부만큼이나 건조하고 시들어 있었다.


‘끔찍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어요.’ 릴레아스가 대답했다. 그녀가 걸음을 내딛자 앞에서 스파이트들이 흩어졌다. ‘일이 터지기 전에 뵙고 싶었어요.’


‘어둠의 신들이니?’


‘네.’ 릴레아스는 확답했다. ‘오만 속에서 우리 중 하나가 그들을 돕네요.’


아리엘은 한숨지었다. ‘순환이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구나(The cycle begins anew). 넌 그들과 싸울 거니?’


‘그럴 거에요. 남아있는 다른 이들처럼요. 이미 당신의 아이들이 우리 떠나간 친척들의 역할을 떠안았습니다.’


‘낫거나 못하게?’


‘낫거나 못하게,’ 릴레아스는 동의했다.


‘나는 그걸 살아서 보지 못하겠구나. 내 힘은 시시각각 희미해져 가.’


‘죄송해요.’


아리엘은 그 말을 간신히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가 기억나는구나. 어둠 속에서 긿을 일었는데 동행이라곤 에레스 키알**뿐이었어. 그녀가 더 다정하던 시절일지라도 페일 퀸은 아이에게 좋은 동행자가 아니었지. 그녀는 우리를 둘러싼 어둠만큼이나 날 무섭게 했단다. 곧 아수리안이 왔어 - 탈린, 독수리의 제왕을 어깨에 앉히고 - 그리고 그는 불을 가져와 어둠과 내 두려움을 몰아내었단다.’


‘제게 해주신 적 없는 이야기에요.’


‘이제 내가 잃어버릴 거라고는 가장 오래된 기억밖에 남지 않았단다,’ 아리엘은 슬프게 말했다. ‘나머지는 마치 눈처럼 녹아 없어져 버렸어.’ 그녀는 생각에 잠겨 말을 멈추었다. ‘내가 알기로 날 이렇게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은 얼마 없단다. 오직…’


‘오직 아수리안의 빛 이전의 어둠 속에서 형성된 진정한 얼음 조각뿐이죠. 이 나무 뿌리 사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깊숙히 묻어 두었어요.’


릴레아스는 사실대로 말했고 아리엘은 소름이 돋았다.


‘애야, 무슨 짓을 저지른 게냐?’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요. 제가 이 다음에 해야 할 일에 당신께서는 절대 동의하지 못하실 거에요.’


‘네가 나를 죽였구나.’ 아리엘의 심장 속에 분노가 자리했지만 그녀는 그를 행동으로 옮기기에 너무 약해져 있었다. ‘나에 대한 사랑이 그것밖에 되지 않았더냐?’


‘저는 당신을 제 딸처럼 사랑해요. 당신께서 연장자시지만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당신의 아이들을 위한 거에요. 다가올 어둠 속에서 살아남을 기회를 그들에게 주기 위해서요.’


‘믿을 수 있다면 좋겠구나.’


‘그럼 믿으세요.’ 아리엘은 따뜻한 손이 자신의 수척해진 손가락을 움켜쥐는 것을 희미하게 느꼈다. ‘무엇이 뒤따르든 저는 필멸자들과 함께 맨 마지막까지 싸울 거에요. 그건 약속해요.’


아리엘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을 믿기 위한 대답을 그녀의 심장 속에서 찾아낼 수 없었기에.


그녀는 의도치 않았음에도 얼마 동안 잠들었다. 마지막에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릴레아스는 가고 없었고 어둠도 마찬가지로 사라져 있었다. 작고 흰 불꽃이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릇 속에 깜빡였다. 그 빛은 따뜻하고 진정하게 했다. 아리엘은 얼마동안 그 불을 응시하며 릴레아스의 선물로부터 위안을 얻었다.


곧 그녀는 세월의 오크나무 뿌리가 변화하고 갈라지는 소리를 들었다. 저 높은 곳에서부터 한 목소리가 메아리쳐 내려왔다.


‘제발, 우리 어머니를 구해줘.’


아리엘은 뿌리로 이루어진 계단 위의 발소리를 들었고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은 아니었다. 기회가 하나 남아있었다…




*spite=햄타지 정령같은거

**Ereth Khial=엘프 저승신. 창백한 여왕Pale Queen이라고도 한다







같은 책

마지막 장



말레키스가 즉위식을 치른 뒤 밤에 아랄로스는 아이스펠 폭포 밑의 다리에서 릴레아스를 만났다. 오직 충직한 스카린*만을 데려온 그는 릴레아스가 얼마나 지쳤는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녀의 머리칼 속 별들은 광택을 잃어버렸고 얼굴에는 주름이 생겨나 있었다.


릴레아스는 그녀의 외견이 유발한 걱정스러운 시선에 대답해야만 했다. ‘나는 더 이상 여신이 아니야,’ 그녀는 말했다. ‘어떤 의미로든 그렇지 않게 되었다. 나는 마지막 힘을 카오스의 오염을 늦추는 데 기꺼이 소모해 버렸어. 그리고 또 다른 과업…’


그렇게 말하며 릴레아스는 폭포 쪽으로 돌아섰다. 그녀의 몸짓에 따라 거친 물살이 변화하고 꿈틀거리며 함께 굽이치더니 저 너머의 바위로 이어지는 듯이 보이는 터널이 만들어졌다.


아랄로스는 터널 속을 들여다보았지만 소용돌이치는 어둠만이 엿보일 뿐이었다. ‘어디로 이어지는 겁니까?’


‘피난처로,’ 여신은 다시 그에게로 얼굴을 돌리며 대답했다. ‘에레스 키알의 계승자에 의해 건설되고, 브레토니아의 가장 위대한 기사들의 영혼에 의해 어둠의 신들로부터 보호되는 곳. 이게 너에게 주는 내 마지막 선물이야.’


‘그럴 수 없습니다.’ 아랄로스는 즉답했다. ‘당신께서는 어찌 제게 동족들이 파멸의 위기에 맞서는 동안 안전한 곳에서 웅크리고 있으라 하십니까?’


‘왜냐하면 내가 너를 사랑하고, 우리 딸이 너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야.’


아랄로스는 갑작스러운 놀라움에 눈을 깜빡였다. ‘우리 딸이라고요?’


‘그녀가 저 너머에서 너를 기다려. 그리고 네 인도를 필요로 할 거야.’


‘믿을 수 없습니다,’ 아랄로스의 폭발은 본능적이며 회의적이었다.


‘내 말을 들어,’ 릴레아스는 그에게 손을 내뻗으며 간청했다. ‘내가 해온 모든 일 - 너, 테클리스, 그리고 칼레도르가 내 요구에 따라 해온 모든 일 - 들은 승리를 위한 게 아니었어. 절대 승리를 위한 게 아니야. 어둠의 신들은 막을 수 없어. 천상의 마지막 불꽃은 멸해버렸고, 필멸의 병력으로는 카오스의 힘을 이겨낼 수 없어. 뒤따를 일들에 대해서 우리 중 누구라도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생존이야.’


아랄로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릴레아스의 말에서 진실의 울림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의 사고는 뒤죽박죽이었다. 그에게 딸이 있다고? 그 폭로의 기쁨은 여신이 한 나머지 말의 공포를 순간 능가했다. 


‘폭포를 뚫고 걸어가,’ 릴레아스는 빌었다. ‘저 너머의 세계에서 너는 새로운 렐름을 키워낼 수 있고, 어느 날 우리 딸아이가 생명의 씨앗을 퍼뜨릴 거야.’


아랄로스는 애써 그녀의 말에 집중했다.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왜냐하면 그게 순환이기 때문이야(Because it is the cycle),’ 릴레아스는 대답했다. ‘어둠으로부터 창조자가 일어나고, 생명이 그를 뒤따라. 그의 가족은 서로 다투고 공격을 주고받지. 그리고 그 상처를 통해 어둠의 신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거야. 한때 활기찼던 세계는 카오스의 무게 아래 무너지지만, 기억하는 자들이 남아 있는 한 그 영광은 영원히 살 수 있어(A Creator arises from the darkness, and life follows him. His family quarrels, blows are exchanged, and the Dark gods pour in through the wounds. The world, once so vibrant, collapse under the weight of chaos, but its glory can live forever so long as one remain to remember it).’


아랄로스는 눈을 감고 그가 할라드라에서 보았던 비전을 떠올렸다. 아수리안의 마스크 아래에서 드러났던 그의 얼굴을. 마지막에 그는 그 비전의 의미를 알게 되었지만 그 깨달음에 즐거움은 없었다. 오직 분노뿐이었다.


‘죽기 전에 바울은 당신께서 제게 숨기는 것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신께서는 한때 제가 다가오는 어둠 속에서 엘프를 이끌 영웅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어떻게 당신께서 부탁하신 일을 하면서 그 길을 걸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항상 네 운명이었어,’ 릴레아스는 부드럽게 답했다. ‘나는 단지 네가 너의 길을 가도록 도왔을 뿐이야. 난 너와 함께 아델 로렌의 나무들 아래에서 영원을 걷고 싶지만, 그건 우리 운명이 아니었다.’


여신의 슬픔 가득한 어조는 찬바람처럼 아랄로스의 분노를 날려버렸다.


‘당신께선 저와 함께할 수 없는 거지요, 그렇습니까?’


‘못 가. 만일 내가 떠난다면 어둠의 신들이 날 쫓아올 거고, 그럼 우리가 겪어온 모든 일들이 허사가 되어버려. 또 내 자리는 이곳, 이 세계와 함께야. 난 최초의 빛이 새벽을 밝힐 때 여기의 언덕 위를 걸었고, 내가 할 수 있는 한계까지 오래 버티고 싸울 거야.’


‘하지만 당신께서는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테클리스는 다르게 믿고 있지만,’ 릴레아스는 슬프게 말했다. ‘필멸자들의 힘으로 어둠의 신들을 물리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널 위협하게 되기까지 수천년이 걸릴 정도로 약화시킬 수는 있어.’


‘그럼 우리 딸아이의 이름은 어떻게 할까요?’


‘잘 골라. 강한 힘이 깃든 이름으로.’


아랄로스는 생각을 정돈하기 위해 애쓰며 오랫동안 조용히 서 있었다. 끝에 가서 그는 자신이 릴레아스의 말을 믿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신이 아이를 버릴 수도 없음도 알았다 - 비록 전혀 몰랐을지라도.


‘청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말했다.


말없이, 릴레아스는 앞으로 걸어나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팔을 아랄로스 주위로 둘렀다. 시간이 흘렀다. 얼마나 지났는지 아랄로스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는 그 순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곁에 스카린과 함께, 아랄로스는 포옹에서 벗어나 안개와 물보라의 터널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어둠이 그를 반겼고,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Skaryn=아랄로스의 매





올드월드 이전부터 반복된 역사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