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반은 칼지안을 평소 속도의 삼분의 일 정도로 유지하며, 그의 지휘석에 앉아 주위에 무리 진 전술 스캐너를 주의 깊게 바라봤다. 함교의 승무원들은 제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였고, 그 동안 조치, 첼, 그 외에 다른 군단원들은 쉬반 곁에서 반원 모양으로 느슨하게 서서 그의 명령을 수행했다.
“경로를 고정한다,” 쉬반이 명령했다. “현재 속도를 넘어서지 마라.”
칼지안은 막 함대 대열에 합류한 참이었고, 늦게 소환 명령에 응한 함선들 중 하나였다. 복귀한 직후, 하식 노얀 칸이 알파 리전이 접근하는지 함대 주변을 순찰하란 지시를 내렸고, 바로 명령 수행에 들어갔다.
중앙으로부터 들어온 명령들은 그 어조가 매우 단호했다. 쉬반은 그들 역시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그렇다고 짐작했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곧 가시권 내로 들어올 겁니다,” 조치가 말했다.
쉬반은 조치의 목소리에 담긴 의심을 들을 수 있었다. 알파 리전이 얼마나 많은 병력을 대동했는지 미지수다. 그들은 어떤 교신에도 응하지 않고 있었고 그저 성계 밖에서 조용히 진을 치면서 점차 전함들을 축적하고 있었다.
“선로를 유지해라, 마스터,” 쉬반은 경고하면서, 자기 양 옆의 함선들의 찰나의 탈선에 주의했다. 화이트 스카의 대응은 알파 리전에 비교될 정도로 극심한 차이를 보였다. 적은 수의 공격함선이 산개해 랜스-스트라이커의 범위 안쪽에 있었다. 보다 더 큰 두 척의 전함은 뒤쪽에 자리 잡았는데, 상대측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심사숙고하고 있었다.
모든 것들이 너무나 빠르게 급변했다, 모순된 아스트로패스들의 환시와 확실한 통신기 타전이 한데 어우러져 혼돈의 소용돌이가 되었다. 러스의 늑대들이 위험한 불한당이 되었다는 정보. 반대로 워마스터가 그렇다는 정보. 알라젝스로 가 알파 리전을 도우란 명령. 테라로 복귀하란 명령. 페러스 매너스가 공작새 펄그림에게 살해당했단 정보. 화성에서 봉기가 일어났단 정보. 몇몇 워프-번역된 메시지들은 크로노-마크에 의하면 몇 달 전에 보내진 것들이었다. 어떤 것들은 불과 몇 시간 전에 보내진 것들이었다.
쉬반은 쿤닥스의 함대와 통신 가능 거리에 도달하자마자 페무스에서 찾은 것들을 보고했지만, 이미 정보의 수렁에 빠져있는 그들의 주의를 끌기엔 시기가 좋지 않았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어째서 복스 통신 하나 오지 않는 걸까요?” 조치가 물었다. 그는 이와 같은 말을 지금까지 세 번이나 반복했다. 함선의 승무원들 모두 이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
쉬반은 진절머리 난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다. “그 알파 리전들이잖나, 형제. 짜증날 정도로 둔감한 점이 바로 그들이 물려받은 것이지.”
그들 머리 위로, 반짝이는 점들이 줄지어 얇은 선이 되었고, 실제 창에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저 밖에 별들이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 후 점들이 끊임없이 빛을 발했다.
쉬반의 망막 장치에 극도로 작은 광채가 보였는데, 장치에 하식의 지시가 갱신되었음이 표시되었다. 쉬반은 눈을 깜박여 장치를 활성화했다.
XX 군단 사령관으로부터 아무 응답이 없었다. 계속해서 교신을 시도해라. 함대 한 무리가 평면 궤도로 접근 중이다. 절대 상황을 악화시키지 마라. 먼저 선제공격하지 마라. 주변 사수를 계속해라. 상대측 배가 우리 주 함선에 가까이 다가가더라도 먼저 제지하지 마라. 추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라.
쉬반은 깊게 숨을 쉬었다. 명령들이 전체적으로 심하게 모순된 기운을 보였기에 전혀 참조가 되지 못했다.
“현재 상대측에게 조준당하고 있습니다,” 함교 내 센서리움 승무원에게서 보고가 들어왔다.
“어느 함선이 조준 하는지 특정해라,” 쉬반이 대답했다. “똑같이 조준하고 메인 렌스 준비해.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포격은 금한다.”
칼지안은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쉬반이 평소에 움직이는 것 보다 배는 더 느리게 움직였다. 이 프리깃함은 난전의 한 가운데서 급작스럽고, 난폭한 움직임을 보이게 설계된 함선이다. 지금처럼 변변찮은 속도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엔진의 거친 부분이 드러났다.
“우린 분명 알파 리전이 늑대들과 교전하고 있다고 들었지 말입니다,” 첼이 생각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도 그저 또 다른 점괘-오류였던 겁니까?”
쉬반은 첼에게 아무 답도 줄 수 없었다. 알파 리전이 믿기 힘들 정도로 대규모의 함대를 운용 중이었거나, 아니면 스타-스피커들의 조짐이 평소 보다 엉망인 것일 수도 있었다. 두 가지 모두 가능성 있었다.
쉬반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이런 상황은 전혀 달갑지 않았다. 비밀리에, 서로 간에 경계를 두고 순차적으로 거리를 좁히는 상황 자체가 그는 너무나 갑갑했다.
“대체 뭘 원하는 거야?” 조치는 또 다시 물었다. 그는 가까이 접근한 알파 리전 함선이 계속해서 다가오는 것에 눈을 때지 않고 있었다.
“섣부른 억측은 삼가라,” 쉬반이 말했다. “저들은 우리가 혼란에 빠지길 원할 거다. 놈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마라.”
선두에 선 알파 리전 함선이 공허로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전진해오는 그들의 전함 배치는 화이트 스카의 그것과 거울을 보 듯 빼닮았다.
우리랑 비슷해, 쉬반은 생각했다. 함선, 무장, 배치 등 모든 면에서 닮아 있었다. 알파 리전의 소규모 함선들이 선두에 서고 보다 더 거대한 전함 무리가 뒤에 위치했다. 두 군단 간의 대칭은 어딘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에너지 스파이크는 관측되었나?” 쉬반이 점점 커지는 상대편의 윤곽을 관측하며 물었다.
“아직 입니다, 칸,” 센소리움 책임자가 대답했다.
그때까지 쉬반은 매그노큘러 망원경으로 상대편의 함선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있었다. 파란색에, 아주 짙은, 남색의 함체에 XX 군단의 상징인 사슬에 묶인 A 문양이 박혀있었다. 문양은 톱니가 박힌 듯 뾰족한 함선의 측면에서 밝게 점멸했고, 보이드 쉴드가 주변에서 흐릿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함선은 멈추는 법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서두르지도 않고 꾸물거리지도 않았다. 저들의 진군엔 뻔뻔함이 묻어있어 어딘가 짜증났다. 모든 알파 리전들에겐 많든 적든 거만한 기미가 있었다. 다른 이들 보다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듯이.
분명 우리가 부재한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는 게 분명해. 이 거만한 자식들.
“상대측 함선 중에 대열에서 벗어난 배가 있나?”
“없습니다, 칸.”
“우리 측은?”
“마찬가집니다.”
쉬반은 손가락에서 통증을 느꼈다. 지휘석의 팔걸이 부분을 계속 손가락으로 두드려서 그런 까닭이다. 모든 전사들의 본능이 그에게 행동하라 소리쳤다. 주어진 것들을 이용해 주도권을 잡으라고, 눈앞의 불확실성을 변화시키라고 요구했다.
“멈췄습니다, 칸.”
쉬반은 좌석에 설치된 전술 홀로리스 영사기를 슬쩍 훑어봤다. 알파 리전 전함 대열이 자리에서 멈춰서있었고, 한 줄로 죽 늘어서게 배치되었다.
“전군 정지,” 그가 명령을 내렸다.
화이트 스카 함대와 그 외에 전진하던 함선 모두 그의 명령을 따랐다. 앞장서던 두 함대가 공허 속에 걸려있었고, 자리에 멈춰선 이 상아색과 황금빛으로 장식된 함대 주변엔 푸른색과 황동색 방어막에 쳐졌다.
함교 전체가 침묵에 잠겼다. 오직 손으로 계기판을 조작하는 소리와 서비터의 모터가 클릭-클릭-클릭 하고 작동하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래서 우린 뭘 어째야 합니까?” 조치는 언짢은 표정으로 앞의 창을 노려봤다.
쉬반은 손으로 깍지를 끼고 눈앞에 가져다댔다. 팔걸이에 팔꿈치를 걸친 채였다.
“그럼 이제 누가 먼저 깜박이는지 한번 보자고,”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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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스들 대충 이런 상태
쫄깃
엌 ㅎㅎ 화스도 진짜 답답했을듯
컨셉충쉐리덜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재주가 굉장하구먼 ㅋㅋ
차라리 그냥 쏘기라도 했으면 답답하진 않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