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개인 초저녁에 말이에요.




하늘은 노르스름하게 변하지만 한낮의 볕기운이 남아 아직 따스해요. 


아마 늦은 봄이나 막 여름 어귀에 들어섰을 거예요….


노을빛 하늘 속에 저녁별이 흐릿하게 겹치는 계절에 말이에요.




나는 식탁 위에 놓인 노란 밀랍 양초에 불을 밝히고 저녁을 준비해요.


반들거리는 나무 식기들을 차리고 버터를 덜고, 


수프를 끓이고 파이를 식히면서요.


지평선 너머로 당신이 돌아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낮잠 자는 아이를 깨워서 식탁 앞에 앉힐 거예요.


그때 화덕의 불을 약하게 줄여서 적당히 끓는 수프를 당신이 자리에 앉으면 바로 냄비에 내가는 거죠.




그 순간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채 졸음이 가시지 않은 아이의 눈동자는 반짝거리고, 


막 문간 안으로 들어서는 당신의 외투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그렇게 모두들 둘러앉아 이르지도 늦지도 않게 


식전 기도를 드리고, 저녁식사를 재촉하는 거죠.


느긋하게 설거지를 하며 주전자에 물을 끓일 즈음이 되면 하늘 끄트머리는 어느새 파랗게 물들어가겠지요.


졸음이 눈가에 가득한 아이를 잠자리에 눕히고,


우리는 창가 옆 탁자에 마주앉아 향긋한 찻잔과 함께 저녁하늘이 밤하늘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거예요.




참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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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념글 보고 뭔가 맴이 찌르르


이랬드면 을매나 좋았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