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ADB가 올라니우스 설정을 왜 영속자로 바꿨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쓰레드에 이렇게 답변했음. '너희가 믿는 그 올라니우스 설정도 잘 만들어진 팬들의 가공신화에 불과하다.'

올라니우스 피우스의 실제 이야기는 다음과 같음. 최초의 40k라 할 수 있는 '로그 트레이더'에서 황제와 호루스가 대결할 때 올라니우스 피우스라는 임페리얼 솔져(가드맨 아님) 하나가 호루스와 황제의 대결에 끼어들어서 호루스의 공격을 대신 맞아 사망했고, 황제는 그 틈에 호루스를 상대로 우위를 점해 이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임.

팬들에게 알려진 설정과 뭐가 다르냐고? 아주 많이 다름. 왜냐면 로그 트레이더의 설정은 지금의 40k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음. 일단, 이때는 프라이마크같은 설정이 만들어지지 않았음. 로그 트레이더에는 아직 카오스가 없었고, 황제는 우리가 아는 신-황제가 아니라 그냥 인류제국의 지도자임. 호루스도 카오스 신들의 축복을 한 몸에 받은 에버초즌이 아니라 그냥 인간 출신 장군 중에서 황제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았던 워마스터였는데 황제에게 반역한 캐릭터임. 프라이마크 설정은 이때 존재하지도 않았고 황제나 호루스나 그냥 다른 스페이스 마린들처럼 강화시술 좀 받은 강화인간에 불과했음.

로갈 돈은 호루스와 마찬가지로 임페리얼 커맨더 중 하나였고, 리만 러스도 우리가 아는 프라이마크가 아니라 스페이스 울프라는 전차부대의 지휘관일 뿐임. 현실에 빗대면 맹호 기갑사단장 같은 거. 늑대와 아무 상관이 없고 펜리스가 모성이라는 설정같은 것도 없던 시절임. 임가 주력전차가 왜 리만 러스 전차냐면, 헤러시 때 STC를 러스가 발견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게 아니라 로그 트레이더 시절에 리만 러스가 전차부대의 총 지휘관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던 거임.

로그 트레이더 시절 호루스의 반역에서 황제는 남아있던 병력을 모두 끌어모아 호루스의 벙커로 최후의 역습을 감행했고,(울마 지원군이나 벤지풀 스피릿도 다 나중에 만들어진 설정) 호루스는 자신의 벙커에서 황제와 대결하다가 올라니우스의 개입으로 패배함. 이 때 올라니우스는 신-황제와 에버초즌 호루스의 은하계를 건 세기의 대결을 막아선 게 아님. 그냥 반란 수괴와 국가 총수가 투닥대는데 '각하 위험합니다!' 하고 뛰어든 일개 경호원의 역할임. 그래서 이 때는 캐릭터의 개연성도 충실했음.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우리가 아는 40k의 시작인 40k 2판이 나왔고, 프라이마크나 에버초즌 같은 설정이 대폭 늘어나며 덩달아 파워 인플레가 일어남. 40k 2판의 호루스와 황제의 대결장면에서 올라니우스는 잘렸고, 그 자리에 생귀니우스가 신 캐릭터로 등판하게 됨.

즉, 대부분의 설정팬들이 아는 것과 달리 올라니우스의 등장은 로그 트레이더가 끝임. 프라이마크 설정이 추가된 이후 지금까지 나온 황궁 공성전 스토리는 총 5개의 버전이 있는데, 그 중 올라니우스가 등장하는 버전은 단 하나도 없음. 황제와 호루스의 격이 올라가면서 덩달아 거기에 변수를 창출하는 인물의 격도 일개 병사에서 천사 프라이마크로 올라간 거임.

신-황제와 에버초즌 호루스의 대결에 개입해 호루스를 막아서는 가드맨은 뭐냐고? 팬픽임. 과거의 설정이 인터넷도 잘 안되던 시절 사람들의 입을 거치며 가공되고 왜곡되면서 잘 만들어진 뇌피셜로 자리잡은, 일종의 신화임. ADB의 발언이 이걸 꼬집은 거고, 이번 새터나인 책에서 말하려는 것도 이런 부분임.

강화인간 황제와 강화인간 호루스의 대결에 개입한 올라니우스 피우스는 있어도, 신 황제와 에버초즌 프라이마크 호루스의 대결에 개입한 올라니우스는 지금까지 정식 설정에서 존재한 적이 없음. 오히려 이번 헤러시 소설 시리즈가 옛 설정을 오마주하면서 올라니우스의 격을 영속자로 끌어올린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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