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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보탄-프라임, 대연회장


로부테 길리먼은 보탄과의 동맹을 추진하기 위해 직접 연회에 참석했다. 보탄은 고대부터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인류의 일파로, 강력한 기술력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카오스로 인해 위기에 처한 제국에 그들의 지원은 절실했다.

연회장은 보탄의 문화를 드러내는 화려한 기술 장치와 독특한 장식들로 가득했다. 길리먼은 감탄스러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보탄의 기술력은 실로 경이롭다. 황제폐하께서 살아 계셨다면 그대들의 성과를 칭송했을 것이다.”


보탄의 대표, 대의장 그란 브릭손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길리먼을 정중히 연회석으로 안내했다.


“섭정공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영광입니다. 오늘 연회는 우리의 우정을 다지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최고의 요리를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겨주시길.”


길리먼은 의심 없이 식탁에 앉았다. 그러나 민트초고 순두부찌개라는 요리가 나오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순두부가 초록빛을 띠고 있었고, 찌개의 국물은 소용돌이치는 초콜릿 향으로 코를 찔렀다. 길리먼을 보좌하던 외교관 칼리우스는 잠시 땀을 흘리며 귓속말로 물었다.


“저… 이게 정말 음식입니까?”


길리먼은 엄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리는 제국의 외교를 위해 여기 왔다. 기꺼이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한 모금 마신 순간, 길리먼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표정을 억제하려 애썼으나, 찌개의 맛은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민트초코와 고추기름이 혀에서 싸우는 듯한 느낌이랄까.

다음 요리는 끓인 맥주였다. 보탄의 요리사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끓는 열기 속에서 맥주의 참된 풍미가 발현됩니다. 우리의 전통 중 하나지요.”


길리먼은 맥주잔을 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맥주는 그 자체로 불길해 보였다. 한 모금을 삼킨 순간, 그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 끓인 맥주는 쓴맛과 신맛이 혼재된 알 수 없는 물질로 변해 있었다. 그는 잔을 내려놓으며 숨을 고르려 했지만, 바로 다음 요리가 등장했다.

해물비빔소스 크림을 솔의눈빵에 발라먹는 디저트였다.

길리먼은 깊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푸른 눈동자에는 실망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


“대의장, 보탄의 전통을 존중하려는 노력은 했다. 그러나 이것은 모욕이다. 이 자리에서 동맹을 논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대의장 그란 브릭손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변명했다.


“섭정공, 이 음식들은 우리 문화에서 최고의 대접을 의미합니다!”


길리먼은 차갑게 대꾸했다.


“그렇다면, 나는 그대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 제국은 카오스의 위협을 막기 위해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가치를 저버릴 수는 없다.”


그는 망토를 휘날리며 회장을 떠났다. 곧 울트라마린 함대가 행성을 떠날 준비를 시작했고, 길리먼의 명령으로 보탄 분파에 대한 전면 선전포고가 내려졌다.

보탄-프라임 궤도, 울트라마린 함선 내부, 칼리우스가 조심스럽게 길리먼에게 물었다.


“섭정공, 동맹 체결 실패는 유감입니다. 저 역시 그들의 식문화로 인해 충격을 받았습니다만 그렇게 강경하게 나가신 이유가… 정말 그들의 음식 때문입니까?”


길리먼은 비장하게 대답했다.


“인류 제국은 통일된 정신과 미각을 가져야 한다. 민트초코 순두부찌개를 받아들이는 순간, 제국은 분열하고 말 것이다.”


그의 음성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보탄이여, 이 끔찍한 음식을 제국에 퍼뜨릴 생각을 멈추어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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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제국의 섭정공 로부테 길리먼, 보탄 분파에 보내는 선전포고문


보탄의 대의장 그란 브릭손과 그 휘하의 지도자들에게


나는 인류제국 황제폐하의 이름으로, 그리고 제국의 섭정공으로서 이 선전포고문을 보낸다.


나는 보탄 분파와의 동맹을 성사시키기 위해 평화와 협력의 정신으로 그대들의 행성에 발을 디뎠다. 제국은 인류의 분열된 조각들을 다시 하나로 모아, 카오스의 칼날과 외부의 적들로부터 인류를 지키려는 사명을 안고 있다. 그대들과의 연대는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연회장에서 제공된 그대들의 행동은 단순한 문화적 차이를 넘어 제국의 정신과 가치를 모독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민트초코 순두부찌개의 맛과 끓인 맥주의 본질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카오스의 기운마저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대들이 제공한 음식은 제국의 통합을 위협하는 상징이며,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이다.

그대들의 요리는 미각의 배신이며, 카오스와 다를 바 없는 분열과 무질서를 우리 식탁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나는 이 모욕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보탄의 전통이 무엇이든, 제국은 미각적 혼돈과 정신적 오염을 허용하지 않는다. 제국은 그대들이 제공한 혼란을 인류의 심장부로 가져오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나는 보탄 분파에 대해 즉각적인 전면 전쟁을 선포한다.


그대들의 행성은 제국의 질서와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교정 대상이 될 것이다. 이 순간부터, 보탄의 모든 자원과 영토는 제국의 정당한 소유로 간주될 것이며, 그대들이 저항한다면 제국의 무력으로 이를 관철할 것이다.


그대들은 평화의 손길을 외면했으며, 끔찍한 요리를 내세워 전쟁을 초래했다. 이 순간 이후로, 보탄은 우리의 적이며, 그대들이 선택한 길에 대한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황제폐하의 이름으로,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로부테 길리먼, 인류 제국의 섭정공, 울트라마린의 프라이마크, 황제의 대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