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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티스트들, 특히 배신자 커미사르는 성당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음. 특히 성당에 있다는 사제만큼은 꼭 확보하고자 했음


-하지만 그롯들은 함정으로 계속해서 컬티스트들을 물리치고, 결국 빡친 커미사르는 최후의 돌격을 감행함


-한편, 다른 그롯들과 달리 머리가 좋은 편인 레드스놋은 레드 고보를 자신의 라이벌로 여기기 시작했음. 그는 어떻게 하면 레드 고보를 없애고 자신이 그롯들 대빵이 될 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직함


-그런데 레드 고보는 마치 의도적으로 계속해서 레드스놋을 찾아오며 '어떤 작전이 좋을 것 같냐'며 물어봄. 레드스놋은 그럴 때마다 본인만의 기발한 작전을 떠올려 인간들을 물리쳤음


-레드스놋은 레드 고보가 자꾸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의아해하고, 불안해함. 동시에 레드 고보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레드 고보가 가진 스나이퍼 라이플이 정말로 매력적이었기에, 기왕이면 라이플도 손에 넣는 방향으로 가고 싶었음


-그러다 레드스놋은 레드 고보가 사실 부상을 입은 상태고, 긴 시간 동안 출혈 상태였다는 것을 깨닫고 기회가 가까워졌다고 확신함


-그리고 마침내 그롯들은 구석까지 밀리게 됨. 더 이상 사용할 함정도 없었고, 이제 인간들은 그 수가 매우 적지만, 코앞까지 들이닥침


-다행히 그롯들은 탈출구를 찾아낸 상태였음. 하지만 그롯들답게 자기가 먼저 나가겠다고 싸움이 벌어짐


-그때, 레드 고보가 라이플을 꺼낸 다음 그롯들에게 한 줄로 서서 질서있게 탈출하라고 말함. 그리고 자신이 가장 마지막에 남겠다고 선언함


-그롯들은 큰 충격을 받음. 본래 그롯의 리더라는 것은 싸울 땐 맨 뒤에서, 도망칠 땐 맨 앞에 서는 존재였음. 하지만 레드 고보는 망설임 없이 부하들이 먼저 도망치는 동안 뒤에 남기로 한 거임


-그리고 레드 고보는 레드스놋을 부르더니 지금 자신의 힘이 약하니 라이플 장전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함. 레드스놋은 말없이 레드 고보를 도와 라이플 장전을 도움


-레드 고보를 통수치려는 레드스놋도 큰 충격을 받고, 배신에 대한 생각이 순간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림


-그리고 이제 레드스놋과 레드 고보만이 남았을 때, 배신자 커미사르가 등장함. 배신자 커미사르는 네놈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며 분노를 터트리고, 눈앞의 레드 고보를 쓰러뜨림. 안 그래도 부상을 입어 죽어가고 있던 레드 고보는 당장 죽을 것만 같았음


-하지만 레드스놋은 그런 레드 고보를 두고 도망치는 대신, 커미사르에게 맞서 싸웠음. 레드스놋이 인간 언어로 조롱하자 커미사르는 미쳐 날뛰며 달려들었고...


-쓰러진 줄 알았던 레드 고보의 라이플이 커미사르에게 명중하고, 커미사르는 그대로 죽어버림


-레드스놋은 이제 완전한 존경을 품고 레드 고보에게 다가감






레드스놋이 한 발자국 다가섰다. 그의 귀는 존경심을 품은 채 축 늘어져 있었다.


"헤, 다 레드 고보는 절대 빗맞추는 법이 없다고 말했지/'


다 고보가 한숨을 내뱉었다.


"이거 정말 좋은 슈타야. 하지만 반동이 쎄단 말이지"


다 고보는 코트를 펼쳤고, 코트 안에는 조잡하게 지혈된 피투성이 상처가 있었다. 약해 보이는 의료-스퀴그가 붙어 있었다. 작은 생물이 그롯의 핏줄 안으로 버섯 스팀을 주입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스퀴그 또한 죽어가는 중이었다. 스퀴그의 기력은 오래 전에 소모된 지 오래였다.


"한참 전에 총알에 맞았지 뭐야,"


다 고보가 설명했다.


"총을 쏴야 하는 데 거리를 좁혀야 했어. 개활지에서 쏴야 했고 말이야. 내가 전에 말했지. 쏴야만 할 때 쏘라고. 총알을 아끼라고"


"무슨 뜻이야?"


다 고보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날 런트 취급 하지 마. 넌 내가 죽으면 이 슈타를 훔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잖아"


"뭐...정말 좋은 슈타였으니까"


"당연하지. 하지만 이 슈타 하나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야. 내 코트도 가지도록 해. 모자도"


레드스놋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럼...그러니까 내 말은, 내 모습은 마치-"


"떨거지처럼 보이지 않을 거야. 넌 레드 고보가 되는 거지. 영원토록 항상. 물론 네가 죽을 때까지, 다른 누군가가 같은 역할을 물려 받기 전까지지만'


'나...난 다 레드 고보가 아니야. 난 레드 고보가 되고 싶지 않다고"


"이 멍청한 놈아. 네가 선택하는 게 아니야. 네가 선택을 받는 거지"


다 고보는 피 한 줌을 뱉고는, 모자를 벗어 레드스놋에게 넘겼다. 그의 머리 정수리는 십자가 형태의 상처가 새겨져 있었고, 귀는 찢겨졌으며 너덜너덜했다.


"내 말을 들어,"


"모든 그롯은 죽는 법이야. 우린 뛸 수 있을 때까지 뛰고, 훔칠 수 있을 때까지 훔치고, 숨을 수 있을 때까지 숨어. 그리고 죽는 거지. 그 이상의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 네가 달리는 건 유인하기 때문에, 훔치는 건 네가 원하기 때문에, 숨는 건 숨어서 등에 칼을 꽂고자 하기 때문인 그런 삶 말이야. 만약 네가 죽을 거라면, 네 죽음은 네 자신의 손으로 선택하고 싶지 않아? 보스가 죽으라 했기 때문이 아니라, 네 결정으로 인한 죽음을 말이야?"


"난 지금도 차라리 죽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레드스놋이 대답했다. 그의 시선은 모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래? 그렇다면, 모자의 내부는 플랙으로 보호받고 있어. 네 머리를 보호해 줄 거야. 이 코트도 비슷해. 네가 너무 나서지 않는 이상 사격으로부터 보호도 해주지"


레드스놋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정도면 도움이 될 것 같네"


레드스놋이 머리에 모자를 쓰며 말했다.


"하지만 시선을 끌게 될 텐데"


"끌도록 내버려 둬. 넌 영리한 녀석이잖아, 레드스놋. 그롯이 오크들의 지배로부터 해방된다는 희망이 존재하기 위해선 지도자가 필요해. 그들을 영도할 존재, 그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알려줄 존재 말이야"


"그렇다면 혁명 위원회는? 어떻게 해야 그들과 접촉할 수 있는 거야?"


"위원회는 네가 원할 때 존재하고 네가 말하고자 할 때 말할 거야"


다 고보가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자, 이제 내 말 잘 들어. 이건 중요하니까. 내 고글을 가져가. 필요할 거야"


"고글은 무슨 능력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 고글에게 있지"


다 고보가 벌벌 떨리는 손가락으로 고글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너에게 모습을 보여주지"


"모습?"


"이 고글은 거울과 같아. 그롯이 고글을 응시하면, 고글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지.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거야"


다 레드 고보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두 눈은 빛을 잃었다. 옷이 없자, 그는 더 이상 다 레드 고보처럼 보이지 않았다. 흔하디 흔한 죽은 그롯에 불과했다. 다른 모든 그롯과 다름 없는.


허나 이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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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를 기다리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