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테라의 하이브 시티 뒷골목 선술집.
비좁고 후덥지근한 공간은 언제나처럼 소음과 열기로 가득했다. 제국 각지에서 납품된 값싼 술들이 빠르게 테이블을 오가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언과 욕설이 뒤섞여 날아들었다. 조악한 가구들이 들썩일 정도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와 취객들의 목소리는 밤늦도록 멈추지 않았다. 술에 취한 시민들은 정치 이야기를 술안주 삼아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는 그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거대한 남자가 조용히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고 복귀하여 제국의 현 상황을 살피고 있던 리만 러스였다.
러스는 평범한 갈색 망토와 튜닉 차림이었지만, 그 엄청난 덩치와 자연스러운 위압감은 쉽게 가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테라 시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곳에서 스페이스 마린의 존재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고, 그저 '오늘 비번인 좀 과하게 큰 아스타르테스' 정도로 생각하며 공손히 대할 뿐이었다.
술꾼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섭정님은 참 대단한 분이야. 귀족이고 뭐고 다 모아서 질서를 잡지 않나, 제노 나부랭이들에게도 협조를 받아내지 않나!"
한 남자가 취한 목소리로 외쳤다.
다른 사람이 맞장구쳤다.
"맞아, 맞아! 내가 듣기로는 엘다라는 놈들, 그러니까 뭐… 그 제노들조차 제국을 돕겠다고 나섰다지? 이런게 바로 황제 폐하의 축복 아니고 뭔가!"
"크으... 바텐더 여기 아마섹 한사발 주오. 제국 만세! 황제 폐하 만세!"
러스는 잔을 내려놓고 술꾼들의 대화를 곱씹었다. 그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엘다와 손을 잡았다고? 길리먼이 정말 제노들과 동맹을 맺은 건가?'
그의 생각은 혼란스러웠다. 길리먼이 아버지를 위해 행동한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선을 넘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라이온… 라이온은 왜 이런 상황을 묵인했을까?
'라이온은 도대체 뭘 한 거지? 그 놈은 절대 저런 협정을 용납할 성격이 아니었는데. 아직도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고 있는 건가?'
러스를 짓누르는 실망감과 분노가 서서히 자리잡았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그림자가 선술집 안을 덮었지만, 술꾼들은 이내 무관심하게 다시 떠들었다. 펜리시안 에일도 아닌 아마섹 따위에 취할 리 없었지만 러스는 잔을 비우고 바텐더에게 동전을 튕겼다.
"좋은 술이었다."
밖으로 나온 러스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테라의 공기는 그가 알던 야성적인 제국의 냄새와 너무나 달랐다. 그는 자신이 없던 시간 동안 제국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실감했다. 길리먼과 라이온. 그들은 자신의 기억과는 너무나도 다른 방식으로 제국을 다루고 있었다.
'길리먼은 효율성을 중시하고, 라이온은 무뚝뚝한 신념을 고집한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방식에 따라야 할 이유는 없지.'
러스는 그가 기억하는 황궁의 비밀 통로를 이용해 조용히 길리먼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길리먼의 단호한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이브레인, 당신의 조언은 유용하지만, 제국 시민들에게는 당신의 제안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소. 제국민들은 제노에 대한 편견은…"
이어지는 목소리는 노랫소리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웠다.
"로부테, 당신은 너무 계산적이야. 가끔은 본능을 따르는 법도 배워야 하지 않겠어?"
짧은 웃음소리와 낮은 속삭임. 낯선 친밀감이 느껴졌다. 러스는 의심스러운 기분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들린 대화는 그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그러니까, 로부테. 오늘 저녁엔 테라 하이브의 꼭대기에서 엘다의 술을 함께 마시는 건 어때? 인간의 술보다 훨씬 감미로울걸?"
길리먼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나는 술을 즐긴다기보다, 그대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울 뿐이지."
러스는 들고 있던 검 말냐르를 단단히 쥐었다. 1만 년의 세월 동안 검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문을 발로 차며 들어가자 문이 산산조각 났고, 그와 동시에 집무실은 싸늘한 침묵에 휩싸였다.
"야 이 개자식아!!!"
여름이었다.
"섭정 각하의 책상 밑에는 깐다가 있다!!!!"
하지만 그곳에는 그저 로부테의 홀로그램과 녹음기 그리고… 러스는 집무실을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 - dc App
러스야 일하자 - dc App
여러분!! 이거 다 알파군단의 선전선동입니다!!
사실 러스였으면 평범한 행성 노동자 정도로 존재감 숨길 수 있지 않나 아무튼 개웃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