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슬라네쉬 주의




....티리온이 로세른의 모든 여인이 다 저리 딱딱한 인상인가 궁금해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몇몇 여성 선원들이 그를 바라보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들은 젊었고, 훨씬 아름다웠다. 평소의 버릇대로, 그는 웃음으로 답했다.
몇몇은 과감하게도 그와 눈을 마주쳤고, 다른 몇몇은 수줍게 시선을 돌렸다.
보아하니 선원들 또한 그가 만난 경험이 있는 산지의 사냥꾼 소녀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았다.


...젊은 여선원들 중 한 명이 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티리온은 그녀에게 미소지었고, 그녀는 미소로 답한 뒤에 수줍게 눈을 돌렸다.
분명히, 이 배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인 것 같았다.
'또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나 보지?' 테클리스가 말했다. 티리온은 사냥꾼 소녀들과 있었던 경험 몇 가지를 그의 동생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건 절대 내 의도가 아니였어.' 티리온은 답했다.
'의도와 결과 사이의 간격은 천국과 지옥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멀다고.' 테클리스가 대꾸했다.
'누가 말한 건데?'
'아무도. 방금 만들어낸 말이었어.'
'이제 철학자로써의 길을 고려해보기 시작하셨나?
'내가 마법사가 되지 못한다면 대신 할 일 하나 정도는 정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럴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그거야 모르지.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성공과는 관계가 먼 편이었거든.'


...티리온은 이전의 그 젊고 예쁜 여선원이 이 모든 이야기를 근처에서 엿듣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그가 보는 것을 눈치채자, 그녀는 시선을 피했다. 그는 그녀가 행동하는 것처럼 정말로 수줍은 건지, 아니면 그의 관심을 끌려고 그러는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티리온은 날이 더 가기 전에 그걸 알아내기로 결심했다.

'이건 뭐라고 부르나요?' 그들 위에 있는 커다란 돛을 가리키며, 티리온이 물었다.
여선원은 미소지었다. 그들은 배의 중앙 돛대 높은 곳에, 엘프들이 그렇듯 완벽하게 균형을 잡고 서 있었다. 배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기는 했지만, 둘 모두 떨어지면 온몸이 박살날 60피트 위의 돛대가 아니라 마른 땅 위에 서 있는 것처럼 태연했다.
'중간 돛이야.' 그녀가 대답했다.
'그리고 당신의 이름은?'
'카라야.'
'저는 티리온이에요.'
'너가 티리온 대공이구나.' 그녀가 말했다. '레이디 말라네의 조카. 널 데려오려고 우리 배가 이 먼 길을 오간 거야. 꽤 중요한 사람인 모양이던데.'
'정말로요?'
'교역용 독수리선(Eagleship. 하이 엘프 해군의 주력이자 다용도 중간급 함선)이 아무런 이유 없이 코티크에 있는 작은 어촌 항구에 정박하는 일은 없어. 원래대로라면 케세이나 올드 월드를 향해 항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대신 말과 전사들을 싣고 울쑤안 근해에 있잖아.'
'제가 그렇게 중요한 줄은 몰랐는데요.' 티리온이 말했다.
선원은 그에게 미소지었다. '에메랄드시 가문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웃는 모습이 예쁘네요.' 그가 답했다.
'그리고 넌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구나.' 그녀가 말했다. 티리온은 그녀의 시선에 담긴 강렬함이 어쩐지 부담스러웠다. 그 시선은 그가 한동안 물어보고 싶던 질문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왜 모두 다 저를 이상한 눈으로 보나요?'
선원은 약간 놀란 것처럼 보였고, 한창 좋았던 분위기도 깨져버렸다.
'정말 모르는 거니?'
티리온은 고개를 저었다.
'네 허영심에 금이 가게 만드는 건 싫지만 너의 순수한 육체적 아름다움에 놀라서 그러는 건 아니야.'
'그건 믿기 힘든데요.' 티리온이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카라야는 웃음을 지었다.
'너가 그 조각상이랑 똑같이 생겨서 그래.'
'제 완벽한 외모에 관해서 말하는 건가요?'
'아니, 너가 로세른 항구에 있는 아에나리온의 조각상과 완전 닮았다는 얘기야. 그래서 선원들이 모두 너를 처다보느라 정신없었던 거고.'
'설마요!'
'설마 맞아. 이상할 정도로 똑같은걸?'
'그 석상은 600피트가 넘고 저는 안 그렇다는 사실을 제외하고서 말하는 거 맞죠?'
'조만간 너가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야. 이대로 순풍이 계속 분다면 며칠 안에 로세른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으니.'
티리온은 멀리서 먹구름이 모이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폭풍이 불어닥치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밑에서 장교가 소리쳐 명령을 내렸고, 카라야는 곧장 돛대에서 내려갔다.
'아마도 나중에 계속 이야기해야 할 것 같네요.'
'아마도.' 카라야가 답했다. '그거 말고도 너랑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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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망루 안에 있는 선원이 누구인가 잠시 살펴보았다. 카라야였다. 폭풍 이후로는 그녀와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

'로세른인가요?'그가 물었다.
'눈이 좋네.' 망원경을 내리며 카라야가 답했다. '맞아, 저게 로세른의 탑들이야. 우리는 아마 관문을 저녁 즈음에 지날거야-바람, 날씨, 신들이 허락한다면.
티리온은 씨익 웃었다. '마지막으로 여기 있었을 때 전 아직 어린아이였어요. 그래서인지 기억에 남는 게 없네요.'
'너가 잊었다니 놀라운데.' 그녀는 놀리는 듯 한 미소를 지었다. '로세른은 세계에서 제일 거대한 항구이자, 엘프들의 도시 중 가장 거대한 곳이기도 해. 그리고 이건 로세른이 내 고향이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야-인간들이 올드 월드라고 부르는 곳과 나가로스에서 많은 도시들을 봤지만 이런 도시는 없었어. 후자의 경우는 불태우려고 간 거지만.'

'마술사왕의 땅에 가봤다고요?' 그녀의 경험에 부러움을 느끼며 티리온이 질문했다. 그는 일어나서 가로 돛대를 따라 망루까지 간 뒤에 그녀 곁에 주저앉았다. 둘 사이의 간격은 매우 좁았지만, 그녀는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어땠어요?'
'차갑고, 거무죽죽하고 거칠어. 게다가 우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지. 손님 대접이 최악이어서 그리 오래 있지는 않았어.
티리온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얘기는 이전에도 들어봤어요.'
'전부 사실이야. 만약 말레키스와 그의 백성들이 우릴 찾아온다면 훨씬 따뜻하게 환대해줄 텐데.'
'그럴 것 같지는 않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들의 영토는 비어있었고, 다크 엘프는 몇 없었어. 드루치는 우리보다도 더 빠르게 사라져가는 것 같아.'

'로세른은 활기찬 장소 아니였나요?'
'그랬지.' 그녀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담겨있었다. '엘프들의 왕국 전역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곳인데도, 로세른조차도 예전같지 않아.'
'빨리 보고 싶네요.'
'너라면 거기서 환영받을 거야.' 카라야는 손을 뻗어 티리온의 팔을 만졌다. 마치 둘 사이에 갑자기 전류가 흐르기라도 한 것 같았다. '너가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저를 불사조왕께 소개한다고 했었어요.' 그는 앞으로 몸을 기울여, 그의 머리를 그녀에게 가까이했다. 둘의 숨결이 그들 앞의 공기에서 뒤섞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두려워할 이유는 없어. 피누바르보다 공정하고 열린 지도자는 없었거든. 그가 로세른 출신인 거 알지? 우리의 도시와 우리의 땅에서 처음 선택된 불사조왕이야. 시대가 바뀌었다는 신호지.'
'어째서죠?' 티리온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처다보았다.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신기한 눈이야.' 카라야가 말했다. '금빛으로 빛나는 부분들이 있어...마치 태양처럼.'
'당신도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어요.' 그는 대답했다. '바다처럼.'
이제서야 둘이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차린 듯, 카라야는 조금 뒤로 물러났다. '아까 시대에 관해서 질문했었지?'

'그랬었죠.' 원하는 만족감을 얻기 직전의 이 지연이 게임의 일부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는 대답했다.
'우리의 땅은 인간들과의 거래가 증가하면서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강해지고, 영향력이 커졌어. 로세른이 울쑤안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라는 것에는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지.'
'부유함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티리온이 말했다. 아버지라면 그리 말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그 자신도 그게 맞다고 느껴져서였다.
'맞아, 아니지.' 선원은 동의했다. '하지만 부유함은 많은 면에서 중요해. 우리의 함대를 유지하고, 배를 건조하고, 군대를 무장시키는 데는 돈이 무더기로 들어가잖아. 돈은 경멸받아야 할 게 아니야.'
그녀는 마치 변호하는 것처럼 이야기했고 티리온은 왜 그런지 짐작할 수 있었다. 로세른의 엘프들은 울쑤안의 다른 엘프들에게 하대받는 일이 잦았다. 그들은 종종 자랑스러운 전사나 고귀한 마법사들이 아닌, 돈에 환장한 상인들로만 보여지고는 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그걸 이야기하기에 좋은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았다.
'전쟁을 위해서는 금의 산이 필요하다.' 티리온이 말했다.
'정복자 칼레도르가 그렇게 얘기했었고, 그는 지금까지도 가장 위대한 장군들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요.'
'그리고 그가 맞았지. 물론 검과 마법도 필요하지만 말이야.'

'저는 전사가 될 거에요.' 티리온이 말했다.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 그들같은 모습을 하고 있거든.' 그녀가 말했다.
'마스터 코르히엔이 원하는 대로라면, 너는 적어도 화이트 라이온은 될 수 있을 거야.너를 엄청 자랑스러워 하시더라고.'
티리온은 웃었다. 그는 그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조금은 과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된다면 대단한 영광이겠네요.'
'그렇겠지, 하지만 너가 원하는 게 전투라면 로세른의 시 가드에 합류하는 게 어울릴 거야. 내 오빠가 거기 소속이고, 여러 전투에서 싸웠었거든.'
'어느 곳이든 전사들 사이에 낄 수만 있다면 만족할 것 같아요.' 티리온이 말했다. '제가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이거든요.'
'이샤는 그들의 꿈을 좆는 이들에게 보상을 내린다, 라고 들었었어.'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어요.' 티리온은 대답했다. 그는 저 멀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가 힘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게 뭐든 간에 손을 뻗기만 한다면 다 이루어질 것처럼 느껴졌다.
티리온은 카라야에게 손을 뻗어 그에게로 끌어당겼다. 그들의 입술이 맞닿았고, 옷은 순식간에 벗겨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육체가 배의 흔들림에 맞추어 움직였고, 갈매기들의 울음소리에는 새들이 낸 것이 아닌 교성이 섞여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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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세른 등대. 저 멀리 관문이 보인다.)

'저걸 봐.' 놀라움을 간신히 감춘 듯한 목소리로 티리온이 말했다. 그들의 왼쪽으로, 로세른 등대의 거대한 탑이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태양이 이제 막 수평선 밑으로 내려가는 중인데도, 등대의 빛은 이미 불타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도시의 광대한 바다 관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문 너머에 있는 항구로 배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열려 있었다. 도시의 해안 방벽들 사이로 난 관문은 엄청나게 거대했으며, 높은 돛대를 단 함선이 지나가고도 남을 정도로 넓었다.

'아주 행복하시구만?' 테클리스가 입을 열었다. '너가 망루에서 내려온 이후로부터 계속 그런 상태란 말이야.'
'난 항상 행복하다고.' 티리온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평소보다도 더 행복하시네그려.'
티리온은 그와 카라야 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테클리스가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쌍둥이 동생은 종종 그런 종류의 일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로세른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한 거야.'
'늬예 늬예.' 테클리스가 짜증나는 투로 말했다. '당연히 그러시겠죠.'

소설 시점에서 티리온과 테클리스는 아직 16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