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악역 중에서도 확신범들을 좋아하고 그런 확신범들의 내면묘사와 행동의 원인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두 권은 워드 베어러라는 미친놈들의 내면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음.
먼저 카오스 빠돌이로 유명한 ADB가 집필했던 퍼스트 헤러틱은 한 번 믿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맹종하는 유전적 결함을 타고난 워드 베어러가 어떻게 기존의 믿음에서 이탈해 또 다른 광신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다루는데 시점이 시점이다보니 읽다보면 진짜로 시원의 진실이 옳은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흡입력 있음.
읽는 입장에서는 얘들이 타락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순례를 떠나면서 깨달음을 얻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그리고 앤서니 레이널즈가 썼던 워드 베어러 삼부작(+ 토멘트, 복스 도미누스)은 카오스에 빠진 끝에 자신들만의 대의가 참이라고 믿으며 스스로의 악행조차 선이라고 생각하는 확신범이 된 워드 베어러의 현재를 잘 묘사함.
일단 비밀집단 브라더후드의 에코다스를 비롯한 어포슬들과 에레부스 파벌의 마르두크 사이의 정치싸움, 호스트 내의 2인자인 코리파우스(카오스 로드) 콜 바다르와 미래의 1인자인 퍼스트 어콜라이트 마르두크의 대립, 친구일지어도 배신하면 사지 절단해서 헬브루트에 집어넣는 권력의 냉혹함을 묘사해서 워드 베어러를 단순한 삼류 악당이 아니라 조직력 있는 무서운 적이라는 점을 잘 표현했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고 의외의 면모까지 집어넣음.
대표적으로 진스틸러에 감염된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이 호스트 구성원들의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해 자살하고 심지어 이 모습을 본 같은 코터리(분대)의 절친했던 마린은 울먹거리면서 슬퍼하고 애도까지 하는 의외이다 못해 충격적인 광경이 나옴.
충성파라면 전혀 이상한 광경이 아니지만 얘네는 충성파도 아니고 반역파인데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신선하지.
여기에 또 반역파답지 않게 만드는 점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워몽거라는 카오스 드레드노트임.
얘는 모종의 조치를 받은 덕분에 아직도 본인이 테라 공성전에 참여중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만 빼면 모든 면에서 제정신인데다가 일반적으로 도구 취급 받는 다른 카드넛과는 달리 구성원들의 존경도 받고 관리도 잘 된 이례적인 케이스임.
심지어 전임 다크 어포슬 출신이고 권력다툼에서 패배한 것도 아닌 헤러시 당시의 부상으로 드넛에 안치된 것이었기 때문에 카오스 마린들 상담도 해주고 아예 호칭조차 revered one일 정도였으니 특이하지.
물론 살짝 맛이 갔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황궁으로 돌격한다니 뭐니 이런식으로 살짝 치매끼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르두크도 일단은 원하는대로 굴려야 하니까 이에 맞장구를 쳐주는데 이게 또 은근히 웃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광분해서 자멸하는 다른 헬브루트를 죽이면서 편히 잠들게 해주는 사제다운 측면도 있다는 점은 꽤나 인상적이었지.
워몽거는 이런 점에서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였지만 최후에 주인공 마르두크를 위기로 몰아넣는 황금빛 네크론 로드 언다잉 원과 그의 리치가드들을 테라 공성전 도중 나타난 황제와 커스토디안 가드라 착각하고 격돌한 끝에 동귀어진하면서 퇴장하게 됨.
근데 하필이면 얘네들 색깔 때문에 마치 헤러시 당시 황제에 대한 카오스 진영의 승리라는 있을 수도 있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묘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끝없는 세월 동안 환상 속에서 고통받던 워몽거가 비록 거짓일지라도 꿈을 이루고 흡족한 상태에서 눈을 감는다는 면에서 감동적이었음.
이렇게 복합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을 곳곳에 덧붙여준 덕분에 워드 베어러는 다면적이고 매력적인 악역으로 묘사되었지.
헤러시 관련 소설은 이후에도 몇 개 더 읽어보고 40k 관련 소설도 카오스 쪽은 나이트 로드 옴니부스(탈로스 발코란 나오는거)랑 아이언 워리어 옴니부스(혼수 나오는거), 아흐리만, 사우전드 선즈, 다크 벤전스 등등 읽어봤지만 이것들 만큼 인상깊었던 것은 없었음.
확실히 한니발이 인기있는 것도 절도 있는 또라이라서 그런 것이쥬 - dc App
유치한 악역 이상의 뭔가를 집어넣으면 매력적으로 변하는 것 같음
퍼스트 헤러틱은 해피엔딩이다..
깨달음을 얻은 그들이 시원의 진리를 우주에 전파하리라는 해피엔딩 ㅋㅋㅋㅋ
아니 ㅁㅊ ㅋㅋㅋ
워베 옴니버스 요약만 봤는데 재밌어 보임 마르두크 매력적이더라
스승격인 야룰렉이 통수쳐서 자기 죽이려고 하니까 오히려 자기가 죽여놓고 이빨 털어서 호스트 장악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음 ㅋㅋㅋㅋ
엉다잉 원은 뭐임?
황금빛 네크론 로드인데 하필이면 황금빛이라서 아직도 테라 공성전 중이라고 생각하는 워몽거가 황제인줄 알고 공격함. 덕분에 동귀어진 하면서도 만족하면서 죽는데 웃기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 들게 만들더라고.
테라 공성전에서 나름 소르 탈그론의 활약을 기대중이긴 한데 느낌상으로는 지기스문트에게 썰려서 드넛에 안치될것 같음
테라 공성전까지 기억하는거 보면 적어도 거기서 부상 입는건 확실한데 정확히 어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음. 근데 헤러시 막바지고 마린들 마구 죽어나가는거 담담하게 서술하는 현재의 기조를 볼 때 거의 지나가듯이 나올 것 같음.
아스타르테스가 진스틸러에 감염도 됨?
됨
퍼스트 헤러틱은 ㅇㅈ이지. 서사가 ㄹㅇ 설득력이 좋음. 근데 시원의 진실이 옳은것처럼 느껴질 정도라는건 초큼.. 잉게텔 묘사부터가 나 나쁜놈이여~하는듯 보였는데
난 오히려 그 선악이라는 도덕은 인간이 만들어낸 선입견이고 섭리가 우리가 악이라 인식하는 것이라면 그건 악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도덕관이 잘못된 것이라고 느꼈음.
워드 베어러 애들은 이렇게 느껴서 기존의 도덕관으로는 악에 가까운 카오스를 믿는 도덕관의 변경이 일어난 것이고...
작중에서 잉게텔이 그렇게 설득하긴 하는데, 문제는 섭리가 하필이면 카오스신들의 섭리고, 인간이 만든 선입견이란게 결국 인간을 지키기 위함이라 나는 황제가 더 멋져보이더라. 인간이 카오스신 밑이라는 걸 거부하고 종을 위해 섭리에 저항하니까
웨드베어러 옴니버스는 본문만 봐도 ㄹㅇ 흥미로운 장면 많네 ㅋㅋ
그렇지. 그런 점이 황제의 매력적인 면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잘 썼다고 생각함. 양측 모두 나름대로의 대의와 매력 포인트를 차별화 한 점은 훗날의 마오맨을 생각하면 빅픽처 같기도 하고.
워드 베어러 옴니부스는 40k 카스마 소설 중에서 최고로 꼽고 싶으니 기회되면 꼭 읽어보셈. ㅋㅋㅋㅋ
ㅇㅈ 역시 ADB가 서사는 멋지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