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01 Part1/Part2/Part3 #02 Part1/Part2/Part3 #03 Part1/Part2 #04 Part1/Part2/Part3 #05 Part1/Part2/Part3 #06 Part1/Part2/Part3

#07 Part1/Part2/Part3 #08 Part1/Part2/Part3 #09 Part1/Part2/Part3 #10 Part1/Part2/Part3 #11 Part1/Part2-1/Part2-2 #12 Part1/Part2

#13 Part1/Part2/Part3 #14 Part1/Part2/Part3/Part4 #15 Part1/Part2/Part3 #16 Part1/Part2/Part3 #17 Part1/Part2/Part3 #18 Part1/Part2/Part3

#27 Part1

27.쓰라린 결말(BITTER ENDINGS) Part2-1


‘뭐라고?’ 나가쉬가 다시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가르두스의 뼈 사이로 메아리쳤다.


‘전하, 당신처럼 힘 있는 자가 그런 배은망덕한 일을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만프레드가 굽실거리며 물었다. 그는 무릎을 꿇었다. ‘여기 보십시오, 이자, 바코스는 네크로하임으로 가는 문을 부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 그를 막기 위한 군대를 데리고 왔습니다. 비록 약하지만 이 전사들은 세눈박이 왕의 신하들로부터 이곳을 지키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들은 샤이쉬의 기류를 좋게 바꾸었습니다, 전하.’


‘그럼, 내가 그들의 무단침입을 용서해야한다는 건가?’ 나가쉬는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내 적들의 무례함에 눈을 감아야 하나?’


‘안될 것도 없지요. 전하, 당신에게 하나의 도시란 무엇입니까? 진실로 모든 렐름을 다스리는 당신에게 렐름이란 무엇입니까? 그들에게 당신의 은총을 보여주시오, 전하 - 이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그들에게 작은 땅덩어리를 선물하시지요.’ 만프레드는 모든 교활함이 사라진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당신이 공정한 신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전 당신이 공정하다는 것을 압니다.’


나가쉬는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손톱 끝을 비틀자, 망자들이… 멈췄다. 살아남은 스톰캐스트가 망자들의 손아귀에서 몸을 빼내는 동안에도 시체들은 움직이지 않고 동상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나는 공정하다. 나는 정의다. 최후의 정의이다.’ 그 끔찍한 시선이 가르두스에게로 향했다. ‘캐도우는 내 것이다. 죽은 것은 모두 내 것이다. 이 작은 왕자가 널 변호했다. 내가 판단하기 전에, 더 할 말이 있나?’


‘난 더 할 말이 없소.’ 가르두스가 말했다. ‘우리가 우정의 손을 뻗었을 때, 당신이 반칙을 범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아마도 양측 모두 잘못이 있을 것이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시 여기에 서 있소 – 친구가 아니더라도 동맹은 될 수 있겠지. 함께라면 아마–’


‘함께?’ 그 말은 죽어가는 사람의 한숨처럼 허공에 매달렸다. ‘함께. 어린 노예여, 나에게 그런 설교를 하지 마라. 네가 섬기는 것은 배신자, 거짓말쟁이에 도둑놈이다.’ 나가쉬는 몸을 낮게 숙였고, 그의 그림자는 가르두스를 삼켰다. 그의 무기에 서리가 맺혔고, 추위가 그를 뼛속까지 물어뜯었다. ‘이미 그렇게 많이 가져간 놈에게 내가 뭘 더 양보해야 하지?’


‘그것은 선물이 될 겁니다, 전하, 진정한 선물이 될 겁니다.’ 만프레드가 재빨리 말했다. ‘당신을 도운 자들에게 값진 보상이자, 당신의 관대함의 표시가 될 겁니다.’


나가쉬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보상을 원하느냐, 모타크여? 넌 내가 무례하다고 생각하느냐?’ 죽지 않는 왕은 두 팔을 벌렸다. ‘내게서 뭘 원하느냐?’ 나가쉬는 라무스를 힐끗 쳐다보았다. ‘아아. 두 사람의 생각의 표면에서 그것이 읽히는 군. 아주 작은 일, 하지만 정말 소중한 일. 넌 내가 정당한 재산을 포기하기를 바라는군. 만프레드, 네가 감히 내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냐?


만프레드는 망설였다. 흡혈귀가 뭔가 대답하기 전에 가르두스가 그를 대신해서 말했다. ‘그렇소.’ 그는 힘겹게 나가쉬의 시선을 맞받았다. ‘당신은 지그마를 도둑이라 부르지. 그럼 죽지 않는 왕이여, 당신은 뭡니까? 다른 도둑에게서 무언가를 훔치는 도둑도 여전히 도둑이오.’


나가쉬는 한껏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내가 이 요청을 거절하면 어쩔 것인가? 나랑 싸우겠는가? 나와 대적하기 위해 너희 안에서 불타는 그 빛을 풀어놓겠느냐?’ 그는 가르두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렇다면, 너는 언제나 나의 적, 데메스누스의 가라단이로구나. 지그마 이전에 내 정당한 손아귀에서 얼마나 많은 영혼을 낚아챘느냐? 주인처럼, 노예처럼. 그리고 여기, 하나를 더 찾으러 왔구나.’


가르두스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나가쉬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그 빛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풀려나기 위해 그의 속을 마구 뒤집어 놓았다. 나가쉬가 웃었다.


‘아니. 실언했군. 너는 노예가 아니다. 노예조차도 너보다 더 많은 자유 의지를 지니고 있지.’ 나가쉬는 손을 뻗어 가르두스의 흉갑을 손톱으로 그었다. 지그마라이트에 흠이 났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 줄까? 작은 무기여, 네 안에서 타오르는 빛의 진실을 말해 줄까? 네가 지닌 운명의 진실이 무엇인지 말이야.’


가르두스는 나가쉬 눈에서 자신의 눈을 떼지 못한 채 위를 응시했다. ‘아니.’ 그가 가까스로 말을 꺼내며 말했다. ‘많은 것을 주어진 자에게는 많은 의무가 요구된다.’


나가쉬는 코웃음을 쳤다. ‘귀여운 구절이구나.’ 그는 라무스를 힐끗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기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지. 다시 물어보겠다. 타르서스 불하트를 위해 네 영혼을 바칠 수 있나?’ 그 말들은 놀리고 있었다. 악의에 찬 조롱.


‘그래.’ 라무스가 조용히 말했다.


나가쉬는 가르두스를 바라보았다. ‘너는?’


‘그래.’ 가르두스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우리 모두는 그 거래를 할 거다, 괴물아.’ 세스프런이 소리쳤다. ‘여기 있는 어떤 전사에게라도 물어봐라. 그를 위한 우리의 영혼은 가치 있는 거래이니.’


나가쉬는 고민이라도 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만프레드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넌 어떤가, 나의 모타크여? 너는 네 영혼을 그의 영혼과 바꿀 수 있겠나?’


만프레드는 땅을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게 무슨 소용일까요? 당신은 이미 제 영혼을 소유하고 계십니다, 오 죽지 않는 왕이시여.’


‘그렇지. 네가 말했듯, 나는 너그럽다. 나는 자비롭다.’ 나가쉬는 한쪽 팔을 뻗은 채 다리 쪽으로 몸을 돌렸다. 다리의 표면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자 바로 그 허공에서 어떤 형체들이 튀어나왔다. 스무 명의 망자들이 녹슨 쇠사슬을 들고 다리의 돌 표면 위를 달그락거리며 걸어왔다. 그들은 낡고 시들었으며, 부식된 갑옷과 넝마에 불과한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 뒤로는 쇠사슬에 묶인 무엇인가가 있었다. 인간이었다. 스톰캐스트만큼 덩치가 큰.


‘나는 너희들의 도착을 예견하고 있었고, 이 렐름에 들어오기도 전부터 이미 이 침략의 이유를 알고 있었다, 작은 영혼들아.’ 나가쉬가 말했다. ‘그래서, 그에 맞는 선물을 준비했지. 봐라, 보아라. 네 잃어버린 형제가 오는구나.’


그 죄수는 무장을 하지 않았고, 쇠사슬의 고리 밑에 낱장의 누더기만 걸치고 있었다. 그는 혼자 서거나 움직일 의지가 없는 듯, 그저 끌려가는 대로 돌 위를 굴러 미끄러지며 왔다.


‘타르서스,’ 라무스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가 살아있어. 정말로 살아있어.’ 그의 목소리는 희망과 같은 강도의 고통을 품고 있었다. 그가 다가오는 시체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만프레드가 그를 막아섰다.


‘기다리게.’


그 망자들은 입구에 도착해 멈췄다. 그들은 사슬을 느슨히 한 뒤 죄수를 남겨두고 비켜섰다. 가르두스는 맹세를 되뇌었고, 기도를 중얼거리는 라무스의 속삭임을 들었다. 만프레드는 몸을 돌렸다. 흡혈귀조차도 그들 앞에 놓여 있는 것에 구역질이 났다.


타르서스는 부서져 있었다. 한때는 무엇이었건 간에, 이제는 가르두스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몸뚱이에 불과했다. 그 검은 피부는 외과의사의 칼이 할퀸 것처럼 붉은 줄무늬로 뒤덮여 있었고, 한때 잘 생긴 이목구비는 고통으로 인해 무뚝뚝하고 잔인하게 변해 있었다. 텁수룩한 머리카락은 크고 응시하는 눈과 같이 아무런 색이 없었다. 그것은 – 타르서스는 – 호기심 어린 나지막한 울부짖음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참을 수 없는 고문을 당한 동물의 울음소리였다.


‘거기. 그가 너를 어떻게 맞이하는지 봐라.’ 나가쉬는 한마디 한마디에 분명하고도 검은 유희를 담아 말했다. ‘그는 형제들을 몹시 그리워했지.’


망자들은 쇠사슬은 최대한으로 뻗은 채, 죄수를 제지하려 했다. 가르두스는 사슬의 고리가 죄수의 살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흘러내리는 피의 얼룩이 그의 팔다리를 타고 내렸다. 타르서스는 입을 크게 벌리고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이상하고 가느다란 울부짖음만이 내지르고 있을 뿐이었다.


‘타르서스.’ 라무스가 공허하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로드 셀레스턴트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 ‘안 돼…’


‘폐하, 그에게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만프레드는 부서진 육신을 응시했다.


나가쉬는 웃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묘지의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는 듯한 추악한 소리였다. ‘내가 포로를 멀쩡히 두는 하찮은 왕으로 생각하는 게냐? 그는 명예로운 손님이 아니었다. 단지 사소한 퍼즐에 대한 대답일 뿐이었지. 그리고 내가 그것을 풀어냈다.’


그의 손톱이 흔들리자 쇠사슬이 터졌고, 타르서스 불하트는 날카로운 굉음과 함께 자유로워졌다. 미쳐버린 전사는 피투성이가 된 맨 손가락을 발톱처럼 세우고 달려들었다. 라무스는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타르서스는 비명을 지르며 로드 렐릭터의 목을 잡았다.


가르두스가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주먹이 타르서스의 옆구리를 찍었다. 타르서스가 불거진 눈가 함께 몸을 돌리며 이를 딱딱 부딪쳤다. 가르두스는 이번에는 그의 턱을 쳤다. 타르서스는 낑낑거리며 쓰러졌다. ‘그를 잡아.’ 그가 말했다. 스톰캐스트들은 자신들의 소름끼치는 몽상을 떨쳐내고 명령대로 움직였다. 그들이 타르서스를 붙들자 그는 맹수처럼 울부짖었다.


나가쉬의 웃음소리가 돌풍을 일으키듯 그들 위로 나뒹굴었다. ‘나는 그에게서 비밀을 뜯어내고, 살에서 영혼을 벗겨내고, 뼈에서 살을 떼어냈다.’ 그가 읊조렸다.


‘괴물.’ 가르두스가 단호히 말했다.


‘아니. 난 신이다. 그리고 그는 나의 과제였지. 너희 모두와 마찬가지로. 신왕이 뭐라고 주장하든 너희들은 모두 내 것이다.’ 나가쉬는 그를 내려다보았고, 가르두스는 룬검의 자루를 떨어뜨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죽지 않는 왕의 시선을 마주 할 수 없었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그가 물었다.


‘나는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그를 천 조각으로 찢고 새로 만들었지. 그리고 다시 그를 부쉈다. 그리고 다시, 내가 찾던 답을 확실히 알기 위해 몇 번이고. 그리고 이제 끝났다.’ 나가쉬는 가르두스를 내려다보았고, 그의 일그러진 미소가 커졌다. ‘캐도우에 대한 볼일은 끝났다. 나는 결정을 내렸다. 이 폐허, 이 살과 돌의 폐허를 네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갖고 싶으냐? 그럼 그것들을 가져라.’


‘자유롭게 떠나도 되나?’ 가르두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네가 뭐라고 생각하던, 난 도둑이 아니다, 데메스누스의 가라단. 지그마의 망가진 장난감을 가지고 가던지 알아서 해라.’ 나가쉬는 공허하고 덜컹거리는 웃음소리를 내었다. ‘게다가,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네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다. 지그마가 뭐라고 주장하든 모든 것은 결국 내 것이다. 그가 잘 알고 있는 만큼.’ 그는 만프레드를 내려다보았고, 흡혈귀는 그 검은 태양의 시선이 내뿜는 열기에 뒤로 물러났다. ‘나의 충실한 하인이여, 너에게는…’


나가쉬가 큰 손톱을 비틀자 만프레드는 숨을 헐떡거렸다. 가르두스는 흡혈귀의 갑옷 틈 사이에서 용해된 은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땅에 떨어지며 쉿 소리가 났고, 만프레드는 가슴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두드려 맞고 속박되다니. 어린 왕자여, 어쩜 그렇게 나약하느냐? 어쩌면 마침내 너를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가쉬는 손톱을 치켜 올렸고, 가르두스는 그의 기대감에 공기가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그자가 없었다면 이 날은 승리의 날이 되지 않았을 거다.’ 라무스는 움찔거리는 타르서스를 바라보며 외쳤다. ‘넌 군대를 위해 그를 보냈고, 그는 군대를 데려왔지.’


나가쉬는 몸을 돌렸다. ‘그렇게 말하는 너는 누구냐, 작은 강령술사야?’ 그가 한참 있다가 물었다. ‘너, 다른 누구보다도 그를 미워하는 사람이 누구냐? 그가 배신하고 살해한 이가 누구였지?’


라무스는 몸을 일으켰다. ‘당신이 날 죽였다. 그가 아니라.’ 그는 팔을 벌렸다. ‘원하면 또 죽여라. 은혜를 모르는 부당한 신임을 몸소 증명하라.’


나가쉬의 시선이 깜박거렸다. 불타올랐다. 가르두스는 또다시 신과 맞서야 할지 몰라 긴장하며 기다렸다. 두 번씩이나 그리 하는 것은 별로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웃음소리 혹은 한숨소리일지 모르는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죽음의 신은 그를 외면했다. ‘모타크, 너는 나를 잘 섬겼다. 가서 계속 봉사하라.’


만프레드는 라무스를 힐끗 쳐다보고는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당신을 섬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보상입니다.’ 그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쉬는 들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판단을 끝낸 죽지 않는 왕은 이미 그들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그 끔찍한 거대한 신은 다시 다리 위로 이동했다. 그가 걸어간 곳에는 아직 일어서지 못한 죽은 자들의 무더기가 꿈틀거리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시체들은 보이지 않는 눈으로 새로운 주인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신성 기사단의 대열 사이로 비틀거리며 지나갔다.


그 중에는 아직도 시들어가는 주먹에 녹슨 검이 느슨하게 매달고 있는 바코스도 있었다. 죽은 남자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가르두스를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의 눈은 작은 불씨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다. 혼돈의 군주는 자신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라도 했는지, 느긋한 표정을 지었고 그것은 가르두스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는 옆으로 비켜섰고, 시체는 소리 없는 외침을 지르며 그를 지나갔다.


‘그를 위해 울지 마라.’ 만프레드가 말했다. ‘바코스는 미친 개였다. 결혼식 날 밤에 자신의 신부를 죽였지. 그리고는 그녀의 잃어버린 영혼을 구실로 삼아 죽은 자의 땅을 침략했다.’ 그는 라무스를 바라보며 돌아섰다. 으르렁거리며 부서진 것이 그의 앞에 있었다. 그의 얼굴은 공허하게 굳어져 있었다. 마치 시체처럼.


‘나가쉬가 타르서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만프레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르두스는 그가 한때 친구라고 불렀던 남자를 빤히 쳐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침내 흡혈귀는 몸을 떨며 말했다. ‘너나 내가 고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스톰캐스트. 나가쉬는 육체적으로도 영혼적으로도 그를 부수었다.’ 그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왜?’


‘어째서 어린아이가 파리의 날개를 찢는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기 위해서이지.’ 만프레드는 돌아서서 그의 주인이 성큼성큼 다리를 건너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그의 시대에 더 나쁜 짓들을 했지. 그리고 여전히 더 나쁜 짓을 할 것이네.’


‘그럼 왜 그를 섬기는 거지?’


만프레드는 웃었다 – 거칠고 거의 애처로운 소리. ‘내가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스톰캐스트? 너도 선택을 했는가?’


‘그래.’ 가르두스는 조용히 말했다. ‘항상 선택할 수 있다.’


만프레드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몸을 돌렸다. ‘나는 그럴 수 없네. 그리고 여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너는 그를 도울 수 없다. 그저 그를 비참함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뿐이지.’ 그는 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정도는 내가 해줄 수 있다.’


‘안 돼.’ 라무스가 말했다.


만프레드는 얼굴을 찌푸리며 으르렁거렸다. ‘어리석은 놈! 넌 그가 이런 식으로 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넌 단지 그를 되찾고자 하는 스스로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제로 이런 반쪽짜리 삶을 평생 살게 할 만큼 눈이 멀었는가?’


라무스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하겠다는 뜻이었다, 흡혈귀. 그것이 나의 의무다.’ 그 말이 천천히, 고통스럽게 흘러나왔다. 만프레드는 따지려는 듯이 말하려다 한숨을 쉬며 시선을 돌렸다.


‘그럼 그렇게 하게. 그것을 하고 벌을 받아라.’


‘그렇게 할 거다.’ 라무스가 말했다.


‘라무스…’ 가르두스는 로드 렐릭터를 향해 손을 뻗었다.


‘제가 하겠다고 말 했습니다.’ 라무스가 망치를 들어올렸다. 그는 시들어지고 무너진, 덩치 큰 한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타르서스는 그의 시선을 마주했지만 인지하지 못했다. 그 짐승이 으르렁거리며, 이빨을 드러내고 돌발적으로 물어뜯었다. ‘죄송합니다.’ 라무스가 조용히 말했다. ‘또 실패했습니다. 나는 우리 모두를 실망시켰습니다.’


그 말이 떠나면서, 망치가 명중했다.


천둥이 으르렁거렸다.


번개의 섬광이 희미해지자 로드 렐릭터는 망치와 지팡이를 내동댕이쳤다. 그는 머리에서 투구를 비틀어 벗어 가르두스의 발치에 던졌다. 떨리는 손으로 견갑에서 거울 방패를 뜯어 내동댕이쳤다.


‘나는 심판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모든 비통함을 담은 목소리로. 그들 뒤에서 흑요석 문이 신음소리와 함께 닫혔다.


‘라무스…’ 가르두스가 말했다. 라무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나는 내 죄를 이고 지그마와 대면해야 합니다. 나는 내 의무를 저버린 채 죄수를 풀어줬고 나의 전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내 죄는 나의 것이며, 나는 그것들로부터 숨지 않겠습니다.’ 그는 손을 들었다. ‘형제여, 나를 아지르로 데려가 주십시오. 신왕이 나를 심판하게 하던지, 경고의 본보기로 삼기 위해 공허 속에 집어 던져 넣으십시오. 나는 어느 것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가르두스는 망설였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세스프런에게 로드 렐릭터를 결박하라고 손짓했다. 만프레드는 타르서스의 승천이 만들어낸 눈부심이 희미해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돌아올까, 어떻게 생각하나?’ 라무스가 끌려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가 물었다.


가르두스는 그를 바라보았다. ‘지그마만이 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