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K 버전 - 래틀링 취사병의 분노
제88 아크리안 연대의 야전 주둔지 한복판.
어느 날 저녁, 래틀링 취사병 하롤드 "해리" 매클린은 자기만의 특제 요리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준비한 귀한 식재료들—말린 그록 고기, 농축된 에너지원, 희귀한 향신료—를 천천히 끓이며, 그야말로 "신이 내려준 보급식"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부대원들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이 국 한 그릇으로 피로를 씻어낼 것이다. 해리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국자를 들어 국물을 한 번 맛보았다.
"흐으음~ 완벽해. 이건 진짜 예술이야."
하지만, 그의 요리를 방해하는 불청객이 다가오고 있었다.
멀리서 거대한 금속성이 울려 퍼졌다. 땅이 떨리고 있었다. 해리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전차. 그런데 아군 차량이 아니었다. 녹슨 장갑판 위로 그려진 이단자의 문양, 가짜 황제의 이름을 더럽히는 반군의 상징.
"ㅈ됐네..."
해리는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근처 보급품 뒤로 숨었다. 그의 심장은 쿵쾅거렸지만, 아직 들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해리는 전차의 궤도가 향하는 곳을 보고 말았다.
그가 끓이던 가마솥.
"...아, 설마."
전차는 멈추지 않았다.
철컥. 쾅!
가마솥이 전차 궤도 밑에서 무참히 부서졌다. 금빛으로 빛나던 국물이 땅바닥에 쏟아지며 진흙과 하나가 되었다. 몇 시간의 노력이, 그가 정성껏 준비한 걸작이... 사라졌다.
해리는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잠시 동안 그의 뇌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전혀 새로운 감정이 치솟았다.
분노.
그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의 안에서 끓어오르는 격노는 방금까지 펄펄 끓던 국물보다도 뜨거웠다. 그의 시야는 붉게 물들었고, 논리는 사라졌다. 오직 복수만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야이 개새꺄!!!!!"
해리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손에 들린 국자를 꽉 쥐고 전차를 향해 달려갔다.
반군 전차병들은 갑작스러운 외침에 당황했다. 그들이 해치를 열고 상황을 살피려는 찰나, 해리는 이미 그 위로 뛰어올라 있었다.
"이 ㅆㅂㄹㅁ들아, 내 저녁값을 내놔라!"
그는 전차 해치를 잡아당겼다. 격노에 가득 찬 손아귀는 평소보다도 강해져 있었고, 기적적으로 해치는 벌어졌다.
반군 전차장은 해리를 보고 입을 열었다.
"뭐, 뭐야 이—"
쿵!
해리는 주저 없이 국자를 휘둘렀다. 반군 전차장의 얼굴이 튀어 오르듯 뒤로 젖혀지며 철제 해치에 부딪혔다. 전차 안에서 다른 병사가 권총을 꺼내들었지만, 해리는 그보다 먼저 국자를 던졌다. 땅땅하게 단련된 요리 도구는 병사의 얼굴을 강타했고, 그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이제 전차는 무주공산이었다.
해리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그는 끝까지 해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전차 뒤쪽의 보급품을 보았다. 식량과 보급품이 가득한 상자들이 반군 차량에 실려 있었다.
"...이거면 되겠군."
그날 밤, 제88 아크리안 연대의 병사들은 배를 든든히 채웠다. 해리는 노획한 보급품으로 새로운 요리를 만들었고, 전우들은 감탄하며 그를 칭송했다.
"이야, 해리. 너 이거 어떻게 구해온 거냐?"
"그러게, 전차 하나를 혼자서 제압했다고? 그 국자가 진짜 성유물이었던 거 아냐?"
해리는 피식 웃으며 국자를 빙글 돌렸다.
"아냐, 그냥... 필사의 분노가 낳은 기적이지."
그날 이후, 해리는 공식적으로 일병에서 상병으로 진급했다. 그리고 그의 국자는 부대원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무기로 회자되었다.
이것이 바로, 전장에서 탄생한 ‘래틀링 취사병의 복수’였다.
AoS 버전- 하플링 취사병의 분노
하플링 취사병 윌버는 오늘 하루를 오롯이 자신의 요리에 바쳤다. 아침부터 정성껏 준비한 고기와 채소, 희귀한 향신료를 아낌없이 넣어 커다란 가마솥에 찌개를 끓였다. 프리길드 연대원들은 전장에 나가 있었고, 그는 혼자 남아 이들이 돌아왔을 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이건 내 인생 최고의 요리가 될 거야.”
윌버는 기름진 국물에서 피어오르는 깊고 진한 향을 맡으며 뿌듯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가 가마솥을 바라보며 행복감에 젖어 있던 그 순간, 땅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쿵.
그의 작은 눈이 커다랗게 휘둥그레졌다. 저 멀리서 거대한 짐꾼짐승이 쿵쾅거리며 다가오고 있었고, 그 위엔 다크오스 야만인이 거칠게 고삐를 잡고 있었다.
‘뭐야, 뭐야! 왜 저런 게 여기로 오고 있어?!’
윌버는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다. 하플링 특유의 민첩한 몸놀림으로 진지 한쪽으로 몸을 숨기며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짐꾼짐승은 아무렇지도 않게 윌버의 애정이 듬뿍 담긴 가마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안 돼... 안 돼... 거기, 거기 아니야...!!”
하지만 그 기도는 닿지 않았다. 짐꾼짐승이 가마솥을 향해 그대로 발을 내딛는 순간—
콰앙!
커다란 철제 가마솥이 그대로 뒤집히면서, 하루 종일 푹 끓여온 요리가 한순간에 진흙탕과 하나가 되었다. 붉고 노르스름한 국물이 진지 바닥을 적셨고, 그 안에 떠 있던 야채들과 고기 조각들이 흙 속에 처박혔다.
윌버는 그 광경을 보고 그대로 멍해졌다. 머릿속이 텅 빈 듯한 느낌. 차마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허망함이 지나자 이 작은 하플링의 가슴속에서 불타오르는 감정이 있었다.
분노.
그것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극대노였다.
“야이 개새꺄!!!”
자신도 모르게 외쳐버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국자를 움켜쥐고 온몸을 던져 돌격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무모한 짓이었지만, 극한의 분노는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들었다.
윌버는 짐꾼짐승의 등에 단숨에 뛰어올라갔다. 야만인은 이 작은 하플링이 갑자기 나타나자 어이없다는 듯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늦었다. 윌버는 국자를 양손으로 쥐고 야만인의 정수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짝!
단순한 국자가 아니었다. 한때 드워프 대장장이가 손봐 준 철제 국자였다. 야만인의 머리는 그대로 함몰되며 피가 튀었고, 그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짐꾼짐승 등에서 나가떨어졌다.
짐꾼짐승은 주인의 상실에 놀라며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이미 고삐는 윌버가 잡고 있었다. 그는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자신의 엄청난 업적을 깨달았다.
‘어...? 내가 이걸 해낸 거야?’
그는 짐꾼짐승을 몰아 야만인들이 남겨둔 물자 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약탈된 보급품이 가득했다. 연대원들이 돌아오면 배고플 터였다. 잃어버린 찌개는 아깝지만, 노획한 물자로 다시 한 상 가득한 식사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밤, 윌버는 전우들에게 최고의 만찬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는 단순한 취사병에서 프리길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진급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보람은 다른 곳에 있었다.
‘다음엔 절대 가마솥을 내팽개치지 않겠어.’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390432
ㄱㅇㅎ 일부 있음) 래틀링/하플링 취사병의 분노 에피소드를 보고싶다gall.dcinside.com이전에 썼던거 혐오지성으로 돌려봤는데 괜찮네
뭘 어떻게 혐오지성 돌려서 만들었단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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