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어둠의 도시가 탄생한 이후 처음으로, 코모라의 경기장이 침묵했다. 약기운의 악취를 풍기지도, 기계 장치의 잡음이 뒤섞이지도 않은 순수한 육체의 격돌이 만들어내는 칼날의 파공음만이 경기장에 메아리칠 뿐이었다. 무수한 관중들은 홀린 것 같은 표정으로 아래에서 벌어지는 두 투사의 치명적인 춤사위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운쉬는 이제는 몇 번일지 모를 죽음의 손길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예리한 단검이 지팡이를 쳐내 틈을 벌렸고, 다른 하나가 목울대를 노리고 짓쳐 들어왔다. 에테리얼은 직감에 의존한 채 몸을 뒤틀어 공격을 피해냈다. 그는 방어를 위해 움직임을 멈추는 대신, 그대로 뛰어올라 공중제비를 돌았다. 도박수였다. 회피에 사용된 힘이 그대로 충실에 담겨 상대의 팔 위로 떨어져 내렸지만, 절묘한 간격으로 칼날은 목표를 비껴갔다.
문득, 다른 에테리얼들과 행하고는 했던 무혈 결투의 기억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때 망설임 없이 대련에서 급소를 노릴 수 있었던 것은, 상대가 치명타를 날리기 직전에 검을 멈출 것이라는 절대적이고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 그들의 결투는 육체의 투쟁일 뿐만 아니라 정신의 대화이기도 하였으니.
하지만, 공격을 피해낸 채 비웃으며 아운쉬의 아래로 경기장의 흙바닥을 미끄러져 지나가는 이 검투사는, 그의 형제자매가 아니었다. 길고 붉은 머리칼 사이로 갈고리가 번뜩이며 핏방울을 흩날렸다. 바르신다가 늘 그러하듯 창백한 피부였지만, 달짝지근한 마약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기이한 것은 얼굴이었다. 잔혹한 미소로 일그러지지 않았다면, 이 도시에서는 드물게 아름답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터였다. 비록 어떤 종류의 목적의 순수성이 느껴지기는 하였으나, 그것은 어둡고 불안정하게 느껴졌다. 언제 주인의 손을 벨지 모르는 양날의 검처럼. 그의 노예주는 그녀를 ‘코모라에서 제일가던 검투사’라고 불렀다. 렐리스 헤스페락스.
한 차례 공방이 지나가자, 그들은 이미 몇 번이고 그러했던 것처럼 다시 서로를 마주보며 맴돌았다. 어딘가, 혹은 언젠가 생겨날 취약점을 찾으며. 그제서야 따끔한 통증과 함께 뜨거운 액체가 목을 타고 방울져 흘러내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일전의 공격을 피했을 때 스친 듯 했다. 아운쉬는 눈을 좁혔다. 그의 몸은 벌써 자잘한 생채기로 가득했지만, 바르신다는 – 마찬가지로 땀에 젖어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 경기가 시작하기 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녀가 즐겁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짧지만 거친 소리가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재미있군. 정말 재미있어. 너희 족속들 중에 이렇게 잘 싸우는 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코모라에도 아직 뜻밖의 즐거움이 많이 남아있는 모양이야.”
렐리스의 타우노포르에는 가르랑거리는 억양이 섞여있었다. 피오타운 시대의 설화에 전해지는 타우의 포식자들처럼.
나를 가지고 놀고 있군. 아운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불의 길을 걸으면서 그가 한 가지 깨달은 것은, 만용은 곧 패배로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전사는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가 판단하건데, 싸움이 계속 이어지면, 자신이 언젠가 패배할 것이란 사실은 명백했다. 그렇다면, 전투로서 적을 이길 수 없는 전사가 어찌해야 하는가?
불길은 쇠를 더 단단하게 제련할 뿐이지만, 물길은 쇠를 녹슬고 바스라지게 할지어니.
언젠가 그가 배웠던 격언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이전에도 그의 노예주를 상대로 흥정해내었듯이, 오히려 더 날카로운 칼날일수록 붓의 끝에 놀아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운은 표적을 조준하며 화살을 메기듯이,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선택한 뒤 입을 열었다.
공모전 때 낼까 하고 써봤다가 분량조절 실패해서 그냥 묻어둔 거
문득 생각나서 올려봄
- dc official App
아운쉬vs어른뚝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ㅊㅊ
그래서 둘이 폭력적인 야스 하는 장면은 언제나오나요
공식느낌나서 지땁소설인줄 ㄹㅇ - dc App
최대한 지땁소설 특유의 그 문체를 살리려고 해봤는데 잘 된 것 같아서 좋구만 - dc App
뭐야 시발 이게 번역이 아니라고
요새 아운쉬는 뭐하고 있으려나
드라자 vs 칸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