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 건너편에서는 엘다들이 오크들을 상대로 맹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갑옷과 같은 짙은 진홍색의 스키머(skimmer)를 타고 있었다. 나무 사이를 움직이는 그들의 움직임은 민첩한 공격만큼이나 요란했다. 그들은 기묘하고 이국적인 우아함으로 전쟁을 벌였다. 서전트 카엘리거스(Caeligus)는 그들이 위험한 적임을 알 수 있었다.
캡틴 크레반(Krevaan)의 예측은 맞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방어할 수 없었다. 애초에 훨씬 더 멀리 후퇴해야 했었다. 그들의 병력 규모를 고려했을 때, 엘다는 잘못된 전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크는 주로 보병이었는데 엘다들은 전원 기동성이 좋은 차량들로만 이뤄져 있었다.
조잡한 기갑 차량들과 드레드노트 흉내를 낸 고철 깡통들이 숲을 뚫고 들어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엘다는 뛰어난 기동성과 속도를 최대한 활용해서 다리를 건너 후퇴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전멸을 감수하면서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엘다들이 후퇴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도시를 방어하기 위함이었다. 엘다는 신비롭고, 정체를 알 수 없으며, 신뢰할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제노들이 바보는 아니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열등하다고 여기는 인간들의 도시를 목숨을 바쳐가며 방어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카엘리거스는 이 종족 전체가 미친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들은 살아남지 못할 거야."
다리 건너편을 바라보며 하브란(Havran)은 말했다.
숲 속에서 벌어진 전투에 이어 오크들의 엄청난 기세는 엘다 전열을무너뜨렸다. 차량들은 기동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 오크들은 화력과 숫자로 엘다들을 꼼짝 못하게 하고 쓰러뜨리고 있었다.
엘다들은 차량화 부대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상당수가 도보로 후퇴 중이었다. 스키머 대부분이 오크들에게 격파된 상태였다. 그들은 사방으로 슈리켄을 쏴대며 서로를 지원하려 애썼지만, 오크들의 녹색물결에 순식간에 휩쓸려 죽어가고 있었다.
"엘다들이 다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복스채널을 통해서 카엘리거스가 보고했다.
크레반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건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다리를 폭파해라."
불꽃이 그의 얼굴에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진심이십니까, 섀도우 캡틴?"
서전트 베라시(Behrasi)는 놀라 눈을 깜빡였다.
"그렇다, 질문이 있나, 브라더 서전트?"
"왜 엘다를 돕는 겁니까? 차라리 놈들이 끝장을 볼 때까지 놔두는 게 현명하지 않겠습니까? 오크의 군세가 그만큼 약화될 텐데요."
"이 행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다네."
그러고 나서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니었다. 마치 무기를 장전하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크레반이 말했다.
'난 엘다들을 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네.'
크레반의 명령이었다. 지금 그렇게 하려면 단순히 엄호 사격만으로는 부족했다. 카엘리거스는 자신의 분대를 이끌고 오크들과 직접 교전해야 했다. 제노스 종족을 직접 지원하기 위해 전장에 나서는 것은 그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섀도우 캡틴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항상 그랬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 때문에 짜증을 내는지 알 수 없었다. 카엘리거스 역시 정보의 힘을 믿었다. 그는 결정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믿었다. 명령의 가치도 믿었다.
어썰트 스쿼드의 점프팩이 가동됐다. 열 명의 스페이스 마린들이 협곡 위로 솟아올랐다. 호를 그으며 정점에 이르렀고, 발톱은 뻗어 있었다. 그들은 먹이를 향해 질주하는 맹금류였다.
"승리, 아니면 죽음을(Victorus aut mortis)!"
그는 다른 분대원들과 동시에 외쳤다. 레이븐 가드의 전투 함성에 오크들은 놀라움에 얼어붙었다. 그들은 당황한 듯 위를 올려다보았다. 카엘리거스는 땅에 착지하면서 그린스킨 한마리의 얼굴에 떠오른 멍청한 표정을 음미하며 라이트닝 클로로 두개골을 꿰뚫었다.
어썰트 스쿼드는 쐐기 대형으로 쇄도했다. 바니스(Vaanis)와 하브란은 다리 진입로 양쪽 끝을 고정했다. 그들은 오크 무리를 베어내며 돌파했다. 파워아머의 질량과 충격력이 더해져 레이븐 가드를 막아낼 오크는 없었다. 어썰트 스쿼드의 사정권에 든 그린스킨들은 순식간에 쓸려나갔고 녹색물결 사이에는 큰 공백이 발생했다. 레이븐 가드들은 나머지 오크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오크들이 위쪽으로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혼란스러웠다. 지상의 엘다와 공중의 스페이스 마린 사이에서 그들의 관심은 갈팡질팡했다.
많은 오크들이 엘다에 대한 관심을 잃어가고 있었고 레이븐 가드를 노리며 따라가려다 서로 충돌했다.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대열의 혼란은 더욱 심해졌다. 오크들은 격노했다. 그들의 공격은 더욱 광란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정확도는 높아지지 않았다. 그들은 카엘리거스와 그의 형제들을 쓰러뜨리기 위해 아무대나 사격을 하다가 서로를 맞췄다. 그리고 그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숨 돌릴 틈이 생기자 엘다는 병력을 집결 시켰다. 그들은 다리 앞에 방어선을 펼치고 부상 당한 동료들은 먼저 통과 시켰다.
녹색 물결 속에서 살아남은 두 대의 대형 스키머가 다리 양쪽에 자리 잡고 지속적으로 포격을 날렸다.
그 순간 측면에 있는 숲에서 배틀웨건 한 대가 나타났다. 형태는 보잘것 없었지만 상부에 대구경 포탑이 달려있었고 스키머 한대를 조준하고 있었다.
'적 전차 출현'
카엘리거스가 명령했다.
분대원들은 전차의 사방으로 내려앉았다. 카엘리거스와 키레문(Kyremun)이 포탑 위에 내려섰다. 키레문은 포탑 위로 몸을 내밀고 있던 그린스킨들을 도륙했고, 다른 분대원들은 관측창에 볼트 피스톨을 들이대서 내부를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카엘리거스는 주포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다가 주퇴기가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포구 안 쪽으로 수류탄을 집어넣었다.
'상승!'
카엘리거스가 외쳤다.
포탑 상반부가 폭발했다. 포신이 앞으로 뒤틀렸고, 차량도 완전히 전소됐다. 엘다들의 측방 위협을 제거한 레이븐 가드들은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레이븐 가드들은 다리와 일직선으로 마주치는 지점으로 각도를 낮춰 다시 한번 돌격을 시도하려고 했다. 그런데 녹색 물격 속에서 무언가 거대한 형체가 나타났다. 그 오크는 전차도 버틸 수 있을 만큼 두꺼운 장갑을 두르고 있었고 거대한 트윈-링크드 캐논을 장착하고 있었다. 포탄은 단순한 탄환이 아니었다. 마치 확산탄 같았다.
제일 앞에서 날던 키레문은 그 사격을 온전히 다 맞았고 파워아머 조각들을 흩뿌리며 추락했다. 카엘리거스 역시 견갑에 여러 발의 파편을 맞았다. 그도 빠르게 회전하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키레문은 거대한 오크 앞에 추락했다. 헬멧이 박살나고 다리 한쪽이 잘렸지만 키레문은 몸을 일으켜 괴물에게 볼터를 꺼내 사격했다. 볼터탄이 놈의 갑옷을 뚫고 들어가 상처를 입혔지만 오크는 아무런 고통도 못 느끼는 듯 돌진해왔다. 그리고 거대한 파워클로로 키레문의 머리를 움켜잡고 으깨버렸다.
카엘리거스는 그저 무언가 찰싹 거리는 소리만 들었을 뿐이다.
거구의 오크는 머리가 없어진 키레문의 시체를 옆으로 집어던지고 이번에는 카엘리거스를 노려보았다. 카엘리거스의 머리 속에는 차가운 분노만이 가득 찼다.
그는 몸을 앞으로 숙여 점프팩을 최대 출력으로 높였다. 각도는 완벽했고 그는 곧장 오크를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괴물이 파워클로를 휘둘렀지만 카엘리거스는 약간의 움직임만으로 그 공격을 피한 뒤 볼트 피스톨을 꺼내어 조잡한 철판으로 만들어진 오크의 아래턱뼈를 먼저 쏴버렸다. 뒤이어 라이트닝 클로를 그 틈으로 찔러넣어 오크의 두개골을 꿰뚫어버렸다.
다시 날아올랐다가 착지한 카엘리거스는 뒤를 돌아보았다. 거대한 오크는 여전히 서서 움직이고 있었지만 고통스러워하고 제멋대로 비틀거렸다. 놈은 파워클로를 제멋대로 휘두르며 자신의 부하들을 공격했고 주변의 오크들은 두려움에 그의 곁에서 멀어졌다. 괴수는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트윈-링크드 캐논은 아무대가 갈겨댔고 광기어린 눈 먼 사격에 수많은 오크들이 도살됐다.
좀 더 시간을 들여 끝장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카엘리거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철수한다.'
카엘리거스가 복스로 속삭였다. 레이븐 가드들은 다시 한번 이륙하며 수류탄을 주위로 던졌고 오크들의 물결에는 또 다시 공백이 생겨났다.
엘다 병력들은 대부분이 다리를 건너는데 성공했다. 다리 입구에 버티고 선 대형 스키머 2대는 그린스킨들이 동료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포격을 날렸다. 마지막 제트 바이크가 다리를 건너자 대형 스키머 2대도 철수를 시작했다. 첫번째 차량이 먼저 후진을 시작했다. 그때 또 다른 배틀웨건이 나타나서 포격을 가했다. 이번에는 레이븐 가드들의 도움이 없었다.
두번째 스키머는 운이 없었다. 배틀웨건이 쏜 포탄에 피격된 스키머는 반쯤 주저앉았고, 승무원들은 탈출하는 대신 마지막 순간을 그 배틀웨건을 조준하는데 썼다. 스키머의 주포가 배틀웨건을 격파하는데 성공했고, 곧바로 스키머 역시 유폭되어 엄청난 에너지 폭발이 일어났다. 동료의 죽음으로 시간을 벌게 된 다른 스키머는 속도를 높여 다리를 건너는데 성공했다.
그린스킨들은 불타는 잔해를 헤치며 달려왔다. 몇몇은 불타죽었고, 몇몇은 다리의 1/3 지점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케일리거스가 바나스에게 명령했다.
'격발.'
레이븐 가드는 멜타 폭탄의 격발 스위치를 눌렀다. 폭탄은 다리 전체를 파괴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몇 초 더 걸렸다. 다리 재질이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각은 이내 무너졌고, 파편들이협곡으로 떨어졌다.
오크들은 멈출 수 없을 만큼 기세가 올라 있었다. 그들은 절벽 끝으로 쇄도했다. 선두의 오크들이 속도를 늦추기도 전에 뒤의 오크들이 밀어닥쳤고, 이윽고 곤두박질쳤다. 오크들은 떨어지면서까지 엘다와 레이븐 가드에게 저주와 분노를 퍼부었다. 끊어진 다리 저편에 멈춰선 보병들과 전차는 계속해서 사격을 가했다. 오크들의 고함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마치 분노가 먹잇감과의 거리를 좁힐 것처럼.
- shadow captain 中,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App
키레문 그는 좋은 레가였슴다
그래서 엘다는 왜 인간 도시를 지켜주고 있던거야
착하니까
빨리더가져와
합 딱딱 맞는게 재밌네 - dc App
그래서 왜 도와준거야!!
이 뒤에 있을 이야기도 궁금하네 ㅋㅋ
레이스 가드로 잘못 읽고 '아니 니가 안도와주면 뭐할건데' 생각했네 ㅅㅂ ㅋㅋㅋㅋㅋ
부서지면 ㅈ되는 블랙스톤 파일런 같은거 행성에 있었을 듯
레가의 약점.. 날다가 총알을 맞으면 떨어진다!
워보스라서 머리 뚫려도 바로 죽진 않나
아니 당연히 해병수육하면서 해병도움 주는줄 알았는데 이게 왜 진짜 도움임
마을에 대체 뭐가있길래 경보병으로 모루를세웠지 - dc App
그레이나이트가 비밀리에 카오스 유물이라도 봉인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