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얀 나타셰 = 길리먼 아엘다리 파시어 조언가


나타셰는 영혼없는 자들의 전쟁을 보았다. 태초에 네크론티르들이 스스로를 몰아넣었던 거짓된 강철 육신의 군단이었다. 그리고 광경이 천천히 진행되기 시작했다. 현실을 여전히 집어삼키고 있는 재앙. 그는 블랙스톤 건축물을 보았다. 그는 길리먼을 보았다. 그는 전쟁을 보았다. 별로 중요한 광경은 아니었다. 전쟁은 언제나 있었으니까. 이번 전쟁은 대부분의 전쟁보다 훨씬 컸다. 인간 함선 수천 척이 공허 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수백 만의 인간 병사들이, 테라에서 거대한 사우리안들이 걷고 아엘다리가 어린 종족이던 시절에 보았던 규모의 불사의 군단과 싸우고 있었다.


길리먼, 프라이마크, 인류의 결점과 축복의 표본, 타오르는 함선, 그리고...


나타셰는 집중했다, 타래가 흔들렸다. 길들이 나뉘어지고, 또 나뉘어졌다. 그리고 하나로 뭉쳐진다. 길리먼이 싸운다. 길리먼이...


영혼없는 공포의 감각이 갑작스럽게도 나타셰의 몸을 타고 흘렀다. 그는 은으로 휩싸인 한 거인을 보았다. 거인은 혼자가 아니었는데, 거기엔...


타래가 불타버리자 나타셰는 신음을 뱉었다. 멀리서 그는 룬이 제자리에서 떨어지고 그의 옷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프라이마크와 황제 간의 결속은 강력했고, 생생했다. 어떠한 예지도 이 결속을 담아낼 수 없었다. 그의 앞에서 미래가 증발했다. 그렇다는 건 예언이 틀렸다는 것일까?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뜻인가?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되돌아갔다. 그의 영혼이 랩터처럼 시간의 가능성들을 훑었다. 뒤로 가자 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줄기들은 회전하며 합쳐지곤 했다. 그가 다시 시선을 돌리자 타래들이 다시 풀려지기 시작했다. 미칠 듯이 확장하는 타래들이 미래로 뻩어나갔다. 무엇이 담겨있는지는 아직 알지 못했으나, 그는 알고자 했다.


"길리먼은 카오스와의 전쟁과 한눈에 팔려 있다"


나타셰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새로운 위협이, 남쪽에서 온다. 고대 아엘다리 코어 월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고대의 적이 깨어난다. 고대의 적은 수만, 수억, 수조이다"


그의 머릿속에서 은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별들과 세계들과 가능성들이 소용돌이쳤다.


"네크론티르. 고대의 적, 네크론티르"


다시 한번 고대의 집념어린, 헤아릴 수 없는, 영혼없고 굴복하지 않는 강철의 얼굴. 뭐지? 그는 알 수 없었다. 다시 한번 타래를 따라간다. 다시 한번 인간의 군단과 기계의 군단이 전쟁에 나선다. 인간의 열등한 기술력이 범접할 수 없는 고대의 기술과 맞선다. 다시 한번, 미래가 움직이자 타래가 또 한번 불타오른다. 타래는 거침없이 테라로 향한다. 그의 정신 속에서 지어진 형상에 불과함에도, 인류의 황제가 내뿜은 강대하고도 무시무시한 존재감이 현실의 틈을 찢고 그의 영혼을 불태운다.


나타셰는 전장의 길리먼을 본다. 그는 본다. 그는...


타래가 말려지고 그을린다. 정신의 눈을 견뎌내려 한 그는 고통을 느낀다. 진짜 고통을. 그는 길리먼이 다시 싸우는 것을 본다. 그는 길리먼이...


쓰러지는 것을 본다.


타래가 그를 휘감으며 그의 영혼을 불태운다. 타래가 그의 몸을 휘감기 전, 그는 모든 길이 필연으로 향하는 것을 본다. 저너머에 몰락의 징조가 있었다. 한 쪽은 카오스의 극한에 의해서, 다른 한 쪽은 물질의 극한에 의해서. 영원한 카오스 또는 생명이 없는 영원.


그 너머에 존재하는 것은 아주 얇은 실 뿐이었다. 희망의 실이었다. 어둠 너머로, 다시 살을 불리우는 타래가 보였다. 하지만 아주 극히 드문 기회를 취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절멸"


나타셰가 속삭였다. 그의 눈이 떠졌다. 허공에서 룬들이 떨어졌다. 그는 숨을 헐떡였다. 그의 몸은 영혼의 고통으로 쓰라려왔다. 


"절멸이다"


나타셰가 말을 반복했다.


그는 프라이마크에게 경고해야만 했다.






예언대로면 황궁을 박살내는 건 카오스 아니면 네크론이라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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