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Four



“그래. 늙은 뚱보가 인정합니까? 지원군 따위는 보낸 적도 없다고.”


알버릭이 물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서전트는 차양 아래서 쏟아지는 보슬비를 긋고 있었다.

그는 담뱃대를 물고 차가운 밤공기에 푸르고 회색의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스테판은 비를 피해 차양 안으로 뛰어들며 서전트를 향해 표정을 찡그리고 말했다.


“백작님을 향한 그런 말본새는 교수형 감이야.”


“파~여기 있는 놈 중에는 백작한테 날 꼰지를 놈은 없습니다. 그렇지 짜식들아?”


알버릭이 으르렁거리듯 말하며 그의 뒤에서 주사위 놀이를 하던 병사들에게 몸을 돌리며 말했다. 병사들은 숨도 안 쉬고 조용해졌고 말을 이었다.


“물론 그렇겠지. 저들이 만약 그런 짓을 한다면 내가 남은 생을 고통스럽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겠지요. 어쨌거나, 최전선에 있는 놈들 나오라고 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요청한 지원군 따윈 오지 않는다고.”


스테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야지. 지원군이 보내졌는지 안 보내졌는지도 모르겠어. 늙은 백작의 정신이 망가지고 있고, 혹시 지원군을 보냈다가 다시 불러들였을 수도 있고. 누가 알겠어? 거기 있는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있을 텐데.”


“백작의 정신은 오래전부터 망가졌지요, 그는 너무 늙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를 갉아먹던 병이 그를 잡아먹은 거겠죠. 나약한 혈통. 귀족끼리 결혼을 몇 세대 이어오다 보면, 그러니까 서로 가까운 친척들이라면 그렇게 되지요. 무슨 뜻인지 알죠?”


“우리는 좋은 장병을 너무 많이 잃었어. 불필요하게, 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놈을 거짓말쟁이라고 할까? 근친교배로 태어난 미친놈이라고 할까?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내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기도 전에 목이 매달리겠지, 백작의 가신 놈들은 내가 매달리는 걸 보고 싶어 하고.”


“이거 참. 왠지 이 임무가 저한테는 자살 임무 같습니다.”


“왜 지금 와서 그 늙은이가 내 죽음을 바라는지 모르겠어, 난 그에게 목숨을 빚졌어 알버릭, 그는 원하면 언제든지 날 없애버릴 수 있었다고.”


“어쩌면요. 백작은 아직 그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걸 당신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스테판이 못마땅해하며 말했다.


“그래. 만약 지원군에 대한 명령이 취소되었거나, 아예 내려지지 않았다면. 그건 다른 놈 짓일 거야. 그 틸레안 개자식 안드로스 말이야. 그 비열하고 음흉한 놈.”


“아니면 요한이거나요. 그 조그마한 놈(ㅈ만이)이 거기 있었습니까?”


“그래 놈이 있었지. 평소보다 더 싸움박질하고 싶어 안달 내면서 말이야.”


스테판이 이어 말했다.


“놈이 어쩌면 뛰어난 결투가 일지라도 진짜 전장에서는 무용지물일 거야.”


알버릭이 맞장구쳤다.


“그렇지요. 놈의 기술은 마운틴 페스 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만약 놈이 거기 있다면, 놈은 아마 까마귀에게 쪼이고 있는 시체 중 하나가 되었겠죠. 모르께서 보호하시길, 그렇게 된다면 오스터마크의 축복일 겁니다.”


“그래. 네 말이 맞을 거야. 하지만 놈은 백작의 혈육이야. 그리고 우린 그냥 병사고.”


스테판이 말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 너무 피곤해. 자러 가야겠어.”


“잘 쉬십시오, 대장.”


알버릭이 말하며 젊은이의 어깨를 두들기며 그의 대장이 성큼성큼 걸어 천막 안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며 담배 연기로 고리를 만들어냈다.


“진짜입니까? 서전트? 우리가 여기에서 죽도록 버려진 건가요?”


젊은 병사가 주사위 게임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


“알면 다친다. 짜식아. 정치질일 뿐이야. 우리 대장은 약삭빠른 악마 같은 사람이고 그는 쉽게 무너질 사람도 아니고, 누구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고 싶은 사람이야.”


알버릭이 한번 생각하며 덧붙였다.


“그렇지만 가능한 얘기지. 백작에겐 아이가 없고, 모르께서 백작을 데려가면 우리 대장은 백작위에 정당한 승계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경쟁자가 되겠지.”


“경쟁자요? 어떻게 그렇게 되죠?”


“대장 할아버지가 선제후였다. 그래서, 만약 정당한 후계가 없다면, 대장이 계승권을 주장할 수 있지. 그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진짜요? 전 그냥 옛날얘기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러니까 얼굴에 흉터가 대장 할아버지의 수치 때문에 생긴 거군요?”


“그래, 대장이 아기였을 때 새겨졌지. 악마 같은 놈 같으니라고, 갓난쟁이 얼굴에 하얗게 달궈진 쇳덩이를 지지다니.”


“그 흉터가 대장이 저주받았다는 뜻 아닌가요, 서전트?”


젊은 병사가 이어서 물었다.


“대장이 혼돈에 물들었다는 거 아니에요?”


주사위 게임을 하던 병사들이 차갑게 식으며 게임을 멈췄고 알베릭이 몸을 돌려 젊은 병사를 돌아보며 눈을 찌푸렸다.


“우리 대장은 여기 있는 어떤 사람보다 좋은 자다! 어떤 오염도 그를 물 들이지 않았어! 어떤 놈이라도 그렇게 말하면 내가 직접 모가지를 따 버릴 거다!”


알버릭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너, 우리 연대 신삥이지? 그렇지?”


젊은 병사의 눈이 커지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이 여기 있는 사람들 목숨을 최소한 한 번 이상은 구해줬다. 여기엔 그를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너도 빨리 대장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할 거다. 그렇지 않다면 이 연대에서의 삶이 굉장히 어려워질 거다. 암, 굉장히 어려울 거야.”


알버릭이 담배를 거칠게 빨며 밤하늘로 눈길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별 뜻은 없었어요.”


알버릭은 짜증 난다는 듯 소리를 냈고 젊은 병사는 주사위 게임 탁자 주변에서 째려보는 눈길을 피했다.

알버릭의 말은 사실이었다. 스테판은 그의 행동이나 전략적 결단은 그들의 목숨을 죽음에서 몇 번이고 구해주었다. 갑자기 전날 밤을 생각했다. 스테판의 용맹한 일격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어제 모두 몰살당했을 것이다.

알버릭은 처음 대장을 만난 날을 떠올렸다. 그의 첫인상은 믿음직하지 못했다. 스테판 본 케슬은 그 당시 어렸고, 대장도 아니었다. 그는 알버릭의 연대에 겁먹은 젊은이였고 얼굴의 흉터가 그를 다른 신병들 사이에서도 겉돌게 했다. 

알버릭은 그의 마음속에 단단함을 찾아내려 일부러 그를 쫓아다니며 무자비하게 괴롭혔다. 알버릭이 그만두거나, 그가 마음속에 힘을 찾아내 성공적으로 한 명의 병사가 될 때까지 말이다.


스테판의 얼굴에 흉터는 끔찍한 무게로 그를 내리눌렀다. 알버릭은 그 흉터가 아직 그를 짓누르고 있지만 몇 년 동안 잘 쌓은 성벽으로 그것을 숨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세 개의 줄이 그의 얼굴을 가로지르고 둥근 고리가 왼쪽 눈썹에서 이마까지 원호를 그리며 오른쪽 눈과 뺨까지 닿았고 턱으로까지 이어가서 끝이 났다. 각 줄은 0.5인치 정도의 두께에 구릿빛으로 그을린 그의 얼굴에서 창백하게 빛났다. 

그것은 반쪽짜리 팔각성이었다. 사악한 표식이자 불운의 표식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다른 신병들에게 불운을 불러온다는 취급당하며 따돌림당했지만, 그 어떤 것도 알버릭을 막지 못했다. 알버릭은 계속 스테판을 쫓아다니며 괴롭혔고, 어느 날 젊은 병사가 스테판에게 맞서 싸우는 날이 찾아왔다.

스테판이 정면으로 지른 주먹이 알버릭의 턱에 명중했고, 당연히 알버릭은 반격했고 스테판이 죽지 않을 정도로 후들 겨 팼다. 그럼에도 그날 이후로 그는 연대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그 누구도 더는 그를 괴롭히거나 따돌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을 표현하는데 항상 어려워 했고 가까운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곧이어 스테판은 병사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고 누군가에겐 큰 존경을 받게 되었다. 서서히 그는 승진하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연대의 대장이 되었다.


알버릭은 스테판 안에 천재성을 보았기 때문에 그를 앞질러 승진한 것에 대해 언짢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대장으로 섬기는 것에 자랑스러워했고, 마치 어린 동생이 생긴 마냥 그를 사랑했다.

스테판은 그루버가 보호해 줬기 때문에 그 목숨을 빚졌다고 말했지만. 아주 미약한 보호였을 거라고 알버릭이 생각했다. 그 뚱뚱한 개자식은 백열 하는 철 고리를 갓난아기의 얼굴에 들이밀었을 것이다. 


스테판이 갓난쟁이였기 때문에 그 백열 하는 낙인은 반밖에 찍히지 않았고, 그 상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라날 리가 없었다. 그루버가 만약 그러려고 했다면, 갓난쟁이 스테판을 물에 빠뜨려 죽일 수도 있었지만, 

스테판 할아버지의 비극적인 최후로 그것은 면했다. 

하지만 알버릭 사전엔 그 누구도 죄 없는 아기의 얼굴을 지져버렸음에도 구해주었다고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알버릭은 코를 한번 킁 하고, 다시 한번 깊게 담뱃대를 빨았다.


 


“어떤 오염도 대장을 물들이지 못했어!”


스테판은 서전트가 외치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며 그의 말이 맞기를 기도했다.


 


흐로쓰는 도망치는 다른 마을 주민의 등에 도끼를 박아넣었다. 마을 주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 애처로운 소리는 얼마 있지 않아 애처로운 모가지에 흐로쓰의 발이 내려 찍히며 끝났다. 

카자그 전사들은 마을에 불을 질러 밤하늘을 밝게 밝혔다.


불길이 건물을 핥기 시작하자 비겁하게 집에 숨어있던 이들이 집 밖으로 뛰쳐 나왔고 그들은 불타는 집 앞에서 비명을 지르며 학살당했다. 

흐로쓰는 그의 전사들에 맞서기보다 불타 죽는 쪽을 선택한 자들이 많다는 것에 혐오감을 느꼈다. 여기엔 영광이 없었다. 전장의 열기를 느끼며 적을 마주하고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마주하는, 그것이야말로 명예로운 죽음이었다.

카자그 부족민들은 이런 겁쟁이 같은 죽음을 맞이하면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길거리는 혼란에 빠져 카자그 전사들을 피해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는 주민들로 가득했고, 그들의 비명과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불길이 건물의 위층까지 번지고 대들보가 불탄 몇몇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카자그 전사들이 두 개의 고립된 제국 병사들 무리에 뛰어들어 무자비한 학살을 시작했고 흐로쓰 본인도 12명 정도를 더 살육했지만, 그의 도끼는 아직도 더 많은 희생자를 원했다.


반대편 골목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흐로쓰가 돌아섰다. 골목에서 거대한 털북숭이 모습을 한 무언가가 흐로쓰에게 뛰어들어 날카로운 송곳니 가득한 주둥이를 그의 목에 들이밀었다. 

그는 도끼를 옆으로 휘둘러 그 짐승의 몸통을 베어 옆 건물로 날려 버렸다. 짐승이 애처롭게 낑낑댔다. 검고 두꺼운 털가죽이 짐승을 덮고 있었고 말뚝이 짐승의 척추를 타고 이어져 있었다.

흐로쓰는 도끼를 내리쳤다. 짐승의 갈빗대를 박살 내고 뼈가 상처에서 튀어나왔고 피가 짐승 주변에 고였다. 짐승의 입에서 혓바닥이 삐져 나왔고, 눈깔이 뒤집히며 죽었다.

거대한 덩치의 대머리 바록이 그 짐승 옆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두꺼운 털북숭이 머리를 밀어 돌려 특유의 표식을 알아보았다.


“이것은 자르 슬라에쓰(Zar Slaaeth)의 워하운드입니다. 놈이 분명 가까이 있을 겁니다.”


“좋다. 저쪽”


흐로쓰가 답하며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가볍게 뛰어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갔다.

흐로쓰는 몸뚱이가 갈가리 찢어진 시체 하나를 지났다. 분명 워하운드의 사냥감일 것으로 생각했다. 흐로쓰는 꼭 놈의 목을 자신이 직접 따버리길 오랜 시간 동안 갈망했었다. 그 자르 슬라에쓰를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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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저 읽이 어려운 발음은 야를 슬르에쓰 라는 겁니까 자르 슬라에쓰 라는 겁니까!!!!!

그리고 소설쓰시는 분이 독자에대한 배려가 1만큼도 느껴지지 않는것이. 누가 말하고 누가 답하고 누가 다시 말하고를 친절하게 안써줘요!

그래서 제가 중간중간 대화중에 누가 말하고 누가 답하는지 적어놨습니다.....

여전히 의역과 오역이 넘치지만 항상 봐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