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을 그리며 휘둘러진 파워소드가 거대한 놉의 목을 잘라내고서야
마샬 노덴스는 겨우 숨을 돌릴 시간을 얻었다.
이미 온 몸은 그린스킨의 피로 샤워한 듯 붉은 빛이었고,
지금까지 베어낸 놈들의 숫자를 제곱한들 전투는 끝나지 않으리라.
‘머릿속에 전투 뿐인 미친놈들 같으니.’
문득 든 생각을 입으로 뱉어내려다,
자신들도 비슷한 처지란 것에 다시 삼켜낸다.
금세 정신을 다잡은 노덴스가 배틀 브라더의 조력을 위해 발을 옮기다가,
문득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채플린이 어느 한 지점을 응시한단걸 눈치챈다.
그의 크루지우스가 멈춰있음에 노덴스는 위어드보이를 경계했다.
불리하지 않은 전투지만 사이킥은 언제나 변수를 만든다.
혹시나 채플린이 그 영향으로 멈춰있다면,
노덴스는 필요시 물리적으로라도 그를 각성시켜야 한다.
달려간 노덴스는 복스채널을 켜 채플린을 불렀지만,
그는 대답없이 손가락으로 응시하던 지점을 가르킨다.
어느새 주변은 전투의 함성이 아닌 기분나쁜 침묵만이 흘렀고
노덴스는 자신이 보는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그 그린스킨은
손에 무기가 될만한 것은 아무것도 들지 않았고
근육질의 육체를 이상하게 흔들어댄다.
마치 원을 그리듯,
전혀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지만 ‘우아하게’.
그것은 발끝으로 깡총거리며 모두에게 외쳤다.
‘모두 내 춤을 BAGHHHHHHHHH!’
‘.....옥좌 맙소사.’
채플린이 탄식하듯 소리를 흘렸다.
주변의 모든 마린들과 그린스킨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그들의 길고도 끝없는 성전 중에
마침내 오크 발레리나가 탄생한 것이다.
노덴스는 침착하게 볼터 피스톨을 들어 격발시킨다.
탕.
곧 들려온 발사음과 터져나가는 그린스킨의 머리.
전장의 발레리나에게 집중되었던 시선이 노덴스에게 옮겨졌다.
노덴스는 할일을 했다는 듯 머리 위로 파워소드를 들며 함성을 질렀고,
모두 그 함성에 동조하듯 전투를 재개했다.
No Dance, Just War.
노덴스는 스머프들과 달리 춤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만다운 결말이군
오늘도 악의 뿌리를 잘라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