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가장자리에 서서, 커맨더는 걸음을 멈추었다. 손에 장착된 퓨전 블래스터들 탓에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갑옷을 벗어야 할 판이었다. 그녀는 블래스터들의 고정을 해제했고, 그것들은 소리없이 풀숲에 떨어졌다. 물가 옆에 무릎을 꿇은 채, 쉐도우선은 장갑 낀 손으로 물을 퍼올려 마른 입술 사이로 들이켰다. 물은 달고 시원했으며, 마치 꿀처럼 그녀의 목을 적셨다. 탐욕스럽게, 그녀는 더 많은 물을 퍼올렸고, 수면은 펴져나가는 물결로 가득찼다. 네 번을 그렇게 들이킨 후에, 그녀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물결 때문에 이마와 뺨이 다르게 보였고 눈은 헤엄치는 것 같았다.
오루'미처럼 보이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고,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아버지, 키류의 막내딸은 아름다웠다. 모두가 그렇게 말했었다. 그녀는 우주의 공허처럼 검은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고,부드럽고 동그란 얼굴은 커다랗고 감정적인, 눈물이 많은 그 붉은 눈들이 돋보이게 했다. 그녀들의 아버지는 자주 셋 중에 오루'미가 그들의 어머니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말하고는 했었다. 타이'레스, 둘째는, 그런 의견에 중립을 지켰고, 아버지의 말에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강철같은 첫째였던 쉐도우선은, 그런 연약한 감상을 비웃었다. 오루'미가 아버지가 제일 아끼는 자식일지는 몰라도, 그녀는 항상 울보였으니까.
사실, 쉐도우선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오루'미는 울고 있었다. 아버지는 며칠 전에 돌아가셨고, 이제 세 사람은 가족의 저택을 정리하며, 키류의 유품들 중 어느 것이 군사 박물관으로 가고 어느 것이 남을지 고르고 있었다. 오루'미는 각각의 유품 하나마다 쉐도우선과 열띤 논쟁을 벌였다. 작은 것일지라도, 그녀는 아버지의 유품들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어했다.
'그냥 없애버릴 수는 없잖아,' 그녀가 투정부렸었다. '그건 아버지의 유산들이란 말이야.'
'아니,' 쉐도우선이 차갑게 대꾸했다. '그냥 사물일 뿐이야. 우리가 아버지의 유산이지. 아버지를 기억하는 데 남겨진 물건 따위는 필요 없어. 언젠가는 너도 알게 될 거야.'
'그치만...그치만...' 오루'미는 말을 더듬었다. 첫째 언니의 변함없는 표정을 보자, 그녀는 도움을 요청했다. '타이'레스!'
타이'레스는 언제나처럼 중립으로 남았다.
'둘이 알아서 해결해!' 그녀가 외쳤다.
일주일 뒤, 집에는 그녀들의 아버지가 살았다는 흔적이 거의 남지 않았다. 세 자매들은 대문 앞에 서서, 각자의 배치지로 떠나기 전에 짤막한 작별을 나누었다. 오루'미의 감정은 격해졌고, 그녀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타이'레스는 오루'미를 안아주었다. 요청하는 눈길로, 그녀는 쉐도우선을 바라보았지만 그들과 합류하는 대신, 냉정함이 그녀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쉐도우선은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
가슴이 또다시 아려왔다. 쉐도우선은 눈을 굳게 감았다. 너가 약해서 여기까지 온 건 아니잖아, 무너지면 안 돼, 그녀는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들은 죽었지만, 넌 아직 살아있어. 이제 임무에 복귀해.
쉐도우선이 왜 겉으로는 냉담하고 호전적인데 속은 내향적인 성격인지 보여주는 장면.
타우 사회에서 특권층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에 전쟁영웅의 딸로 태어난 장녀다보니 유달리 중압감을 심하게 느꼈고, 개인사는 비극에 비극이 겹치다 보니 사람이 저런 식으로 변해버린 것 같다.
나중에 퓨어타이드 밑에서 수련하면서 파사이트도 만나고 좀 나아진 것 같긴 한데 나중에 동면에서 일어나보니 제일 먼저 들었던 게 몇 안 되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사람인 그 파사이트가 반역자 됬다는 소식이었고...
https://www.reddit.com/r/40kLore/comments/8qjyyv/book_excerptthe_last_of_kirus_line_shadowsuns/?utm_source=amp&utm_medium=&utm_content=comments_view_all
전에 보면 카스트별로 배양기서 나온다던데 그렇게 태어나는건 일부인가 걍 가정을 꾸려서도 많이 나오나 - dc App
키류가 전쟁영웅이라 가정을 꾸리는걸 인정받았다는듯 - dc App
쉐선 자매 부고 들은 번역글 보니까 대충 '네 아버지는 영웅이었고, 그 탓에 우리는 그가 가족을 꾸린느 것을 허락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던데
확실히 좀 냉담하긴 했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