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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덜컹덜컹


수많은 그린스킨들이 고함과 함성을 내지르고 하늘을 향해 다카들을 발사하며 협곡을 통과하는 진동은 스페이스마린들과 오그린들이 매복한 작은 동굴을 흔들어놓기 충분했다. 소음에 가까운 악기소리와 불규칙적이고 난폭한 격발음, 비명소리에 가까운 함성소리가 잦아들때까지 타이러스와 형제들은 침착하게 자세를 낮추고 대기했으나 난생 처음느껴보는 대군의 압도적인 아우라에 오그린들은 불안해하며 쇠몽둥이를 꽉지거나 눈을 감고 황제폐하께 도와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장장 1시간동안 이어진 진동이 서서히 잦아들자 오그린들은 안심하는 듯 싶었지만 스페이스마린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오히려 협곡을 더욱 경계하며 언제든지 뛰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쿵....쿵.....쿵.....


그린스킨들의 소음이 거의 다 잦아들었을 때 쯔음 굉장히 묵직하고 투박한 발걸음이 동굴을 울렸다. 타이러스는 다들 근접무기를 집어들라고 지시했고 이미 손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쇠몽둥이를 움켜쥔 오그린들은 더욱 힘을 짜내어 쇠몽둥이를 꼭 쥐고 있었다.


협곡아래로 살짝 고개를 내민 타이러스는 모두 파워클로를 장착한 열댓명의 놉들과 그들의 철저한 호위를 받으며 전진하는 거대한 쇳덩이, 카로그를 보았다. 그 사이에 다른 부족들의 것을 약탈했는지 카로그의 갑옷과 파워클로는 한층 더 두꺼워지고 험악해져있었고 덩치와 무장만 놓고본다면 드레드노트에 견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설령 상대가 타이탄이라도 용맹하게 돌진하여 적을 쓰러트리는 황제의 천사들에게 카로그의 덩치나 놉들의 파워클로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였다.


'비열한 카로그'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게 근접무장에 집착하던 카로그와 그의 놉들은 그 어떤 원거리무기를 착용하지 않았고 오직 커다란 파워클로만으로 무장한 채 걸어오고 있었다.


"모두 좜시 정쥐하롸!! 우리 뽀이들이 승기를 좝으면 구때 돌쥔한돠!" 카로그는 놉들을 멈춰세우며 우렁차게 외쳤다. 역시 비열한 카로그다운 행동이였다. 놉들과 워보스의 긴장이 풀린 바로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타이러스는 공격신호를 보냈고 황제폐하의 전사들은 동굴에서 나와 3m정도 아래에 있는 오크들에게 달려들었다.


한 놉이 바닥에서 점점 커지는 커다란 그림자를 보고 고개를 들었지만 대응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비명소리가 놉의 입술밖으로 터져나오기도 전에 전사의 체인소드는 놉의 얼굴을 갈랐고 그의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뭐...뭐야...! 뽀스!! 습겨헉 커헉!!" 상황을 눈치챈 놉이 애타게 자신의 워보스를 불렀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뇌그누의 육중한 근육질몸이 놉의 머리통을 짓밟았고 곧 놉의 머리는 더러운 소리와 함께 터져나갔다. 다른 놉들과 워보스는 뒤늦게 자신들이 덫에 걸렸다는 것을 파악하고 파워클로를 들며 외쳤다.


"이 뷔열한 눰들이!!! 줜투다!!! 놈둘에 쉼장울 으깨버려라 아그들아!!!!" 놉들과 워보스는 기세등등하게 돌격했고 스페이스마린들과 오그린들도 질세라 돌진했다.


"한놈도 살려두지말라 형제들이여!!! 황제폐하를 위하여!!!!!" 우렁차게 외치며 앞장선 타이러스는 자신의 썬더해머를 강하게 휘둘렀고 타이러스를 향해 파워클로를 휘두르던 한 놉의 팔이 완전히 박살나 내팽겨쳐졌다. 오그린들도 쇠몽둥이를 붕붕 휘두르며 달려나갔고 근력만으로는 스페이스마린을 웃도는 오그린답게 놉들의 머리통을 터뜨리며 돌진하였다. 뇌그누는 이를 악물고 놉 하나에게 돌진하여 그대로 들이박았고 놉은 난생 처음느껴보는 묵직한 타격에 피를 토하며 휘청거렸다.


"이 쫘씩이!!!!" 놉은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파워클로를 뇌그누를 향해 휘두르기 위해 팔을 번쩍 들었다.


"다뤼!!" 뇌그누는 이틀동안 열심히 배운 기술인 하체-쎄게 후리기를 기억하고 자신의 쇠몽둥이를 놉의 무릎관절을 향해 휘둘렀다.


"끄아아아아악!!!! 이런 개가튼 휴미가!!!" 보기좋게 박살난 무릎에 균형을 잃은 놉은 무릎을 감싸며 자빠졌고 뇌그누는 이를 놓치지 않고 놉의 얼굴에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놉의 비명은 그의 두개골이 으깨지면서 끝나버렸고 그것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던 비열한 카로그는 뇌그누에게 달려들었다.


"쿠하하하!!!! 눼놈은 쫌 싸울쥴 아눈 녀석이구놔!!!!" 지면을 울리며 돌진하는 육중한 카로그를 보고 뇌그누는 다시한번 달려들어 무릎관절에 쇠몽둥이를 힘껏 휘둘렀다.


까앙!


그러나 온갖 장갑들로 덕지덕지 감싸인 워보스의 갑옷에 유효타를 주는 것은 무리였다. 오히려 반동으로 뇌그누의 쇠몽둥이는 그의 손을 벗어나 날아가 버렸고 워보스는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뇌그누를 향해 파워클로를 휘둘렀다.


빠-악!


거대한 파워클로의 일격은 불그린의 무장을한 뇌그누를 수미터 너머로 날려버렸고 뇌그누는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굴었다.


"꾸으으으....." 피를 흘리며 간신히 고개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정신을 차린 뇌그누의 눈에 이번엔 파워클로로 그를 관통하기 위해 달려드는 비열한 카로그의 모습이 보였다.


"쪼심해 대빵!!!" 오그린 다부와 타이러스가 뇌그누를 지키기위해 카로그의 한쪽다리에 그대로 돌진했고 예상치못한 충격에 균형을 잃은 카로그는 휘청거리다 곧 육중한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타이러스는 썬더해머를 휘둘러 그의 거대한 한쪽 파워클로를 반파시키는데 성공했다.


"크으윽...이뤈 쪼끄만 것두뤼!!" 카로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킨 뒤 고함을 지르며 다부와 타이러스에게 맹렬히 달려들었다.


그 시각, 커미사르 헌트와 테크마린 카지우스는 가드맨들을 지휘하며 몰려드는 그린스킨을 향해 모든 화력을 퍼붓고 있었다. 보충을 받은 연대였지만 무지막지하게 돌진하는 그린스킨 무리에 비하면 그다지 많은 숫자도 아니였지만 황제폐하에 대한 신념으로 똘똘뭉친 헌트와 수많은 전쟁을 누빈 카지우스는 조금의 공포도 느끼지 않았다.


가드맨들은 비오듯 탄막을 쏟아내었고 박격포와 자주포들도 화염을 뿜어내며 달려드는 적들에게 황제폐하의 이름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 있었다. 볼터건을 난사하며 오크들을 저지하는 테크마린 카지우스는 제발 캡틴 타이러스의 계획이 성공하기를 황제폐하께 간절히 기도하였고 헌트는 그들 모두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그러던 중 카지우스는 뭔가 이상현상을 포착했다. 맨 뒤에서 달려오던 몇몇 그린스킨들이 갑자기 협곡쪽을 되돌아 보더니 협곡쪽으로 돌진하는 것이었다.


"안돼....이런 젠장!" 카지우스는 이 사실을 얼른 캡틴에게 전하기 위해 다급히 복스캐스터를 열었다.


한편 협곡에서는 귀를 울리는 듯한 격발음이 협곡을 가득 메웠다.


격발음의 진원지는 비열한 카로그. 과연 그 명칭답게 카로그는 자신의 파워클로 밑에 커다란 대포를 몰래 달아놨었고 상황이 다급해지자 적들을 향해 격발한것이다.


투둑...툭...투둑....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살점의 주인은 다름아닌 다부였다. 다부는 자신의 복부에 난 커다란 구멍에 손을 올린 뒤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것이 정신을 차린 뇌그누의 눈에 처음 들어온 풍경이였다. 다부.....항상 자신을 도와주고 챙겨준 둘도없는 절친한 친구가.... 자신이 특별임무를 같이 가자고 졸라 데려온 친구가... 자신의 눈앞에서 처참하게 전사한 것이였다. 초점을 잃은 공허한 다부의 눈동자와 비참한 핏자국은 그의 오장육부를 뒤틀리게 했고 뜨거운 쇳덩이를 삼킨것마냥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런 개좌시가아아아아!!!!!!!!!" 뇌그누는 핏방울같은 눈물을 흘리며 맹수처럼 카로그에게 달려들었다.


카로그는 한발을 발사한 후 작동하지 않는 싸구려 대포를 달아준 맥보이를 저주하면서 타이러스와 그의 형제들을 향해 파워클로를 휘두르고 있었다. 스페이스마린들은 카로그의 공격을 능숙하게 피하면서 썬더해머와 체인소드로 그의 파워클로를 베어가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기에 카로그는 자신을 향해 죽일듯이 돌진하는 뇌그누를 눈치채지 못했다.


뇌그누는 곧바로 뛰어올라 이를 악물고 카로그의 몸통에 자신의 육체를 들이박았다. 스페이스마린들의 꾸준한 공세로 균형을 잃어가던 카로그는 뇌그누의 질량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나자빠졌고 뇌그누는 그의 위에 올라타 주먹 쥔 두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그대로 내려찍었다.


니가!!


다부를!!!!


주겨써!!!!!


니가!!!!


다부를!!!


주겨따고!!!


살려내!!!


살려내라고!!!


내!!


친구를!!!


살려내란말이야!!!!


카로그가 지금껏 모아온 갑옷은 친구를 잃은 오그린의 무자비한 타격을 막아내지 못했고 얼굴부터 으깨지던 카로그의 비명소리는 오래되지 않아 완전히 멈춰버렸다. 그러나 뇌그누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피부가 벗겨지고 뼈가 들어날정도로 카로그의 무구를 강타한 덕에 뇌그누의 주먹은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그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가증스러운 개자식의 얼굴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원했고 카로그의 아래턱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때 까지 뇌그누는 주먹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놉들과 워보스를 처리한 황제의 전사들은 영광스러운 승리를 쟁취했음에도 입을 열지않았다. 그들은 동료를 살리기 위해 자신보다 덩치가 몇배나 큰 적에게 용감히 달려든 전사 다부를 애도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ㅣ지직...ㅋ..캡틴!! 제말 들리십니까!! 응답하십시오!!" 적막을 깬 카지우스의 다급한 무전소리가 타이러스의 복스캐스터에서 흘러나왔다.


"여기는 캡틴 타이러스, 무슨일인가"


"몇몇 그린스킨놈들이 협곡쪽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눈치를 챈것같습니다!! 얼른 그자리를 벗어나십시오!!" 카지우스의 다급한 무전소리를 들은 스페이스마린들은 얼른 협곡 위로 피신할 준비를 했다. 달려온 그린스킨들은 자신의 워보스와 놉들의 죽음을 볼것이고 곧 그 소식이 퍼지면서 그린스킨무리가 와해될것이였기에 불필요한 전투를 진행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뇌그누와 다른 오그린들은 달랐다. 그들은 자신의 친구의 시신을 두고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린스킨놈들이 이쪽으로 와준다는게 복수의 기회였다. 뇌그누는 처참하게 일그러진 카로그의 머리를 뽑아내어 한쪽 손에 움켜쥐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쇠몽둥이를 들고 협곡쪽으로 달려갔고 다른 오그린들도 쇠몽둥이를 움켜잡고 뇌그누를 따라 나섰다.


"뇌그누!!! 카루!!!게릭!!!! 이런젠장 당장 돌아와!!!" 갑작스런 오그린들의 돌격에 타이러스는 그들의 뒤에서 돌아올것을 명했지만 오그린들은 듣지 않았다. 아니 듣고싶지도 않았다. 타이러스는 그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스페이스마린이였기에 그들을 두고 떠날수 없었다.


"모두 동굴에서 볼터건을 장비하고 뇌그누를 따라라!!" 타이러스의 명령에 스페이스마린들은 신속하게 동굴에 뛰어들어 숨겨놓은 볼터건들을 장비하였고 그들의 뒤를 따라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빠각!!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린스킨 워보이하나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오그린들은 이에 멈추지 않고 닥치는 대로 그린스킨들을 찢어발기면서 전진했다. 복수심에 뒤덮혀 그린스킨들을 으깨는 그들의 모습은 공포스럽다기보다는 왠지 서글픈 모습들이었다.


"뽀스가 주겄다!!! 뽀스가 놈드래게 주거따!!!!!" 뇌그누의 손에 들린 일그러진 카로그의 머리를 본 워보이들은 헐레벌떡 도망가면서 외쳤다.


그 흉악한 워보스가 죽었다는 소식에 파도처럼 돌진하던 그린스킨의 군세는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와해되었고 그들은 앞쪽의 임페리얼가드들과 뒷쪽의 오그린들과 스페이스마린들을 피해 좌 우로 흩어져 허겁지겁 도망쳤다.


갑작스러운 그린스킨의 퇴각에 카지우스와 커미사르 헌트는 캡틴의 작전이 성공했음을 알고 가드맨들에게 외쳤다.


"놈들의 워보스가 죽었다!! 우리의 승리다!! 제군들이여 저놈들을 한놈도 남김없이 쓰러트려라!!! 황제폐하를 위하여!!" 헌트의 외침과 함께 가드맨들은 확신에 찬 함성을 지르며 방어선을 넘어 돌진하였고 헌트는 승리를 장담하였다. 그러나 왠지 알수없는 울컥한 감정이 그녀의 가슴속에서 울컥울컥 솟아올랐다.


수십시간에 걸친 대대적인 섬멸작전이 끝나고 타이러스와 헌트는 오그린들을 찾아나섰다. 그들은 그린스킨들의 군세로 뒤덮혔던 평원에서 산처럼 쌓인 그린스킨들의 시체위에서 발견되었고 모두 하나같이 핏방울보다 많은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