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프리깃 라크리마에, 명왕성


임페리얼 피스트 함대가 여전히 불타고 있는 명왕성의 궤도로 다시 돌아왔다. 행성의 위성 다섯이 죽은 지점에서 식어가는 잔해들이 퍼져나갔다. 워프에서 크토닉 관문을 통해 물질계로 진입하던 함선들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잔해와 충돌하며 선체가 찢겨나갔다. 그런 함선들의 반응로가 과부하를 일으키며 잠깐 천체가 생겼다. 태양계의 제일 외진 행성과 크토닉 관문을 장악하기 위해 투입된 수천 척 가운데 이제 수백 척 만이 남았고, 불타는 암흑 속에서 안전한 공간을 찾아다녔다.


지기스문트의 함대가 이 잔존 함선 무리를 베고 죽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길쭉한 다이아몬드 대형을 갖추었다. 가장 빠른 함선들이 선두에 섰고, 보다 둔중한 자매함들이 그 뒤를 따랐다. 이런 진형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멸로 이어지기 쉬웠지만, 지금은 와해당하고 부상당한 희생양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악의를 띤 자매함 세 척이 가장 먼저 교전을 시작했다. 이들은 제 1 방어진의 지휘관들을 태웠다. '페르세포네'는 파프니르 란과 그의 돌격부대를 태웠고, '오펠리아'는 수석 템플러이자 지기스문트의 부관 보레아스의 함선이었다. 그리고 '라크리마에'는 지기스문트가 태양계 최외곽 방어를 책임진 이래 계속 그의 군마였다. 함대 전체에서 가장 빠른 이 세 척이 손상당한 순양전함 '파이어 고르곤'을 첫 목표로 삼았다. '오펠리아'와 '페르세포네'의 포화에 쉴드가 깨어지자, 자신을 죽이려는 상대에게 함포를 지향하려 시도했다, 그 때 '라크리마에'가 지근거리에서 어뢰를 발사했다. 순양전함은 깜박인 빛이 되었다. 세 자매는 이미 처단한 잔해 너머의 다음 희생양에 사격하고 있었다.


이들 뒤로 임페리얼 피스트의 나머지 함선들이 뒤따르며 모든 포화를 쉴 새 없이 퍼부었다. 표적은 충분했으며 그들은 전투가 아닌, 추수를 하고 있었다.


'라크리마에'의 함교에서 지기스문트는 함포의 진동과 맥동하는 자신의 심장이 연결되었다고 느꼈다. 그는 감성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그를 공포와 경외로 우러러보는 이들은 많았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그가 열정의 인도를 받는, 대성전에 열정적인 호전적 전사라고 생각했다. 다른 이들의 눈에 비친 지기스문트란 그러한 존재였다, 그러나 자신은 적절한 시간에 필요한 한 기능일 따름이었다. 자신은 때마침 주어진 길을 계속 따라가며 만들어졌다. 부족의 유랑캠프에서 날쌔고 재빨랐으며, 다른 또래들을 때려눕혔지만 결코 그들이 자신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진폐증으로 친부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수년을 더 버텼다. 그리고 다시 창조되어 힘과 목적, 그리고 평생을 따라가야 할 이상을 얻었다. 자신은 칼날로 행성을 조각할 도구이자 무기로 다시 만들어졌다. 이것이 자신의 목적이며, 모든 것이 끝나 칼날이 무뎌지며 팔의 힘이 의지를 따르지 못할때까지 그리 하리라. 그리고 그 목적은 자신이 느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오직 거기에 따라갈 따름이었다. 자신의 세상을 움직이는 요인은 의지였지 불길이 아니었다. 사슬로 매인 차가운 염화였다. 비록 수치를 안았을지라도 자신은 그것을 지켰다. 하지만 힘겨운 방어전과 희생 속에서 기다렸던 지금 이 순간은 영혼 속에서 화음을 이루었다.


반란군의 함선들이 불과 원자로 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지기스문트의 내면이 복수와 정의, 순수함으로 채워졌다. 마치 얼음의 횃불이 타오르는듯 차가운 느낌이었다. 그는 통신 장교를 바라보며 음성 채널을 열었다.


"놈들을 별들 사이에서 태워버려라." 


그리고 함선들의 칼날은 명령을 따랐다. 잔해 사이에서 부유하는 반란군 함선들에게 맹목적일 정도의 어뢰 공격이 퍼부어졌다. 배틀 바지의 격납고 어둠에서 가속한 폭격기들이 찢겨진 금속과 암석의 구름 속에서 선회했다. 함재기들이 호위함들의 잔해 속에서 몸부림치는 우주모함 '시노바브'를 발견했다. 함수가 찢겨나간 채, 엔진을 재가동하려 몸부림치고 있었다. 폭격기들이 접근하며 찢겨나간 상부 구조물의 늑골 사이로 드러난 함선의 중심부에 각자의 무장을 풀어놓았다. 멜타 폭탄이 반응로의 보호장치를 찢어발겼다. 거친 플라즈마 방출이 일어나며 선체 내부가 불타고 파공 밖으로 불의 혀가 숨을 쉬었다.


일부 반란군 함선들은 아직 맞서 싸울 여력이나 재치가 있었다. 흑색과 황색으로 도장된 정예 템플러의 고속 타격함들이 아이언 워리어 프리깃 두 척을 추격하며 케르베로스가 남긴 잔해의 구체 속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대형 순양함 '노스트라모의 미늘'이 매복하고 있었다. 이 함선은 첫 배신 이후 스스로의 전쟁을 치렀으며 승무원과 주인들은 각자의 앙심에만 충실했다.


반응로의 흔적을 위성이 남긴 죽음의 메아리에 숨긴 '노스트라모의 미늘'은 소행성 무리 속에 매복했다. 그리고 임페리얼 피스트의 소함정 5척을 강습정 무리와 함께 마주했다. 짙은 푸른색 갑주의 전사들이 임페리얼 피스트 함선으로 난입했다. 두 척은 탈출했으나 나머지는 이미 쓰러진 자들의 비명으로 가득한 갑판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동력이 끊기며 통로와 격실이 하나씩 암흑에 잠겼다. 남은 임페리얼 피스트들은 비명이 잦아들고, 그들 주변의 어둠이 붉은 렌즈와 조소로 에워싸인 마지막 순간까지 싸웠다.


세터나인 보이드 코호트(토성 출신 우주군 부대) 의 프리깃 24척이 명왕성과 크토닉 관문 사이의 공간으로 깊이 침투했다. 이들가운데 일부는 맹목적으로, 일부는 정확히 목표를 식별하고 어뢰 공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학살 속에서 세 자매는 전투가 벌어지는 우주 공역에서 움직이고 죽이며 다음 희생양을 찾아 흩어졌다. 오래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들의 왕국이고, 이것이 살육의 규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