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이라도 그린스킨들이 증식하여 대규모 전장이 형성됐던 행성,

놈들의 표현으론 WAAAGH!!! 가 일어났던 곳에선 시간이 지난 후

패럴 오크라 표현되는 야만적인 그린스킨의 무리들이 나타난다.

그린스킨 특유의 번식, 아니 증식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포자생장 때문이다.

신체에서 퍼져 나오는 포자들이 자연환경에서 성장하고 다시금 오크가 되는 순환구조.


이는 오르도 제노스 소속 인퀴지터 스칼렛이 가장 주시하는 요소기도 하다. 

제노를 없애는 방법으로 물리적 제거를 선호하는 요원이 있는가 하면,

스칼렛의 경우 연구를 통한 근본적인 해결을 선호한다.

그녀의 목표는 오코노이드 생태계를 조사/연구하여

오코노이드 포자의 확산 자체를 막는 방법을 찾는 것.

자기 파벌 내에서도 꽤나 비주류인 그녀는 

이를 위해 패럴 오크가 목격되는 행성을 찾아

그 곳에서 포자를 체취하고 연구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날은 바람이 불지 않아 포자 체취에 수월했고,

아직 패럴 오크의 세력이 크지 않음을 확인하였기에

스칼렛이 조금은 방심했던 날이다.

그리고 그 방심은 등 뒤로 다가온 목소리로 기습같이 실현됐다.


"닌간, 모하냐."

".......!"


바로 볼터피스톨을 겨누는 스칼렛이었지만,

자신에게 다가온 존재를 제압하기엔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 그린스킨은 2미터 가까이 되는 근육질 몸에 동물 가죽을 대충 걸리고 있었고,

손에는 토착식물의 가지에 광석을 묶은 원시적인 둔기를 들고 있었다.

어째서 센서가 반응하지 않았지?

그녀는 목에 장착한 오코노이드 센서가 작동하지 않음에 혼란스러워 한다.

고장이 났거나, 아니면 눈 앞의 오크가 포자를 뿌리지 않거나.....

전자는 있을법하지만, 후자는 있으면 엄청난 일이다.


'현재 거리에서 오크의 평균 반사신경 반응속도를 고려할때.... 절망적이군.'


그린스킨을 연구하다가 그린스킨의 손에 죽는다라.....

이치에 맞는 죽음이라고 스칼렛이 생각하는 사이,

그 그린스킨이 다시금 입을 연다.


"닌간, 쥬기려는거 아니다. 무러볼거 이따."


조준자세를 풀지 않은 스칼렛은 표정없이 당황하고 있다.

상위개체가 아닌 그린스킨이 전투의지 없이 말을 건다고?

차라리 오크 발레리나가 더 그럴듯 하다.

최소한 발레리나는 몸으로 말하니까.


그래도 이런 특별한 기회를 놓치기엔 스칼렛에게 선택지가 많지 않다.


"닌간들 몸에 번쩍이 해골 많다. 해골 누구꺼냐."

"......이는 제국의 유일한 수호자이신 신-황제폐하의 상징이다."

"신-황제는 강하냐?"

"그 분께선 인류의 주인이자 제국의 변함없는 지도자시다. 그 분의 강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대답을 들은 그린스킨은 장황한 말에 조금 멍청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자기 나름대로 납득하고는 다시 입을 연다.


"황제, 머찌다. 황제 좋다!"

"뭐라고?"

"닌간들 번쩍이 해골 머찌다. 나도 가지고 싶다. 누가 주냐?"


이번엔 스칼렛이 멍청한 표정을 지을 차례다.

조사와 연구를 위한 수많은 행성방문 사이에 지금껏 이런 오크는 없었다.

황제폐하를 좋다고 하는 그린스킨이라니.....


그리고, 스칼렛의 머릿속엔 묘안이 떠오른다.


"닌간, 황제 어딧는지 아냐?"

".......주변에 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날 따라온다면 천천히 알려주지."




그렇게 누구보다 특별한 그린스킨의 모험이 시작되었다......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41924&exception_mode=recommend&s_type=search_all&s_keyword=%EA%BF%88&page=2


이거 보고 생각나서 끄적여 봄

더 쓸 일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