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타는 그 말을 듣고 생각에 잠긴 채 혼잣말을 꺼냈다.
“그러면 일곱 가운데 셋이 죽었군. 그리고 프라이마크께서는 부상당하셨고.”
두 번째 형제가 정정했다.
“프라이마크께서는 죽어가고 계시네.”
“지켜봐야겠지. 어찌 되었건 미래가 암울하군 그래.”
세바타는 자신의 체인글레이브를 탁자에 내던지고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는 무시했다.
“그게 전부가 아니지. 일곱 가운데 그나마 마음에 드는 자네들 셋은 살아남았군.”
세바타에게는 미소를 짓는 특유의 방식이 있었다. 검은 눈이 먼저 번득이고는 입꼬리가 부드럽게 떨리며 끌려 올라간다. 마치 볼에 걸린 갈고리가 당겨지는 시체의 그것과도 같았다. 아니면 자신 주변의 다른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진정으로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의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제한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유머 감각이 있는 척 해야 했다.
세바타는 미소를 지었다.
“용맹하신 형제님들께서 계획을 수립했다고 추측해도 되겠나?”
첫 번째 형제가 답했다.
“계획이 있지. 일단 함대 전력을 재편성한 후, 반격에 나설 것이네. 문제라면 어디서 시행하느냐에 달렸네.”
세바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자네의 계획인가?”
“그렇다네.”
1중대장은 목청을 가다듬었다. 그 순간에는 어느 정도의 세부적 사안이 필요했다.
“자네는 이미 가지 말아야 할 길로 우리를 이끄는군. 우리보다 기동력이 뛰어남을 입증한 적을 상대로 복수의 반격을 주장하고 있구먼.”
다른 이들은 망설였다.
“물론일세. 그 외에 우리가 무얼 해야 하겠나?”
세바타가 답했다.
“그 대신 우리는 확실히 승산이 있는 전투를 벌여야겠지.”
다른 이가 물었다.
“도망치자는 건가? 우리는 1군단을 이곳에 묶어두어야 할 의무가 있네.”
세바타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으나, 투구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군단 전체를 대가로 말인가? 자네는 시작부터 실패한 유혈의 충동을 달래고자 우리 전체의 목숨을 내던지려 드는군. 여기에 고귀함은 없네, 형제들이여. 나는 자네가 우리가 졌다는 사실을 인정치 못해 군단을 무덤으로 데려가게 하진 않을 것이야.”
“프라이마크께서는 우리가 끝까지 싸우기를 원하실 걸세.”
“물론 그러실 수도 있지. 허나 자네가 말했듯, 전하께서는 사경을 헤매고 계시네. 만약 정말로 돌아가신다면, 그 분의 의도는 아무 의미가 없어.”
다른 형제 한 명이 강하게 반발했다.
“다크 엔젤은 우리와 동격이지, 더 뛰어나진 않아. 적절한 반격을 통해 우린 성전에서 이길 수 있어.”
세바타는 여전히 부드럽지만 불쾌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자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말리토,스. 헌데 내게는 자네가 군단의 상처 입은 자존심을 달래고자 우리 모두를 망치려는 소리로 들리는군.”
9중대장 말리토,스의 노기가 헬멧 밖으로 전해졌다.
“커즈 전하께서 돌아가신다면, 지나친 총애 덕분에 가능했던 네놈의 좋은 시절도 오늘 밤이면 끝이다.”
세바타는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주변의 형제들은 목소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를 위협하지는 말게, 9중대장. 자네에게 좋은 결말이 닥치진 못할테니까.”
그들 중 두 번째 형제가 말했다.
“형제들이여, 진정하게. 세바타. 자네의 말이 옳네. 우리는 상처 입은 자존심 때문에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서는 안 되네. 그리고 말리토,스 자네의 말도 옳네. 우리는 의무와 더불어 당한 만큼 돌려주어야겠지. 허나 무모해져선 안 되네. 현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네.”
“자네의 중재에 감사를 표하네, 바르 자한.”
세바타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평소의 날선 예리함은 없었다.
“하지만 라이온의 군세는 단 일격에 우리의 척추를 꺾었지. 전 함대가 흩어졌고, 군단과 더불어 우리를 따르는 필멸자들의 함선 수십 척을 잃었네. 내가 본 마지막 모습은 레기오 울리콘의 기함이 다크 엔젤의 함포에게 키스를 받고는 풍비박산 난 채 공허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이었지. 그 안에 실려 있을 타이탄이 몇 대나 되겠나? 숙련된 승조원들은 몇 만이나 잃었겠나?”
말리토,스가 말했다.
“우린 전력을 재편할 것이네. 그게 우리의 의무지. 전쟁은 자네가 겁쟁이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끝나진 않아.”
세바타가 답했다.
“겁쟁이라…. 느린 함선들이 탈출할 수 있게 끝까지 후위를 맡았던 이를 묘사하기엔 좀 잘못된 단어의 선택 같군.”
27중대장 바르 자한이 말했다.
“하지만 싸우는 게 우리의 의무일세. 정당함에 비하면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네.”
세바타는 그 말에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훌륭한 말이야. 헌데 그 말이 영원히 울릴 이유가 지혜로움으로인지, 어리석음으로 인해서일지 궁금해지는군. 운명이 어떻게 정하건 간에 나는 자네의 옆에 없을 것이네. 나의 부하 캡틴들은 이미 테라로 향하거나 워마스터의 주력군에 합류하자고 의견을 제시했지. 일부는 우리가 다른 곳으로 산개하여 제국의 보급로를 교란하자고 주장했고. 자네들과 함께 죽으러 가라 지시하느니, 차라리 그 의견들을 채택할 걸 그랬군.”
말리토,스가 답했다.
“키로프테라는 다수결로 정할 것이다.”
세바타는 비웃음을 날렸다.
“투표라, 참으로 민주적이시군. 언제부터 우리들이 모든 일에 투표가 필요했나?”
마지막 형제인 43중대장 셀 헤렉이 답했다.
“자네가 막 들어선 순간부터지. 그리고 키로프테라는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었네. 세바타, 우린 뭉쳐야 살아남을 것이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쓰러지겠지.”
“오늘 밤은 참으로 명언들이 넘쳐나네만, 모두들 핵심을 잘못 짚고 있군. 우리 8군단은 강력한 일격을 날릴 준비가 되기까지는 그림자에 숨어 있는데 더 적합하지. 때가 되면 우리는 놈들을 학살하고, 놈들의 피를 맛보겠지만. 다크 엔젤은 우리가 한 곳에 전력을 집결시켜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바보짓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에 대해 아주 따끔한 교훈을 주었지.”
세바타는 기둥에 몸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
“자네들이 이렇게도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니 확실하게 설명해야겠군. 이런 참패를 당한 상황에서 자네들이 이 싸움을 이어가게 하진 않겠네. 그게 전부이지. 아르타멘타와 더불어 나와 함께 하기를 선택한 이들을 데리고 워마스터의 주력군에 합류할 걸세. 이제 여기서 우리가 더 이상 할 일은 없지. 그리고 거의 3년 동안 다크 엔젤의 발목을 붙들어 놓았으면 차고 넘치지 않나? 이제 트라마스 성전에서 더 이상 볼 일이 없네. 내 예하 중대들을 데리고 테라로 가겠네. 최후의 날이 밝기 전에 진짜 전쟁을 보아야겠지. 리젼의 나머지들도 나와 함께 할 걸세. 자네들이 이 무의미한 전쟁을 계속 이어가려 든다면, 흥이 식을지도 모르겠군.”
말리토,스는 불신에 찬 눈으로 형제를 바라보았다.
“세바타,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그런 것 같군. 기분이 멀쩡하네.”
바르 자한이 물었다.
“우리가 계속 싸우겠다면 어찌할 셈인가?”
세바타는 탁자에 놓인 자신의 체인 글레이브를 가리켰다.
“당연히 자네들을 몰살시켜야겠지.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게나. 기분이 아주 좋은데다 내 체인글레이브는 계속 저기에 있지 않나?”
“형제여, 자네가 이런 행동을 그만 두어야 지금 당장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나?”
“자네들 모두가 그러고 있지. 프라이마크께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지껄이는 헛소리들을 듣느니 내가 직접 뵈러 가야겠네.”
세바타는 기둥에서 벗어나 격벽으로 향했다.
“자네 체인 글레이브가 여기 있네.”
“곧 돌아오겠네. 회의들 잘 하시게나, 형제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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