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들은 주인이 되었고, 그자는 실험동물 신세가 되었지."




크라켄 볼터탄의 연속폭발이 허름한 유적을 음산하게 밝혔다.

- 재생을 시도하지 마라.

인신시블 챕터의 캡틴 하인에르달이 단호하게 경고했다.

"좀 봐주게 젊은친구. 행동이 앞서는건 그자가 만든 제품들의
공통된 결함같군. 뭐 내가 분해해본 바로는 결함이 그뿐은 아니었지만."

볼터가 다시 불을 뿜고
남자의 몸에서 육편과 피를 찢어내 주변에 온통 흩뿌렸다.

- 인류의 주인을 모독하지 마라.

"내 재생능력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일세.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 학습해 보도록 노력해보게"

엉망으로 부숴진 뼈가 다시 자라나고
근섬유 조직들이 거미줄처럼 뻗어나와 다시금 엉겨붙는다.

"그런데 인류의 주인이라 했나. 거 참 아이러니하군.
  주인보다는 포로에 어울리는 신세 아니던가?"

다시금 볼터의 연사가 가해졌으나
이번에는 볼터탄들이 남자의 눈앞에서 증발했다.

그리고는 하인에르달 주변의 형제들 눈앞에서 나타나
6명 모두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나한테는 이 정도 잔재주밖에 없지만, 어쩌겠나. 그럼에도 나는
소위 황제라 하는 작자를 도무지 존경할 수가 없어서 말이지."


- 그 요사스러운 혀를 뽑..

"아 인류의 주인을 공경하라 이 말이지? 그에게도 주인이 있었다는걸 알면 놀라 자빠지겠군."


- 이단자놈 감히..

남자가 손가락을 무성의하게 휘두르자
인빈시블 챕터 3중대장의 전술 드레드노트 아머가 통째로 공중에 떠올랐다.

"너희는 그를 헤아릴 수 없는 존재로 여기고 광신하지."

"물론 놈은 내 기준에서도 초월적 존재이긴 하다만.."

남자가 이죽거리는 웃음을 흘렸다.

"한 때 인류는 그보다 위대했다. 특이점을 넘어선 인류는 스스로의 지각의 영역을 넘어섰지. 이해할 수 있겠나? 상상할 수 있겠나?"

"그런 위대함을 보고나면.. 누군가의 재능 정도에 열광하기는 어려워지지."

황제와 남자같은 특이개체들이 인류에 알려졌을 때 인류의 반응은 호기심, 흥미 정도 수준이었다.
한때 인류의 계도자를 자처하던 영속자들의 위상은 그 정도에 불과했다.

당시 기술로 만들어진 초인류들 기준으로도 황제는 아득히 초월적 존재였으나, 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인류가 쥐고 휘두르던 힘과 도구들은 그런 "사소한" 차이는 상관없게 만들 정도였기에.


그리고 모든것을 이룬 인류에게 그 이상가는 흥미거리는 없었다.

"그 자는 그 자와 동등한 수준의 권능을 휘두르는 수없이 많은 동족들의 시선을 끌어버렸지."


남자가 어깨를 으쓱하자 죽어버린 배틀브라더들이 몸을 일으켜
남자 옆에 도열했다. 잔해만 남은 그들의 머리부분은 은회색빛 금속들이 자가증식하여 새로히 재구성되었다.

"뭐 이런 것들이야. 너희들이 보면 이단, 마법이라고 악을 쓸 진짜 과학인거지."


그는 패배했다.

"그렇지 않겠나. 그는 다른이들보다 나았을지 모르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글쎄.  그렇지. 총을 든 운동선수 정도랄까.  그리고 주변엔 같은 총을 든 일반인 수백명이 있었던게지."


가벼운 손가락질로 중대장의 머리를 몸통에서 분리해낸 남자가 말했다.

"그랬던거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