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작가는 파비우스 3부작의 작가인 조쉬 레이널드이며, 소설의 배경은 대성전 초반, 펄그림과 엠퍼러스 칠드런이 호루스와 루나 울프에게 세들어 살고 있었을 시점입니다. 아직도 엠퍼러스 칠드런의 전력은 군단이라고 하기에는 몹시 민망할 정도로 적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이른 독립을 선택한 펄그림의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당연한거면 당연하겠지만 플라비우스 알케넥스(클론 펄그림과 같이 트라진에게 팔린 그놈 맞습니다.)처럼 파비우스 3부작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옵니다.
피와 불
결국 모든 것은 피와 불로서 끝맺어진다. 적어도 그의 형제들은 그리 생각하였다. 그들이 이르길, 순종이란 불로서 제련되고 피로서 식혀지니. 하늘에는 재가 흩날리고 대지는 뼈로 가득매워졌다. 피와 불. 단조롭기 짝이 없는 사상이니, 일말의 아름다움 조차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인류의 대서사시가 그런 믿음 아래에 이끌어진다고 생각하니 그는 몹시도 허탈하였다. 심지어 황제폐하께서도, 비록 다른 이유보다는 단순히 효율의 문제이지만서도 그 관점을 고수하고 계신 것 같았다. 피와 불. 효율과 속도. 대성전의 방향을 말해주는 것들이었다.
'효율이라.' 펄그림이 마치 기도문을 외우듯 말하였다. 불사조는 관측창의 유리 밖을 바라보며, 한가롭게 암흑 속에 반짝이는 별들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고 있었다. 프라이드 오브 더 엠퍼러의 관측 구역은 어둡고, 아무런 장식도 없었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우주의 거대함과, 우주를 채우는 무수한 별들의 웅장함만이 있었다.
엠퍼러스 칠드런의 프라이마크는 간소한 백색과 자색의 로브를 입은채, 황금으로 장식된 깃털 망토를 그의 아름답고 넓은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갑주는 전쟁과 개선식을 위한 것이었다. 이곳에서, 사색의 장소에서는, 펄그림은 적합하다고 생각한 차분한 복장을 입었다. 몸을 기울인 그의 자세에 옷이 펄럭였으며, 그에게 제왕의 풍모를 더해주었다. 그의 복장에 있어서 유일하게 이질적인 것은 허리에 찬 하나의 검이었다. 펄그림의 한 손은 검의 끝머리 위에 올려진채, 검의 자루에 묶인 줄을 손가락으로 더듬고 있었다.
그 검은 선물이었다. 사랑의 증표이자, 존경으로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는 이 검을 다른 무엇보다도 아끼었다. 펄그림 자신의 자부심을 제외하면은. 그 검의 담긴 의미는 그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는 증표였다. 그가 자신의 운명에 등을 돌리지 않고, 받아들였다는 증거였다.
펄그림은 유리에 비친 그의 뒤에 차렷자세를 취하고 있는 자색의 갑주를 입은 군단원들을살펴보았다. 천둥과 태양의 빛으로 주조된, 팔라틴 아퀼라가 눈에 띄게 장식되어있었다. 그들은 신화 속 반신들의 모습을 육체와 세라마이트로 재구성한 것처럼 보였다. 펄그림은 그들 중 가장 큰 자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컸으며, 반신들 사이의 신이었다. 하얀 그의 머리카락은 뱀 모양의 장식으로 묶어놨으며, 새하얀 얼굴 위 완벽 그 자체를 연마한 그의 보라색 눈은 사색에 잠긴채 좁아졌다.
펄그림 뒤에 정렬한 여섯 스페이스 마린은 현존하는 군단원 중 최정예이자 가장 현명한 자들이었다. 여섯 명 중 단 한명만이 기존의 200명의 군단원 - 케모스의 대지 위에서 그를 향해 무릎꿇은 자였다. 일곱번째 스페이스 마린은, 그 또한 200명 중 하나였다, 다른 이들보다 떨어져 뒤에 서서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펄그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처럼,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펄그림은 즐거이 코웃음을 칠려는 것을 참았다.
여섯 명 중 다섯은 열정 가득한 어린 전사들로, 최근에야 전투를 경험하였고, 자기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안달난 상태였다. 나와 똑같군. 그 사실에 마음이 찔린 펄그림은 그 생각을 한편으로 치워두었다. 펄그림은 그들의 초조함이 아닌 다른 것들을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평범한 인간의 눈으로는, 저들은 석상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움직이지도 않고,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펄그림에게 저들의 불안감은 훤히 보였다. 다섯 명의 아스타르테스들은 왜 펄그림 앞으로 불렸는지 알지 못하였고, 그것이 그들을 불안케하였다. 여섯 번째 스페이스 마린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 같았다. 그는 그럼에도 미소를 지었다.
'효율이란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겠느냐, 나르보(Narvo)?' 펄그림이 돌아서지 않은채로, 나르보를 가리킨채 물었다. 약간의 쇼맨십이 나쁠건 없었다.
군단원 나르보 퀸(Narvo Quin)은 긴장하였다. 분명 프라이마크에게 지목되어 놀란 것이었으리라. '최소한의 수고로 승리를 거두는 것이나이다. 주군이시여.' 퀸은 검들 사이의 망치와도 같은 자였다. 천성적인 싸움꾼이었다. 하지만 때때로 보이는 통찰력은 그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군단원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평들이었다. 저들의 잠재력은 분명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전부 그 잠재력에 관련된 일이었다.
펄그림은 별들의 수와 거리에 대한 계산을 멈추고, 결과를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다소 틀에 박힌 대답이나, 수긍할만한 답이구나. ' 퀸이 자세를 바꾸었다. 기운이 충만한 것이 눈에 보였다. '사실은, 효율이란 최소한의 수고가 아닌, 더 많은 수고를 요한다. 그리고 효율적인지 아닌지는 오직 상황에 따라서 판단할 수 있다. 내가 원석 정제기들과 광석 채굴기들 사이에서 깨달은 교훈이란다.'
보지 않고, 펄그림은 손을 뻗어 그의 새하얀 손으로 관측창을 두드렸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펄그림은 별들 사이 끝없는 선을 그렸다. '호루스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바는, 예를 들자면, 다른 이들에게 몹시 야만적이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수 십년간, 펄그림의 몇 안되는 군단은 다른 군단의 그림자 아래에서 싸워왔다. 호루스는 펄그림에게 황제 페하의 아들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에 따르는 모든 의무와 책임감을 보여주었다. 그 나날들을 회상하자, 펄그림은 완벽한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그렇다면, 늑대들의 효율성이란 자기 자신들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지, 우리의 기준으로서 판단되는 것이 아니다.'
뒤에서 정중한 웃음소리가 퍼저나가자 펄그림은 별들로부터 등을 돌렸다. '허나, 우리는 우리의 효율을 정의내리고, 무엇이 비효율적인지 말할 수 있다.' 웃음소리가 멈추었다. 펄그림이 의도한대로였다. 웃어야 할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었다. 그는 맨 손으로 관측창의 유리를 두들겼다. '나의 형제들은 전쟁의 바퀴에 짖밟힌 세상들을 남기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불과 피의 상흔들이, 은하계 전역에 새겨지고 있다. 나는 더 나은 길이 있다고 생각 - 아니,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펄그림의 얼굴에 또 다른 미소가, 그의 칼날만큼이나 빠르고 확실한 미소가 얼굴에 피었다. '이는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함께, 나와 너희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펄그림은 한 점의 빛 주변에 원을 그렸다. '이 행성은 2801 행성이며, 행성의 주민들은 비자스(Byzas)라고 부른다. 수십억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지. 최근 이 행성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고려하면 그리 적은 수는 아니지.' 펄그림은 그의 전사들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비자스를 순종시킬 것이다. 허나 불과 피로서는 아니다. 오직 여섯 명의 칼날들 만이 이 전투에 나와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바로 그 칼날들일지니.'
그들의 얼굴 표정이 감정으로 충만해졌다. 자부심이 아닌, 걱정과 열의와 계산으로 차여졌다. 그들은 어린 전사들이었다. 실전을 경험했으나, 시험받지는 아니하였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시험, 그리고 펄그림의 시험이 되리라. 새로운 전쟁의 방도, 이론과 실행 모두가 완벽한 새로운 방법이리라.
'이 곳이 우리의 새로운 여정의 첫 발자국이자,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오직 우리의 손과 힘만으로 이룩하리라. 이곳이 우리의 서사시의 첫 장이 되리라. 지금까지 모든 것은 그저 서장에 불과하리라.' 펄그림이 작디 작은 비자스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고대 그리스(Augean)의 이오니아 고지대의 방언으로, 아나바시스(Anabasis)라는 말이 있다. 육지에서 대양을 향해 나아가는 군단의 여정을, 새로운 정복을 향한 진군을 뜻하지.' 고대의 왕들이 그의 기사들을 축복하는 것처럼, 펄그림이 팔을 활짝피며 돌아섰다. '이것은, 나의 아들들아, 우리의 아나바시스가 되리라.'
그들은 다 같이, 무릎을 꿇으며, 자신의 파워 아머에 장식된 팔라틴 아퀼라에 주먹을 가져다 대었다.
펄그림은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전 군단을 대표하여, 그대들 여섯을 선정하였다. 그대들은 이번 임무에서 나의 시종무관을 수행할지어다. 그 의미를 숙고하고, 그대들 스스로 준비하라.' 펄그림은 다시 관측창을 향해 몸을 돌렸다.
'가거라. 이제 해산하거라.'
군단원들이 서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떠났다. 그들 중 둘은 다른 이들보다 조용하였고, 한 명은 아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이 모두 사라지자, 펄그림이 입을 열었다. '이제 자유롭게 말해보거라, 아데몬(Abdemon)'
펄그림은 그가 부른 일곱 번째 군단원을 마주보았다. 페르시안 퍼플색으로 도색된 갑주를 입은, 로드 커맨더 아데몬은 군단의 모든 전사들이 선망할 걸어다니는 모범 그 자체였다. 그의 손은 자신에 허리에 달린 장인이 만든 보석으로 장식된 파워 소드의 끝머리에 놓여있었다. 정교한 외양의 그 검(Sabre)은 테라의 이오니아 고원의 장인들의 선물이었다. 비록 펄그림이 직접 두 눈으로 보지는 못하였으나,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아데몬은 상당한 솜씨를 가진 검사였다. 허나 지금은, 펄그림이 필요한 것은 그의 검술이 아닌, 다른 능력이었다.
로드 커맨더는 펄그림의 고위 장교들 중 하나였으며, 존중받는 조언가였다. 아데몬은 존경받는 인물로서 아첨따위는 듣지 않는 인물이었다. 군단이 첫번째 일 만년의 열 명의 지휘관들 중에서, 그는 가장 생각이 깊은 자일 것이다. 펄그림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그의 심사숙고하는 성향이었다.
'어떤 생각이 드느냐?' 펄그림이 물었다.
'몹시 감동적이군요. 주군이시여.' 아데몬이 말하였다. 그의 목소리는 거친 듯 부드러워, 마치 쇠가 비단 위를 흐르는 듯 하였다. '들으면서 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습니다.'
펄그림이 눈썹을 찡그렸다. '오? 내가 너무 과해서 불편하지는 않았느냐?
'아닙니다, 주군이시여. 적당히 과해서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데몬은 테라 출신이었다. 그는 황제폐하와 함께 케모스를 향한 그 첫 운명적인 여정을 함께한 일원들 중 하나였으며, 펄그림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이였다. 프록시마의 전투를 포함하여, 그는 3군단이 참전한 모든 전투에서 최전선에서 싸워왔다. 동시에 그는 지금의 직위와 존경을 얻었으며, 펄그림은 그를 장악해야만 군단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빠르게 알아챘다.
펄그림은 그들의 확고한 충성심을, 사랑을 받지 못하는 유전적 아버지였다. 그의 아들들은 매일, 수천 세계에서 아버지의 뜻을 거슬렀다. 군단의 분열은 지휘 체계를 상당히 약화시켰다. 그들은 하나의 군단으로서보다는 소규모 부대 또는 개개인으로서 싸우는대 익숙하였다. 펄그림과 그가 신뢰하는 로드 커맨더들이 3군단의 원래 목적과 규율을 바로 세우는 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펄그림은 아데몬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내가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거다. 아데몬. 그렇지 않았더라면 내 너의 불충을 처벌했을 태니.'
아데몬이 머리를 숙였다. 그의 어두운 얼굴을 가린 짧고 두텁게 땋은 하얀 머리카락이 머리 뒤로 넘어가자, 매처럼 생긴 얼굴이 잘 보였다. 펄그림은 아데몬의 모습에 비록 결코 잘 생겼다고 말할 수 없는 외모였지만, 자신과 닮은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하였다. 아데몬이 외모에 신경이라도 쓸까 의심스러웠다.
'사죄드리나이다, 주군이시여. 앞으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겠나이다.' 비록 아데몬의 얼굴은 흑요석을 그대로 깎은 것 처럼 돌과 같았으나, 그의 말에 비웃음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제는 노골적인 거짓말에 오만함까지 보이는구나.' 펄그림이 말하였다. 펄그림은 아데몬의 목 옆에 자신의 손 끝을 가져다내었다.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허나 그 행동에는 오직 경고만이 담겨있었다.
펄그림은 갑작스러운 불안감에 아데몬의 맥박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허나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기에, 펄그림은 기뻐하였다. 그의 아들들은 - 진정한 황제폐하의 아이들은 - 두려움을 초월한 존재였다.
펄그림은 그를 향해 몸을 숙여, 아데몬이 자신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로드 커맨더의 맥박이 빨라졌다. 스페이스 마린이 그의 프라이마크에게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은 상당한 동요를 일으키는 일이었다. 아데몬은 잘 견디고 있었으나, 그도 펄그림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조심하거라, 오직 사석에서만 그렇게 행동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내 너를 본보기로 보이는 수 밖에 없다. 지휘 체계는 반드시 지켜져야만 한다, 아데몬.'
아데몬은 그의 시선을 마주보지 않았다. '당신이 뜻하시는 대로.' 스페이스 마린은 그들의 프라이마크에게 농일지라도 불충을 보여서는 아니되었다. 특히나 숫자가 아직도 적고, 수렁에 곤두박질 친 사기를 펄그림이 다시 끌어올린지 얼마되지도 않은 3군단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하였다.
황제폐하가 케모스에 강림하셨을 적에, 3군단은 200명도 안되는 전사만이 남았었다. 군단은 이름 뿐이었다. 너무 막 사용되어진, 고장나 수리가 필요한 도구나 다름없었다. 펄그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했다. 그는 고대 유로파의 귀족가문들을 만나, 혈육-십일조(Blood-tithes)을 새롭게 하였으며, 일천세계의 장남들을 자신의 권리로 요구하였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군단은 다시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의 형제들 눈에는 군단은 약하였다. 호루스는 펄그림이 남의 도움없이 혼자 비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였다. 허나 그 호루스조차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리라.
펄그림은 그 생각을 미루고는 뒤로 물러나 아데몬이 자유롭게 숨쉴 수 있도록 하였다. 펄그림의 보랏빛 눈이 그의 부하를 바라보았다. '너의 가장 진솔한 의견을 들려다오, 아데몬. 내 선택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느냐?'
아데몬은 망설였다. 펄그림은 참을성있게 기다리며, 그가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아데몬이 목청을 다듬었다. '퀸을 고르신 것은 성급한 결정이었나이다. 그는 거칠고, 야만적인 칼날입니다. 플라비우스 알케넥스, 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전선의 군인이지, 외교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 그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말하자면 몽둥이지.(They're the stick, so to speak.)' 펄그림은 아데몬 뒤에서 손뼉을 치고는 관측창을 돌아보았다. '상황이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무슨 수단이 있는지를 조용히 말해줄 것이다.' 그가 웃었다. '그들이 충격적으로 공포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나도 인정하지. 허나 저들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일 것이다. 다른 이들은 어떠한가?'
'텔마르(Telmar)와 숀(Thorn)은 열성적이고 야심만만한 이들입니다. 그들은 잘 해낼겁니다. 시리우스(Cyrius)와 함께라면.'
펄그림이 끄덕였다. 그는 시리우스에게 기대가 컸다. 시리우스는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진 뛰어난 재능의 검사였다. 그가 고른 이들 중에서, 시리우스가 가장 잠재력이 클 것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는 더 높은 경지에 이르를 것이다. 펄그림은 자신이 고른 여섯 번째 인물을 떠오르며, 고민하였다. '그렇다면 아포세카리 파비우스는 어떠한가?'
아데몬이 잠시 머뭇거렸다. '또 다른 걱정거리입니다. 재능있으나, 자신이 지휘 체계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를 통제해야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러도록 하지.' 펄그림이 말하였다. 아데몬이 안심하는 모습이 웃길 지경이었다. 파비우스는 또 다른 테라 출신 군단원이었다. 그는 북부 유로파 산맥 지방 낮은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 아데몬처럼, 그는 200명 중 한 명이었으며, 군단 아포세카리 중 유일하게 홀로 살아남은 이였다. 지금은 다른 아포세카리도 존재하나, 한때는 파비우스 혼자서 펄그림의 유전 아들들에게 덮친 역병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파비우스의 눈에는 펄그림이 좋아하지 않는 -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이 담겨있었다. 펄그림은 파비우스가 이를 빠르게 고치기를 바랬다.
비자스는 군단에 새로운 피를 수혈할 것임이 분명했다. 새로운 후보생들, 새로운 십일조들. 어쩌면 파비우스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프라이마크는 관측창을 바라보며 만데빌 지점 계산을 다시 시작하였다. 아데몬이 목청을 다듬었다. 펄그림이 한숨을 쉬었다. '질문이 있느냐?'
'설명을 듣고싶을 뿐입니다. 주군.'
펄그림이 느릿하게 손짓했다. '말해보거라, 그리고 깨달으거라, 나의 아들아.'
'어찌하여 우리가 행해야 합니까?'
'이 세계를 순종시키기 위해서다.'
'허나 왜 이런 방식입니까? 이득에 비해 위험이 너무나 높습니다.'
펄그림은 잠시 오랫동안 침묵했다. 그리고 한숨을 쉬고 말하였다. '나의 형제들이 나에게 도전하였다. 그리고 도전을 받은 자로서, 전장과 무기를 고를 권리는 나에게 있지.' 그가 미소지었다. '러스는 내가 지휘할 함대로 28번 원정대를 추천하고는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더군. 28은 자신의 약수들의 합과 똑같은 정수니깐. 수학적으로 완벽한지.(역주:1+2+4+7+14=28)' 펄그림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런 말은 페러스나, 혹은 호루스에게서나 들을 거라고 생각했는대, 러스가 결코 그렇게 말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대. 녀석에게는 정말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숨겨진 지성이 있단 말이지.'
'너무 잘 숨겨놓아서 문제이지요.'
펄그림이 다시 웃었다. '이런, 이런, 지금 너는 황제페하의 아들들 중 하나를 모욕하고 있는 거란다, 아데몬. 그리고 그는 나의 형제지.' 그가 잠시 말을 끊었다. '지저분하고, 벼룩 투성이의, 나의 야만인 형제.' 펄그림은 자신의 수하를 바라보았다. '물론, 나는 도전을 받아들였다. 우리의 진정한 능력을 알리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펄그림이 얼굴을 찡그렸다. '이미, 나보다 먼저 발견된 형제들은 나보다 한참 앞서가 수많은 업적을 이룩해놨다. 우리의 군단은 병상에서 너무 오랫동안 누워있었다. 아데몬. 군단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으나, 느리다. 그리고 우리를 보호하려는 자들이 현명하지 못하게 우리의 자원을 다른 곳으로 배속하고 있지.'
아데몬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세 개의 군단의 자손들과 함께 싸워왔으며, 그들이 비록 의도치는 않았을지라도 지금의 3 군단의 비참한 상황에 일조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생각하기도 괴로웠다. 펄그림은 계속해서 말하였다. '그들이 나를 동정한다는 사실을 아느냐. 그들은 나를 동정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동정은 필요없다. 우리는 동정따위가 아닌, 존중받기 위해 있다.' 펄그림은 자신을 비춘 창으로 부터 등을 돌렸다. '나한태 왜 우리가 해야하느냐를 물었느냐? 이것이 내 대답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가치는 의문의 여지가 없음을, 완벽하게 행함으로서 보여주어야만 하기 떄문이다. 우리가 지금 스스로 자립하지 않으면, 우리는 가질 수 있었던 군단의 미래의 그림자에 영원히 가려질것이다.'
아데몬이 경례하였다. '당신이 명하신대로, 나의 주군이시여.'
펄그림이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제 떠나거라. 해야할 계산이 있다.'
아데몬이 제자리에서 뒤돌아서 밖으로 나갔다. 펄그림은 창에 비친 그의 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 잠깐 스스로 의문을 가지었다. 이것이 정녕 올바른 길인것인가?
펄그림의 의문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을 괴롭혔다. 울트라마를 발견하고 길리먼이 그곳에서 이룩한 업적을 알게된 이후, 스스로 독립하고 싶은 욕망은 점차 커져만 갔다. 그의 형제의 성공이 펄그림을 괴롭혔다.
펄그림은 겨우 단 하나의 세게를 구하기 위해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는 동안, 길리먼과 돈은 여러 성계들 전체를 다스렸다. 그들을 맞이한 군단은 수십만의 수를 자랑했으며, 지금은 그때보다도 더 성장하였다. 펄그림의 군단은 고작 200명 뿐이었고, 비록 누구보다 영예로운 업적을 가졌으나, 그것만으로는 위로가 되지 않았다.
모든 형제들 중에서, 펄그림은 러스는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펜리스는 케모스처럼 그저 하나의 세계일 뿐이었다. 하지만 러스는 오만하였다. 러스에게 있어서, 펜리스만이 오직 세계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곳이었으며, 은하계는 펜리스의 위대함을 담기에는 너무나도 좁은 곳이었다. 러스는 자신에게 펼쳐진 큰 그림을 보지 못하였다. 아니, 볼려하지 않았다.
오직 호루스만이 펄그림을 이해하였다. 오직 호루스만이 은하계의 옛 완벽한 모습을, 그리고 대성전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였다. 완벽함을 향한 노력만이 진정으로 가치있는 일이었다. 완벽이란 어떠한 형상을 취해야 하는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지라도, 허나 반드시 완벽이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였다. 은하계는 펄그림이 어렸을 적 고쳤던 거대한 기계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잘못사용되어 고장났으나, 이제는 과거의 정밀함을 되찾게해줄 손길이 필요하였다.
허나 은하계를 고칠 손길이 진정 펄그림의 손일까? 늑대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도 러스와 같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만 같았다. 펄그림이 갑자기 동요하기 시작하며 머리를 숙였다. 의심에 가득 찬 일곱 목소리들. 여덟번째 형제를 둘러싼 일곱 형제들. 심지어 생각이 깊은 2 군단의 주인조차도 침묵을 깨고 펄그림이 자만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펄그림은 코웃음을 쳤다. 옛 테라에 솥과 주전자에 관한 격언이 었었다.(역주: The pot calling the kettle black 대략 지도 똑같은대 남을 나무란다는 뜻.) 펄그림도 한 때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말하는 것을 꺼려했다. 펄그림의 조용한 형제는 스스로도 알고 있겠지만 유머 감각이 전혀 없었다. 어쩌면 그래서 그가 그렇게 말수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허나 펄그림은 독립하겠다는 주장을 밀어붙였고, 러스는 그에게 도전을 하였다. 그리하여 좋든 싫든, 여기까지 왔다. 호루스는 해어지기전 펄그림을 말리려하였다. 형제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그렇지만 호루스 조차도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루나 울프는 모든 군단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다. 그들의 숫자는 동시에 여러 군사 작전을 펼칠 수 있을 정도였다. 반면, 엠퍼러스 칠드런은 이 함선 하나도 채우기에 부족하였다. 훈련 케이지는 텅 비어있고, 식당에는 오직 필멸자 승무원만이 있었다. 지금, 부활의 마지막 단계에서조차도 엠퍼러스 칠드런은 불안정하였다. 단 하나의 잘못된 걸음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방금에야 벗어났던 망각 속으로 떨어지게 할 수도 있었다.
펄그림은 자신의 유전-아들들의 목숨과 유산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었다. 오직 주사위가 던져저야만 그의 결정이 옳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리라.
'곧 알게되겠지.' 펄그림이 중얼거렸다.
아직 펄그림이 정상인 시절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부정적인 면모가 바로 보입니다.
바로 모두가 뜯어말리는대도 자존심과 질투, 완벽의 추구 때문에 러스의 도발을 받아들인 것.
아직도 함선 하나도 제대로 못채우는 군단을 데리고 단독 작전이라니, 실패해서 병력을 와장창 잃으면 그때는 정말 답도 없는 상황이거늘
파비우스가 개인 소설에서 말한 "자신의 뒤틀린 완벽함을 위해 자신의 아들들을 죽게하는 작자." 라는 평이 딱 들어맞습니다.
그나저나 비트레이어 번역하겠다는 약속을 런하고도 추하게 펄그림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읽는 분들이 있는한 계속해서 번역하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나저나 역시 나는 코른보다는 슬라네쉬 계열이 더 좋나봐.
2군단이 아직 살아있는 시절이라니
2군단에 대해 간접적이나마 언급이 나왔네
2군단의 프라이마크가 유머감각 없고 말이 없는 자였다는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
음....의외네. 펄그림이 길리먼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을줄은. 그 잘난 마그누스조차 길리먼에게 더는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거라고 하는거보면 길리먼 500세계나 영지를 질투하는 놈들 엄청 많았나보다.
질투도 질툰데 길리먼 새끼도 괜히 기분나쁜 말 섞어서 농담이랍시고 던지는 게 있어서 애들이 그리 맘에 안 들어하긴 했음. 그나마 재밌으면 모르겠는데 돈보다도 노잼이라고 러스가 깠었음 ㅋㅋ
그런 일화도 있음 코락스가 애들 유전병 때문에 속상해 하니까 위로하면서 우리 애들은 유전병 없다고 하니까 코락스 빡친 거. 약간 눈치없는 모범생 같은 느낌이었을걸
황제가 발견하기 전부터 자기 힘으로 그 어떤 프라이마크보다(로갈 돈이 지배하던 인위트 성계보다 더 큰) 거대한 성간제국을 건설해놓고 그 영지를 바탕으로 은하계 전역에서 다른 군단들보다 더 많은 행성들을 점령해나가는 초거대군단의 주인인데 질투 안날 수가 없겠지
딱히 이상한거는 아님. 굳이 펄그림이 아니더라도 처음부터 수십만 군단원과 여러 성계를 가지고 시작한 최고 금수저를 200명 군단원에 깡촌 시골 행성으로 시작한 흙수저가 부러워하고 질투한다고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듯이. 명색이 같은 형제 프라이마크인대 수준차이 무엇...
처음에는 울마 규모가 다른 군단과 비교해서 그렇게 큰건 아니였음. 수만 명 규모로 대부분의 군단이랑 비슷한 규모였지. 길리먼은 마크라지에서부터 시작해서 군단 도움 없이 평범한 인간들 대려다가 다른 프라이마크랑 비교해도 제일 거대하고 부유한 성간제국을 세워놨고 13군단의 지휘권을 인수한 직후 그냥저냥한 규모였던 군단을 수십년만에 독보적인 수준으로 올려놨음.
원래 13군단이 길리먼 만나기 전부터 효율적으로 싸우고 이거저거 배울 거 다 배웠는데 길리먼이 그걸 극대화해버림.
어쨌든 성과를 보이긴 해야하는데 개쩌는 환경에서 자란 애들한테 자격지심이 넘 심한듯
버녁추
저 비자스 행성이 복제 펄그림이 언급했던 그곳이구만 - dc App
울트라마린은 대성전 초창기부터 수십만 명 규모였냐
길리먼 발견 당시에는 수만명 규모였지만 울트라마와 길리먼이라는 떡상코인을 주운 직후 급속히 성장. 얼마 안 있어 그 어느 군단보다 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게 됨
그래도 애들 많이 아끼는데, 본질적으로는 자기 자존심 때문에 200명 애들 목숨 가지고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려고 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숨어 있네. 저 본질이 결국엔 타락을 일으킨다는 게 참...
그래도 앙커모페보단 훨씬 낫다. 기본적으로는 자기 애들 격려도 많이 해주고 따끔하게 혼도 내고 많이 아끼네. 본질이 숨어 있어서 그렇지
개추
길리먼과 울트라마를 봤으면 뭐 확실히 좀 쫄려도....
프마가 다 자존심 세니까 저건 좀 이해할법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