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퀴지터, 그렇기 불리우는 여자는 칼을 들었다. 그녀는 총으로 무장했고, 화약 냄새와 플라즈마 카트리지 특유의 화학적 톡 쏘는 냄새를 풍겼다. 검은 가죽으로 연마한 외투는 그슬린 흔적과 이곳저곳을 깔끔하게 박음질한 모습이었으며, 그녀의 뒤통수에 달린 소켓은 전쟁을 위한 보조 수단이었다. 두 명의 중무장한 헌병같은 병사들이 그녀의 좌우를 지켰다. 그들은 핫샷 라스건으로 무장했으며, 카라페이스 아머와 고도로 혼합된 전투 자극제를 주입한 상태였다.
훌륭하고, 뛰어난 군인들. 그러나 그들은 군인도 전사도 아니라 어둠과 그림자 사이에서 암약하는 암살자, 처형자, 한 세대의 종말을 고할 이단 심문관들이었다. 그녀가 문 앞에 멈춰서자 군인 중 한 명이 손을 뻗어 그것을 열었다. 그 문 너머 어둠 안쪽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핫샷 라스건에 매달린 전등을 키자 그 앞이 하얀 불빛으로 밝아지며 모습을 드러냈다.
왕, 추기경, 귀족, 심지어 테크-프리스트까지. 이 행성의 위대한 지도자들이었던 존재들은 추악한 타락과 이단과 반역으로 얼룩진 현장에서 그들끼리 속삭이고 있었다. 그들 중 하나는 무엇인가? 인퀴지터는 암약하는 악마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30명의 어린 아이의 피를 제물로 삼아 잉태된 악마였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제물들의 심장을 집어 삼키며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단이다!"
그녀가 호령하자 핫샷 라스건을 든 처형인들은 단숨에 조준을 끝마치고 방아쇠를 당겼다. 첫 발에 왕관으로 가려진 왕의 머리가 불타 사라졌다. 두 번째 사격에 추기경의 팔이 떨어져 나가 그의 오른쪽 가슴팍 부분까지 타들어가게 만들었으며, 테크-프리스트는 플라즈마 건을 겨누었으나 인퀴지터가 당긴 볼터탄에 명중하여 그대로 폭발을 일으켰다. 귀족과 악마가 나가떨어지고 그곳에는 끔찍한 타락의 향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유다! 통제하라!"
엄격한 훈련과 교육을 통해 숙달된 사이커가 제 머리와 어깨에 달린 사이킥 보조 장치를 이용해 퍼져나가는 광기를 막고자 시도했다. 푸른색으로 번쩍이는 사이킥이 벼락처럼 울려퍼지며 검은 안개를 막아세웠다. 악마는 죽지 않았다! 인퀴지터는 본능적으로 깨닫고 제 총을 악마가 쓰러진 곳으로 겨누었다. 그녀가 들고있던 칼에서 역장이 감돌기 시작하며 지직 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모습을 드러내라! 악마야! 너의 추악한 본성을 드러내라!"
볼터탄과 핫샷 라스건의 빛줄기가 어둠을 꿰뚫었다. 수십발이 쏘아지고 악마의 괴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사이커는 고통스러워 했으나 견뎌내었고, 인퀴지터의 충직한 군인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어둠을 상대할 때 결코 겁 먹어선 안됄지니. 인퀴지터가 앞으로 달려들자 그녀의 몸에 사이킥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검은 안개는 그녀에게 접근하지 못했으며 뒤이어 따라 돌진한 군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악마는 꿈틀거리며, 끝없이 비명을 질렀고 거대한 촉수와 집게발과 사악한 혓바닥을 놀리는 것 같았다. 마치 과잉되어 부풀어 오른 발효된 반죽과도 같았다. 인퀴지터는 제게 휘둘러진 촉수를 베어내고 볼터 피스톨로 악마의 머리를 쏘았다. 폭발, 뒤이어 군인들은 햣샷 라스건을 쏘았으나 계속 부풀어 재생하는 악마는 오히려 분노와 증오를 품기 시작했다.
악마의 손은 촉수로 이루어진 채찍이었다. 그것이 그대로 휘둘러지자 방 안에 있던 기둥들이 부딫치며 산산조각났다. 그러나 인퀴지터는 강화된 신체의 능력과 파워아머의 도움으로 피했으며 군인들은 거리를 벌려 악마의 공격을 틀어막고자 시도했다. 악마의 집게발과 역장 두른 검이 맞부딫치며 거센 소리를 내었다. 그것은 강철과 강철이 맞부딫치는 거친 금속 소리라, 결코 집게발이 유기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들지 않게끔 만들었다.
인퀴지터는 볼터 피스톨로 악마의 하복부를 사격해 자세를 무너뜨리곤 집게발과 맞닿은 칼을 빼냈다. 그러나 악마는 햣샷 라스건의 사격을 견뎌내고 그대로 발로 인퀴지터를 걷어찼다. 악마의 육체는 곳곳이 구멍이 뚫리고 그슬려 있었음에도 조금의 연약함도 엿 보이지 않았다.
쿵! 소리와 함께 무너진 인퀴지터는 고통과 충격에 비명을 토했다. 아직 악마는 강성했고, 그것은 결코 포기를 몰랐다.
"수류탄 투척!"
군인들은 그들의 주군을 구하기 위해 플렉 수류탄을 까던졌다. 파편으로 상해를 입히는 폭탄은 악마의 발치를 굴렀고 하나는 악마가 휘두른 채찍에 맞아 저 편으로 날아갔으나 하나는 그대로 기폭할 수 있었다. 쾅 소리와 함께 악마는 비틀거리며 온몸이 찢어진 충격을 그대로 받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악마는 워프 세계의 존재답게 가해지는 모든 물리적인 공격에도 형상을 유지하며 꿈틀거릴 뿐이었다.
뒤늦게 인퀴지터는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유다라 이름 불린 사이커는 검은 안개를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그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었다. 인퀴지터는 머리에 부착된 기계가 전투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며 세차게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투 자극제의 자극을 받은 신경 반응으로 싸우던 군인들의 한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승부를 보아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마땅한 대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었다.
인퀴지터는 흔들리는 시야를 다 잡아 그대로 악마에게 달려갔다. 악마는 군인 하나를 채찍으로 휘둘러 그대로 얼굴과 가슴팍을 찢어버렸으나, 고통을 이겨낸 군인은 악마의 채찍을 붙잡았다. 뒤이어 동료마저 달려들어 두 군인이 악마의 채찍을 붙잡고 늘어지자 채찍을 회수하지 못한 악마는 균형을 잃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인퀴지터의 일격을 보지 못한 대가를 치루어야 했다.
칼이 그대로 악마의 복부를 갈라, 가로로 올라가며 가슴팍을 잘라냈다. 그대로 악마 내부의 내장들이 쏟아져 내리며 악마는 제 피로 바닥을 적셔야 했다. 인퀴지터는 그대로 칼을 내리쳐 채찍 달린 악마의 팔을 잘라냈으며, 허벅지를 뼈채로 썰어 악마를 외발로 만들었다. 악마가 넘어지자 그것은 간교한 언어로 인퀴지터를 타락시키려 했으나, 볼터 피스톨의 방아쇠가 더 빨랐다.
악마의 머리가 터지자 그대로 악마는 형체를 잃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누구도 죽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 부상을 입은 군인 역시 전투 자극제의 후유증과 부상으로 숨을 거칠게 헐떡거렸으나, 무장한 카라페이스 아머는 제 값을 톡톡히 치루어냈다. 인퀴지터는 쓰러진 군인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찬사받아 마땅한 업적을 세웠고, 오늘 이 전투는 기념하기 마땅한 일이었다. 사이커는 코피를 흘렸으나 멀쩡하게 두 다리로 서 있을 수 있었다.
그는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다면서 제 동료를 부축하는데 협조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이단과 악마가 승리하지 못했다.
로드 오브 체인지님 이년 웃는데요?
냅 둬라 좀 있으면 깰건데 뭐 어때.
가드맨 한 둘은 죽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멀쩡하게 끝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