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그를 사로잡았다.
터미누스 에스트의 복도를 거닐자, 바르바루스의 악취가 한때 그의 폐를 벌주었던 것처럼 그의 영혼 속에 그 때와 같은 잔혹한 순환이 모타리온에게 닥쳤다. 그리고 그는 끝없는 절망의 낭떠러지에 몰려, 끝 없는 황무지를 뒤로 하며 가까스로 매달려 있었다.
이제 그는 끝도 없이 추락할 것이다.
그의 형제였던 칼라스 타이폰-
아냐, 제대로 불러줘야지.
타이퍼스.
–한 때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이었던 전사는 영원히 바뀌었다. 아니면 제 1 중대장에 대한 모든 거짓이 벗겨져 진정한 그가 드러났다고 하는 것이 더 진실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옛 동지는 워프와의 융합을 통해 죽지 않는 괴물, 타이퍼스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운명지어진 존재였다.
그 존재의 말을 더 이상 견뎌낼 수가 없었고, 모타리온은 아직도 단편적인 부서진 이성의 조각들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달아났다. 그의 참담한 현실은 피할 수 없었다. 그가 자각하고 있건 자각하지 못했건, 모타리온은 아들들을 이 곳으로 데려와 평생 동안 그에게 구애해왔던 끔찍한 힘에 노출시킨 책임이 있었다.
라이프 이터가 되어버린 이그나티우스 그룰고르처럼, 칼라스 타이폰은 이제 영원한 불멸의 타이퍼스, 파괴자 역병의 숙주가 된 것이다. 붕괴의 질병과 새로운 생명이 꽃피는 장소에서 어둠의 주술에 의해 바뀌어버린 그는 이제 죽음 이상의, 파괴될 수 없는 불멸의 구현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는 그 지위를 얻기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을 팔아넘겼는가.
그리고 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었다. 모타리온은 이 지옥도에서 자신의 군단이 어떤 존재들로 변화해가고 있는지 바라보았다. 그가 본 모든 데스 가드들은 똑같은 혐오스러운 변화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들의 몸은 돌연변이와 전염병의 축제였다. 살와 뼈가 썩어들어가고, 금속이 부식되고, 무너져가는 세라마이트와 육체를 구분할 수 없게 되면서, 종기와 고름의 강물은 육체를 분해하고 바꾸었다. 비대해진 얼굴에는 곤충화된 눈이 달려있었고, 손가락과 팔에서는 기생 생물의 싹을 틔웠으며, 그 모든 변화는 악취나는 전염성 가스 속에서 일어났다.
그의 부하들 중 일부는 그들의 변화 때문에 충격받고 혼란스러운 듯 누워있었고, 잠깐이나마 자신의 몸뚱이의 변화와 싸웠다. 다른 자들은 변화의 고통에 미쳐 이성이 조각나고 소실되었었다. 그들 중에서도 최악의 부류는 마치 타이퍼스처럼 편안해 보이는 얼굴을 한 자들이 이 순간이 지나가기를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이 비현실적인 영역에 있었을까? 며칠인가? 몇 주인가? 몇 달인가? 몇 년인가? 워프 안의 시간의 흐름은 그에 대한 다른 모든 법칙들과 마찬가지로 불규칙했다. 만약 그들이 자유로워진다면, 그들은 어디로 빠져나올까? 그들은 언제로 돌아갈 수 있을까? 데스 가드는 먼 과거의 잃어버린 시대에 현실로 되돌아오거나, 수천 년 후의 미래로 빠져나가거나, 겨우 심장 박동만큼의 시간만 지났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프라이마크도 그의 아들들과 같은 길을 가고 있었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면역에 대항하며 너무나 예리하게 침투하는 균들을 느끼며 그의 혈액 속에서 격렬한 갈등을 느꼈다. 그의 몸이 요새였다면, 비길 데 없는 힘의 적들에게 포위된 셈이었다. 그가 허락만 한다면 독은 순식간에 그를 압도할 것이고, 그 선택에는 유혹적인 허무감이 있었다. 모타리온은 선택만 하면 될 것이고, 그 선은 쉽게 넘을 것이다.
그는 돌아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직 한 가지 선택만이 남았다. 그는 절망을 받아들이거나 계속해서 싸울 수 있다....뭐라고?
나약함과 고통의 영원. 타이퍼스의 말이 그를 짓눌렀다. 그는 끝 없는 전투만을 볼 수 있었다. 승자가 아닌 패자만이 있는 전쟁.
'나는 내 아들들을 실망시켰다.'
그는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그 생각에 입을 열었고, 사신의 말은 함선 속에서 다시 그를 향해 메아리쳤다.
모타리온은 본능에 이끌려 겨우 그린하트가 정박해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한때 전쟁을 준비했던 그의 기함은 이제 늪지대에서 발견된 난파선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은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부패로 얼룩져 있었다.
광란의 광채가 그에게 손짓했다. 그는 저 밖에 그의 고통의 근원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 밖에는 그의 군단을 타락시키는 군세가 집결해 있는 곳이 있었다. 저 밖에 종착점이 있었다.
모타리온은 창백한 얼굴 위로 후드를 다시 뒤집어썼고, 그 광기로 눈을 부릅뜨고, 힘을 모아 진실에 맞섰다.
그가 전진하자 그의 부츠에서 이상한 메아리가 울렸다. 터미너스 에스트의 선체는 그와 멀리 떨어져 있었고, 금속이 움직이고 변하면서 잡초처럼 자라고 있었다. 함대에 있던 다른 공예품은 썩은 장식품로 변한 채 그의 주위를 둘러 싸고 있었고 , 생동감 넘치는 무력감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망상과 불가능한 색채들로 만들어진 지평선이 무한히 펼쳐졌지만, 단 하나, 변하지 않는 상수가 있었다.
모타리온은 신의 얼굴일 수도 있는 그것의 윤곽을 보고, 그 위에서 삼삼오오 눈을 부릅뜨는 형상들을 보았다. 그는 이 순간이 오기를 영원히 기다려 온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사신의 절망은 별들 사이의 공허처럼 어둡고 공허한 형상을 입고, 그의 주위에서 육체적인 형태를 취했다. 그의 혈전은 그를 내부에서 불태우며 더욱 격렬해졌다.
여기서, 모타리온의 증오와 불행은, 그의 모든 분노와 절망의 순간마다 그가 워프에게 퍼부은 단 하나의 절규에서부터 구체화되었다. 그것은 순전한 절망의 외침이었고, 잔인한 운명과 자신을 '아버지'로 부르길 강요한 자들을 향해 날리는 창이었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지?'
그 대답은 벌레가 웅성거리는 듯한, 건조한 음색으로
그의 살갗에 친숙하게 다가왔다.
'저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타리온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바르바루스의 성채에서 죽음이 자신에게 닥쳤다고 처음으로 인식했던 순간과 그의 깊은 절망감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그날 실패했고, 그의 동족과 그의 세계에 대한 약속을 배신했다. 그는 또 다른 자가 본디 자신의 것이었던 영광을 독차지하기 위해 끼어드는 동안 쓰러졌고, 그 수치심은 결코 희미해지지 않았다.
그러자 미완성인채로 내버려 두었던 미완성의 말이, 지금은 완전해졌다. 그리고 사신이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부인할 수 없이 마주하게 되었다.
'죽음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죽음이 되어야 한다. 견뎌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굴복해야 한다. 고뇌에서부터 구원을 얻고자 한다면 영혼을 바쳐야 한다.'
'기억난다…'
내가 한 말인가? 여기선 뭐가 진짜인거지?
모타리온의 정신의 두 부분은 부패에 대항하여, 굴복과 저항, 과거와 미래로 분리되어 싸웠다.
그 광대하고 끔찍한 형상은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의 형태는 변화무쌍한, 크기와 특이성이 부여한 거대한 바이러스 군단이었다. 그것이 그에게 손을 내밀자, 3개의 발톱을 가진 나병으로 부패된 손이 모타리온의 시야를 감쌌다. 그것의 변질된 피부에는 3개로 갈라진 문양 같은 발진이 있었는데, 이것은 프라이마크가 키메라 바이러스에게 노출된 후에 생겨난 것과 같았다.
'나의 챔피언.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
그것은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에 뜻에 따라 자신을 형성할 수 있는 자신 스스로의 지배자로. 넌 네가 원하던 모습이 될 수 있을거다. 나의 문양을 새기거라. 그것을 받아들여 충성을 맹세하거라.'
[워프/행성 바르바루스/알 수 없음]
[현재/과거/불확실]
'나에게 충성을 바치거라.'
한쪽 무릎을 꿇은 모타리온은 바르바루스의 검은 진흙탕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이방인의 빛나는 눈을 바라보았다. 이방인의 말은 시간의 흐름을 멈추게 하는 것 같았다. 광활하고 간신히 억제된 권능의 아우라가 그의 주위를 울렸다.
그는 모타리온의 눈을 들여다보고 영혼의 어두운 깊숙한 곳, 길을 잃고 잊혀진 곳, 스스로에게도 숨기고 있는 곳을 보았다.
모타리온의 턱이 조여들었다. 그는 읽혀지는 책 같은 신세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원하지 않았다.
'나에게 충성을 바치거라.'
한쪽 무릎을 꿇은 모타리온은 녹슬고 부서진 터미누스 에스트를 향해 쳐다볼 수 없었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삼킨 위대한 실체의 위협적인 눈을 바라보았다. 신의 말씀은 현실을 울렸다. 부패의 어두운 에테르가 굵은 진눈깨비처럼 떨어져 주위의 공간에 두껍게 쌓여가고 있었다.
자신을 할아버지라고 부른 실체는 모타리온의 폐에 살아 있는 죽음의 포자를 가득 채우고 안에서부터 그를 열어,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가장 은밀한 소망의 풍요로운 고기를 찾기 위해 그의 숨겨진 공간을 유린하였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자신의 영혼이 벌거벗겨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는-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선택한 것이란다."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나의 아들이란다.
너는 나의 챔피언이란다. 나는 너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고 이 날의 도래는 너무나 늦게 찾아왔구나.'
시간과 순간, 과거와 현재, 그것들은 부서지고 모래로 변하여, 모타리온을 질식시켰다.
그는 바르바루스에 있었고 그는 수십 년이 지났으며 그는 이 완전히 미쳐버린 이마테리움에 있었다. 함께, 그리고 분리되며. 분열되고, 그리고 병합되며.
그의 아버지, 인류의 황제, 그의 후원자, 썩어빠진 너글이 그에게 손짓하며, 그가 거절할 수 없는 것을 모타리온에게 제시했다. 그의 맹세와 명예는 이 순간 그가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을 막아설려고 했다.
그는 하이 오버로드와 싸워 이길 수 없다면 낯선 자에게 무릎을 꿇을 것을 맹세했고 다른 무엇보다도 그의 유전자와 그의 군단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모타리온은 진실과 거짓을 파악하려고 애쓰면서, 죽음처럼 실존하는 그 메아리와 잿빛의 과거를 떨쳐려고 필사적으로 애를 썼다. 그의 현실은 무엇이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이 사실이었을까?
'이 광기의 맹세에는 무엇이 주어지는가?'
그는 공허에서 그들을 부르짖는 자들에게 속삭였다.
'무엇을 원하느냐, 나의 아들아?'
'무엇을 원하느냐, 나의 챔피언?'
그 목소리들은 그의 뼈를 통해 육신으로, 그리고 격동하는 불안정한 정신까지 울려퍼지고 합쳐져 하나의 거대한 메아리가 되었다.
'나는… 견뎌내고 싶다.'
"그럼 일어나거라." 낯선 자가 말했다.
'일어나거라, 모타리온. 네가 상상해보지도 못했을 형제들이 별 너머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이 은하를 밝혀줄 목적이 기다리고 있다. 네 이름이 영원히 새겨지게 만들어줄 대성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 일어나거라." 할아버지가 그에게 말했다.
'너는 죽음의 왕자로 다시 태어나리라. 복수는 인간의 영역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고, 그것과 함께 가장 어둡고, 가장 끔찍한 목적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인간의 영혼이 엔트로피로 사라질 때까지, 너의 이름은 살육의 공포 그 자체로 새겨질 것이다.'
그러자 모타리온은 그 맹세를 서슴없이 말했다.
'나는 당신의 깃발에 내 자신을 바치겠다. 나의 피와 뼈, 나의 의지의 끊기지 않는 힘, 나의 정신의 힘. 나를 인도해 준다면 이것들은 모두 당신의 명령을 따르겠다.'
그의 손은 손상되고 부러진 워사이드를 발견하였고 그는 그 금속이 자신을 뚫고 피를 보게 할만큼 그것을 세게 움켜쥐었다. '이것으로 맹세하겠다.'
그는 변이가 자신을 사로잡는 것을 보았다.
헤아릴 수 없는 돌연변이의 힘이 그의 육체적 형태를 뚫고 살과 피의 가련한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
모타리온은 매 심장박동마다 더욱 거대해지고, 모습이 변화했다. 그의 등줄기에서 새로운 변화로 진동하는 곤충의 날개들이 터져 나왔다. 그의 영혼은 부패한 에너지에 젖어버려 죽었고, 살아났고, 다시 태어났고, 그리고 사라졌다.
그의 수척한 얼굴에 걸쳐진 살가죽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음울한 미소가 생겨났다. 죽음의 미소 그 자체가.
그는 견뎌낼 것이다.
"집에 온걸 환영한단다."
그 목소리들이 말했다.
출처는 The buried dagger.
헤러시 소설 중에 제일 좋아하는 파트였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ㄹㅇ 잘쓰여진 파트네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길 강요한 자들에 대한 절규. 이게 참 좋아.
결국 프마들도, 황제와 카오스간 벌어지는 거대한 게임 속에서 휘둘리는 장기말들에 불과했음
반역파 프마들 몇명 빼고는 타락으로 향하는 서사가 아주 흡입력 있게 다가옴 불가항력적으로 몰락하는 영웅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고 봄
아....안습. - dc App
모타리온에게 바쳐진 최고의 헌정사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