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는 페니키안이라고 칭함. 영어 쓰기 귀찮다. 철자 존나 복잡함
펄그림의 칭호는 페니키안이고, 엠칠 군단 내에서도 피닉스나 페니키안이라는 이름은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이거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음차하는 사람이 적지 않더라. 이건 좀 중의적인 의미이고 나름 중요하기도 함.
일단 기본적인 의미는 불사조. 우리가 아는 그 불사조가 맞다. 이건 프라이마크를 영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성전 초기 죽다 살아난 엠페러스 칠드런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펄그림은 페투라보한테 한 번 죽었다가 부활하면서 데프로 승천하는데, 이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페니키안이라는 단어는 페니키아인, 페니키아의~라는 뜻도 있다. 고대 페니키아 지방은 보라색 염료로 유명했다. 이 염료는 지중해에 사는 고둥한테서 추출해서 얻을 수 있는데, 엄청나게 많은 양이 필요해서 졸라게 비쌌다. 꺼라위키에 따르면 현대에 와서 실험한 결과 손수건 한 장 염색하는데 1만 2천 마리, 비용은 14000달러가 필요했다고 한다.
당연히 고대에는 졸라게 비쌌다. 이 염료로 염색한 고급 옷감이 같은 무게의 금만큼 비쌌다고 한다. 그런 만큼 자연스레 왕이나 황제만 쓸 수 있는 색이 되어 버렸고, 이는 권위의 상징으로까지 이어진다. 그 염료뿐만 아니라 아예 보라색 자체를 권위의 상징으로 썼다는 거다. 동로마 제국에서는 황제의 자녀들이 보라색 돌로 만들어진, 보라색 커튼이 쳐진 방에서 태어났다는 것에서 유래한 born in the purple이라는 표현까지 있다. 또 현재 추기경이 입는 수단은 동로마 제국 패망 이후 진홍색이지만(동로마 제국이 패망하면서 제국이 기밀로 유지한 보라색 염료의 생산법이 잊혀졌기 때문, 원래는 보라색이었다) 추기경 서임을 보라색 반열에 오른다고도 표현했다. 영국 왕실의 상징도 보라색이라서 런던 올림픽 때도 경기장하고 시상대 등 온갖 곳에 보라색으로 떡칠을 해놨다.
즉 펄그림의 칭호 페니키안은 엠칠의 보라색과 고귀함의 메타포이기도 하다. 엠칠의 보라색은 야 색깔 남는데 그냥 니네 이거 써라~하고 대충 칠한 게 아니라는 거다. 그 자체로 엠칠과 펄그림의 고귀함을 나타냈다. 피닉스라는 영물+보라색이라는 권위와 고귀함의 상징이, 엠페러스 칠드런을 나타내고 있었으니 자존감이 높을 만도 하다.
워해머 자체가 고대 서양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런 쪽 역사에 해박하다면 재미있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이단심문관이었나 사관학교였나 거기서 짬찌들을 포도 가지고 놀리는 장면이 있는데, 고대에는 생포도가 보관이 굉장히 어려웠다. 상하지 않게 하는 것도 어려운데 굉장히 잘 무르거든. 괜히 포도주가 나온 게 아니다. 그래서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당연히 사치의 상징이었다. 저 포도 장면은 거기서 모티브를 따온 장면이다.
하여튼 엠칠에서 쓰이는 페니키안이라는 단어를 번역한다면 고귀한 이/자 혹은 불사조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 다만 번역자가 아는데도 음차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불사조 피닉스가 페니키아에서 나온 거라 어원이 같은 건 당연하고, Phoenician을 번역한다면 불사조가 맞다고 생각하는 게 펄그림 소설에서 아예 직접적으로 다시 돌아와서 엠칠 군단을 살려낸 게 불사조와 같다고 직접적인 언급이 나올걸
그렇긴 한데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
보라색이 고급지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