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스터는 기함의 집무실에 거만하게 앉아 있었다. 적어도 생귀니우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워마스터가 풍기는 분위기는 확실히 전과는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었다. 아니면 나의 공연한 착각일 수도 있겠지, 하고 생귀니우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워마스터는 단지 위엄을 갖추려고 그런 태도를 겉으로 내보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워마스터 호루스는 자신의 앞에 선 천사를 보았고, 입을 열었다.

"어서 오게, 생귀니우스, 나의 형제여. 조만간 찾아갈 예정이었는데 먼저 찾아오다니 의외로군."

"그래, 호루스. 나의 형제이자 워마스터여. 자네가 날 만나러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네. 지금은 황제 폐하를 위한 대성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도중이 아닌가? 그래서 빨리 올 필요성을 느꼈네."

  워마스터는 생귀니우스다운 생각이라고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워마스터는 몸을 일으켜 생귀니우스에게 다가가 손을 어깨에 얹었다.

"황제 폐하의 충실한 종복답군, 나의 형제여. 실은 내가 할 말도 우리의 황제 폐하와 관련있는 일이라네. 자네처럼 충실하고도 성실한 존재는 상상도 못할 일이야. 나 또한 최근에 그 사실을 깨닫고 심히 우려를 느끼고, 대성전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기함을 급히 돌려 자네를 만나러 왔다네."

"그게 무슨 말인가?"

  생귀니우스는 워마스터의 말에 짙은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호루스, 이 자는 사라진 두 형제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인가? 그들이 황제 폐하에 의해 어떤 운명을 맞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는가? 천사는 워마스터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눈치를 살폈지만, 워마스터는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워마스터는 생귀니우스의 질문에 천천히 집무실 한가운데로 걸어가며 말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프라이마크들은 황제 폐하의 뜻에 따라 군단을 지휘하며 수많은 성전을 치르며 은하계를 인류의 발밑에 복속시켰다네. 그 전쟁 와중에 두 형제는 참혹하게 사라졌고, 수많은 아스타르테스들도 목숨을 잃었지.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진정 인류를 위한 것이라고 믿으며, 그 희생을 감수할 만한 것으로 여기며 여기까지 전진해왔지."

  워마스터는 말을 멈추었고, 생귀니우스를 쳐다보며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말이야."

  생귀니우스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것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 대의라네, 형제여. 황제 폐하께서는 인류를 사랑하시고, 인류의 손아귀에 은하계를 쥐어주기 위해 지금도 성전을 계속하고 계시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착각이란 말일세."

  워마스터가 잘라 말했다.

"진실은, 생귀니우스, 나의 친애하는 형제여, 끔찍한 법이지. 하지만 반드시 마주해야만 하네. 진실은 우리의 황제 폐하께서는 외부의 적이 없어지면 인류를 영원히 통치하며 압제에 시달리게 할 것일세."

"말도 안되는 소리!"

  생귀니우스의 외침에 워마스터는 슬프게 고개를 저었다.

"슬프겠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 친구여. 하지만 생각해보게. 황제 폐하께서 진정 인류를 위한다면 어째서 인류가 진일보할 기회인 사이킥 사용을 극도로 억제하는가? 어째서 웹웨이를 인류에게 개방하지 않고 폐하 혼자 독점하는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황제 폐하는 신이라는 점일세. 신이 아니더라도 신에 준하는 능력을 마음대로 휘두르시는 분이지. 그런 분이 은하를 마음대로 주무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못할 것 같나?"

  생귀니우스는 침묵했다. 워마스터는 생귀니우스 곁으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는 황제께 가장 많은 신뢰를 얻은 형제이고, 인품도, 감히 말하건대, 우리 중 가장 뛰어나네. 그런 점 때문에 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이해하네. 하지만 내 말은 진실이고, 나는 황제 폐하가 끝까지 감추던 그것ㅡ바로 워프 안의 신들로부터 그 사실을 전해듣고 진실에 눈을 뜨게 되었네. 인류가 황제의 압제 아래에 신음하지 않기 위해서는, 황제의 아들들인 우리가 괴롭더라도 들고 일어나 독재자를 몰아내고 인류를 위한 길을 개척해야 한다네."

"그래서 그 길은 무엇인가?"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그 길이란, 형제여, 바로 테라를 무너뜨리고 황제를 몰아내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죽인 뒤, 우리 손으로 성전을 마무리하는 것일세. 그렇게 된다면 황제가 계획했던 독재는 영영 무너지고, 인류는 인류의 손으로 다시 역사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일세."

  생귀니우스는 침묵했고, 워마스터는 기다렸다. 긴 시간이 지난 후, 생귀니우스는 입을 열었다.

"만일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좋네. 이것은 인류를 위한 일이니."

"정말 내 말을 믿어준다는 것인가?"

  워마스터는 놀란 눈으로 생귀니우스를 쳐다보았다. 황제의 천사가 이리도 쉽게 자신의 말에 동조해줄 줄은 워마스터 호루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터였다. 하지만 동시에, 생귀니우스마저 넘어올 정도라면 다른 형제들을 포섭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워마스터의 머릿속을 스치며, 혁명의 앞날은 밝겠구나, 라는 생각에 워마스터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소지었다. 그때, 생귀니우스가 입을 열었다.

"자네 말은 온전히 믿네, 호루스여. 워프의 신들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워마스터는 순식간에 눈살을 찌푸리며 생귀니우스를 노려보았다.

"그게 무슨..."

  다음 순간, 생귀니우스는 번개처럼 검을 휘둘러 호루스의 목을 베었다. 워마스터는 급히 몸을 젖혔지만 너무 늦고 말았다. 생귀니우스가 맹렬한 속도로 휘두른 검은 워마스터의 목줄기를 찢고 깊은 상흔을 남겼다. 상처에서 분수처럼 피가 솟구쳤고, 워마스터는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생귀니우스는 차가운 눈빛으로 바닥에 검붉은 선혈을 쏟아내는 워마스터를 내려다보았다. 워마스터의 눈빛을 읽은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난 자네를 믿네, 형제여. 자네의 계획까지 전부. 하지만 빛나는 것은 오직 하나여야 하네. 천상의 신들 사이에서 빛날 수 있는 것은 오직 천사뿐이니, 자네와 같은 자들은 신들과 함께 걸을 자격이 없네."

  생귀니우스는 검을 곧추세우며 말을 맺었다.

"자네의 유지는 내가 이어주도록 하겠네. 잘 가게, 워마스터, 나의 형제여."

  워마스터는 허우적거리며 손을 들어올렸지만 무용한 짓이었다. 생귀니우스의 검은 번개같은 속도로 정확하게 호루스의 머리를 몸통에서 분리했다. 주인 잃은 몸뚱아리는 잠시 그대로 앉아 있더니, 곧 앞으로 고꾸라지며 붉은 선혈을 집무실 바닥에 왈칵왈칵 쏟아냈다. 생귀니우스는 워마스터의 생명을 잃은 몸뚱아리를 차갑게 내려다보다가, 이윽고 손을 자신의 빛나는 금발로 뻗어 금발 머리와 얼굴에 붙은 실리콘 가죽을 뜯어냈고, 어깨 장식에 달린 움직이는 날개도 뜯어냈다.
  차가운 눈매,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민머리, 작은 체구. 어느 새 두 머리의 독사 중 하나가 된 그는, 워마스터의 집무실 의자에 걸터앉았다. 역시 이 자리는 호루스보다는 내게 좀 더 어울리는군. 오메곤은 싱긋 웃으며 생각했다.
  오메곤은 호루스의 이야기를 믿었다. 카발이 알파리우스와 자신에게 접근했을 때부터 그들의 이야기도 믿었다. 하지만 오메곤은 순진한 알파리우스가 아니었다. 알파리우스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카발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오메곤은 그것이 바보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균형을 유지하는 대신, 신들 사이에 자리잡고 인류를 지배할 수 있는데, 굳이 카발의 이야기를 들을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제 오메곤의 원대한 계획은 막 시작 단계를 밟았다. 그는 테라로 전진할 것이다. 그리하여 황궁을 짓밟고 황제를 폐위한 뒤, 자신이 황제가 될 것이다. 인류는 오메곤의 통치 아래 떨어지리라. 하지만 그들은 오메곤이 그들을 통치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오메곤은 워마스터의 갑옷에 대해 좋은 활용 방안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알파리우스다. 나는 알파리우스였다. 나는 워마스터다. 나는...호루스다.










누가 생귀니우스 헤러시 일어나면 좋겠다고 글쓴거 보고 뭔가 삘이 와서 써봄

필력이 좋지 않아서 재미있을지 모르겠다...딴애들은 어떻게 2차창작을 재밌게 쓰는거냐? 재능충들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