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래 훌륭하고 영예로운 글에 영감을 얻어 작성되었음을 밝히며 뽀쓰 우리는 경제가 없써
선요약: 옼스는 존나 위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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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옼스에 대한 간단한 편견이 있다. 바로 '대체로 오크는 자기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느라 발전하지 못하며, 그 호전성은 유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게 왜 편견일까? 라고 말한다면, 사실 편견이 아니다. 그저 반쪽짜리 사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자면, '그냥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면,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오크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본다면 굉장히 독특한 추론이 가능하다. 바로 오크의 니빨 경제학, 즉 힘본위제에 대한 이야기다.
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오크의 경제는 가장 기이한 존재에 의해 유지된다. 바로 니빨, 오크들의 이를 말이다. 왜 이게 기이하나면,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화폐의 중심에는 반드시 불변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어떤 시대, 어느 위치에서도 화폐가 그 가치를 다해야 반드시 제국이 유지될 수 있었다. 인류가 금과 은에 투자한 무한한 시간들이 바로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반면, 오크들의 니빨은 어떤가? 기껏해봐야 1년이면 그 가치가 상각되는 휘발성 화폐에 불과하다. 폭탄 돌리기나 다를 바 없는데, 심지어 오크들이 이빨의 수명을 구분할만한 기술이 없다면 니빨 뭉치의 반감기를 고작 6개월로 가정해야 하므로 그 화폐의 가치는 극악으로 떨어진다. 이는 레몬 시장 원리라고 불리는데, 쉽게 말하자면 얘가 썩었는지를 모르니 모두 썩은 것로 가정하고 거래를 전제한다는 것이다.
흔히 여기서 '그러므로 오크들은 그냥 돈이 벌리는대로 쓴다'는 선에서 글을 끝낼 수 있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보면 사실 그 니빨-가치가 보존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사라질 니빨로 스퀴그 고기를 맛있게 사먹고 슈타를 구매하며 힘이라는 유형으로 가치를 보존한 것이니까. 이는 우리의 화폐 역사에서도 나타났던 일로, 햅쌀과 금의 교환으로 장기적인 가치 보존을 도모했던 우리 조상님들과 사실 크게 다른 것이 아니다. 즉, 니빨의 가치는 햅쌀처럼 상각될지언정 사라지지 않으며 힘으로 보존된다. 단지 이러한 종류의 화폐들이 시중에서 잘 거래되지 않아 화폐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오크가 악화로 양화를 구축할 정도의 지능이 있는지는 제하고서라도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힘 본위제가 궁극적으로 무제한적인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금과 은은 물리적으로 재분배가 가능하지만 힘은 재분배가 제한적인 귀속적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반면 쌀과 달리 니빨은 보이들이 늘어날수록 그 공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거시경제학적으로 볼 때 오크 사회의 선점 효과와 화폐 공급이 매우 극심하며 장기적으로 초인플레이션을 맞이할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조금 쉽게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당신이 오코이드 포자에서 처음 태어난 그룹이라고 한다면, 당신은 그냥 옆놈 니빨을 좀 털면 된다. 그러면 맛있는 스퀴그 고기도 먹을 수 있고 곰팡이 맥주도 마음껏 들이킬 수 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처음 태어난 그룹은 충분한 다카들로 무장해 주변을 약탈하며 포자를 사방으로 뿌려대기 시작한다. 대개 이 그룹에서 워보스가 탄생한다.
두 번째로 태어난 그룹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니빨의 공급량은 두 배로 늘었다. 하지만 약탈로 유지되는 루티드의 공급량은 당연히 한정되어 있으니 더 불안정해졌다. 여전히 이 그룹은 옆놈 니빨을 좀 털어서 스퀴그 고기를 먹고 곰팡이 맥주를 마시겠지만, 첫 그룹의 니빨을 털 힘은 부족하므로 첫 그룹의 희생양이 되어 니빨이나 털리는 신세다. 첫 그룹이 그 니빨들로 더 좋은 다카들을 구매하기 시작하면 장비들의 값이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한다.
세 번째로 태어난 그룹은 사정이 심각해진다. 니빨의 공급량이 세 배로 늘었다. 하지만 루티드의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장비들의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 오크들과 비슷하게 공급되는 스퀴그 고기나 곰팡이 맥주를 제외하면 이 오크들은 무언가로 무장하거나 힘을 가질만한 수단이 극도로 제약된다. 첫 번째나 두 번째 그룹에게 니빨이 털리기 시작하면 상위 그룹은 다카들을 사들여 또 다시 인플레이션을 촉진한다. 이 효과를 흔히 칸티용 효과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앞놈이 전부 갖고 뒷놈은 손가락이나 빠는 효과'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니 좀 머리가 되는 워보스는 개쩌는 WAAAAGH 말고는 해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크 사회는 폭력을 용인하며, 심지어 집단 폭력의 대상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워보스 혼자 다른 보이들을 다 쥐어 패고 니빨을 털어가는 방법으로도 억제가 가능하긴 하지만, 혼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보이들을 모두 제압하는 바보짓보다(물론 필자는 이러한 짓을 수행하다 자멸한 워보스가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WAAAAAAAAGH를 시작하는 것이 아주 가성비있고 효과적인 정책이다. WAAAAGH는 오크 제국에 루티드와 고철을 공급하여 슈타, 쵸파, 부리 등 다양한 가치 보존 수단을 내놓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므로, 오크 제국은 어떤 방식으로건 WAAAAGH를 시작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만약 워보스가 충분한 WAAAAGH를 실천하지 못하거나, 약탈을 순탄히 진행하지 못하면 오크 경제는 빠른 속도로 붕괴하기 시작한다. 충분히 많은 오크들이 죽지 못해 니빨의 공급량을 억제하지 못하면 다카들이 지나치게 비싸지고, 후발주자 오크들은 아무것도 구매하지 못하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 돌입하며, 개중에서는 '그냥 주먹으로 비싼 놉들을 좀 패자'는 결론에 도달하는 보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애초에 힘의 재분배가 제한적이니 박살내는게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것이다. 이는 후발주자 오크들이 집단으로 선발주자를 공격하는 형태로 확대된다. 바로 이것이 오크들만의 부의 재분배 방식이다. 필연적으로 오크 제국은 내전에 돌입할 수 밖에 없게 되며, 오크들은 이러한 '재분배'를 상시화하기 위해 여러 용병 집단들로 분화하기 시작한다. 이 것이 오크 사회의 클랜이다. 이 과정에서 워보스가 어떤 방식으로건 죽게 되면 융성했던 오크 제국은 체급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어, 다시 수많은 조각들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복귀한다. 니빨과 다카의 공급량이 둘 다 수직 낙하를 시작하며 신기루처럼 제국을 붕괴시킨다.
이런 오크 제국의 경제적 순환은 여러 의미로 눈여겨볼만하다. 인간 사회의 경제와 비교하여 옼스의 니빨 경제는 합의 과정이 극도로 적고 생물학적인 요인에 매우 의존하는 기형적이고 원시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크 집단은 탄생하고 약탈하여 그 몸집을 제국이라 불릴 정도로 키워내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어떤 사회적 구조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낼 가능성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으로 설계된 '호전적' 시스템이 이런 위업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오크는 훌륭한 개미들이다.
제국의 붕괴를 막는 수단은 간단하다. 존나 쎈 워보스. 아니면 존나 털기 좋은 외부 집단. 하나는 괴수의 전쟁으로, 하나는 인류 제국으로 치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오크들은 기생적인 존재이다. 만약 인류가 없었다면, 오크 제국들은 제각기 치고박고 싸우다가 털 존재들이 전부 사라져 자기퇴행을 시작할 일이다. 어쩌면 올드 원이 바랬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적들을 제거한 뒤 스스로 자멸해줄 존재를 말이다.
니빨 경제학의 측면에서 오크들은 싸움에 미친 바보들이라기엔 굉장히 합리적인 주체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행위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하여 나온 그 결과가 제국의 탄생과 몰락이니까. 오크들이 단지 옆 오크들의 니빨을 터는 행위는 그 본질적 폭력성과 근본적으로 니빨이 오크에 의해서 공급되는 경제적 특성을 경이로울정도로 잘 조율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오크가 전투종족으로 설계된 존재임을 감안하자면, 그 누구도 이보다도 더 잘 설계할 순 없을 것이다.
<오크 제국의 순환 - 니빨 인플레이션과 힘 본위제 중심으로>
이번 바이올로지스 컨퍼런스는 수준이 높군요
휴미가 우리 옼스를 좀 아는구만
근데 가즈쿨도 이건 별 생각 없으려나? 하긴 스스로가 니빨 부족할 일 없는 오크니까 별 생각 없겠다.
이게 제국의 지성이라니 아직 인류의 미래가 밝다
오크들이 알아서 자멸? ㄴㄴ 현실은 비스트
근데 비스트 조차 절반쯤은 자멸이라...
수상할정도로 오크 경제학을 잘 아는 휴미
왜 그럴싸함
마고스 논문감인데 이건 - dc App
드립글인데 왜 설득력 있지 이거 ㅋㅋㅋㅋㅋ
니빨경제학 논문 미쳤네 ㅋㅋㅋㅋ
오르도 제노스가 이글을 좋아함!
니빨대신 금본위제를 도입하면 안 싸워도 되는거임?
금은 고액권이다 휴미
과시에 환장하는 오크 특성 상 금은 그냥 번쩍이는 부품이고 니빨 같이 무기에 쓸모가 없어야 화폐역할을 할 수 있을 듯
왜 제노학개론이 생겨나고있는거야ㅋㅋㅋ - dc App
이게 그 마고스 에코노미스트인가 하는 그거냐? 제국에서 이런 숫자 다루는 것도 기계교 관할이라면서 ㅇㅇ
무제한 시장 성장으로 인한 무한 인플레이션과 그를 해소하기 위한 내부와 외부를 향한 Waaagh를 훌륭히 분석한 논문이라 하겠어요
근데 결국에는 이러면 마지막에는 올드원한테 총구를 돌리다는 결론 아님?
이거 브런치에 연재해도 먹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