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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이전에, 끝이 있었다.


내가 이 말을 뱉는 순간, 양피지 위로 깃펜이 조용히 움직이며 내가 말한 모든 것들을 충실히 기록했다. 글을 조용히 써내려가는 소리는 거의 친근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나의 서기가 잉크 와 펜, 양피지를 쓰는 것, 이 얼마나 진기한 광경인가


난 그의 진짜 이름을 알지 못한다. 이제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조차도 알지 못한다. 난 그에게 여러분 물었지만 깃펜의 휘갈기는 소리만이 유일한 대답이였다. 어쩌면 그는 단지 일련의 번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런건 별로 드문 일이 아니니까.


'난 너를 토쓰라고 부르겠어' 라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의 격식에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난 그에게 이 이름은 고대의 명성높은 프로스페로의 서기의 이름이였다고 알려줬다.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의 실망감이 어땠을지를 상상해보라.


난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나의 주최자들, 그들은 참으로 친절하고 관대하게도 나의 눈을 멀게 만들고 나를 돌벽에 속박한 뒤 나에게 죄를 고백하라며 나를 초대하였다. 내가 비무장상태로 그들 사이로 걸어와 아무런 폭력없이 항복한 시점부터, 그들을 '납치범'이라고 부르는건 좀 꺼려진다. 주최자가 적절한 표현일듯 싶다.


첫날밤, 주최자들은 나의 첫번째와 여섯번째 감각을 앗아갔다. 나를 장님으로 만들고 어둠 속에서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난 나의 서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지 못한다. 다만 추측은 할 수 있었다. 그는 다룬 수백만명과 마찬가지로, 서비터다. 그의 심장은 음악가의 메트로고지처럼 열정없이 안정적으로 째각째각거렸다. 그의 사이보그 관절은 움직일때마다 윙윙거리거나 시곗소리를 냈고, 그의 숨소리는 그의 느슨한 입가에서 나오는 계산된 한숨소리였다. 난 그가 눈을 깜박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마도 증강장치로 교체되었기 때문일테지.


연대기를 쓰는데에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직 이것만이 진실되게 느껴진느 말이였다. 시작 이전에, 끝이 있었다. 그렇게 선즈 오브 호루스는 죽었다. 그렇게 블랙 리전이 탄생하였다.


블랙 리전의 이야기는 찬송의 도시 공습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곳에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곳에서 여러 군단의 아들들이 우리가 버틸 수 없는 불경을 상대로 함께 전투를 치뤘었다. 우리가 예전 군단의 색깔로 치뤘던 마지막 전쟁이였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에는 배경 설명이 필요로 한다.


제국 역사 기록에서 재수집을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 시대가 있다. 그 시대의 자세한 기록들은 리멤브란서들의 조롱으로 뒤틀렸다. 그 시대는 비교적 평화롭고 번창하는 시대였다. 호루스 헤러시의 불길이 잿더미로 가라앉았을 때, 그리고 인류의 제국이 철권으로 은하를 다스릴 때.


이 황금기의 일부분이라도 기록될만큼 생존한 일부 보관소들은 이제 이 마지막 암흑기의 자정에 가까워지는 시계의 초침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할 수 있다면 제국의 영토를 머리에 상상해 보아라. 별들 저너머의통합된 무적의 제국-제국의 적들은 파괴되었고, 반역자들은 불타버렸다. '신성한' 황제에 대한 숭배를 거역하는 영혼들은 모조리 최후의 심판을 받았고 신성모독의 대가로 생명을 빼앗겼다. 제국의 우주에서 제노 무리들은 무자비하게 사냥되어 학살당했다. 인류는 지금은 부족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황제의 우주적 영토의 진정한 몰락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여전히 종양이 남아있었다. 제국은 그의 적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았다. 단지 잊어버렸을 뿐. 우리를 잊어버렸다.


처참한 승리 다음에 따라온 오만한 무지 위에서, 오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가 만들어졌다. 벌써부터, 은하가 불타오르는지 몇 세대만에 헤러시와 이 다음에 벌어진 숙청은 벌써 전설의 영역으로 변해버렸다.


테라의 하이 로드들-그들의 '승천한' 황제의 이름으로 지배할 자격이 있는 자들-은 우리가 사라졌다고 믿었다. 우리들의 수치스러운 추방 속에서 파괴되었고 살해되었다고. 그들 중 몇몇은 우리들이 지하세계, 거대한 눈에서 영원토록 고통받는다는 추방에 대한 이야기의 씨를 뿌려댔다. 어찌됐든간에, 어떤 필멸자가 현실계에 몰아친 가장 큰 워프스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은하의 심장부에 있는 파멸의 소용돌이는 매우 간편한 처형 방식이였다-새로운 제국이 그들의 반역자들을 유폐할 공간


초기에, 훗날 전쟁-세계 카디아라고 불리게될 요새는 그저 차가운 돌덩어리와 자기만족만이 있었던 방치된 요새에 불과했었다. 카디아는 공허를 순찰할 전투 함대같은게 필요없었고, 그곳의 사람들은 군사 총독들에 의해 인력들을 임페리얼 가드라는 살점-분쇄기로 보내지고, 아이들을 집어삼키며 죽기 위해 태어난 병사들을 내뱉어내는, 현시대의 고통으로부터 안전했다.


잊혀진 시대의 카디아는 거의 위협받지 않았기에, 그런게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았다. 제국이 강했던 것은 적들이 더이상 거짓된 황제를 향해 검을 들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우린 치뤄야할 다른 전쟁이 있었다. 우린 서로 싸우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군단 전쟁이였다. 전쟁은 호루스 헤러시를 장난으로 보일만큼 치열하게 눈(아이 오브 테러) 전역에서 펼쳐졌다.


제국이 우리를 잊어버렸던것처럼 우리 또한 제국을 잊어버리고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투는 현실 우주에서도 치뤄지기 시작했다. 지옥 그 자체로는 우리가 서로에게 품은 원한을 담을 수 없었다.


난 모든 것을 밝히기로 약속하였고, 나의 간수들이 나의 영혼을 더럽혔을 죄에 대하여 어찌 생각하든간에, 나는 분명히 약속을 지키는 자다. 답례로, 그들은 나의 말을 모두 기록할 잉크와 양피지 제공을 약속하였다. 그들은 날 고문하였다. 내가 죽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나의 피에서 마법을 뽑아내었고 나의 눈구멍에서 눈동자를 뽑아냈다. 하지만 이 연대기를 쓰는데 눈은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인내와 약간의 느슨한 족쇄뿐이다.


블랙 리전의 이야기는 아바돈의 이름 아래에 모인 길 잃은 영혼들이 새로운 형제단의 결속을 맺는 이야기다. 그리고 블랙 리전이 잿더미에서 부활했듯이, 이야기의 첫부분은 우리가 워마스터라고 부르게 될 자를 찾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난 만 년동안 이어진 이야기의 첫 장을 쓸 것임을 밝히겠다. 상실과 승리, 파괴와 변호의 순간과 함께. 죽은 자들의 목록에는 나와 가장 가까웠던 형제자매들의 이름이 있었고, 그들은 신성한 전쟁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내가 늑대에 대한 꿈을 꿀때마다 지금도 나는 그들에 대한 꿈을 꾼다.


내가 이 이야기를 전할 운명이라면, 그리해주마.


나는 이스칸디르 카욘, 프로스페로의 자손이다. 테란 우랄 지역의 로우 고딕으로, 너희들은 이스칸디르를 세칸두르, 카욘은 케인이라고 읽겠지.


나의 죄가 그들의 혈통과 반대되기 때문에, 싸우전드 썬은 나를 흑암의 카욘이라고 부른다. 워마스터의 군단은 나를 킹브레이커라고 부른다-마그누스 더 레드의 무릎을 꿇린 마법사로.


나는 카'셰란의 전쟁 우두머리요, 에제카리온의 군주이자 에제키엘 아바돈의 형제다. 그와 나는 우리들 중 최초가 떠오르는 붉은 태양 밑에서 검은 갑주를 입은 그 날. 기나긴 전쟁(Long war)의 황혼에서 함께 피를 흩뿌려왔다.


이 페이지에 적힌 글들은 모두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