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황제가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생각했을까?라는 논쟁은 절대 추측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됨. 


왜냐하면 황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은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뿐이고, 그마저도 황제가 라에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연기한 것일 수 있기 때문임. 예를 들면, 황제는 라에게 프라이마크를 명예욕을 먹고 사는 애새끼들이라고 표현하는데, 페투라보와 처음 만났을 때 -페-가 영문 모를 슬퍼하는 기색(저렇게 울고불고 하는 애를 나중에 숙청해야 하니까)을 느꼈다고 함. 


황제 본인도 오만과 자만이 계획을 그르칠 것이라고 항상 인지해왔음. 오지만다이스가 그 근거임. 애초에 오만이라는 것 자체가 자신이 대단한 존재라는 인지와 이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감정에서 나옴. 그런데 전자는 황제가 부정했음. 임페리얼 트루스의 기본 모토(황제는 신이 아니다)와 황제의 비전(언젠간 모든 인류가 황제처럼 될 것이다)이 그 근거임. 후자는 이것도 논쟁의 여지가 많지만 갠적으로는 아니라고 봄. 남한테 나 졸라 좋다고 인정받을 거면 4만 년대까지 이어지는 가혹하고 냉정한 극단적 공리주의를 기본적 스탠드로 삼았을까? 사람들이 착각하는 건데 항상 황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민심은 존재해 왔음. 그 욕받이가 말카도르였을 뿐이지. 또 황금옥좌에 앉는 것 자체가 명예욕이 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행위임. 


다만 이게 황제한테 인간성이 완전히 없었다는 뜻은 아님. 사람들이 착각하는 건데, 현 설정은 처음부터 인간성이 없었다기보단 카오스 거래의 대가+지도자로서 갖춰야 하는 냉정함 때문에 인간성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음. 위에서 예시로 든 -페-와의 일화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음. 다만 그걸 빼놓고 생각하더라도 황제가 오만했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거지. 


그럼 라가 황제 오만한 거 아니냐는 의문을 품었을 때 오만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라고 한 건 뭔가 싶을 텐데, 저건 황제 말이 맞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데, 황제가 아니면 누가 함? 프라이마크조차 가지지 못할 비전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있음? 황금 옥좌를 유지할 능력은? 인류라는 종을 위해 무한히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은? 오만해보이는 거 맞음. 그렇지만 그게 자기 과신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황제가 인류 최강자라는 건 사실이니까. 


즉 황제가 이야기한 대로 황제 계획의 실패는 황제 본인의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그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카오스의 반격(마가놈)이 원인이었다고 봐야 함. 


1. 황제의 감정은 추측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

2. 황제가 오만했다고 보기엔 많이 어렵다

3. 라가 황제 오만하다고 생각했을 때 그게 사실이라고 한 건 정말로 그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4. 즉 황제의 계획은 황제 본인의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그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카오스의 반격으로 인해 망했다고 봐야 한다.

5. 마가놈은 씨발새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