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칸은 비스트와 자폭한 이후 영속자의 힘을 빌어서 다시 부활했다. 하지만 오크들의 끔찍한 연결의 힘은 그에게도 큰 피해를 입혔다.
그만큼 그의 부활은 늦었고 외딴 성계에 방치되어 제국으로 돌아갈 여력도 없었다.
가끔 엘다 함선이 특산물을 체취한다고 이 행성을 방문했다가 그의 훈제육포가 되어 그의 배를 채워주는 소소한 즐거움 외에는 그다지 할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제국 상단의 도움을 받은 그는 다시 제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제국은 그의 기대를 저버렸다.
길리먼이 집권하며 친 엘다적인 정책을 펴 엘다와의 무역이 활발해져 있었다.
자신을 돕던 상단이 누구와 거래하는 지를 보고 불칸은 상단을 불살라 버렸다.
그렇게 우주선을 탄 불칸은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았다.
거대한 워프 균열, 부활한 길리먼, 새로운 성전...
결국 현 시대의 정보를 입수한 불칸은 형제에게 크게 실망했고 다시 우주 한 구석으로 돌아갔다.
절대 행정옥좌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친 엘다로 돌아선 제국에 실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국의 정보망은... 아니 행정옥좌의 주인은 그 찰나를 놓지 않았다.
그가 그 구석진 행성의 방으로 돌아오자 그 안에는 푸른 갑옷의 사내가 서있었다.
프라이마크 길리먼은 언제나처럼 곧은 자세에, 완벽하게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고, 피로가 의인화된 것처럼 서있었다. 황제의 아들들 중에서 그는 비록 그의 손님만큼 육중한 체격은 아니었지만 얼굴의 표정은 사냥개 같았다. 그의 어깨에서는 두꺼운 푸른 망토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검은 불타는 화염를 띄었고, 복잡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불칸" 길리먼이 인사를 하며 그에게 다가가자 불칸이 말했다.
"형제." 불칸이 말했다. 그들은 손을 마주잡지도 않았고, 포옹하지도 않았으며, 그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솔직히 말하겠다." 길리먼이 말했다. '나는 네가 테라로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만으로도 나는 널 인정하겠다. 너의 행정 처리 능력을...'
"나는 나를 지킨다." 불칸이 말했다. '하지만 말해 봐라, 어떻게 이곳을 찾았지? 나는 몇 달 동안 이 곳을 떠나 돌아다녔는데.'
"난 더 오랫동안 보고서 속에 있었다." 길리먼은 거의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찾을 만한 징조가 있었다.'
'나한테 말할 생각은 없나?'
'네가 테라로 왔더라면 고려는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게 무슨 상관인가? 우리는 둘 다 여기에 왔고, 일감은 더 쌓여만 간다. 행정옥좌는 우리 바로 뒤에 있고, 우리는 그 문제를 곧 나눌 수 있다.'
'황궁에서 보고서가 내려왔을 때부터 나는 너를 사냥하고 있었다. 내 엘다들은 너를 찾기 위해 죽었고.'
"나도 마찬가지다." 불칸이 말했다. '기억나나?'
불칸이 그의 망치를 부드럽게 들어 올렸다.
길리먼은 거의 입 밖으로 튀어 나올듯한 욕설을 삼켰다.
'여기에는 명예 이상의 문제가 있지.'
'그렇게 생각하나?' 그 질문은 수사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나는 네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안다. 우리는 함께 행정을 의논할 수도 있고, 우리 아버지가 우리 모두를 다르게 만들었을 때 의도했던 것처럼, 서로간의 장점을 결합하기 위해 함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네가 온 이유는 저런 이유들 때문이 아니야. 내가 너희에게 상기시켜 주어야 하나, 너는 우리의 맹세를 진정으로 기억하고 있긴 하나?'
길리먼은 형제는 바라보았고, 잠시 동안 그의 불타는 검을 그 가슴팍의 근육에 박아넣을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시선을 붙들었고, 마치 폭풍우가 부서지는 것 같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마치 시간의 파도에 벼랑 같은 얼굴이 마지못해 굴복하는 것처럼, 테라의 행정왕 길리먼은 형제에게 가까이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듣도록 해라." 곧은 말투에도 불구하고 분명 그 말은 한결 부드러운 으르렁거림이었다. '잘못했다. 나의 잘못이다. 용서를 구하러 왔다.'
불칸은 비릿하게 웃으며, 마침내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는 앞으로 나와 길리먼을 양팔로 마주안았다.
"용서는 주어졌다." 아직도 그의 말 한마디를 강조하는 듯한 그 음산한 진지함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덜 싸늘하게 말했다. '용서는 고귀한 말이지.'
불칸은 그를 더 단단히 붙잡고 포옹을 세게 하며 자신의 입 쪽으로 길리먼의 귀를 끌고 갔다.
"너 혼자만이라 내가 이렇게 말해줬지만." 불칸는 이제 혼자 형제만이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싸늘하게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를 덧붙여주지. 만약 네가 또 다시 엘다새끼들과 붙어먹는다면, 내가 네 목을 몸통에 쑤셔박아주지. 이 맹세는 마음에 드나?'
길리먼은 경악하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것이 농담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는 것 같았고, 그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그 순간 불칸는 웃으면서 그를 밀치고 어깨를 망치로 힘껏 후려쳤다. 길리먼은 그 충격에 불칸을 놓쳤다.
불칸은 길리먼에게 비웃음임이 명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망치를 들어 올리고는 섬광과 함께 사라졌다.
그렇게 불칸은 행정옥좌를 기만하며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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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옥좌에 가기 싫다고 말해 - dc App
길리먼: 엘다 노예들 그만 죽여, 계네들 없으면 너가 행정옥좌에 앉아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