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7편    13편     

2편    8편

3편    9편

4편   10편

5편   11편

6편   12편


viewimage.php?id=2fb1d125eede31a47cbec4ac&no=24b0d769e1d32ca73fed8ffa11d028317805b44c4c832ef9bd9f21ca3d3ea89cffcf0e24004ccf6e34801b0f5eab35019116cb0b49526981843043225e08b04d03f651df728ed50f

(이 글은 1d4chan에서 퍼온 love and krieg 시리즈의 번역본입니다. 잦은 의역과 여기저기 개인적으로 추가한 내용이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크리스마스가 점점 가까워지자 나는 6345에게 무엇을 선물해줄지 머리를 싸매면서 고민하고 있었어. 처음에는 새로운 향수를 사다가 줄 가도 생각해보았지만 (그녀와 그녀의 자매들을 구별할 수 있게 해줘서 좀 쓸만했었지) 비슷한 선물을 다시 주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듯싶더라고. 그러다가 문득, 내가 어릴 때 애완동물을 길러볼 수 없었던 게 생각났어. 우리 엄마는 알레르기가 심해서 내가 그 어떤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도 허락해주시지 않으셨고, 나는 친구들이 자기네 개들이랑 노는 걸 손가락 빨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


그러자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어. 나는 6345가 애완동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랐기에, 그녀에게 동물들을 다뤄본 적이 있었냐고 넌지시 물어보았어. (우리가 동물원에서 뱀들을 날려버린 건 빼고 말이야) 그러자 6345가 그녀치고는 매우 활발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나는 내가 6345한테 던진 질문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았기를 빌면서 선물을 준비하기 시작했어.


나는 첫눈이 온 날, 6345가 새로운 참호와 장벽들을 구축하느라 바쁘게 일하던 사이에, 그녀 몰래 근처 강아지 사육장에 방문했어. 나는 그녀가 어떤 종류의 강아지를 좋아하는지는 잘 몰랐지만, 그녀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군대에서 애용하는 견종이라면 괜찮을 것 같았지. 그래서 나는 저먼 셰퍼드 정도라면 그녀에게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


사육사는 내가 우리 안으로 들어가서 강아지를 고를 수 있게 해주었고, 나를 반겨준 강아지들은 모두 온순하고 행복해 보였어. 나는 그녀를 위해서 가장 완벽한 강아지를 고르려고 심사숙고했지만, 거기 있던 강아지들이 모두 너무 귀여워서 쉽사리 선택을 내리지 못하겠더라고. (내가 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도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지 않았었지) 그러다가 나는 결국 처음에 생각해뒀던 저먼 셰퍼드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어.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는 길에, 나는 이 녀석에게 무슨 이름을 지어줄까 생각해보다가, 강아지의 이름을 짓는 영광은 6345에게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6345가 그녀가 지은 강아지의 이름을 나한테 어떻게 전달할지는 잘 몰랐지만 말이야.


나는 따뜻한 핫 초콜릿과 눈 집 만들기로 6345를 유혹해서 그녀를 집 밖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내가 눈 집이라고 말했었나? 정확하게 말하면 그건 눈 전쟁터였어, 그녀가 눈으로 실제 크기랑 똑같은 참호들과 레만 러스 탱크를 만들었거든) 그녀가 정신 팔린 사이에 강아지를 우리 집 뒷마당에 매어두고 이웃한테 잠시 그 녀석을 봐달라고 부탁해두었어. 왜냐하면 내가 자리 비운 사이에 강아지가 뒷마당에 널린 참호나 가시 철선에 다치는 일 같은 건 피하고 싶었거든.


나와 6345가 눈밭에서 논지 한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나는 그녀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했어. 그러자 나는 그녀가 가스 마스크와 겨울용 군장들을 장비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걸 알 수 있었고, 그제야 6345는 내가 무언가를 꾸미고 있었다는걸 알아차린 것 같더라고.

그녀는 이제껏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차를 몰았어. 6345는 선물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받으려는 아이처럼 서둘러서 차를 운전했고, 나는 공포심에 사로잡혀서 팔걸이를 꽉 잡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지. (집에 도착한 후에야 나는 6345가 어떤 마법을 부렸는지는 몰라도 이번에도 교통법을 하나도 어기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렸어)

마침내 우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녀한테 눈을 감아달라고 부탁했어. 뒷마당으로 가는 길에 참호에 걸려서 넘어질 뻔 한 적도 있었지만, 우리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지. 6345가 뒷마당에 발을 들이자마자 강아지가 흥분한 듯이 짖으면서 우리에게 달려들었고, 그 소리를 들은 그녀는 짊어지고 있던 라스건을 던져 버리더니 무릎을 꿇고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강아지를 품에 안았어.

나는 그녀의 접안경이 뿌옇게 변하는걸 보고 나서야 그녀가 너무나 기쁨에 차서 울고 있었다는걸 알아차렸지.

우리가 집안으로 돌아가자마자 6345는 곧바로 그녀의 새로운 동반자를 위해서 가스 마스크와 조그만 겨울용 코트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어. 작업에 집중한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했었지만, 그녀의 벌게진 눈은 예전과는 다르게 활력이 넘쳐나더라고.

그날 밤 6345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고 요새화된 집을 점검한 뒤에 침대 안으로 들어와선 나를 꽉 껴안아 줬어. 그리고 우리의 새로운 친구는 침대의 끝자락에서 잠을 자고 있었지. 나는 그날 내 인생에서 가장 편안히 잠을 잘 수가 있었어.

아마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멋진 날이 될 거라고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