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로-25는 다시 한 번 AL-141-0-CVI-55-(0023)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 손바닥의 어스펙스 장치에 달린 엑토플라즈마 탐지기로 AL-141-0-CVI-55-(0023)의 몸을 스캔하였다. 사이보그화된 여인은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그것은 날붙이가 아닌, 짐승 같은 힘에 의해 찢겨나간 자국이었다. AL-141-0-CVI-55-(0023)의 상처자국에는 에테르의 흔적들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알파-로-25는 AL-141-0-CVI-55-(0023)의 마지막 지각 정보를 회수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그 정보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AL-141-0-CVI-55-(0023)의 두개골을 가르고 데이터스파이크를 그녀의 뇌내 연결 장치에 찔러 넣을 필요가 있었다. 흥미롭게도, 서비터의 마지막 사고가 일으킨 메아리의 수치(數値)에서 흘러나온 정보 자료들 전체에는, 그녀를 공격한 워프의 생명체에 대해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AL-141-0-CVI-55-(0023)는 자신을 살해한 적의 모습을 전혀 식별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AL-141-0-CVI-55-(0023)과 그녀가 이끄는 코호트는, 사실상 아무 것도 없는 곳에다 대고 사격을 해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 많은 정보들이 유입되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뇌엽절리시술을 받았을 그 여성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떠올렸던 마지막 사고들에 대한 정보들이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내동댕이 쳐지는 여성의 품으로부터 울고 있는 아이가 끌려 나오고, 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재처리 과정을 위해 끌려갔다. 알파-로-25는 그 정보를 쓸모 없는 것이라 판단하고 폐기해버렸다. 그것은 불완전한 생물체 기관이 죽어가며 처리하는, 짜증나리만치 감정적인 실패의 흔적이었다.
수호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 서비터의 시체를 향해 걸어갔다. 수호자가 장착한 톱은 여전히 피로 물든 채로 윙윙거리고 있었다.
서브 스컬들 중 하나가 선회를 멈추더니, 방향을 돌려 엘다 종족의 폐허 너머를 응시하였다. 그리고 불과 몇 초 뒤, 음성 알람을 길게 울리기 시작하였다. 알파-로-25의 완갑에 달린 스크린 위로 데이터 정보들이 길게 나열되기 시작하였지만, 거기에 적힌 것이라고는 그저 비인간적으로 빠른 불특정 움직임을 감지하였다는 정보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이 경우에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세한 설명이라고 말하고자 하기라도 하듯이.
수호자는 똑바로 서서는 생체 눈을 감고, 큼직한 바이오닉 렌즈를 통해 보이는 시야에 집중하였다. 그의 의안은 즉시 자체적인 경고 펄스를 보내기 시작하였고, 시야 필터들은 서로 화면을 덮어 씌워대며 딸깍거리고 웅웅거렸다. 알파-로-25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터널을 따라 흩어져 있는 엘다 종족의 텅 빈 정착지들뿐이었다. 시간에 풍화된 낮은 벽들은 스스로가 사멸하였음을 깨닫기에는 너무도 오만한 한 종족에 대한 교훈을 주는, 웹웨이 속 흥미로운 기념비들이었다.
비록 그것이 자신의 임무 수행 능력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느끼기는 했지만, 알파-로-25는 트리아로스 수송차들에 자신의 동행자들을 실어 데려왔었다. 알파-로-25는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팔찌의 룬패드에 일련의 명령 코드들을 입력하였다. 알파-로-25의 등 뒤에서 아홉 기의 카스텔락스 전투 오토마톤들-Castellax battle-automata*로 이루어진 1개 코호트가 탐색-파괴 프로토콜을 기동하기 시작하였다. 오토마톤들은 알파-로-25의 주위를 빙빙 돌며, 묵직한 무쇠발로 지면을 진동시켰다. 오토마톤들의 어깨에 장착된 탄띠송탄식 포대들은 유압식 피스톤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회전하였다. 알파-로-25는 카스텔락스 오토마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보다 매끄러운 외피를 지닌 카스텔란 로봇들-Kastelan robots*이 훨씬 더 신뢰성이 높으며, 변덕스러운 잡종 지성 또한 지니고 있지 않다고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 법이었다. 알파-로-25는 추가 화력의 필요 가능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 오토마톤들은 그가 필요로 하는 화력을 제공해줄 것이었다.
(*역주: 옹기봇과 마찬가지로 오토마톤의 일종. 얘네랑 옹기봇은 오르도 레둑토르가 아니라 레기오 사이버네티카 소속임.)
(**역주: 그 유명한 옹기봇.)
동쪽에서 움직임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의 집속 렌즈는 정렬되지를 않고 있었고, 스캐닝 십자선은 계속해서 초점을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무언가가 저 멀찍이에 있었다. 그리고 그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었다.
알파-로-25는 시야 필터들을 순환시키며, 새로운 정보가 담겨 있지 않는 디스플레이 화면은 다른 화면을 덮어씌워 지워버렸다. 알파-로-25는 인간의 지각으로는 거의 인식할 수도 없을 만큼 짧은 시간 만에 이 혼란스럽고도 점점 짜증나게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며, 네 개의 팔에서 주 무장 네 개를 모두 꺼내 들었다. 기다란 칼날 손톱이 달린 두 자루의 코드클로들은 적대적인 음파장으로 웅웅거리고 있었고, 두 자루의 트랜소닉 블레이드들은 전투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로를 긁어대었다. 등에 달린 동력 장치에 부착된 추진익들이 회전하기 시작하며, 알파-로-25의 망토를 펄럭였다.
알파-로-25는 마지막으로 강화 열탐지 시야에 음파 반향 위치 측정 결과를 복잡하게 섞어, 시각적 인상 대신에 정확한 이중 정보를 제공하는 시야 필터를 시도해보았다.
그리고, 그 시야는 성공적으로 기능하였다.
알파-로-25의 등 뒤에서, 그와 감각 정보와 연동되어 있는 카스텔락스 오토마톤들이 그가 방금 본 것을 함께 보았다. 오토마톤들은 굉음과 함께 아홉 문의 마울러 패턴 볼터 캐논들을 발포하여, 난폭한 화음을 자아내는 것으로 거기에 반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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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사냥꾼의 정점에 달한 형상을 취하였다. 그 형상은 합쳐지며, 갈퀴 발톱과 칼날, 그리고 날카로운 가시뼈들이 달린 형상으로 변하였다. 내장의 적출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형상을 취한 듯한 모습이었다. 악마는 타오르는 날개를 펼쳐 강하하며, 자신의 이름을 외쳤다. 그저 단어일 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하나의 소리이자 기억인 그 이름을. 악마는 최초로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내가 내질렀던 바로 그 난폭한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와 화음을 이루며 울려 퍼진 울부짖음은, 최초로 살인 당해 쓰러진 사람이 내질렀던 피 끓는 단말마 소리였다.
알파-로-25의 청각 수용기는 그 울부짖음을 언어와 매우 흡사한 일련의 음절들로서 인식하였다.
그가 사냥하기 위해 찾아왔던 바로 그 존재를 보고 나서 알파-로-25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행동은, 신들의 첨탑에 있는 자신의 감독관들에게 얇고 날카로운 신호를 보내 자신이 수집한 시청각 정보를 발송하는 것이었다. 신호 펄스는 인간의 심장이 한 번 뛰는 것보다도 더 짧은 시간 만에 전송되었지만, 알파-로-25에게 그 이상의 행동을 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워프 생명체의 턱과 발톱이 놀라우리만치 동일한 속도로 떨어지며 알파-로-25의 몸을 찢어발겼고, 알파-로-25의 몸은 워프 생명체에게 집어삼켜지고 있는 순간에도 거의 서른 조각으로 부서지고 있었다.
수호자 알파-로-25의 몸을 구성하던 파편들은 괴물의 여러 목구멍들 속으로 굴러 들어갔고, 목구멍의 근육들은 알파-로-25의 파편들을 뱃속의 산성액 속으로 처박아버렸다. 알파-로-25의 파편들은 녹아 내리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도 꿈틀거리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알파-로-25에게는 불행하게도, 그의 의식은 죽지 못하고 살아남아, 악마의 소화가 시작되는 동안 자신이 타들어가는 짧지만 초월적인 고통의 순간을 느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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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의 전언은 보내진 지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그 목적지에 도달하였다. 그를 파괴한 악마가 아홉 기의 카스텔락스 전투 오토마톤의 잔해들 사이에 서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악마는 오토마톤들의 잔해 사이에서, 걸쭉하게 녹아내린 수호자의 바이오닉 장치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텅 빈 모니터 양편에 설치되어 있던 스피커들로부터 알파-로-25의 전언이 터져 나왔다. 전언은 비록 약간 음색이 왜곡되기는 했지만, 악마가 알파-로-25를 살해하기 위해 강하하며 내지른 새된 울부짖음 소리에 근사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피커들은 지직거리며, 세 차례 울부짖어진 하나의 동일한 단어를 내질렀다. 그것은 어느 이교의 의식에서 울부짖는 성가와 으스스하리만치 닮아 있었다. 그 울부짖음은 한 번 심장이 박동하는 것과 같은 속도로 들려왔다. 인류가 아는 그 어떤 언어와도 다른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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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약간 알포인트 생각나네.
이번 장부터 역주에 참고하기 쉽도록 이미지를 좀 넣어봤는데, 보는데 방해 안 되냐? 호응 좋으면 계속 저대로 쓰게.
이미지 넣어주시니까 따로 안찾아봐서 편하네요 넣어주시면 감사하죠
이미지 굿굿
진짜 공포물이네 - dc App
추추
드라크니옌인감??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