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인상적임. 


시작은 노예 반란을 일으킨 앙그론과 동료들의 시점에서 시작함. 자유를 위해 들고 일어난 그들이지만 고위 기수라 불리는 누세리아 귀족들의 군세에 밀리고 황량한 겨울의 산 속으로 도망친 상황. 추격군과 싸우고 굶주림에 지쳐 하나 둘 죽다보니 이제 50여명만 남음. 당연하지만 눈으로 덮인 산에 먹을게 있을 턱이 없음. 오죽하면 앙그론이 자기 손을 베어 피로 적신 눈을 동료들에게 먹여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있음.


추격자들이 점점 조여들어오는 상황에서 앙그론은 이렇게 산 속에서 도망만 다니다 허무하게 죽느니 아직 무기를 들 수 있고 싸울 힘이 있을때 산에서 내려가 당당히 싸우다 죽자고 동료들과 결의함. 애초에 이길수 있다곤 생각하지도 않았고, 죽기 전에 그 고위 기수들을 한 명이라도 더 같이 데리고 죽자는게 목표였음. 


그러는 상황에서도 도살자의 손톱은 동료들과 이야기 하는 와중에도 끝없이 살육 충동을 불러일으키며 고문하지만, 앙그론은 이 저주받을 이식물이 자신으로부터 수많은 것을 앗아갔을지언정 형제 자매와 마찬가지인 동료들과의 우애는 절대 앗아갈수 없으리라 생각함. 어차피 곧 죽을테니까. 다음 날 고위 기수들의 군세와 마주함. 말이 귀족들이지 사실상 개나소나 아이언맨급 고대 기술 유물 떡칠한 새끼들이라 앙그론이라도 절대 이길 수 없다는걸 암. 다만 압제자들의 체면을 짓뭉개고 당당히 싸우다 죽을 생각이었음.


그런데 귀족들이 지금이라도 투항하면 봐주겠다고 함. 사실 귀족들은 속이려는게 아니라 나름 진심이었음. 이 "폭도"들을 당장 죽여버리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피지배층의 시선을 붙을어 맬 뛰어난 구경거리로서의 앙그론은 대체하기 힘드니까.


당연히 앙그론과 동료들은 좆까라를 외치고 결사적으로 싸워서 몇몇 귀족들을 처치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승산 따윈 없는 싸움이라 순식간에 쓰러짐. 앙그론도 귀족 하나의 머리통을 뜯어버리고 다음 놈에게 주먹을 내지르는 순간 황제가 잠시 시간을 정지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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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들이 대체 네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


그 목소리는 뇌 속의 천둥이자 얼음이었다. 도살자의 손톱이 깊게 파고들고 앙그론을 응징하며 저 자와 다른 모든 것들을 살육하라 요구했다


앙그론은 자신이 아직 말 할수 있음을 깨닫고 약하게 말했다.


"대체..... 넌...... 누구....."


+ 짐은 황제다. 그리고 너는 짐과 함께 가야 한다 +


"어디로?"


+이 곳을 넘어선. 별들을 향해서 +


앙그론은 내뱉었다.


"내 형제들, 자매들. 난 그들을 버릴수 없다."


+ 그들과 이 행성은 더 이상 네가 신경쓸 문제가 아니다. +


"아니. 당신이 내게 뭘 원하건, 난 거부한다. 진정한 동지들과 함께할 내 자리는 바로 여기다. 나는 이곳에서 싸우다 죽겠다."


목소리는 잠시 침묵했다. 앙그론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그 천둥이 다시 들리자, 일말의 유감을 느낀것 같았다.


+ 그렇다면 미안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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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함선으로 텔포된 앙그론을 커스토디안들이 에워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였겠지만, 앙그론은 그들을 적으로 인식하고 먼저 접근한 한 명을 맨손으로 순삭냄. 무력으로는 알아주는 프마 답게 커스토디안들이 자세를 취한거만 봐도 한 명 당 10여개의 허점을 본능적으로 간파함.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 황제가 말림.


넌 이런 보잘것 없는게 아니라 더 큰 할 일이 있다는 황제에게 앙그론은 이런 힘이 있으면서 내게 원하는게 있다면 왜 안 도와줬냐고 절규함. 황제는 대성전을 의미하는 더 큰 과업이 있다고 말하면서 설득하려 하지만, 앙그론은 자기와 동료들을 유흥거리로 농락한 누세리아 귀족들이나 황제나 결국 자기를 이용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음은 마찬가지라는 점을 간파함. 그리고 진정한 앙그론은 저 아래 지면에서 죽었고, 당신이 가질건 누세리아를 결코 떠나지 않은 앙그론의 망령뿐이라고 말하지만 황제의 답은 참 시크함.


"그렇다면 그 망령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월드 이터 마린들이 앙그론을 접견함. 프라이마크니 리젼이니 하는 말이 뭔지는 직감적으로 이해했지만 거기엔 관심도 없었고, 그 마린들이 황제의 인장을 가진걸 본 순간 대표로 나선 한 명을 바로 죽여버림. 그리고 황제건 고위 기수들이건 그 누구도 자기가 내 주인이다라고 지껄이는건 용납할 수 없고, 함께 죽지 못한 동료들과의 맹세를 지키겠다고 다짐하고는, 마지막으로 죽는 순간에는 동료들을 뒤따라가겠다고 결의하며 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