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우스 바일: 클론로드에서 파비우스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만 가져왔습니다.


예전에 근근웹에서 해당 소설을 번역글을 올렸는대, 반응이 너무 없어서 중간에 올리는 걸 멈추었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올립니다.


(자신의 함선에서 운명에 대한 고찰)


럭가니스에서 자신이 본 뒤바뀐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가 보았던 예언과 징조에 대해서도. 어떤 미래에서 그는 성공하기도, 또는 실패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모든 미래에서 그는 항상 살아남았다. 그의 신인류가 올라서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죽음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이지만, 한 가지 석연치 못한 점이 있었다. 그가 직금 죽으면, 그들을 이끌 사람이 없어진다. 그들은 아직 어리며, 불완전하다. 그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는 자신의 과업이 완수되기 이전에는 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처럼 합리주의자도, 아무리 예언처럼 보일지라도 그렇게나 많은 사실을 보여주면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할리퀸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수십년간, 그는 자신의, 그리고 창조물들의 운명의 본질에 대해서 탐구하게 되었다.


'운명에 굴복하라, 운명에 굴복하라.' 그 말들이 저주처럼 느껴졌다. '운명은 무슨 운명? 운명은 무지한 자들이 인과관계에 붙인 이름일 뿐이다. 작용반작용의 결과일 뿐이지, 우주의 기운같은게 아니란 말이다. 선택을 하게 되면, 그 선택에 의해 모든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마치 돌이 연못에 파동을 일으키듯, 허나 그 파동들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럴 수가 없어.'


운명을 믿는 것은 자신의 한계에 굴복하는 것이다. 파비우스 바일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짓이었다. 운명은 그에게 자신의 몸에 깃든 병에 굴복하라고 속삭였다. 운명은 그에게 그의 형제들처럼 타락의 수렁에 빠져들라고 속삭였다. 운명은 그에게 수천번은 죽었어야 한다고 속삭였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버티고 서있다. 구부러졌을지언정, 굴복하지는 않았다.'


그는 항시 변하는 가면의 윤곽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웃었다. '만약 내게 예술적인 감수성이 있었더라면, 흐르는 강물을 막는 돌이 되는 것. 변치않고 확고한 것. 그것이 나의 진정한 운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 그는 그를 살피는 뱃본들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웃음이 사라져갔다. '하지만 얼마나 더 그래야만 하는가? 그 후 너희는 어떻게 될까, 작은 아이들아? 내가 죽고나면, 내가 이룩해 온것들은 어떻게 될까?'


파비우스는 시체 황제도, 그가 황금 옥좌에서 평생을 식물인간으로 보내기 직전, 최후의 시간에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까 궁금했다. '최후의 시간에, 당신도 자신의 길이 옳았을까 고민했을까?' 그가 크게 외쳤다. '자신의 창조물들 위로 무엇이 드리울지, 피할 수 없는 영원한 그림자가 드리울지, 당신은 잠시라도 생각해본적 있을까?'


아니지, 아니야. 그건 전혀 인류의 황제다운 생각이 아니었다. 그자는 쉽게 선택을 내렸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길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그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또한 그러하다. 확실하고도 확신한다. 확신없이는 의심과 의심 그리고 실패만이 있을 뿐이다.'


그의 손가락이 가면을 세게 잡아, 조각내었다. '내 과업이 끝날 때 까지 나는 죽을 수 없다. 과업이 끝나면,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당신이 그렇듯, 나의 창조물들을 억압하지 않겠다. 그들이 나를 더 이상 필요치 않으면, 나는 사라지겠다. 기꺼이 퇴장하겠다. 나의 유산들이 영원히 존재할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은하계를 불태워라. 그래야만 나의 아이들이 잿더미로부터 왕국을 만들어 영겁토록 통치할태니.' 그는 조각들을 집어던지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파비우스가 피닉스 콘클라베에 출두해서 받은 콰스트로의 심판.)


그것은 얼굴이 아니었다. 얼굴이란 경계와 형상이 있는 것. 그가 본 모습에는 둘 다 없었다. 마치 원래부터 하늘 그 자체였던 것처럼, 그것은 파비우스의 눈이 볼 수 있는 한도로 팽창했다. 그것의 눈이었던 것은 먼 곳에 있는 달들이 되고, 먼 곳의 달들은 광대한 성단으로 변해 그를 내려다 보았다. 대기의 균열이 연인의 미소처럼 변했다. 그것은 불가능한 거리에서 그를 지켜보았다. 파비우스는 그것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를 층층히 뚫리는 것을 느꼈다. 그 시선에서는 고통뿐만이 아닌 쾌락이 있었다, 고뇌와 황홀함은, 불가분한 것이었다.


엄청난 노력 끝에, 파비우스는 그 시선을 물리쳤다. '저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가 분노에 차 말했다. 그의 이빨은 갈리고 있었다. 심박수가 리듬을 잃고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그는 가슴을 두드렸다, 내부 제세동기가 전기 신호를 보냈다. 부차적으로 가벼운 자극제가 그를 안정시켰다. 파비우스는 위를 바라고자 하는 욕구를 물리쳤다. 저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어떠한 것도 없다. '저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가 피맛을 느끼며 다시 말했다. '신들이란 없다. 오직 차가운 별들과 우주만 있을 뿐이다.'


압력이 강해졌다. 그의 내면 깊은 곳 무언가가 속삭였다. 그것이 그의 정신의 벽을 긁어대며 그의 관심을 얻을려고 했다. 그는 무시했다. '신들이란 없다.' 그가 다시 말했다. '무작위적인 우주적 현상. 우리의 자각에서 태어난 범우주적인 재앙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들은 그렇지 않다. 고로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파비우스는 콰스트로의 시선을 위축되지 않고 바라보았다. '신들이란 약자들이나 찾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약자가 아니다.'


(예전에 포로로 잡아서 심장에 폭탄 박아놓고 부려먹고 있는 워드 베어러 사카라와의 논쟁)


잠시 후, 파비우스가 말했다.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야, 너도 알탠대.'


'그것들은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요, 그것이 그들의 본질이로다. 그것들은 스스로 자각하고 있는 거짓들이요, 다른이들을 동요케 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 사카라가 올려다 보았다. '그게 그들의 목적이다. 그들은 우리의 의지를, 우리의 결의에 대한 시험이다.' 그가 미소지었다. '하지만 그대도 이를 알고 있을태지.'


'내가 알고 있는 건 네가 그런 오만한 거짓으로 날 현혹케 할려는 것 뿐이다.'


'그대는 아직 신들에게 쓰임이 있다.'


'신들이라는 것은 없다. 악마라는 것도 없으며, 오직 우리와 우리의 심상에서 태어난 것들만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내가 그런 싸이킥 혐오물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거지?'


사카라가 파비우스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아직은 젋었다. 하지만 피부 밑에 있을 균열을 볼 수 있었다. 해골이 곧 드러나고, 육체는 시들어 앙상해질것이다. 바일의 이름대로, 바일의 천성대로. '그거 지금 질문인건가, 아니면 주장인가?'


'양쪽다.' 파비우스가 말했다. 그가 손에 힘을 주며 다시 풀어주자 건틀렛의 서보들이 부드럽게 돌아갔다. '아니면 둘다 아니지...' 그가 머리를 흔들었다 '나는 모든 신들을, 그것들을 추종하는 것들까지 모두 없앨거다.'


'그 중에 그대도 포함되어있는가?' 파비우스가 그를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사카라가 그의 손을 펼쳤다. 'Pater Mutatis -만돌연변이들의 아버지. 작긴해도, 그대는 이미 신이다. 백만 세계에서 어두운 진리를 가져오는 자로 숭배되는 콰스트로보다도 작은 신. 하지만 그럼에도 자네를 숭배하는 작은 무리들이 있는한 그대는 신이 틀림없다. 나는 별로 인정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대가 신이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단 한번도 숭배받기를 원치 않았다.'


'가증스러운 옥좌에 앉은 시체 황제도 그러하지. 그리고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라.' 사카라가 비웃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이런 종류의 대화를 나누었지, 불신자? 그대가 나를 여흥거리나 도구로서 살려둔 것이 아니란 건 우리 모두 알고있다. 그대는 논쟁의 대상으로서 나를 살려두었다. 그대도 내가 옳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절박하게 내가 틀렸다고 증명하고 싶어할 뿐이지.' 그가 파비우스를 바라보았다. '콰스트로가 그대에게 무언가를 고했다면, 그건 진실(a truth)이다. 유일한 진리(the truth)는 아니지, 진실이란 저 하늘에 별만큼이나 무수히 많은 것이니, 허나 진실(a truth)임에는 틀림없다. 그대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 허나 그렇다고 신들께서 그대를 신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웃기는 소리로군.'


'그분들께서는 그대를 무시할 수 없다. 그대가 수백년간 수 많은 제물들을 바쳐왔기에. 그대는 그분들을 가장 큰 목소리로 찬양하는 자들보다 훨씬 더 그분들을 잘 섬겨왔다. 내 두 눈으로 이를 직접 보았고, 그대를 가장 사랑하는 자의 입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중략


사카라는 파비우스가 떠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작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신들께서는 그대를 사랑하신다, 파비우스.' 그가 중얼거렸다. '그대는 그분들께 군단 전체를 받쳤다. 에레부스가 생각도 못한 방법으로, 그대는 그대의 뒤틀린 천재성으로 그분들께 향하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대의 메스가 살 위에 붉은 선을 그을 때마다, 그대는 그 문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이 우주는 칼과 비석, 이 둘로 이루어져있다. 칼을 취하지 않으면, 비석 앞에 몸을 두게되리라.'


'그리고 그대는 칼을 진정으로 잘 다루고 있군.'


(플레이그 마린인 전직 그레이브 워든 출신 아포세카리 데스가드 코라그와의 대화, 그나마 콘소지움 내부에서 믿을 만한 회원임.)


'저도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지요.' 코라그가 파비우스를 내려다보았다. '진시드를 가지고 무엇을 하실건지요?'


파비우스가 그를 처다보았다. '무슨말을 하는건가? 당연히 사용해야지.'


'어떻게 사용하실겁니까?'


파비우스가 망설였다. '아직 정하지는 않았네. 하지만 에이돌론의 한심한 전쟁광들에게 넘기는 것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게 낫겠지.'


'혹시 생각이 있으시다면, 아주 좋은 제물이 될 겁니다. 누구든 신들께 그런 제물을 바치면 신들의 총애를 얻을태지요. 범인들은 그걸로 승천을 추구할겁니다.'


파비우스가 비웃었다. '나는 빨리 죽고 싶은 마음이 없네, 코라그. 그리고 그 승천이라는 것의 정체지. 죽음. 정신의 죽음 자유 의지의 죽음.' 그는 사카라가 말했던 바가 떠올랐다. 그리고 빠르게 한 쪽으로 치웠다. 지금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저 단순한 헛소리였다.


'그건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을태지요.' 코라그가 그의 마음을 읽은 것 마냥 중얼거렸다. '혹 신실한 로가의 자손들이 그렇게 말들 하지요.'


'영원한 투쟁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끌릴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더 중요한 사명이 있네.' 그가 원대하게 말했다.'상상 속의 신들의 총애를 바라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사명이지.'


'그랜드파더께서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는 없습지요, 파비우스' 코라그가 음흉하게 말했다 '그것이 그분의 방식입니다. 비록 당신이 그분의 제단 앞에 무릎을 꿇지 않아도, 당신은 타이퍼스만큼이나 확실히 그분의 자식입니다. 당신이 그렇게도 치료하고자 노력하는 그 질병? 바로 그것이 곧 그분의 선물입니다.'


'선물이라고? 나는 뼛속부터 썩어가고 있네.'


'바로 그겁니다. 그 병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이뤄낸것들에 반이라도 이뤄낼 수 있었겠습니까? 다른 형제들처럼 퇴폐 속에서 타락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겠습니까?' 코라그가 웃었다. '그러지 못할거라 생각되는군요. 아마 제가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피가 당신의 추종자들에 의해 뿌려질거라 생각됩니까? 코른께서 만족하실 만큼 충분하지 않을까요? 얼마나 많은, 복잡한 음모들을 계획하셨습니까? 얼마나 강하게 희망을 가지고 계시지요?'


파비우스가 돌아섰다. 사카라 또한 비슷한 말을 했다. 다시 이 말을 코라그에게 들으니, 기분이 언짢았다. '미친 소리로군.' 그가 밖을 보자, 별들이 거대한, 비웃는 얼굴의 형상을 이루는 것 같았다. 잠시동안, 눈을 깜빡하는 순간에만 보였지만, 그를 불안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진실입니다.' 코라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광기와 진실은, 당신도 알다시피 종종 같은 것이기도 하지요. 우리 모두가 신들의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파비우스. 우리가 원튼 원치안튼 말이지요. 당신 말대로 그들이 그저 거대한 싸이킥 바다의 회오리들과 같은 존재라하더라도, 여전히 그들은 강력한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이 하사하는 것을 받지 않고 저항하시는 겁니까?'


'왜냐하면 그것들이 주는 선물은 전혀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지.' 파비우스가 말했다. '호루스가, 그리고 그전에 펄그림이 치룬 대가가 보여주듯, 이건 하나의 거래야. 자네가 어린애처럼 그랜드파더라고 부르는 우주적 재앙에게는 진정한 사랑이라고는 없어. 이것들은 그저... 불협화음일 뿐이야. 우주라는 거대한 음악의 불협화음일 뿐이지.' 파비우스는 관측창에 비추는 모습에 이빨을 내밀었다. 아직까지는 건강했음에도, 그의 모습을 지치고 헬쑥해보였다. 그의 몸이 다시 붕괴되기 시작했다. '불완전함이지.'


코라그는 긴 시간동안 침묵에 빠져있다가, 별안간 웃었다. 부드럽고, 청아한, 거품이 터지는 듯한 웃음소리였다. '오직 당신만이 그걸 결함으로 볼겁니다.' 그가 부식된 자신의 건틀렛으로 관측창을 만지며 말했다. '이 우주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 결함입니다. 파비우스. 실수 없이 완벽한 음악이란 그저 소음일 뿐이지요.'


그러자 파비우스가 웃었다. '자네같은 고름투성이 친구들만이 그런 실수들을 예술이라 칭할걸세. 이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시계일세 코라그. 셀 수 없이 많은 톱니바퀴와 장치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돌아가고있네. 하지만 무언가 빠지거나, 고장나면, 전체 메카니즘에 과부하를 주지. 자네가 섬기는 그 신들? 그것들이 바로 과부하를 일으키는 것들이야. 멍청이들에게 신이라고 불릴 뿐 본질적으로는 엔트로피라고.'


'엔트로피에 저항할 바에는 받아들이는게 낫지요, 파비우스. 인간이 어떻게 거대한 강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하지. 하지만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 있네. 댐을 만들 수도 있지. 그게 불가능하다면, 강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네.' 파비우스는 코라그를 바라보았다. '자네는 너무 늦었어. 자네는 강물에 익사하였으나, 아직 내 머리는 수면 위에 있거든 코라그.'


'그럴지도요. 하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으시겠습니까, 나의 친구여?' 코라그가 물었다. 그는 그의 무거운 손을 파비우스의 견갑에 올려놓았으나, 잠시 뿐이었다. 외과기는 다른이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싫어했다. 뼈 드릴이 데스 가드의 얼굴을 휘둘렀으나, 맞추지는 못했다. 그 드릴은 터미네이터 아머조차 뚥을 수 있었다. 코라그가 신중하게, 느리게 뒤로 물러섰다.


'충분히 오랫동안.' 파비우스가 말했다. '내 과업이 끝날 때 까지는.'


(필자의 번역능력이 몹시 하찮아서 읽을 때는 ABC라고 알아먹어도 한글로 번역할 때는 의미를 adc 정도로 밖에 알아먹지 못하게 번역한 것들이 있다는 점에 양해를 구합니다.)



신이란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엄청나게 강력한 존재? 수 많은 자들의 숭배를 받는 존재?


그런 점에 있어서는 카오스 신들은 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카오스 신은 지성체의 부정적인 사념들이 워프에 모여서 탄생한 존재로, 그런 의미에서는 신이라고 하기 힘든 것들입니다. 필멸적인 존재들의 사념 속에서 태어난 것들을 도대체 어떻게 신이라 부르겠습니까? 심지어 도움도 안되고 만악의 근원이기만 하는 것들인대.


파비우스 말대로 싸이킥적인 현상, 내지는 자연적인 재해에 가까운 것들입니다. 그리고 악마인 콰스트로의 심판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으면서도 이 주장을 굽히지 않지요. 파비우스에게는, 그의 신인류를 위해 극복해야할 대상이지 숭배의 대상이 전혀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놀라울 정도로 황제와 비슷한 사상과 행동을 따라가는 인물입니다.

둘 다 신을 부정하고, 제거할려하며, 방법은 다를지언정 카오스로부터 인류를 자유롭게 하고, 인류의 생존을 도모할려합니다.

황제가 외계인을 쓸어버리고 인류를 통합하여 웹웨이로 워프와 단절을 통한 빅 픽쳐를 그렸듯, 파비우스는 글러먹었다고 판단한 현 인류를 도태시키고 그가 만든 신인류를 대채함으로서 인류 생존의 빅 픽쳐를 그립니다.


물론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닙니다. 황제와는 달리 파비우스는 진심으로 자신의 창조물들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파비우스의 계획이 황제와 달리 성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 반대입니다.


완벽을 추구하지만 삽질만 계속하고, 노력할 수록 완벽에 멀어진다는 것이 엠퍼러스 칠드런의 캐릭터성임을 고려하면, 파비우스의 계획 또한... 애초에 엄청난 능력과 막대한 세력을 가진 황제가 실패하였는대, 그보다 훨씬 미약하고 아이 오브 테러 내부에서 쫒기는 신세인대다가 시한부인 파비우스가 성공하기를 기대하기는 좀 힘들겁니다.


사실 워해머 특유의 뽕차는 전투장면, 연설보다는 파비우스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파비우스는 여기서 기존의 평범한 매드 싸이언티스트에서, 신을 부정하고 인류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원할려고 고군분투하는 매드 싸이언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흥미가 낮은거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고. 비슷하게 복제 펄그림은 그리 많이 등장하지를 않습니다. 펄그림이라는 인물 그 자체에 초점이 잡히기 보다는, 전편인 파비우스 바일: 프로제모니터에서의 큰 줄거리인 몰락한 3군단을 부흥을 꾀하는 올리밴더 코흐와 이에 대해 회의적인 파비우스 바일이라는 구도가 회의적이었던 3군단의 부활이 오염되지 않은 18000개의 진시드와 완벽한 복제 펄그림을 발견함으로서 진짜로 가능한 이야기로 다가오고, 바일이 자신의 과업과 고민하다가 결국 과업을 선택하게 되는 것에 이야기가 초점이 맞춰집니다.


펄그림이 나오는 장면은 중반부에 가서야 클론 배아가 발견되고, 줄창 바일의 말에 따라 베살리후스 호에 숨어서 지내다가 마지막 쯤에 가서야 잠깐 글랜드 하운드들을 설득해서 같이 싸우는게 전부다입니다. 과거를 후회하고 죄를 씻을려하며 바일을 아버지로 따르는게 좀 흥미롭기는 하지만, 등장은 많지 않아요.


어쨋거나 흥미로운 소설이었고, 만일 질문이나 더 보고 싶은 장면이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참고로 이 소설에서 프라이마크 복귀 떡밥을 날리는대, 펄그림을 팔아먹으면서 트라진이 프라이마크를 웹웨이에서 잡을 뻔했다는 말을 하며,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파비우스가 코모라로 연락을 받는 것으로 끝납니다. 칸님 살아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