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마스터의 집무실 앞 돌의 전당은 본디 그의 의장대가 무언의 경비대로서 수호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당장 칼렙이 얼마전에 면담을 위해 왔을때도 그러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의장대는 집무실 문앞에 챕터의 유물인 대검, 구원의 깃(Feather of Deliverance)을 들고 엄숙히 선 챕터마스터의 좌우로 챕터의 깃발을 든 전례관(Ancient)을 필두로 날개처럼 펼쳐져 서있었고, 그들이 평시면 서있었을 돌의 전당길 좌우엔 중대 기수를 시작으로 3중대의 서전트들이 예식용 장검을 허리께에 차고 도열해있었다. 서전트들의 대열 끝에는 파워소드를 앞에 세운 루테넌트 둘이 있었다.
챕터마스터의 앞에는 루비콘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크리테리우스가 은빛 월계관과 흰색 깃털로 장식된 화려한 헬멧을 들고있었으며, 앞쪽의 좌우엔 각각 3중대 채플린 롭펠과 어깨에 검을 걸친 채 모래시계 형상의 템포르모티스(Tempormortis)를 든 주디카르 켈릭스가 서있었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친구. 그냥 좀 화려한 순간의 맹세...같은 거라고 생각해.'
칼렙은 아침 식사때 미겔이 큼지막한 고기를 입에넣으며 히죽거리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지금 다른 형제 세 명과 지원요청이 온 포지월드로 파견을 나가있었다.
'미겔이 임명식에 참석한 적 있다지만.' 칼렙은 양옆을 훑어보았다. 중대 간부와 챕터 지휘부와 몇 걸음 떨어진 곳, 전당의 입구 양 옆으로는 임무를 나간 이들을 제외한 3중대의 인원들이 참석자 신분으로 서있었다. '그 자유분방한 친구 말을 믿는게 아니었는데.'
필멸자는 못 먹을 것도 먹는 강화된 아스타르테스가 속이 쓰릴리도 없건만, 칼렙은 지금 긴장감으로 속이 쓰린 느낌을 받고있었다.
'아니지, 안믿는다고 나아질 게 아니긴 하군...'
칼렙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미겔의 말을 믿든 안믿든 리클루시엄에서 나와 챕터마스터를 재대면한 그날 이후, 이 시간은 다가왔을 것이었다.
"칼렙시스의 로크." 챕터마스터 니벨이 엄숙하게 그를 호명했다. "챕터의 이름으로, 높은 둥지의 주인이 그대를 찾노라." 그가 말을 마치자 전례관이 깃발로 땅을 두번 두들겼다. "앞으로 나오라."
"부름에 응하기 위해 이곳에 왔나이다." 남은 것은 자신의 결정이 만든 운명에 응하는 것이었으니, 참석한 중대원들을 지나 서전트들이 좌우로 기립한 전당길 걸어나가 헬멧을 든 크리테리우스의 앞에 섰다.
"그대에게 의무와 책임을 내릴 전임자와 중대의 깃발에 예를 표하라." 채플린 롭펠이 챕터의 주인 대신 말을 이었다.
칼렙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한손으로 자신의 왼편에 허리에서 끌러낸 검을 세우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의 앞으로 크리테리우스가 다가왔다.
"칼렙시스의 로크." 중대장이 말을 이어갔다. "이어져 내려온 선현들의 업적과 높은 둥지의 영광을 빌어 묻겠다. 그대는 이 과업과 의무를 받아들이겠는가?"
"예, 받들겠습니다."
"이곳에 선 모든 이들을 증인으로 하여, 그대에게 묻노라. 그대는 챕터의 영광과 그대를 따를 중대를 위해 헌신함을 맹세하는가?"
"예, 맹세합니다."
"계승을 행하는 자. 나, 크리테리우스 페릴이 그대가 한 맹세의 첫 증인이 될 것이며, 채플린이 이를 기록하고 주디카르가 엄숙히 그대를 지켜 볼 것이다. 일어나라."
칼렙이 몸을 일으키자, 크리테리우스는 그와 눈을 맞춘 뒤 고개를 끄덕이고 채플린의 옆으로 물러섰다. 그리고 챕터마스터가 칼렙의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이 중대장이 될 자는 구원의 깃을 잡으라." 그는 챕터의 유물의 손잡이를 한손으로잡고 칼렙에게 내밀었다. 거대한 유물의 손잡이엔 한 사람이 더 잡을 만한 공간이 남아있었다. 칼렙은 그것을 굳게 붙들었다. "새로운 날개가 될 자여, 맹세가 어겨지는 날, 이 검은 구원 대신 그대의 종언의 깃이 되리라는 것을 기억하라."
챕터마스터의 말에 칼렙은 고개를 끄덕였고, 챕터마스터도 거기에 맞춰 말을 이어갔다. "나, 페리우스 니벨. 높은 둥지의 주인이 그대, 칼렙시스 로크를 3중대장으로 임명함을 선언한다." 전당에 챕터의 주인이 내는 목소리가 무겁게 울려퍼진다. "이제 그대의 명을 받들 이들의 맹세를 받으라."
칼렙은 구원의 깃을 놓고 뒤로 돌아섰다. 서전트들이 그 순간에 맞춰 높게 검을 뽑아들며 맞은 편에 선 이와 전당길 위로 교차시켰다. 루테넌트 둘도 조용히 그들의 검을 얼굴 앞으로 세워들었다.
"로크." 크리테리우스가 칼렙의 옆으로 나서며 중대장의 상징인 치장된 헬멧을 건넸다. "그대라면 잘 해내리라 믿네. 나보다 더 말이지." 그의 얼굴엔 희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칼렙은 헬멧을 받아들어 썼다. 헬멧의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잠기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그는 칼집에 든 검을 뽑아 앞으로 높이 들어올렸다.
"희망으로 부터의 구원을!"
칼렙이 소리치자,
"자비로부터의 영광을!"
그가 이끌 중대의 간부들이 맞받는다.
중대장의 자리가 새로이 이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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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라 평소보다 좀 짧은데 더 써서 합친 다음 재업할 예정.
근데 뽕차게 쓰고싶었는데 손발만 오그라드네 무엇.
늘 얘기하지만 노잼과 혹시모를 설정파괴는 내가 미숙해서 그럼. 미리 죄송합니다.
크아아아 기다리다가 죽을뻔 - dc App
조금 바빴음 재밌게 봐주시니 ㄱㅅ
지난번에 실수로 삭제했다며.... 힘들었겠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