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하이브 행성은 먼 인간 선조들에 의해 건설된 문명 이기의 절정이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비인간적인 삶을 제공하는 장이기도 했다.
인간 생부권이나 자연 환경의 보존 등은 조금도 고려치 않고 무제한적으로 팽창된 이 거대한 바벨탑은 항상 유독 공장들에서 흘러나오는 매연과
독한 가스들이 숨을 졸라왔지만
오늘은 그 사이에 또다른 화학적 부산물이 섞여있었다.
그 독한 유독 가스는 불길 속에 휩싸인 공장 노동자들과 조립식 거주 컨테이너들이 만들어낸 부산물로,
한 레니게이드 나이트가 만들어내는 파괴의 희생자들이 토해내는 고통과 공포의 절규와 비명소리들과 함께 하이브 도시 한 구역을 가득 목조르고 있었다.
어느날, 기습적으로 한 대의 레니게이드 나이트가 하이브를 습격했다.
노예들로 기이한 제단을 쌓은 나이트는 학살극의 피해자들을 제물로 바쳐 사악한 의식을 벌였고..
곧 악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역을 방어하는 블러드 레이븐 주둔 병력만으로는 가히 핏빛의 해일과도 같이 쏟아지는 악마들의 유출을 막을 수 없었기에..
근처 지역에서 활동 중이던 블랙 템플러 마린들이 지원 요청을 접수했다.
그리고 또 한 대의 나이트, 레이븐 가드 출신의 팔라딘이 하이브 도시의 간절한 부름에 응하였다.
곧, 악마들의 이글거리는 지옥검과 성전사들의 체인 소드가 맞부딛히며 전장의 열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흑과 적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혼란 가운데서도, 나이트는 단 한 방향으로만 전진하니,
그 어떤 악의 하수인들조차 감히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거대한 리퍼 체인소드의 날은 조금의 낭비 없이 간결하고도 과감한 베기와 찌르기로 감히 덤벼드는 악의 피조물들을 다시 워프로 추방시켰으며,
배틀 캐논은 마치 섬광의 창처럼 포탄을 무자비하게 토해내며 제단을 부시고 위기에 빠진 성전사들을 지원한다.
그의 나이트 슈트가 우렁차게 포효한다.
나이트 슈트 특유의 날카로운 기계음이 도전자를 부른다.
"배신자! 여기 네 혈독이 도착하였노라! 어서 도전에 응하여라!"
PDF 병력들과 블러드 레이븐 마린들을 학살하느라 여념이 없는 레니게이드 나이트를 향해,
제국의 나이트가 다시금 포효한다.
'네 혈독이 왔노라! 크라눈!'
그제서야 학살을 멈춘 레니게이드 나이트.
천천히, 묵직하지만 크기에 비하면 믿을 수 없이 신속한 움직임 속에
레니게이드 나이트가 시선을 돌린다.
"드디어 왔느냐 형제여?"
"그 더러운 입으로 나를 형제라 부르지 말라!"
분노한 나이트가 반역자를 향해 달려든다.
먼저 레니게이드 나이트가 수 발의 미사일들을 발사했으나,
이온 캐논이 과부하 직전까지 아슬하슬하게 미사일들을 막아낸다.
미사일들이 만들어낸 화염과 매연을 단숨에 가르며, 레니게이드 나이트의 거대한 리퍼 체인소드가 이온 쉴드까지 관통하여 충성파 나이트의 견갑을 잘라냈지만
이온 쉴드에 한차례 걸린 리퍼 체인소드는 그 이상 깊숙하게 파고들지는 못했다.
그 순간, 충성파 레니게이드 슈트는 리퍼 체인소드를 휘둘러 견갑을 가르는 상대방의 체인소드를 쳐내며,
배틀 캐논으로 적의 하부를 공격한다.
"헛된 믿음이다! 진정한 신께서는, 오직 피만으로 만족하시는 신이시다!"
분노한 배반자의 체인소드가 묵직한 일격을 가한다. 체인소드가 그것을 막아내지만, 엄청난 힘이 만들어낸 압력으로 기체가 요동친다.
과출력을 알리는 룬들이 나이트 옥좌의 디스플레이 중앙에 출력되고,
기체의 압박을 경고하는 붉은 적색 룬 신호들이 시끄러운 경고의 소음들과 함께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적 나이트의 일격은 가히 무시무시했으며, 이대로 지속된다면 결국 파괴되는 것은 자신의 기체가 될 터였다.
그러나 기사는 슈트의 동력을 적의 검을 막는 자신의 검에 추가로 공급하는 대신,
"배신자!"
배틀 캐논으로 우회하여, 그것으로 적의 파손된 하부 부위에 속사 연발을 토해낸다.
마치 전사의 생혈과 같은 연료 엔진과 불길을 토해내며,
절뚝거리는 배반자 나이트는 어디론가로 도망친다.
"내 너를 끝까지 쫓으리라!!"
마치 사냥개와 같이, 악마들이 달려들어 나이트를 저지하려 하지만,
거친 전진 앞에서 악마들은 조금의 장애물도 되지 않았다.
블러드 레이븐의 예비군 병력이 도착하며, 상황은 호전된다.
나이트는 그들에게 잡졸들의 처리를 맡기며, 적 나이트를 추격한다.
결국 하이브의 어느 구석에서, 블랙 템플러측 정찰대에게 발각된 레니게이드 나이트.
이에 블랙 템플러 측은 바로 공습하겠노라고 통신을 보냈지만,
충성파 나이트는 그것을 단호히 부정하며 말한다.
"그의 최후는 반드시 내가 되야 하오, 성전사들이여."
화려했던 차체는 갈리고 베여 너덜너덜해졌고,
기체의 틈 사이로는 피해를 경고하는 매연이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나이트는 조금도 속도를 늦추지 않으며 배반자를 향해 걸어간다.
"내가 왔다! 네 배신의 정당한 심판이 여기 왔노라!
나만히 네 배신에 대한 심판이노라!"
마침내 다시 싸우게 된 두 거신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 분을 믿으면, 엄청난 보상이 뒤따를 것이다!
우린 오래간 함께 싸웠잖나?
우리 둘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릴 무시한 황제는ㅡ"
"구원자는 오직 그 분 뿐이시니ㅡ
그리고 네 배반에 대한 심판은, 그 어떤 신도 감히 막을 수 없으리라!"
돌격한 나이트가 먼저 횡으로 검을 휘두르며, 적 나이트 슈트의 리퍼 체인소드 엔진과 동력선을 크게 베어버린다.
허나 리퍼 체인소드는 그 육중한 중량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무기이며ㅡ
그것은 같은 나이트 슈트들끼리의 전투에서도 통용되는 이야기였다.
커다란 횡단 베기가 만들어낸 공백을 틈타,
레니게이드 나이트가 승리의 미소와 함께 동력선이 잘려진 체인소드 그 자체를 마치 둔기처럼 충성파 나이트의 기체 위에 내려찍는다.
그것으로 메카니쿰 옥좌 부분을 그대로 짓누르자, 충성파 슈트가 무게 아래 결국 무릎을 꿇는다.
내부의 충성파 기사가 메카니쿰 옥좌와 찌그러진 강철 장갑벽에 짓눌리며 뼈가 부러지는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른다.
승리를 만끽하며, 레니게이드가 선언한다.
"내가 승리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회심의 일격으로 내질러진 충성파의 체인소드가 너덜너덜해진 레니게이드의 하부를 완전히 베어버린다.
한쪽 발이 잘려버린 레니게이드는 끔찍한 엔진 비명소리와 함께 기울기 시작했고,
그 순간 충성파의 체인소드는 거침없이 위로 올라가며 반역자 나이트의 더럽혀진 심장을 베어버린다.
그것으로, 배반자는 최후를 맞이했다.
하지만 충성파의 나이트는 이미 너무나도 큰 피해를 입은 후였다.
그리고, 주변으로 쏟아지기 시작하는 악마들의 물결ㅡ
"조금만 기다리시오. 기계교 사제들을 파견할 터이니 조금만 버티면ㅡ"
"그럴 필요는 없네."
"..사실 그는 나의 형제였네. 그는 나와 함께 제국에 오래간 봉사했음에도ㅡ집안의 가세가 기울었기에 결국 가문과 제국 모두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그렇게 배반자의 길을 걷고 말았지.
그는 우리 집안의 배반자였기에ㅡ그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였노라고, 그렇게 말했던 것이야..
이제 가문의 원수를 갚았으니, 내 의무 또한 여기서 끝을 고하겠네."
"..있어서는 안 되는, 너무나도 비극적인 최후네. 부디 조금만 기다려준다면ㅡ"
"설령 살아나간다 해도, 인퀴지션의 개들이 가만히 둘리가 없겠지.
나의 집안과, 우리 집안이 지금껏 헌신해온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ㅡ나는 여기서 최후를 맞이할 생각이라네. 허허!
마지막 순간, 자네들이라도 알아주니 그것으로 나는 만족하네.
부디 기억해주게. 나, 레이븐 가문의 기사는 명예와 의무가 그 삶에 전부였음을."
음성 통신망으로, 기사 최후의 웃음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비극이 만들어낸 비탄과 슬픔ㅡ그리고 그것으로도 감출 수 없는 긍지와 명예가 담긴 웃음소리가 전장의 소음조차 가리며 시원하게 음성망을 가득 채운다.
마지막 순간, 그는 자신의 동력망을 모두 엔진에 집중시킨다.
그것으로ㅡ나이트의 거친 엔진은 과부하를 일으키며
마지막 단 하나의, 거대한 백열의 폭발과 함께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악귀들을 삼켜버렸다.
기사다운 최후였다
광광우러따
그래도 나이트 만들려면 자원많이 들텐데 자폭은 자원낭비 아님? - dc App
모드임?
ㅇㅇ ahem
ㅇㅇ 모드
전미가 울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