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장



 빛이 깜빡이는 소리가 빨라지고, 장치의 중심에 놓인 구체가 작동하며 내부에서 또 하나의 붉은 빛이 깜빡였다. 구체 내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동력을 모으며 비명을 지르는 엔진의 포효마저도 뚫고 들려오는 그 소리는 귀청을 넘어 뼛속까지도 울리고 있었다.


 엔진과 장치로부터 느껴지는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자하리엘과 루서는 왕복선으로부터 물러서야만 했다. 모종의 원격 신호를 받은 것인지, 자동화된 시스템이 그에 반응해 작동하면서 왕복선은 갑판 바닥 위로 떠올랐다.


 “저걸 어떻게 멈추죠?!” 자하리엘이 울부짖는 왕복선 엔진 소리 너머로 소리를 질렀다.


 “나도 모르네!” 루서는 탑승 갑판 벽에 설치되어 있는 함내 복스 스테이션을 가리키며 외쳤다. “하지만 라이온에게 경고를 해줘야 해!”


 지시를 이해한 자하리엘은 고개를 끄덕였고, 루서는 왕복선을 둘러싸고 있는 열기와 아지랑이를 뚫고 다가가기 위해 애를 썼다. 과열된 공기가 으르렁거리며 엔진으로부터 피어오르고 있었다.


 비상등이 번쩍이고, 울부짖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갑판의 감지 시스템들이 열과 방사선이 급격히 증대하는 것을 감지하였다.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어!” 루서가 외쳤다.


 자하리엘은 탑승 갑판의 벽에 몸을 쿵 부딪히고는, ‘전 갑판’ 버튼을 눌러 함내 전체에 경고를 보내었다.


 “제1 탑승 갑판에서 적대적 선박 승함 경보!” 자하리엘은 비명을 지르는 사이렌의 소음과, 계속 커져가고 있는 왕복선 엔진의 포효성 너머로 소리를 높여 외쳤다. 그가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도 왕복선은 열기를 뿜어내며 갑판 위로 부상하고 있었다. 자하리엘은 고통스러운 비명소리를 들었다. 루서가 비틀거리며…, 미사일로부터 물러서고 있었다. 자하리엘은 더 이상 그것은 단순한 왕복선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반복 바람?] 복스 장치를 통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적대적 선박이라고 했나?]


 “그렇다니까!” 자하리엘이 외쳤다. “사로쉬인들의 배! 그게 일종의 미사일이나 폭탄이었다고!”


 루서는 비틀거리며 자하리엘에게로 다가왔다. 루서의 갑주는 적성 병기의 엔진이 뿜어내는 열기로 인해 그을려, 기포가 생겨나 있었다. 자하리엘은 미사일이 떠오른 곳을 돌아보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전파 송신기의 유도를 받고 있는 듯, 미사일의 코 부분이 각도를 틀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무선 전파 송신기가 이 함내에 있는 것이었다.


 경보에 반응하여 방폭문이 우르릉거리며 열리고, 작업부들과 비상 진화반이 탑승 갑판으로 서둘러 달려 들어왔다. 갑판 내부를 쇄도하고 있는 격렬한 열기에, 주황색 점프 슈트를 입은 정비공들은 급히 양팔을 들어 올렸다.


 자하리엘은 강렬한 열기에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것을 느끼고는, 기껏해야 몇 초 뒤면 적의 미사일이 1차 분사를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깨닫았다. 점화된 분사구는 갑판 내부를 살인적인 플라즈마로 가득 채우고, 그 탄두를 함선 하부 깊숙이로 쏘아 보내리라. 


 그 순간, 자하리엘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깨닫았다.


 자하리엘은 루서를 복스 스테이션에 남겨 둔 채, 벽을 따라 제어 패널로 달려갔다. 머리카락이 두피 위에서 타오르며 느껴지는 고통 따위는 무시해버렸다. 그의 파워 아머는 이미 도색이 녹아내리며 거품이 일고 있었고, 열기가 파워 아머의 관절 부분을 녹여 붙여버리면서 걸음은 납덩이처럼 무거워져갔다.


 자하리엘은 단호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오직 그만이 이 함선과, 거기에 타고 있는 모든 이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걸음은 갈수록 느려졌고, 갑옷은 갈수록 무거워졌다. 그러나 자하리엘은 고통을 떨쳐내며, 벽에 달린 갑판 제어 장치로 향하였다.


 자하리엘은 어깨 너머로 미사일이 함선의 핵심부 깊은 곳, 라이온이 고위 찬양공과 회동을 가지고 있을 그 방향을 겨누는 것을 힐긋 보았다.


 마침내 자하리엘은 갑판의 제어 장치에 도달해, 긴급 통제 장치 앞에 씌워진 플렉스글라스 패널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자하리엘은 봉쇄용 레버를 붙잡고, 그것을 힘껏 잡아당겼다. 갑판의 가장자리에 달린 방폭문들이 진동음과 함께 닫히기 시작했지만, 문들이 반쯤 닫히기도 전에 자하리엘은 보존 역장 정지 버튼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이미 탑승 갑판을 소음으로 가득 메우고 있던 사이렌 소리가 여러 개로 늘어났다. 이번에 울리기 시작한 사이렌은 이전의 것들보다도 더 시끄럽고, 더 귀에 거슬렸다. 머리 위의 스피커들로부터 목소리가 벼락 같이 울려 나와 갑판에 울려 퍼졌다.


 [경고! 보존 역장 정지 중! 경고! 보존 역장 정지 중!!]


 자하리엘은 다시 한 번 버튼을 누른 다음, 정지 절차를 재촉하듯 그것을 꾹 누르고 있었다. 패닉에 빠진 비상 복구반 승조원들이 닫히고 있는 방폭문들을 향해 달려갔다.


 [경고! 보존 역장 정지 중! 경고! 보존 역장 정지 중!]


 “나도 알아!” 자하리엘이 외쳤다. “사자왕의 이름으로, 제발 그놈의 경보 좀 꺼버려!!”


 마치 그의 일갈에 반응이라도 한 듯, 갑판 입구 쪽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된 발전기들을 둘러싸고 빠르게 깜빡이고 있던 불빛들이 꺼졌다. 그리고, 물결치며 일렁이던 별들의 모습이 잔잔하게 가라앉았다. 


 울부짖는 돌풍이 탑승 갑판을 집어삼키고, 갑판 내부의 공기와 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던 모든 것들이 우주 공간을 향해 폭발적으로 빠져나갔다. 


 돌연히 불어 닥친 돌풍이 자하리엘의 몸을 바람에 휘말린 이파리처럼 붙들고, 그를 활짝 열린 입구를 향해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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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 입구를 향해 빠져나가며 울부짖는 돌풍 속에서, 자하리엘은 탑승 갑판의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된 난간을 붙들고 목숨을 걸고 매달렸다. 감압 현상으로 상자들과 도구함들, 탄약이 실린 카트들이 입구를 향해 끌려 나가고, 이내 회전하며 우주의 공허를 향해 날아가버렸다.


 자하리엘은 두 발이 지면 위로 떠오르기 직전 군화 밑창의 자기 장치를 작동시켰다. 묵직한 파워 아머가 갑판 바닥 위를 내리치고, 그를 제자리에 고정시켜 주었다. 연료 공급 파이프들은 마치 핀에 꽂힌 뱀들 마냥 꿈틀거렸고, 느슨하게 풀린 전선들은 돌풍 속에서 나부끼며 불똥을 튀겼다.


 사로쉬인들의 왕복선은 조작을 받고 있던 도중 돌풍에 붙들렸다. 감압 현상이 일으키는 힘은 그것을 단단히 붙잡고는, 왕복선의 엔진이 불을 뿜어내기 무섭게 그것을 함내에서부터 내던져버렸다. 통제에서 벗어난 미사일은 거칠게 회전하며, 몸부림과 함께 함내로부터 방출되었다.


 아직까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지 못했던 정비공들과 비상 복구반의 인부들 역시 그 즉시 우주로 빨려 나가고 말았고, 그들의 몸은 이내 얼어붙어 부스러져버렸다. 그들이 내지른 비명마저도, 함내로부터 빠져나가는 공기의 포효성에 삼켜질 뿐이었다.


 자하리엘은 사로쉬인들의 왕복선이 인빈시블 리즌 호로부터 내던져져, 공허 속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왕복선 내부에 숨겨져 있던 탄두가 폭발하고, 자하리엘은 돌연 눈이 멀어버리고 말았다.


 함 외부의 싸늘하고도 무자비한 우주의 암흑 속에서 보기에, 이는 마치 전투순양함이 작은 태양을 출산한 것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인빈시블 리즌 호의 현측에서 백열하며 나타난 밝은 빛의 구체는, 1,000분의 1초도 지나기 전에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함의 선체에 달린 현창들은 적의 포대로부터 가해진 적대적 포격 행위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지만, 그마저도 현재는 여럿이 깨어져, 강화유리 파편들이 마치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들처럼 공허 속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그 폭발의 충격파는 함선을 강하게 두들겼다. 오직 함선의 자동화 손상통제 시스템들 덕분에 전함은 그 이상의 인명 손실을 방지할 수 있었고, 갑작스레 발생한 감압 현상에 반응한 방폭 패널들은 함내 전체를 따라 거칠게 폐쇄되었다. 


 전함은 심연의 거대한 해룡(海龍)에게 붙들리기라도 한 것처럼 요동을 쳐댔고, 폭발에 뒤이어 더 많은 경적들과 경고등들이 작동하였다. 폭발로 인한 충격파는 전함을 그대로 전복시켜버렸고, 자하리엘은 전신의 뼈들이 흩뜨려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마침내 끔찍했던 진동이 멈추고, 자하리엘은 그대로 갑판 바닥 위로 쓰러졌다. 극도의 피로와 화상으로 인한 고통에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자하리엘은 몇 분간 그대로 그 자리에 누워 있었다.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빛들, 그리고 구조반의 승조원들이 아우성을 질러대는 소리가 무턱대고 그를 휩쓸어대고 있었다.


 “많이 다쳤나, 형제?”


 자하리엘은 화상을 입은 머리를 돌렸다. 루서가 여전히 살아 있는 모습을 본 자하리엘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자네가 죽은 줄로만 알았네.” 루서는 날카로운 소리로 울려대는 경보음 너머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갑옷 덕분에 살았습니다.” 자하리엘이 말했다.


 “자네가 운이 좋아 다행이군, 자하리엘.”


 “네? 운이 좋다고요? 대체 뭘 어떻게 하면 그런 결론이 나옵니까?” 자하리엘은 발음이 흐릿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극심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파워 아머에서 연고들이 분사되어 나왔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게.” 루서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 사로쉬인 개자식들이 거의 함대 지휘부 전체를 다 몰살시킬 뻔했잖나. 하지만 바로 자네가 그것을 저지했지.”


 자하리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갑판 바닥을 굴러 다니는 망가진 시체들뿐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놓인 그 끔찍한 광경에 자하리엘은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분노가 감정의 표면 위로 떠오르기 무섭게, 자하리엘은 그것을 다시 억눌렀다. 그들이 으레 거치는 정신 상태 조절 훈련 덕분에, 아스타르테스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그것을 필요할 때에 최적의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전투의 열기 속에서라면 분노의 감정은 큰 역할을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머리를 싸늘하게 식혀야 할 때였다. 자하리엘은 루서의 도움을 받아 바닥에서 일어선 뒤, 벽에 몸을 기대었다. 복구된 함내 대기의 공기는 싸늘했고, 그는 숨을 헐떡이며 그것을 들이마셨다.


 루서의 벽의 복스-스테이션으로 가 통신 주파수를 조정한 뒤, 그것을 인빈시블 리즌 호의 지휘-넷에 일시적으로 접속시켰다.


 “여기는 다크 엔젤 군단의 루서다!” 루서가 말했다. “탑승 갑판에서 다수의 사상자 발생! 지금 당장 이곳으로 의료반을 보내도록! 함교 사령부, 통신 양호한가?”


 [예, 여기는 함교 사령부. 통신 양호합니다, 각하.] 잡음 섞인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각하께서 계신 층에 파공(破空)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계기판에는 현재는 통제가 완료되었다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만.]


 “그 말대로다, 함교 사령부.” 루서가 확인해주며 말했다. “방금의 파공은 30분 전 함내에 탑승한 사로쉬 대표단이 일으킨 것이다. 탑승 갑판에 정박한 사로쉬인들의 왕복선에는…. 핵 탄두가 실려 있었다. 현재 승함 중인 사로쉬 병력이 아직 남아 있다면, 즉각 구속하도록. 사살도 허가한다.”


 루서는 주변의 파괴 현장을 한 번 힐긋 둘러본 뒤, 자하리엘에게 속삭였다. “약 1분 전을 기점으로, 우리는 사로쉬인들과의 전쟁에 돌입한다.”


 함교 사령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리고 그 즉시, 자하리엘은 그 목소리가 라이온의 것임을 깨닫았다.


 [지금부터 30분의 시간 이내로, 부사령관을 포함해 인빈시블 리즌 호에 승함 중인 전 지휘관과 작전 회의를 개시한다. 이해했나?


 “이해했습니다, 전하.” 루서는 자하리엘과 불안한 시선을 나누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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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빈시블 리즌 호에 가해진 공격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함대 전체와 사로쉬의 도시들, 그리고 그 대지 위에서, 부지불식간에 제국인들은 이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을 영웅처럼 우러러보던 사람들에게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하게 되었다. 그들은 사로쉬인들을 그들의 무지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그들을 옛 밤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찾아왔었다. 제국의 경이들을 그들에게 내려주고, 그 놀라운 능력들을 보여주기 위해 찾아왔었다.


 그러나 사로쉬의 거주민들은 제국과, 제국이 표방하는 그 모든 것들을 거부하였다. 그들은 대대적인 폭력으로 제국을 거부하였으며, 끔찍하리만치 두렵고 잔혹한 행위들을 자행하였다. 사로쉬인들은 수십에 달하는 잔학행위들을 일으키고, 온갖 종류의 끔찍한 만행들을 저질렀다.


 봉기가 시작되었을 당시, 사로쉬에는 휴가를 받아 카니발을 즐기고 있던 제국군과 해군 측 인원들이 일천 명 이상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살해를 당했으나, 대부분의 인원들은 납치 희생자가 되었다. 납치된 이들은 밤중에 흔적도 없이 모습을 감추어버렸고, 어디로 납치를 당했는지, 혹은 누가 납치를 했는지에 대한 증거 또한 일절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사로쉬에 상주해 있던 제국측 시설들의 경우에, 그 운명은 더욱 자명하였다. 행성의 순종이 아직 확실히 입증을 받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로쉬 행성의 지면에는 지난 12개월 간 함대로부터 이전해온 십여 개의 각기 다른 정부 기관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당초에 퓌르스트 선총독은 샬로울 수도시의 중심부에 있는 행정 구역에서 적당히 으리으리한 건물 하나를 택하여 그곳을 자신의 자택으로 삼았었다. 이와 비슷하게, 다양한 연락 사무소들 또한 궁극적인 권력 이양에 대비해 총독의 관저 부근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로쉬인들의 왕복선이 폭발한 시점과 거의 시각을 같이 하여, 성난 군중들이 사로쉬에 있는 총독 관저를 습격하고, 그 인근에 있는 제국의 사무소들에 또한 공격을 가하였다. 행성에 남아 보초 근무를 서고 있던 소수의 제국군 병사들은 빠르게 압도당하였고, 폭동의 주모자들은 제국의 공무원들을 거리로 끌고 나와, 피를 요구하며 울부짖는 군중들 앞에서 그들을 칼과 도끼로 죽을 때까지 난자하였다.


 그들은 죽은 이들의 시체 위에 침을 뱉고, 갈기갈기 찢어 훼손하였으며, 끝내는 불 속에 던져 넣었다. 그 동안 군중들은 제국의 건물들에 불을 지르고, 타오르는 불길들로 자신들의 만행의 증거를 제시하였다.


 사로쉬에 있던 제국인들 중 오직 소수만이 살해당하거나 납치당하지 않고 도주할 수 있었다. 후일 이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경험담을 털어놓게 되면, 행성의 전 인구가 인빈시블 리즌 호를 거의 찢어버릴 번했던 그 폭발만큼이나 돌연하고도 극적으로 피에 굶주린 광란을 벌이기 시작했음이 드러나게 되리라.


 생존자들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사로쉬 사람들에게 임했던 원시적 야만성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었다. 바로 한 순간 전까지도, 사로쉬인들은 평소처럼 매력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바로 다음 순간, 그들은 충격적이고도 흉포한 폭력성을 돌연히 드러내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이러한 폭력성이 방종하였다거나, 통제되지 않는 하에서 일어난 것이었다는 듯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생존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한다. 살육 행위를 벌이는 사로쉬인들의 태도에는, 무서울 정도의 침착함이 깔려 있었다.


 수천 명에 달하는 반도들 전원이 다 이 음모에서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기로 이미 사전에 약속이라도 되어 있었던 것처럼 그들은 고도로 조직화되어 있었고, 그 모든 임무들이 시행될 정확한 시간표 또한 짜여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그리고 제국의 진리를 믿는 많은 이들이 특히 더 곤혹스러워할 사실은, 곧 거의 기계처럼 정확한 이 시간표의 완벽성이었다. 사로쉬와 그 연방 행성들에 존재하는 공모자들이 서로 간에 대화를 나누었다는 뚜렷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건만,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초 단위로까지 정확하게 동조시키는 것이 가능했던 듯 보였다.


 심지어 그들의 계획 중 일부가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그들의 예비 요원들은 그 새로운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움직이곤 하였다. 그들과 나머지 반도들 사이에 그 어떤 명확한 통신 수단도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모든 현상들은 수수께끼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마저도 다크 엔젤 군단의 주의를 끄는 문제들 중 가장 긴급한 사안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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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는 막았지만 순식간에 머머리가 되어버린 자하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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