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AAAAAAAAAAAAGH!!!!"
"씨발 또 시작이네."
빨갛게 칠해진 바이크를 타고 거센 먼지를 일으키며 오크 한 마리가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황무지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가드맨은 몇 주째 반복되는 행위에 진저리치며 무전을 통해 보고했다.
잠시 뒤, 언제나 그렇듯 주시하다가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보고하라는 상투적인 명령이 내려왔다.
"저 좆같은 그린스킨 새끼들은 목에 스피커라도 달았나, 어떻게 지들이 타고 있는 바이크보다 소리가..."
"야, 저것 좀 봐라."
가드맨이 투덜거리는 걸 한 귀로 흘리고 있던 동료가 가드맨의 팔을 툭툭 쳤다.
가드맨은 기분이 좀 상했지만 이내 동료가 가리키는 걸 보고는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젠 쟤들 서커스도 하냐?"
오크는 한 손에는 도끼를, 한 손에는 총-아니면 대포-을 들고 운전석을 밟고 일어나 소리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오크가 탄 차량은 자기 혼자 좌우로 흔들리면서도 신통하게 쓰러지지 않았다.
"WAAAAAAAAAAAAAAAGH!!!!!!!"
타카타카타카타카타카-
오크는 더욱 크게 목소리를 높이며 손에 든 총을 허공으로 난사하기 시작했다.
"와 시발, 총소리보다 저거 목소리가 더 큰 거 실화냐."
"그렇다기보다는 총소리가 좀 작은 거 아니냐?"
"그게 그거지. 그리고 저 총소리 아무리 들어도 탕탕은 아니지?"
"탕탕보단...어?"
오크는 점점 신나는 지 이젠 아예 몸을 돌려 도끼와 총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탓에, 오크는 앞에 있는 구멍을 보지 못 하였고 바이크는 그대로 구멍에 떨어지며 오크를 튕겨냈다.
오크는 무방비상태로 빙글빙글 돌며 날아가다가 얼굴부터 땅에 처박으며 족히 30M는 미끄러졌다.
그 와중에도 오크의 바이크는 다시 구멍을 기어 나와 주인 잃은 말처럼 정처없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와, 면상 제대로 갈렸네 저거."
"죽었겠지?"
"아무렴 저 자갈밭에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가드맨은 오크가 죽었으리라 확신하고 보고하기 위해 무전을 하려 했다.
"어? 씨발? 야! 저거 일어난다!"
"뭐?"
가드맨이 버튼을 누르기 직전 동료가 다급하게 외쳤다.
오크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녹색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 붉은 피를 흘리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혼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자신의 차량을 보고 그 거대한 어금니가 부숴진 입을 열어 소리쳤다.
"놰 봐기이이이이이이!!!!!!"
오크의 달리기 속도는 택도 없을터인데도 오크는 바이크를 타기 위하여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걸음 못가 어디선가 날아온 밝은 섬광이 그 오크의 머리를 꿰뚫었고 오크의 부러진 어금니를 경계로 그 윗부분이 통째로 증발했다.
"목표 명중."
"좋아."
관측수의 명중 확인에 저격수는 스코프에서 눈을 땠다.
그리고는 좌우로 꿈틀거리며 오랜기간 누워있어서 경직된 근육들을 풀어주었다.
"느낌이 쎄한데."
야전지휘소로부터 사살확인을 받은 관측병이 나지막히 말했다.
"여기 오크놈들은 오크답지가 않아. 공격 전에 저런 정찰병을 계속 보내다니."
"저런걸 정찰이라 할 수 있다면."
몸을 푼 저격수는 다시 차가운 금속에 뺨을 얹으며 한소리 했다.
"그 효과는 너도 봤잖아. 1차 방어선이 허무하게 무너진 거."
"그래. 지휘관이 머저리였지."
저격수는 스코프로 아직도 질주하는 바이크를 보면서 몇 주전 일을 생각했다.
그때도 오크들은 한 번에 한 마리씩 바이크나 차량에 태워 정찰을 보냈었다.
그들은 모두 가드맨들이 파놓은 참호를 따라 질주하며 달렸고, 이에 처음엔 중화기를, 얼마 안 가서는 자기와 같은 저격수를 동원하여 그들을 저격했으나 나중에는 그냥 내버려두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저격수는 그날도 평소와 같이 오크 한 마리가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가드맨들은 늘상 있는 일이었기에 시끄러운 소리에 짜증내며 각자 휴식을 취하였다.
그런데 점점 땅이 울린다 싶더니 이윽고 함성과 엔진소리를 이끌고 온 세상을 덮어버릴 기세로 와의 물결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가드맨들은 평소와 다름을 눈치채고 뒤늦게 각자의 자리로 달려갔으나 붉은색과 초록색이 섞인 오크의 물결은 순식간에 방어선까지 범람하였다.
"...바이크가 참호를 뛰어넘어 달려드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
"멋있긴 했지."
바이크를 탄 오크들은 참호를 뛰어넘으며-물론, 상당수의 바이크들은 그대로 참호로 고꾸라졌었다- 그대로 후방으로 돌진했고 그탓에 대부분의 가드맨들은 앞뒤로 포위당하여 사방으로 라스건을 갈기다가 죽어나갔다.
지휘소와 후방에 있던 중화기들이 순식간에 파괴당하고, 오크들은 마구잡이로 진영을 휘저으며 가드맨들을 학살했다.
그 학살극은 누가 요청했는지 모를, 오크는 물론 겨우 살아남아 저항하던 가드맨들까지 지워버리는 포격을 피해 오크가 물러남으로 끝났다.
격렬한 전투 후, 오크들은 많은 시체와 고장난 바이크를 두고 처음 왔을 때처럼 순식간에 물러났으나, 가드맨 측 피해도 만만찮았다.
만들어놨던 바리케이트들은 죄다 박살났으며, 참호는 병사들의 살점과 병기들로 메워졌고, 지휘소마저 무너져 불타올랐다.
저격병과 관측수는 그 현장에서 떨어진 능선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지휘부는 1차 방어선을 복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금의 위치에 새로 방어선을 정하고 해당 지역에서 후퇴했다.
추가로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오크 정찰병들을 사살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 방침은 효과가 있었는지, 몇 번 다수의 오크가 바이크를 몰고 나타나기도 했었지만 그때의 전투 이후로 오크가 특별히 쳐들어 오는 일은 없었다.
"오늘도 무사히 처리했습니다, 커미사르."
연대장은 시가를 꺼내 앞부분을 문지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커미사르에게 방금 들어온 연락을 전했다.
"한 대 피워보시겠습니까?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괜찮습니다."
권유를 거절한 커미사르가 계속 고민하는 동안 연대장은 왼손 의수에 달린 칼날을 이용하여 시가를 잘라냈다.
잘라낸 단면을 만족스럽게 감상한 그는 시가를 잠시 내려놓고 성냥에 불을 붙였다.
성냥불에 시가의 앞부분이 하얗게 될 때까지 태우고 난 뒤, 시가를 입에 물고 가볍게 빨아 불씨를 담아냈다.
"연대장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때어낸 시가 밴드를 살펴보는 연대장에게 커미사르가 물어봤다.
연대장은 밴드와 시가를 재떨이 위에 올리고는 되물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오크놈들이 보내는 정찰대."
"아, 확실히 특이한 놈이죠."
그렇게 말한 연대장은 자신의 금속 검지로 책상을 툭툭 쳤다.
"하지만, 이상한 놈은 아닙니다. 오크 워로드 중에는 그런 놈들이 가끔씩 있죠."
"연대장님께선 이런 상황을 이전에도 겪어보신 적 있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고요."
"1차 거점이 무너졌는데도?"
시가를 집어 한 모금 빨아들인 연대장은 왼편으로 연기를 내보내며 다시 내려놓았다.
"그 거점은, 미끼였습니다. 그리고 오크 놈들은 제대로 그 함정에 빠졌죠."
"함정에 빠졌다?"
"놈들은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그렇지도 않을 겁니다. 그 참호들을 돌파하면서 상당수의 바이크들이 손실되었고, 막상 그 거점들은 미리 준비한 포격들로 완벽하게 기능을 잃어버렸지요. 그 증거로, 오크들은 해당 거점들을 사용하지 않고 지금의 방어선과 꽤 떨어진 곳에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손실을 입었잖습니까."
"전부 상정한 피해였습니다. 헤비볼터를 비롯해서 몇몇 중화기를 잃긴 했지만 기갑병력은 모두 보존했고, 가드맨 삼천여 명 정도만 죽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거점은 원래 버릴 생각이었습니까?"
"처음부터는 아니었습니다. 오크들이 매일 바이크를 타고 접근해온다는 보고를 듣고 나서 수정한 것일뿐. 조금 더 동쪽에 거점을 만들어서 더욱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겠지만, PDF가 만들어둔 거점을 버리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니까요."
커미사르는 연대장의 말을 들으며 책상에 놓인 지도를 바라보았다.
1차 방어선과 지형, 그리고 지금 방어선과 기갑병력의 배치, 오크의 거점.
모든게 연대장의 말대로였다.
커미사르는 눈 앞에서 시가를 피우는 남자가 유능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도 여러 전장을 다녔지만, 대 오크전에 있어서는 연대장보다 좋은 작전을 수립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는 행성의 일부와 무시해도 될 정도의 자원손실만으로 오크의 다음 공세를 싸우지도 않고 완전히 돈좌시킨 것이다.
그것도 오랜기간 준비된 상황이 아니라, 행성에 도착해서 PDF가 만들어 둔 거점만 가지고 이루어낸 성과였다.
그 순간, 부관이 문을 두들기고 들어왔다.
"연대장님,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알겠네. 커미사르, 오늘은 여기서 같이 드시지 않으시겠습니까?"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잠시 후, 고위 장교용 식단을 들고 온 가드맨들이 탁자에 내려놓은 뒤, 우렁찬 경례구호와 함께 맛있게 먹으란 인사를 하고 나갔다.
연대장은 본인이 직접 와인을 잔에 따라 커미사르에게 건내주고, 자신의 잔에도 와인을 담아 건배를 제안했다.
커미사르는 와인을 한 모금 삼킨 뒤, 그릇에 놓인 빵을 찢어 부드럽고 하얀 면을 혀에 올려놓아 맛을 씻어냈다.
그 뒤 연대장이 샐러드를 잘라 삼키는 걸 기다렸다가 질문을 건냈다.
"다음 공격은 언제라 생각하십니까?"
"사흘 뒤, 발키리의 폭격으로 시작할 겁니다."
연대장의 대답에 커미사르는 자신의 질문을 잘못 들은 것 같다고 말하려다가 깨달았다.
"그 전에 오크들이 공격해 올 가능성은 없습니까?"
"아예 없다곤 못 하겠지만, 극히 드뭅니다. 오늘만 해도 정찰병이 당했으니, 내일 정찰병이 오기 전까진 안전할겁니다. 이 행성은 곧 다시 황제폐하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올 것입니다."
"좋습니다."
이번엔 커미사르가 먼저 건배를 제안했고, 연대장이 잔을 가져갔다.
한편, 워보스는 멕보이의 집-비록 그 집에 천장이 없지만, 여전히 집은 집이었다-을 찾아가 문을 부수며 들어갔다.
"아그야! 놰 뽜이크 어딯냐! 이쁜이도!"
"뽀쓰껀 그쫙 문 여페 나둬따!"
워보스가 박살난 문짝을 집어 뒤로 던지자 붉은색으로 칠해진 바이크가 나타났다.
워보스는 바이크를 들어 집 밖으로 가져가 어디선가 날아온 문짝에 찍혀 신음하는 고블린 옆에 두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그야! 이거 놰 퐈이크 아니다!"
멕보이는 워보스의 말에 집밖으로 나와 살펴보다가 이내 잘못된 점을 깨달았다.
"워떤 멍충이가 좌기꺼 두고 뽀쓰꺼 타고가따!"
"뫄? 그뢈 놰 이쁜이는?"
"걔도 뽀쓰 봐이크에 넣어놔따!"
"구럼 놰 머리는 뫌로 뒆냐!"
"뽀쓰꺼 타고 관 멍충이가 닝간한테 간다 해따!"
그 말을 들은 워보스는 바로 바이크를 타고서는 다른 오크들이 모인 장소로 달려갔다.
오크들은 워보스의 등장에 다들 하던 일-그래봤자 뒹굴기, 싸우기, 스퀴그 먹기, 고블린 괴롭히기 같은 거였지만-을 멈추고 시선을 모았다.
"아그들아!!! 닝간이 놰 뽜이크랑 이쁜이 가저가따!!! 쵸파랑 타카 챙겨라!!!"
그렇게 소리친 워보스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오크들도 숨을 들이쉬며 다음 워보스의 말을 기대했다.
"WAAAAAAAAAAAAAAAAAGH!!!!!!!!"
"WAAAAAAAAAAAAAAAAAGH!!!!!!!!"
점점 좋아지는데? 개인적으론 소초이야기들은 위트있고 공감사긴 좋은데 다른 세계란 느낌이 적고, 전술이나 오크나 보여주는 위트같은게 사만 팬픽으로선 더 좋은거같다
괜찮네 좋다.
진짜로 능력있는 리멤브란서인데
연대장 주저리주저리하는거 변명인줄 알았는데 그게 왜 진짜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