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것들이 사라진 시대에, 우리가 재발견되었다.

지금도, 다시 생각해보자면, 나보다도 많은 것을 알면서 제국이 우리에 대한 손길을 완전히 놓아버렸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우리 손 안에 구원의 핵심이 들려있었건만, 완전히 잊혀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여기저기서 일해온 건 맞다 - 흑선에는 여전히 우리가 필요했고, 우리의 가치를 이해하는 이단심문관들도 있었다 -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시들게 내버려두었다.

나는 한참 뒤에, 내가 아직도 빡쳐있던 때에 이걸 발레리안에게 설명해줬었다.
그도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봤지만, 나는 그가 황금의 전당 속에 쳐박혀 다 망해가는 제국의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것들에 파묻혀 인생을 즐기는 사이 우리는 끔찍한 것들의 파도가 무릎까지 차오르는 동안 살아남으려고 공허 속에서 투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비교 안 할 수가 없었다.

모두 정말이지 멍청했다.

그게 우리를 둘러싼 가장 큰 위험이다 - 악마의 칼날이 아니라, 멍청한 무지. 우리는 분노와 광신이라는 손쉬운 목표에 빠진 빡대가리들의 종족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내 관점이 특이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는 있다. 영혼이 없다면 현실을 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니까.
좀 더 어려운 세상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장자리들이 좀 더 예리하게 느껴진다. 내 세상에는 신도 없다. 다른 이들이 보는 것을, 나는 보지 못한다. 심지어 그조차도 우리에게는 신이 아니다. 물론 이런 말을 내뱉는 순간 교수대에 내걸리거나 영창에 갇히겠지만.

내가 뭘 소리내서 말해본 적이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요새 들어서는 말한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내가 하나의 변화, 이 썩어빠진 제국에 줏대 비슷한 거라도 돌려줄 지 모르는 단 하나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면,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적게 말하고, 더 많이 행동해라.
전투-수신호는 첫 검격이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그 자체로 행동이다. 말하는 명령과는 다른 행동이지.

말은 넘쳐나게 하면서 행동은 할 줄을 모른다. 이제 테라를 보고 나니 그런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게 돌아갈 수 있는지 알 것 같다. 평생동안 글과 말 속에 파묻혀 살아가는 인간들이, 그들의 제한된 인생을 의미없는 말싸움에 허비하는 인간들이 존재한다.

그러면서 우리한테 영혼이 없다고 말하신다 이거지.

내 이름은 타나우 알레야. 나는 아나테마 사이카나, 한때 눌-메이든 - 아니면 더 멍청하게도 - 침묵의 자매단이라고 불리던 이다.

대체 누가 그딴 이름을 생각해냈담? 우리 소속은 아닌 게 확실해. 아마 하이 로드겠지. 그 새끼들 태반이 멍청이니까.

퍼라이어(분조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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