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사 직후
하늘에서 내려온 '그'에 의해 지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근처에서 휘말린 악마들은 가루가 되어 흩뿌려지고 커다란 크레이터가 만들어졌다. 흙먼지가 일어나 악마들의 눈을 가리고, 빈틈을 노린 아스타르테스는 예상치 못 한 상황에서 당황을 지우고 볼터를 겨냥하고 파워웨폰을 휘두르며 제국의 적을 쓰러뜨린다. 크레이터 주변에 있던 악마들이 비틀거릴 때, 흙먼지 속에서 멜타가 쏘아져 나오고 '그'의 어깨 위에 있던 플라즈마 캐논이 발사 된다. 슬레이어가 전장에 참전했다는 외침이 제국의 전사들을 고무시키고, 전장은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한다.
"큭, 아하하하하!"
그가 악마를 찢고 죽이는 장면을 보면서 렉스는 웃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이단심문관이 그를 바라보며 대놓고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크게 웃고 있었다. 주변 분위기를 견디다 못 한 렉스의 헨치멘 중 하나가 존경하는 상관의 소매를 당겨 자제시킬 정도로 웃은 그는 정말로 즐거워했다. 고개를 흔들어 스스로를 가라앉힌 뒤, 손목의 영상장치로 함교에 상황을 물어봤다.
[…슬레이어 경께서 전투에 돌입하심을 확인. 정확한 판단에 감사를 표한다고 함장께서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감사하다고 전해주게. 이제 우리도 지정된 구역에서 대기하지."
[확인했습니다. 통신종료.]
통신장치를 끄며 렉스는 싱긋 웃었다. 발사관 근처 모니터에 달라붙은 장교들과 부사관들은 경악과 환호의 함성을 내질렀고, 곧 최선임장교가 정신을 차리고 부하들을 걷어차면서 제자리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임페리얼 네이비 최정예 다운 행동에 이단심문관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 동안 관측된 정보에 의해 추측한 결과, 그가 살아있는 한은 보호막은 유지되리라 생각했네. 허나 이 정도의 충격을 견딜 정도면 준비해온 것들이 되려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자네가 '준비'한 게 과하다고 했던 말은 취소하지. 방금 본 일은… 직접 본 나조차 믿을 수 없군."
로드 크레인의 요청으로 그와 함께 하게 된 이단심문관 한스는 영상에 나오던 장면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비밀회의에서도 본 바 있었으나, 영상을 통해서라 해도 실시간으로 본, 말 그대로 '찢고 죽이는' 장면은 경악 그 자체였다. 렉스나 자신이 직접 참전하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이리라. 전투를 위해서 머리카락을 밀어버리고 제모까지 한 저 남자 만큼은 아니라도 싸움에 자신 있었으나, 저걸 본 이상 전장에 내려가는 건 그만두고 가만히 대기하는 쪽이 나았다.
"흐음..."
혹여 있을 전투를 위해 꼼꼼하게 정비된 파워 소드와 총기류를 장비하고 밖으로 나가기 전에, 렉스 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불평부터 나왔다. 왼쪽에 달린 검은 빛 의안과 오른쪽의 붉은색 눈동자가 자기 자신을 비추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몸에 입은 상처는 어쩔 수 없었지만 머리를 다친 적은 없었다는 게 자부심 중 하나였기에. 그 대신에 일일이 명령할 필요 없이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건 마음에 들었지만.
이단심문관의 심볼이 새겨진 헬멧을 쓰고, 여러가지로 보강된 카라페이스 아머를 잘 차려 입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본 렉스는 싱긋 웃었다. "다음 원정에는 파워 아머를 입을 수 있단 말이지." 즐거움 섞인 발걸음은 경쾌했으나,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이단심문관 한스는 표정을 굳히고 거리를 벌렸다. 겨우 몇 달 뿐인 시간이었으나, 크레인 경이 왜 자신을 선택하셨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자신은 도저히 저 자를 이해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렉스가 '타락'한다면, 그의 가슴에 박힌 폭탄을 동결시키고 그에게 지급될 파워아머에 부착될 폭탄을 터뜨릴 수 있는 자는 자신이었다.
그래서 한스는 렉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목줄' 관리 잘 하라고. 너무 일찍 터뜨리지는 말고." 라고 대놓고 말하는 미친놈과 가까워지는 건 사양이었으니까.
- 상황 확인
이단심문관의 권리로, 그들은 전용으로 허가 받은 서보-스컬을 내려 보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썬더호크의 지원을 겸한 지상 공격에 맞춰 보낸 그들은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으며, 모든 자료는 로드 인퀴지터 크레인을 비롯한 최중요 인원에게 모두 지급될 것이다.
코른 버저커, 블러드레터, 데모넷, 핀드 오브 슬라네쉬, 헤레틱 아스타르테스… 그 모든 저주받을 것들에게 볼터의 비가 내리고, 제국의 용사들에게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전함에서 영상으로 보고 있던 이들도 그러했고, 그 중에는 이단심문관 일행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이들조차 경악하게 만든 것은, 악마들의 전쟁병기가 슬레이어의 헤비 볼터 사격에 폭발하는 장면이었다. 전장에 있던 몇몇 악마들 조차 그 장면을 보다가 적의 공격에 당할 정도로.
한스는 경악에 찬 외침을 내지르면서 자신이 머리를 쥐어 뜯는 지도 몰랐다. 자신의 충성스러운 부하가 자신을 말리고서야 겨우 손에 힘을 풀어 내렸고, 회색 머리카락 몇 개가 떨어져 내렸다.
"제기랄, 저 빌어먹을 '아전트' 라는 정체불명의 에너지가 뭐길래 저런 것까지 가능하단 말인가!"
" '화성' 조차 해석 불가능한 에너지니, 저런 것도 가능하다고 봐야 하겠지."
일반적으로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면. 이단심문관의 최우선 의심 사항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허가 받지 않은 사이커의 행동, 두 번째는 카오스의 사악한 술수. 허나 지금 보는 상황은 그 둘과는 전혀 상관없이 온전히 슬레이어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레이 나이트의 전투기록에서 그들이 증언했듯, 그 어떠한 사이킥 능력도 그에게서 일어나지 않았고 두 개의 마검을 지배함으로써 슬레이어의 워프에 대한 면역력만이 유일하게 증명되었을 뿐이다.
"제기랄, 상황만 아니었다면 내려가서 근처에서 직접 봤을 것을…"
"그건 내가 해야 할 일이지. 바로 옆에서 감시해야 하는 것이 내 임무… 잠깐, 슬레이어의 뒤 쪽에 반역자가 다가가는데."
슬레이어의 위용을 아는 두 사람이기에 그에게 다가가는 '코른 버저커'에 대해서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다. 대악마를 죽인 자에게 겨우 한 명의 마린이 다가가서 뭐하겠다고? 허나 그 반역자가 다른 손에 든 마린을 슬레이어에게 던져주고, 곧바로 얼굴에 발차기를 먹이는 걸 본 순간 두 사람은 침묵했다. 서보-스컬이 더욱 가까이 다가가자, 누구인지 깨달은 렉스는 이를 갈았다.
"칸."
월드 이터의 문장이 새겨진 갑옷에 저주 받을 '고어차일드'… 한때 칭송받았으나 이제는 저주받을 프라이마크의 무기를 든, 무려 호루스 헤레시 당시부터 제국에 공격을 하고 있는 괴물. 그 전투력 또한 대악마나 데몬-프린스, 배신자 프라이마크를 제외하면 가장 위험한 존재다. 서보-스컬이 보내온 영상에서 확인한 결과, 부상당한 저 마린의 정체는 문장과 복식에서 추정컨대 울트라마린의 카토 시카리우스임이 분명했다.
"슬레이어가 질 거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저 빌어먹을 것은 왜 그를 도발하는 거지?"
한스의 의문은 타당한 것이었으나, 두 사람 다 답을 얻지는 못 했다. 피와 해골을 탐하느라 정신없는 저것들의 주인이 왜 저 자를 보낸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이미 죽은 악마 중에 블러드레터가 있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슬라네쉬 계열 악마와 싸우고 있었다는 상황에 유추해서, 약해진 쪽을 쳐들어가라는 코른의 명령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겨우 추측할 뿐.
"정보가 부족하군. 모르는 부분이 많아 파악이 힘들어."
"저 놈들 생각을 알 수 있는 이단심문관은 없을 걸세. 그걸 알아보느니 볼터 하나라도 더 박을 사람이 넘쳐 날 테니."
두 사람은 잠시 침묵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던 것도 있었고, 영상장치에서 나오는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슬레이어를 도발하는 칸과, 그가 애용하는 검 형태의 에너지 칼날 무기가 아닌 도끼형 무기를 든 슬레이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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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오스에 물드는 데는 이단심문관도 예외가 될 수는 없으니 감시꾼 파견은 당연한 것. 물론 렉스는 똑똑하게 미친 새끼라서 예상했다는 설정. (한스 보낸 게 자기 스승이니까)
2. 이번 것도 표현이 좀 많이 어려웠다... 좀 더 공부해야겠네
좀 늦었음. 일도 하고, 운동도 좀 하니 순식간에 밤이 되고. 늦는김에 모아서 올림.
이번에 칸과의 대결은 샬락시 헬베인 때처럼 전투장면을 기대했는데 없어서 아쉬웠다… 물론 쿠이쿠이 손짓 보고 개처럼 쳐웃었음.
오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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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vs 도끼 대결 대비되는 걸 생각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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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 질게 뻔한데 하필 자세가 종언좌라서 험하게 깨지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처음보자마자 빵터짐ㅋㅋㅋㅋ 센스 오져서 대박이었지
슬레이어의 컬렉션에 옛날 좋은 대화 수단이었던 무기의 도끼 버전이 추가 될 장면...
우와 신작이다!! ㅋㅋ 예전보다 렉스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어서 좋았음. 운동 기분 좋게 끝나고 돌아오니 금손 소설도 볼 수 있고, 센스도 칭찬받으니까 기분이 좋구만….
덤비는 데슷! 지면 해골옥좌의 장식이 되는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