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A Better Imperium
"스콜라에 배출해낸 모범적인 졸업생이자, 알파 등급에 가까운 능력을 지닌 베타 등급의 사이커. 제국의 사이커 훈련에서는 18살의 나이로 살아남았군. 여태까지의 기록으로 판단하건대, 이자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수 세기 만에 이단심문소가 확보한 뛰어난 인재가 틀림없다네. 그녀의 또래에서 찾기 힘든 노련미는 물론이고, 형제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정의에 대한 열망까지. 시스터 스틸쉴드여, 두려워하지 말게나. 이단심문소에 꼭 필요한 인재임이 확실하니, 내가 그녀를 제자로 들이도록 하겠네."
-고위 인퀴지터, 로드 [편집됨]과 인퀴지터 스틸쉴드, 레이디 [편집됨].
레이디 인퀴지터, 레이디 [편집됨]에 대한 대화록 중 발췌.
오늘 심문관은 평소보다 단순한 의복을 차려입었다. 심문관은 전투용 제복; 축성을 받은 이단심문소의 상징과 신성한 파워아머를 걸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늘 있을 전투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었다. 수년 동안이나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해온 전투를 이제 마무리지어야 할 때였다.
몇 주전에 엘로디아 Ⅸ에 도착한 뒤로, 심문관이 쫓아오던 사냥감은 제 시간에 도망치지 못했다. 함선 [여명의 낫]이 워프의 소용돌이를 노련하고 재빠르게 뚫고 지나간 덕분이었다. 이단심문소의 암흑함선이 경외심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가혹한 심판과 견줄 데 없는 무력으로, 정의를 제국에 실현시키는 것.
오르도 헤레티쿠스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심문관이 자신의 전부를 바쳐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일생의 목표이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심문관은 자신의 꿈에 한 발자국 다가서게 될 것이다.
심문관은 사무실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문 앞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던 아이라와 스톰트루퍼들이 심문관의 눈에 들어왔다. 아이라는 장래가 기대되는 제자이긴 했으나, 아직 같이 임무에 동행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했다. 언젠가는 그도 함께할 날이 올 것이다. 아이라는 가슴에 손을 얹은 채로 고개를 깊이 숙였다. 카스르킨 호위병들도 힘차게 경례했다.
"이단심문관 에젤리노(Ezzelino)와 만나는 날이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네가 [여명의 낫]의 지휘를 맡도록 해라. 알겠나?"
"알겠습니다. 심문관 님의 사냥에 행운이 깃들고, 황제 폐하께서 승리로 이끌어 주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심문관은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충분한 인내심과 능력이 없는 자들이나 행운을 필요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폐하의 신성한 개입은 항상 도움이 될테지만 말이다.
심문관은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인페르노 권총을 꽉 움켜쥐었다. 이번에 세워둔 계획에 대해 심문관은 자신만만 했고, 뒤따라올 모든 결과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신중하게 검토를 마쳤다. 이번만큼은 지나친 자신감이 몰락의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편 허리춤에 매어진 파워소드가 그녀가 당당히 걸어갈 때마다 조금씩 흔들렸다.
심문관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비장의 패를 준비해뒀다. 그러나 지금은 숨겨둔 으뜸패마저 꺼내보여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사냥감은 그럴 가치조차 없었다.
심문관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자신의 전용기들 중 하나에 탑승했다. 좌석에 등을 기댄 심문관은 흘러내리는 새하얀 머릿결을 가다듬었다. 곧이어 전용기는 모선을 벗어나 지평선 너머에서 아른거리는 도시를 향해 날아갔다.
'몇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는 장관(壯觀)이로군.'
뉘엿뉘엿 꺼져 가는 석양이, 프라움 모빌루스(Primum Mobilus)의 칠흑같이 검은 마천루들 사이로 주홍빛 홍수를 쏟아내고 있었다. 심문관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광경을 지켜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곳을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는 게 유감이군. 내가 행성에 드나드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는 절대로 좋은 소식이 아닌데 말이야. 오크들을 상대로 행성을 지켜냈다는 건 꽤 드문 희소식인데, 이 행성의 주민들은 축하할 시간도 별로 없겠지.'
이제 도착까지 몇 분 밖에 안 남았다. 심문관은 검은 가죽이 탄력있는 피부에 달라붙는 감촉을 즐기며 반장갑을 손에 꼈다. 심문관의 다른 옷차림과 마찬가지로, 장갑은 흠잡을 데 없이 휼륭했고, 그럼에도 그녀가 소유한 다른 물품들처럼 본연의 목적에 충실했다. 기능성과 실용성. 이 둘은 심문관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뼈저리게 배운 교훈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했나이다. 심문관이시여."
조종석에서 남자의 중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맙네, 청."
조종사는 절도있게 경레를 하며 심문관을 배웅했다.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문이 열리며 거센 바람이 확 밀려들어왔다. 머리 위의 챙이 넓은 모자가 날아가지 않게 손으로 꾹 눌러쓴 심문관은 약속 장소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착륙장과 건물 내부를 잇는 철제 다리가 위태롭게 흔들거렸고, 그럴 때마다 다리 위의 청록색 불빛들이 어둠 속에서 깜빡거렸다. 지상 위로 80층 가량 떨어진 높이와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는 심문관으로 하여금 도시로부터 동떨어진 느낌을 받게 하였다. 발밑에 위치한 번화가의 소음은 그저 웅웅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에 의해 심문관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치 시체 냄새가 섞여오는 것처럼, 불길하기 짝이 없는 돌풍이 불었다.
에젤리노와의 만남을 위해 심문관은 도시에서 가장 고급의 레스토랑을 예약해뒀다. 레스토랑 안의 실내 장식은 드문드문 놓여져 있었으나 아주 인상적이었다. 아치형의 천장과 바로크 양식의 실내장식은 심문관이 어렴풋하게 고향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벽면들 중 하나는 단순한 벽이 아니라, 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설계된 거대한 유리창이었다.
심문관이 미리 요청했던 대로, 에젤리노와 그의 제자는 온갖 산해진미로 가득 찬 식탁의 상석에 서 있었다. 오늘은 주변에 웨이터나 요리사도 없었다. 에젤리노 휘하의 제자는 심문관의 부탁 때문에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애초에 그는 심문관이 에젤리노 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추천해준 인물이었다.
"대체 이게 얼마 만인가?!"
에젤리노는 굵은 목소리로 크게 웃으며 외쳤다. 옆에 있던 제자도 자신의 위치에 걸맞게 고개를 깊이 숙였다. 심문관의 손을 자신에게로 가까이 가져간 에젤리노는 예의바르게 손에 입을 맞췄다. 지나칠 정도로 오랫동안 질질 끄는 에젤리노의 행위에 심문관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까지 와서도 에젤리노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심문관은 그의 머릿속을 돌아다니며 뻔뻔하고 혐오스러운 생각들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에젤리노 경.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랜만이라고! 자네 방금 그 말 들었나?"
에젤리노는 옆에 서있던 제자의 옆구리를 슬쩍 찌르며 말했다.
"오랜만이라니!"
이단심문관 루찌오 에젤리노(Luccio Ezzelino)는 위압감 넘치는 덩치와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남자였다.
오늘 그가 입고나온 갑옷 때문인지 안 그래도 거대한 덩치가 더욱 더 돋보였다. 갑옷의 표면 위로 황금과 은으로 미려하게 세공된 장식들이 이리저리 얽혀있고, 품이 넓은 털 외투가 어깨의 아퀼라 장식에 고정된 채로 펄럭거렸다. 에젤리노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목에 걸린 극도로 정교하게 조각된 묵주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러자 묵주를 지켜보던 심문관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에젤리노의 외모는 잘생겼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고, 심문관은 그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막대한 권력과 끝없는 우월의식을 바탕으로 한 겉치레에 지나지 않을 뿐이었다. 그의 날렵한 턱선은 큰 미소와 함께 위로 올라갔고, 짙푸른 눈동자에서는 한 줄기 빛이 요동쳤다.
"오랜만이라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네! 우리가 함께 스콜라 프로제니움에서 졸업한 지도 어연 50년이나 지났는데 말이야!"
심문관은 조용히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미소로 화답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희 두 명이 공동 수석이었죠."
에젤리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항상 그렇듯이, 뭐든지 완벽하게 기억하는 것도 그대로군!"
에젤리노와 심문관은 스콜라를 명에롭게 졸업했다. 심문관은 학문에 뛰어난 능력을 선보였었고, 반면에 에젤리노는 막강한 신체능력으로 유명했었다. 그 덕분에 두 명 모두 비교적 이른 나이에 이단심문소의 눈에 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의 학업 성적에서 드러나듯이, 두 이단심문관은 이단을 해결하려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극과 극이었다.
벨벳 양탄자 위의 마호가니 의자를 끌어당긴 심문관은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에젤리노 경, 아쉽지만 아무래도 반갑지 않은 소식을 먼저 전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건가? 자, 그건 일단 미뤄두고 이리로 와보게. 일단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라도 나눠야지 않겠나?"
그는 자신의 두 눈동자에 일렁이는 욕망과는 정반대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심문관은 한숨을 푹 내쉬며 외투를 벗었다. 그녀가 입고있던 외투는 그대로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심문관이 오늘 선택한 의상은 그녀가 예상했던 반응을 에젤리노로부터 이끌어냈다. 만약 심문관이 사이커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에젤리노의 머릿속을 양피지에 써놓은 글을 읽어내듯이 들여다보지 못하더라도), 그에게서 풍겨나오는 질척한 욕망은 심문관의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오늘밤 심문관은 가슴 사이의 굴곡이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그 위에 심문관이 신은 금속제 구두까지 내려오는 긴 가죽 재킷을 걸쳤다.
"그럼 잠시 다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까요?"
일단 지금은 에젤리노에 장단을 맞춰줘야 했다. 아직 알맞은 때가 아니었다.
"그러면 한번 말해보겠가? 스콜라의 흠 잡을 데 없는 보석은 여태 동안 어떻게 지내왔는가?"
옛날에 자신을 부르던 별명에 심문관은 마음속으로 조소했다. 마지막으로 그 별명을 들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어차피 에젤리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에젤리노 경께서 지내온 방식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제국의 적들을 사냥하고 다녔지요."
"예전처럼 항상 마음을 닫아두는 것도 변하지 않았군. 뭐... 그렇다면 나부터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지. 지난 수십 년간 눈코 뜰 새 없이 아주 바빴다네. 이단, 돌연변이 그리고 마녀들이 제국 전역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기 때문일세."
심문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이 부분에 관해선 그녀도 동의하는 바였다.
"엘로디아 Ⅸ를 방문한 이유도 행성에 있는 카오스의 흔적을 정화하기 위해서라네. 행성 총독은 물론이고 그의 측근들조차 더러운 카오스의 손길이 닿았더군."
에젤리노가 말하는 틈을 타서 심문관은 늑골 사이를 파고드는 단검처럼 그의 정신에 침투했다. 에젤리노의 머릿속에 놓여진 정신방벽은 오크조차 비웃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무의미한 학살들로 심문관의 환심을 사려 노력하느라 에젤리노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심문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주는 동안에, 그녀는 그의 기억과 비밀들을 싸구려 삼류 소설을 읽듯이 훑어보았다.
에젤리노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오직 행성 총독만이 카오스에 오염된 상태였었다.
"결국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총독과 관료들을 즉시 처형할 수 밖에 없었지."
그 말은 사실이었다. 에젤리노는 관료들을 잔혹하게 가축처럼 도살했다. 희생자들을 산 채로 불태웠고, 그들의 가족들을 집 밖으로 끌어낸 다음, 하나씩 신성한 볼터 탄환으로 고깃덩이로 만들었다. 심문관은 애꿎은 신민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에젤리노의 기억들이 불쾌한 환희와 만족감으로 물들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황제 폐하의 정의가 실현되었다는 사실이 안심이 되는군요."
심문관은 속으로 에젤리노를 조롱했다.
'저 놈의 만행이 정의라니! 웃기지도 않는군.'
"저 또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최근에 제국의 외곽 변경에서 여러 불온한 움직임들을 적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오? 그런가?"
"네. 이단자들은 잘 짜여진 조직 체계와 교활하기 짝이 없는 책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록 제 상대는 아니었지만요."
"이단 쓰레기 놈들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게 아닌가?"
심문관은 고개를 기울이고는 두 손을 깍지끼며 말했다.
"적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등 뒤에 단검이 꽂히는 지름길이나 다름없습니다."
심문관의 말에 에젤리노는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제자를 바라보았고, 제자는 그저 단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옛날과 조금도 바뀌지 않았군! 50년이나 지났는데도 처음 만났던 그대로야! 물론 그때처럼 아름다운 미모 또한 바뀌지 않았지."
에젤리노가 심문관을 슬쩍 훑어보자, 그의 머릿속에 그녀에 대한 왜곡된 환상이 투영되었다. 심문관이 발가벗고 무방비한 채로 신음소리를 내뱉는 환상이 말이다. 심문관은 구역질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렇군요."
심문관을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녀의 외모 덕분에 에젤리노의 긴장을 푸는 것이 한층 더 쉬워졌다.
"에젤리노 경께서도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제가 기억하던 대로 무례하고 성급하시군요."
신랄하게 내뱉은 말에 에젤리노는 잠시 굳었지만, 곧이어 폭소를 터뜨렸다.
"냉정하기 그지없구만!"
주위에 앉아있던 견습생도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에젤리노 경이시여,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물론이네! 물론 그렇게 해야지! 하지만 그 전에-"
"와인이 필요하겠죠."
심문관은 두 샴페인 잔을 들고는 미소를 지으며 에젤리노의 말을 끊었다. 심문관의 손에 든 와인은 그녀의 개인창고에서 가지고 온 것이었다. 심문관의 앞에 있는 고릴라가 그 풍미와 향기를 깨닫지 못할 정도로 귀중한 포도주였다. 그리고 물론 에젤리노와는 달리, 심문관은 포도주를 그냥 징발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의 한도 내에서 제 값을 주고 구입했다.
심문관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손가락이 샴페인 잔의 테두리를 문지르며 지나갔다.
"에젤리노 경, 맹세코 이 포도주는 당신께서 여태까지 맛보지 못했던 종류의 것이라 장담합니다."
에젤리노가 미끼를 물었다. 그는 곧이곧대로 심문관의 말을 믿었다. 심문관과의 하룻밤에 정신이 팔려있기 때문인지 포도주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앞으로는 그런 상상조차 못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면 한번 맛을 보아야겠군."
에젤리노는 간교하게 웃으며 잔을 받아들었다. 심문관은 조안네스부르그I에서 자그마치 이백년 동안 숙성된, 자극적인 진홍색 물결이 그의 잔에 따라주었다. 곧바로 둘은 쨍하고 유리잔을 부딪혔다.
"아말라스(Amalth) 산이 그대의 앞길을 영원히 비추기를."
이런 축복은 에젤리노가 소속된 순수파(Puritan)계열의 이단심문관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구(警句)였다. 그들은 황제 폐하의 불변하고 완벽한 계획이 펼쳐질 것이라 믿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이들이다. 심문관은 소위 아말라시안(Amalathians)이라는 파벌을 경멸했다. 그 분파 중 상당수가 침체되고, 멍청했으며, 발전과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리고 당신도 아말라스 산의 축복이 깃들기를."
심문관과 에젤리노는 함께 포도주를 음미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혀를 감싸더니 목으로 삼킴과 동시에 사라졌다. 잠시 뒤에 뒷맛의 여운이 은은하게 입안에 맴돌았다.
선개추
이거 어디 딴데서 봤던 거 같았는데 이거랑 같은 시리즈였구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