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감시하겠다. 마녀여.' 정치장교 훈련과 그가 지금껏 수행했던 가드맨 처형에 힘입어, 칼릭은 자신의 목소리에 억지로 없는 자신감을 밀어넣었다. '너를 연행할 수송차량은 한 시간 내에 도착할 것이다.' 


'그럴지도 모르지. 허나 그리 오래는 아닐 것이다. 몬-카이의 손에 목줄이 매이는 것은 여의 운명이 아니다. 여의 운명의 강은 새 강줄기로 흘러갈 것이다.' 그녀는  칼릭이 그녀의 뒤틀린 발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채지 못하는 것에 짜증난 듯 했다. 


그녀가 말할 때, 그녀의 길고 뾰족한 귀 하나가 살짝 씰룩거렸다. 칼릭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녀의 왼쪽 귀가 다시 씰룩였을 때, 그녀는 눈을 깜빡이더니 불편한 양 코에 주름이 잡혔다. 그녀는 그의 조사하는 듯한 눈빛을 느끼고 미소지으며 호박빛 눈을 내리깔았다. 


'귀가 가렵노라.' 


칼릭은 그의 심장박동이 빨라진 것을 그녀가 눈치채지 못했기를 빌며 느리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냥 손을 뻗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그녀를 편하게 해줄 수 있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얼굴로 반쯤 뻗어나가다 멈췄다. 내가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죄수를 만져? 내가 한낱 죄수를 편하게 해 주는 것을 신경썼다고? 


그녀와 그의 시선이 맞았다. 그녀의 비인간적인, 벌꿀과 황금이 섞인 듯한 눈동자는 황홀하기도, 혐오스럽기도 했다. 그는 그녀의 감정 일부를 읽을 수 있었다. 귀가 가렵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수줍음. 그녀의 얼굴로 다가온 손에 대한 궁금증. 그녀의 감정은 거의 인간과도 같았다. 


거의. 그 세부사항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그녀는 '거의' 인간과도 같았다. 


'그대는 여가 마치 그대의 손을 물어뜯을 짐승이기라도 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구나.'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천사같은 얼굴은 계속해서 수줍음과....열망이 섞인 섬세한 감정을 비추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만져주길 바라는 건가? 칼릭은 왼손으로 볼트 피스톨을 뽑아들고 강하게 쥐었다. 


'내 손을 앗아간다면, 그건 네 마지막 실수가 될 거다. 마녀.' 


그녀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귀를 씰룩거리자 그녀의 코에도 다시 주름이 잡혔다. 


'그대의 포획물은 지금 목줄 매이고 묶여 있도다. 몬-카이여. 그대의 위협은 여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커미사르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피스톨에 눈길을 던지고 여차할 때 바로 탄환을 쏠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볼이 불타는 듯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살짝 닫힌 문을 곁눈질했다. 아치 위로 붉은 전등이 어둡게 밝혀져 있었다. 문은 아직 닫힌 채였다. 


그는 그녀의 귀를 긁어 주었다. 


가죽 장갑은 맨살 위를 긁으며 거의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거친 가죽 장갑 속의 손가락이 귓뿌리부터 뾰족한 귓바퀴 끝까지 쭉 흝어 나갔다. 칼릭은 그의 손끝이 그녀의 창백한 피부에 닿자 침을 삼키고, 그녀의 귀가 그의 손길에 움찔거리자 이를 악물었다. 그는 그녀가 떨리는 한숨을 내뱉는 소리를 들었다. 둘의 눈길이 다시 마주쳤다. 


그녀가 이질적인 악센트로 말했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구나. 그대가 하는 것은 그저.....여는 그 단어를 모르겠다.' 그녀는 피처럼 붉은 입술을 핥아 축이며 그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여의 언어로는, 리아샤라고 하지. 웃게 하기 위한 접촉 말이다.' 


'.....간지럼?' 그녀가 외계 단어를 쓰자, 칼릭은 자신의 피부가 곤두서는 것을 느끼고는 다시 침을 삼켰다. 하지만 그는 아직 그녀의 귀를 만지고 있었다. 


'그래.' 그녀는 마치 새 장난감을 받은 어린 여자아이마냥 미소짓고는, 맛보기라도 하는 양 새로 배운 단어를 입 속에서 굴렸다. '간지럼. 간지럽다. 맞아.' 


칼릭은 다시 그녀의 귀를 흝었다. 이번에는 엄지와 다른 손가락에 좀 더 힘을 준 채였다. 그녀는 다시 부드러운 한숨을 내쉬고는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좀 나은가?' 그의 물음에 나온 대답은 그저 한숨 섞인, 옅은 신음 뿐이었다. 커미사르는 그녀의 귀 끝을 만지작거리다가, 그녀가 눈을 감아버린 것을 깨달았다. 


'그만해다오.' 세 번째로 흝은 후 그녀는 말했다. '부탁한다.' 


칼릭은 다시 피스톨을 든 손에 힘을 주었다. '왜지?' 


그는 그녀의 명령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시 그녀의 귀를 흝었다. 그녀를 모욕하려고? 그녀에게 누가 위인지 입장을 가르쳐주려고? 아니면, 그저 이 두꺼운 장갑을 통해서라도 그녀를 다시 만져보려고? 테라의 옥좌여. 맨손으로 그녀의 귀끝을 만지면 어떤 느낌일까.... 


'여의 귀는....' 자신의 귀를 흝는 감촉에 몸을 떨며, 그녀는 말을 끌었다. '여의 귀는 매우.....이 단어도 모르겠노라.' 


칼릭은 작게 웃으며, 살짝 귀끝을 꼬집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한숨과 함께 수상쩍게도 저주같이 들리는 외계 언어를 속삭였다. 그녀의 눈은 아직 감긴 채였다. 칼릭은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어 오르락내리락 하는 그녀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비단과도 같은 외계의 재료로 만들어진 그녀의 보디슈트 밑에서 두 개의 돌기가 튀어나온 것이 눈에 띄었다. 커미사르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가 계속해서 그녀의 귀를 만지자 돌기들이 더욱 커지는 것을 보았다. 


'예민하지.' 그는 결국 말할 수 있었다. '네 귀는 예민하다.' 


'그-' 그녀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칼릭은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방아쇠를 당기고 바닥을 쏘고는 마녀에게 피스톨을 겨눴다. 몇 번 심장이 더 뛴 후예야, 그는 소음이 그의 복스-캐스터에서 들려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칼릭이다.' 그가 숨을 고르고는 대답했다. 그는 무전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 라 말했다. 무전이 끊겼다. 


'마녀. 너를 연행할 수송기가 곧 도착한다.' 그가 말했다. '네가 본부에 도착할 때까지 감시할 자가 5분 내에 여기로 올 것이다.' 


칼릭은 문을 열고는 탱크 밖으로 나가며, 그가 그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그리고 병력수송장갑차 안의 그녀를 돌아보는 자신을 저주했다. 그녀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그녀의 눈에서 시선을 떼는 데에는 수 초가 걸렸다. 그가 다시 발걸음을 떼는 데에는 몇 초가 더 필요했다. 


그에게는 만나야 할 감시자가 있었다. 






원래 첫줄에 Xenology 관련된 엘다 기록이 있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라. 원출처가 해외인지 플포인지 불확실함.

언제봐도 ㅗㅜㅑ라서 블마갤에도 올려본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