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총독 카이로는 엘'라의 갑바 부위를 벗어던지자 눈 앞에 드러난 황홀한 광경에 이성을 잃을 뻔 했다. 많은 여성들을 건드려본 그로써도 엘다 여성을 건드려본다는 전후무후하고 생소한 일이었기에 이는 짜릿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허나 카이로는 급할 수록 돌아서 길을 택하라는 격언을 떠올렸다. 지금 당장 급하게 스스로의 성욕을 풀어낼 재간이었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다. 그런 뻔하디 뻔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는 품격 있는 행성 총독이었고 따라서 다른 천한 놈들이 단순히 추구하는 성욕 해소를 하지 않는다.


행성 총독이 짐승과도 같은 손아귀들이 드디어 엘'라의 속살을 만지자 그녀는 격한 몸부림을 치며 그의 손아귀를 떨쳐내려 반항했다. 카이로에게 있어 그런 저항은 너무 귀여운 저항이었다. 비록 그녀는 전사였고 행성 총독은 기름만 쳐먹은 돼지에 불과했지만, 두 손 뒤로 묶인 그녀의 위에 올라탄 행성 총독의 육중한 무게는 가녀린 엘다를 고정시켰고, 뛰어난 전사인 그녀조차 근본적인 근력의 한계로 인해 떨쳐내는 건 불가능했다.


- 흑...흐읍...읍...


나름 긴 시간동안 의미 없는 반항을 해보았건만, 어떠한 저항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입에 채워진 족쇄 사이로 결국 엘'라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치욕스럽게 가슴 속살이 훤히 개방된 채로 그녀는 철장 속에 갖혀 맹수의 아가리에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작은 새와도 같았다. 결국은 맹수에게 갈기 갈기 제 욕망껏 찢겨져 깃털과 혈흔만을 남긴 채 포식자의 뱃속을 채워줄, 그런 존재가 되었다.


저항하길 포기한 엘'라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고 말았다. 두 손이 결박 당한 채 젖가슴을 드러낸 상태로 앞으로 닥칠 일에 덜덜 떠는 그 가련한 모습이 카이로의 눈 앞에 펼쳐지자 그는 자신의 아래 쪽 욕망이 팽창하는 것을 느꼈다.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어린 계집의 모습은 어떤 욕망 가득한 남성도 가히 이성을 잃기에 충분한 그림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까 전에 상기했던 말을 다시금 떠올리며 간신히 이성을 더듬 더듬 어둠 속을 작은 손전등으로 밝혀 나가는 모양새로 자신이 계획한 순서대로 일을 행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즐기며, 카이로는 양손을 펼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