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킨슬레이어


"전쟁 뒤에는 항상 돈이 따라다니지. 하지만 진짜 이윤은 재건 사업에 있어. '예거와 아들들'이 우리의 애국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충분히 누리는 것은 전쟁 승리 후를 위해서라도 매우 중요해."

"승리할 거라고 생각해 형?"

"아버지는 지난 카오스 침공의 잔재에서 오스터마크에서의 사업을 번창시켰어. 몇십년 주기에 걸쳐서 놈들은 오고, 또 쫓겨 올라가버려. 이번에도 그리 다르지 않을 거야."

펠릭스는 전쟁이 그렇게 간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그 생각을 입밖에 내지 않기로 하였다. 그 누구도 종말론자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펠릭스 자신은 사람들과 이런저런 논쟁을 오랫동안 해온터였다. 이번 전쟁은 뭔가 다르다는 것은 펠릭스가 가진 생각의 전부였다. 아마도 펠릭스 자신이 술집에 앉아 겨울이 더 추워지고 있다며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노인들처럼 늙어버려서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펠릭스의 침묵을 암묵적인 동의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굳게 믿고 있는 오토는 미소를 지었다. 형 오토의 이빨은 와인에 러트리아산 설탕을 너무 자주 넣고 마신 나머지 검게 변해있었다. 오토의 한쪽 손은 지팡이를 잡고 있었고 다른 한손으로 손가락을 튕겨 자신의 집사로하여금 커다란 두루마리를 가져오게 하였다.

먼지가 쌓여있고 귀퉁이가 찢어진 것으로 보아 벽에 붙여져있었던 종이인 것 같았다.

"떠나기 전에 이걸 보여주고 싶었어. 자 보렴." 말을 마친 오토는 집사의 도움을 받아 두루마리를 펼쳤다.


펠릭스의 가슴이 철렁하였다. 종이는 주로 마을 게시판이나 교차로의 벽에 못질되어있는 포스터였다. 제국 내 적은 수의 사람들이 글을 읽을 수 있었으므로 포스터는 커다란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포스터는 할버디어들의 팔랑크스 전열이 멀리 떨어져있는 거대한 벽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이 그려져있었다. 벽의 묘사가 아마도 그림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일터였다. 벽은 거의 산맥처럼 그려져있었으며 그 정상에는 헤일로가 그려져있었다. 그것은 화가의 상상력에 따른 것처럼 보였으나 펠릭스는 맥스와의 대화를 통해 상상력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림은 조그만 글씨들로 둘러쌓여있었고 제목에는 큰 글씨로 '북쪽에서의 승리'라고 쓰여져있었다.


오토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바닥에 쓰여져있는 두개의 사인 중 두번째의 것을 가리켰다.

그것은 쿠르트 헬보르그의 것 바로 아래에 있었다. 펠릭스는 한숨을 쉬었다. 오토가 처음으로 펠릭스의 일지를 펠릭스 몰래 출간하였을 때, 펠릭스가 가장 마지막으로 예상했던 일들 중 하나는 라익스마샬 쿠르트 헬보르그의 앞으로 불려나가는 것이었다. 뉠른의 구원자의 이름은 약간의 로맨틱한 상상력과 함께 제국민들 사이에서 유명해져있었다.

사인은 펠릭스 예거라고 적혀있었다.

"하인들이 이것들을 모으고 있지." 오토는 펠릭스의 표정을 무시하며 말하였다.

"함부로 그러면 안되지만, 한두개 없어진다고 도시가 어떻게 되지는 않겠지."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 펠릭스가 말하였다. "때때로 제국군에서 공성에 대비해 그것들을 벽의 지지대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걱정 붙들어매 펠릭스. 라이클란트의 젊은이들을 전쟁에 보내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야. 그리고 그 일은 정부에서 너에게 주는 쥐꼬리만한 급여뿐만 아니라 '예거와 아들들'에게도 꽤 도움이 되고 있어." 오토는 펠릭스의 사인을 다시한번 가리킨다음 집사로하여금 포스터를 말아 가져가도록 하였다.

"제국의 모든 길모퉁이와 막사에 예거의 이름이 붙어있어. 저게 네가 우리 집에 지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고 카테리나의 샬야 사원에 대한 기부를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해주고 있어."

펠릭스는 뒤로 돌아 걸어나갔다. 그는 눈을 감고 평화와 자비의 여신에 대한 기도를 중얼거렸다. 그는 캣의 치료가 그의 형에게 주는 부담에 대해서 또다시 논쟁하고 싶지 않았으며 오토가 펠릭스가 전쟁에 나가게 한 남자들의 숫자들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