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길리먼이 아무리 빨리 생각을 정리할지라도 모래시계는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적은 길리먼의 모든 전력을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 만큼, 빠르게 행동해야 했다. 길리먼은 우선 적의 함대를 압도하고, 적 전투력의 효율을 증강시키는 전술 자체를 무력화시켜야 했다.


그가 알아야만 하는 사안이 하나 더 있었다.


길리먼이 질문했다.


통신관, 카체라에서의 무선 교신은 없었는가?”


행성계는 매우 작았다. 단 두 개의 행성만 존재했다. 외곽의 히메라는 생명이 없는 암석 덩어리에 불과했다. 카체라 행성에서만 사람이 거주했다. 함대가 막대한 자폭선을 마주했다는 자체가 이미 행성의 상황이 어떠할지 강력하게 암시했다. 그러나 길리먼은 13군단이 특정한 전략을 시행하기 전에 확신이 필요했다.


그 사이에 첫 무리의 포탄과 어뢰가 도달했다. “울티무스 문디의 방어 체계가 상당수의 어뢰를 요격했다. 포탄은 너무 작고 많아서 그런 대응이 불가능했다. 적탄이 쉴드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일부 어뢰가 요격망을 돌파했다. 전함이 충격에 진동했다. 보이드 쉴드의 고통이 관측창 밖의 암흑을 그을렸다. 그러나 함선은 강건했다. “울티무스 문디는 폭풍을 뚫고 전진했다.


통신 장교가 보고했다.


카체라 행성에서는 어떠한 복스 통신 신호도 잡히지 않습니다. 다만 약간의 간섭 현상이 보입니다.”


어떤 종류의 간섭인가?”


통신 장비의 계기 상태가 비상식적입니다.”


프레이토가 말했다.


워프 에너지입니다.”


길리먼이 라이브러리안에게 물었다.


근원을 파악할 수 있겠나?”


, 전하.”


프레이토가 거침없이 대답했지만, 길리먼은 그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얼마나 워프에 노출되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좋군. 근원지를 파악하게. 우리는 그곳을 파괴해야 하네.”


길리먼은 결심을 내리는 한편으로 이 행성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확신할 수 있었다.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 적은 카체라 행성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 워프 스톰은 인간의 의지로 제어되고 있었다. 비록 루인스톰에 비할 정도는 아니라지만, 본질은 같았다. 그리고 폭풍을 제어하는 존재는 카체라에 있었다.


적의 세 갈래 공격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였다. 그랬기에 길리먼은 이 세 요소를 동시에 공격할 생각이었다. 어쩌면 빠르게 돌파할 수도 있었다. 울트라마린은 모래시계가 모두 비기 전에 이 행성계를 떠날 수도 있었다. 목표는 명쾌했고, 위치도 그러했으며, 이제 자신이 시도할 전략만 그러하면 되었다.


이것이 함대가 물질계로 진입하고 불과 몇 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길리먼이 지시했다.


함대 전체에 전파하라.”


“2개 전대를 제외한 전 함정은 캡틴 코르보와 글로리우스 노바의 지휘에 따르라. 캡틴 코르보. 자네에게 주어진 전력으로 적 타격 순양함을 추격하여 불태우도록.”


이는 압도적인 공격이었다. 적은 길리먼의 전력을 분산시키려 들었으나, 길리먼은 그 분산의 본질을 결정할 수 있었다. 적은 그를 강타했고, 자신의 전력을 극대화 시켰으나, 본연의 약점을 숨길 수는 없었다. 타격 순양함 한 척이 적 주력함의 전부였다. 호루스가 테라를 신속하게 정복하겠다는 목적을 지닌 이상, 그 이상의 전력을 투입할 수도 없었다. 흘러내리는 모래시계를 가짐은 반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길리먼은 명령 하달을 계속 했다.


캡틴 툴리안 아퀼라, 그대의 타격순양함 알라이아와 직속 호위함 전대를 대동하여 적의 우주 정거장을 처리하라. 보딩 공격을 감행하여 필요하다면 모든 수단을 써서 무력화시키도록.”


아퀼라는 최근에 77중대장에 취임했지만, 칼스 전투에서의 영웅적 업적은 길리먼이 현 직책에 임명하는 이상의 신뢰를 안겨주었다.


세 번째 전대는 내가 직접 통솔한다. 타격 순양함 카바스코와 호위함 명예로 묶인은 기함에 합류하도록. 나의 직할 전대는 카체라 행성으로 향한다.”


고로드가 질문했다.


우주 정거장을 처리하는데 단 1개 중대만 투입하십니까?”


길리먼이 답했다.


함선의 화력으로 제압하려면 아군의 피해가 너무 크네. 그게 적이 노리는 바이지.”


함선들로 방어용 정거장에 정면 공격을 가하면 그것의 본래 목적에 합당한 전투가 벌어질 곳이고, 이는 길리먼이 저지를 실수가 아니었다.


적 정거장은 쉴드와 포대에 정면으로 맞섬이 아닌, 요새 내부와 갑판에서의 전투로 제압해야 하네.”


명령이 하달되었다. 함대가 반응했다. 자폭선들은 계속 달려들었고, 기뢰는 여전히 사방에 깔렸으며, 적 함선의 포화는 13군단의 함선들이 처리하기에는 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함대는 프라이마크의 의지에 반응했다. 지속적이고 강력한 화력을 뿜어 자폭선과 기뢰를 태워버리는 불의 고리를 팽창시켰다. 함대는 손상을 입으면서도 파괴의 파도를 분노로서 넘어섰다. 함선들이 추가로 격침당했으나, 얼마 되지는 않았다. 파손된 함선들은 그보다 많았지만, 여전히 남은 전투력을 유지하고 불타는 회랑을 통과했다. 사상자 명단이 얼마나 길어질지라도, 파공이 생긴 선체와 부서진 갑판 속에서 승조원들은 계속 운항하며 복수자의 부름에 답했다


길리먼은 자신의 의무를 알고 있었으며, 그의 아들들도 마찬가지였고, 함대의 모든 인간 장교와 승조원, 수행원들 역시 그러했다. 그들은 복무에 자신의 삶을 바쳤고, 프라이마크에 대한 단순한 충성을 떠나, 그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위해 열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들은 위태로운 상황을 이해했다. 비록 그들이 모래시계의 알갱이가 흘러내리는 만큼의 시간적 압박을 느끼지는 못했으나, 전투의 중요함은 알고 있었다. 함대는 반드시 테라에 닿아야 하며, 그들이 길리먼의 의지에서 나오는 모든 명령을 수행할 때마다 함대가 황제를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짐을 알았다. 그랬기에 각자의 의무를 행했다. 그리고 함대가 반응했다.


맹공격을 받는 와중에도 진공의 새로운 구역으로 돌파한 함대는 길리먼의 명령에 따라 전진했다. 진형이 세 갈래로 나뉘어졌고, 13군단은 공세를 취하기 위해 움직였다.


전투 개시로부터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