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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갓 수술 받고 스마된 3만년대의 스마야.

인류를 수호하는 스페이스 마린으로 황제 폐하님 이름 아래 위대한 성전에 참전했다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선임이 갈구든 중대장이 갈구든 흐루드니 뭐니 이상한 외계인이랑 싸우든 상관없이 열심히 싸우고,

승리하면 기분좋게 사람들한테 환대받고 정말 힘든 일이 있어도 뿌듯해.

그래도 힘들면, 가끔 보급으로 나온거 킵해둔 롯데리우스 그록스 버거셋 동기들이랑 나눠먹으면서 선임 서젼트나 뒷담화하면서 하하호호 위안삼아.

그런데 어느날 중대 발표랍시고 중대 10만 병력들 다 모이더니

저 멀리 끝자락에서 보이지도 않는데 호루스님이 딱 나타나.

안 보이는데 어쨌거나 황제폐하 위대한 프라이마크님 호루스님 오셨다니까, 막 기분 업되고 신나서 같은 동기들이랑 와! 와! 호루스님 만세! 하면서 막 소리지르는데,

그 분이 갑자기 황제 폐하가 병신이래.

그것도 좃병신새끼래.

그러면서 뭐라 뭐라 하는데,

뭔가 아닌거 같은데 주변에서 다들 호루스님이 맞대. 친한 동기 '김아무개니우스'한테도 물어봤는데, 걘 황제는 창년 자식이래. 진작부터 알아봤데.

진짜 모르겠어서 물어보니까, 새끼가 아는척하면서 지도 잘 모르겠지만 높으신 선배님들이 그랬으니까 아무튼 맞는 말이라고 그래.

그래서 잘은 모르겠는데, 아니 아닌거 같은데 호루스님 하라는데로 했어.


평화로운 행성 가서 누가 봐도 명백히 죄 없는거 같은 사람들 막 칼로 찔러 죽이고,

외계인이랑 폭군들 죽이던 그 무기로 그런 사람들이랑 형제들까지 막 찔러 죽여.

어느날인가는 익숙한 행성에 방문했어.

아! 생각해보니까 수 년 전에 우리 중대가 외계인들 몰아내고 해방시켰던 그 행성이야.

근데 사람들이 열렬히 환호했었던 자리에 똑같이 서 있는데,

그때 그 사람들은, 예전에 왔을 땐 다들 우릴 우러러보며 환호했는데

지금은 도망치거나 혐오스럽게 바라보고 있고

불타는 전장 위에서 나는 그때 나랑 같이 싸웠었던, 충성파 뭐..임페리얼 피스트의 같은 동기인 김일병 뭐시기 몸통에 칼을 꽂아 넣었네?

그 새끼 말은 없어도 제법 남자다워서 그 때 나랑 친구먹었는데..

여기서 그 친구랑 같이 등을 맞대며 외계인의 피를 적셨던 그 칼로, 오늘 난 내 친구의 피를 적시네?


시간은 또 흘러서 뭐 테라까지 갔어. 이왕 이렇게 된거 황제가 진짜 잘못했다고 생각해.

사실 모르겠는데, 아니 잘못된걸 아는데

그래도 황제 잘못이라고 생각해버려 왜냐하면, 그렇게라도 생각 안하면 진짜 너무..


동기들은 다들 조금씩 이상해지고 있어. 살가죽 걸치고 뭐..아무튼 이상해.

그나마 가장 친한 김아무개니우스는 좀 괜찮아. 거기서 조금 위안을 얻어.

그래 나에겐 형제가 있고 프라이마크가 있으니까. 황제 뻐큐다! 하면서 충성파 새끼들한테 총질해.

니들이 잘못했어.

프라이마크님은 몸에서 이상한 불이 타오르고 안광은 무슨 미친놈이 다 되셨고, 동기들은 살가죽 걸치고 다니고

말도 안통하기 시작했지만 아무튼 니들 잘못이야.


...잘못했을꺼야.



근데 프라이마크님이 뒤졌다네?


그래서 아이 오브 테러라는 곳으로 가야 한다네?

아이 오브 테러로 들어가는데 성공했어. 근데 기대했던거랑은 완전 달라.


워드 베어러 돌팔이 개새끼들은 분명 무슨 지상락원처럼 말했는데,

막상 들어와보이 지상락원은 무슨 앰불 벌래새끼 몸 안에서 개뼉다귀 나오는 소리고

지상락원은 커녕 그냥 지옥이야. 이게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겠고

예전엔 그래도 이기면 환대도 받고 뿌듯했는데,

여기서는 뭐 죽여도 죽인거같지도 않은 괴물 새끼들이 시도때도없이 나오면서 동기들 마구 죽여서 잠도 제대로 못자겠고,

반역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동맹 전우인줄 알았던 월드 이터니 엠퍼칠이니 하는 군단들의 동기 새끼들은

오래간만에 봐서 반갑다 야 인사했더니 무슨 퍼큐니 해골 옥좌에 해골이니 섹스 포 더 섹스갓이니 하면서 미친소리나 하면서 덤벼듬.

이제 군단은 공공연하게 신이니 뭐니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정상처럼 지껄여.

그냥 모이기만 하면 섹스 살인 변이 역병 이런 소리가 그냥 인삿말처럼 나와.

씹노잼인데 문제는 나 혼자 그런거같아서 분위기 깰까봐 같이 섹스 살인 변이 역병 따라부르면서 그러는데,

진짜 씹노잼이고 나만 혼자인 느낌이고 하고 나면 기분만 더러워.

단 한순간도 편히 쉴 수가 없고, 그러다가 어쩌다 특식 나온다서 롯데리우스 그록스 버거 기대했더니

나온건 촉수 꿈틀거리는 고기 든 썩은 버거빵이야.

동기들이랑 좀 대화하려고 해도, 각자 뭔 생각인지 그냥 각자 일에 바뻐.

말할 상대가 없으니까 심심해. 그리고 삶은 좃같아.


존나 개같은 와중에, 가장 친한 김아무개니우스는 어디 워밴드로 떠났어. 대박해서 에버쵸즌인지 뭔지 노려보겠데.

아무도 배웅 안해주는 이별의 자리에 나 혼자 그 친구 배웅해주러 나왔어.

그래도 예전이라면, 동기들 전부 나와서 야 이새끼 썩 꺼져라 ㅋㅋ 야 나 잊지마라 씹새끼야? 하면서 하하호호 했을텐데..왠지 씁쓸해.

이 새끼 그래도 참 좋은 새끼야. 에버쵸즌 되면 한자리 쏜다면서 어깨 손 올리고 떠나는데, 친구 잘 되라고 기원하면서도

그 새끼 떠난 자리에 홀로 어두운 격납고에 남은 내가 왠지 씁쓸해.


혼자서 뭘 해야 하는걸까?


시간은 또 흘러. 이제 동기들은 다 말도 안 통해. 다 미치거나 죽거나 아무튼 예전에 같이 그록스 버거셋 나눠먹던 그 친구들이 아니야.

한 새끼는 온 몸이 기계랑 무기로 변해서 매일 디스트럭션! 디스트럭션! 모어 디스트럭션! 이러면서 물 대신 프로메슘 윤활유를 처먹질 않나,

한 새끼는 조용히 끙끙거리길래 운동하나 싶어서 조용히 가서 봤더니 허공에 좆질하고 있어. 그것도 파워 아머 입은채로 그짓거리 중이야.

물어보니 뭐 더 높은 쾌락의 경지로 가겠다네 뭐라면서 기분 더럽고 역겨운 존재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나와 함께하자고 지랄하는거 주먹으로 때리고 나왔어.


그리고 나도 이상해지는걸 느껴.

몸에서 촉수 같은게 자라나고, 기분도 이상해져.

마치 내가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어. 스마인데 처음으로 무서워져.

나라는 존재가 영영 없어지는건 아닐까 하고 무서워져.


오래간만에 전장이야. 헤러시 이전부터 얼굴 한 번 본적 없었던, 아바돈 새끼가 1차 블랙 크루세이드인지 뭔지를 하겠데.

갑갑해서 바깥 바람이라도 쐬고 싶어서 솔직히 목적없는 싸움질 그만 하고 싶은데,

그래도 나갔어.


이야 운 좋게 동기도 온데. 예전에 아바돈 뻐큐 개새끼 하고 나갔던 워밴드가 이번에 아바돈 아래 통합됐는데,

그 워밴드 따라 나섰던 김아무개니우스 동기가 이번 전장에 같이 참전한다네? 그 새끼 워밴드가 일개 세력이 되어서 참전하게 된 거야.

이야 그 친구 참 좋았지 그록스 버거 나눠먹던게 엊그제 같은데,

그래도 이제 쓸쓸하지는 않겠다 그 친구랑은 그래도 말이 통했었지, 기대심이 들어. 그 새끼 얼마나 대단하게 됐을까?

에버쵸즌인지 뭔지는 못 되었어도 존나 멋지겠지? 마지막 소식 들었을 때 그 친구 워밴드 수장됬었다고 그랬으니까?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전우가 있다면 버틸 수 있다고 믿으면서.


충성파 새끼들 개 악랄하게 덤벼. 싸우고 싶지 않은데 자꾸 자꾸 악착같이 덤벼들어.

근데 남들처럼 뭐라 하지도 못하겠어. 왜냐하면, 잘못했다는걸 진짜로 인정하지는 못하겠지만, 솔직히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거든.

그래도 부정하기도 그래. 그러면 내 지금까지의 스페이스 마린생은 뭐가 되는건데?

그걸 다 부정하기가 무서운거야. 내 모든 그 1만년간의 생애가, 부정당하는게 무서운거야.


그러다가 마침내 김아무개니우스를 만났어.


친구 만나서 인사하려고 그쪽 부대로 가는데,

그 새끼는...

사람이 아니야.


괴물이야.

스폰이래.


몇수십년인지 몇백년인지 몇천년인지 전에, 아바돈한테 에버쵸즌 자리 따려고 덤볐다가 져서 소서러한테 스폰행 당했데.

친한 친구도 못알아보고 꽥꽥거리면서 촉수나 날름거리는 괴물 새끼를 바라보다 고개를 떨궜는데,

슬라네쉬인지 뭔지 믿는 동기 새끼가 와서 이야 이새끼 걸작이네 충성파 놈들가지고 x질 잘하겠네 부럽다 호호하하 하면서 비웃어.

개박쳐서 이새끼 얼굴 피떡될때까지 개 패주다가 문득 너무 심한거 같아서 그만뒀는데,

동기들 다 몰려와서 나보고 뭐라 해. 심하게 패서 뭐라하는게 아니라,


왜 안죽였냐고 뭐라해.


그 미친놈들 한복판에서,

결국 인정해버렸어.


난 이제 혼자구나.

예전에 알던 그 동기들은 이제 없고 나 혼자구나.

그리고 내 인생은, 완전히 잘못되어버렸구나,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