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캡틴 하이에락스와 2 디스트로이어 중대는 최종 준비를 마쳤다. 타격 순양함 카바스코의 방대한 격납고에서 스톰버드 건쉽들이 진입 램프를 내려두었다. 건쉽의 강력한 엔진이 공회전하며 격납고 안에서 둔탁한 메아리가 울렸다. 대형 건쉽의 진입 램프를 타고 오르는 전차의 엔진들이 뿜어내는 배기 가스가 공기를 탁하게 만들었다.


이아수스가 편대의 선도기인 스톰버드 건쉽 보복자의 착륙 지지대 곁에 서 있는 하이에락스에게 다가왔다. 하이에락스는 몸을 돌려 챕터 마스터를 맞이했다. 그의 옆에는 하이에락스의 분대장 한 명이 있었고, 캡틴은 분대장의 장비 변화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분대장은 헬멧이 아닌, 사이킥 후드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이에락스가 말했다.


서전트 형제 아포보스, 지난 몇 년 동안은 그걸 착용한 모습을 보지 못했네만.”


이제 다시 쓸 수 있을 만큼 재훈련을 받았습니다.”


길리먼이 칼스 전투 이후 니케아 칙령을 깨뜨리면서 13군단 전체에서 사이커들을 다시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럼 자네를 내 지휘 분대로 받아들이지. ‘라이브러리안아포보스, 내 곁에 있게.”


영광입니다, 캡틴 형제.”


이아수스가 말했다.


프라이마크께서 명을 내리셨네. ‘우리는 적에게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중대의 병기 사용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네.”


알겠네. 잘 되었군.”


반역자들은 은하계에 대한 황제의 꿈에 공포를 쏟아 부었다. 그렇다면 자신도 반역자들에게 똑같이 해 주리라.


잘 되었군.’


워호크급 스톰버드 건쉽 두 대가 해수면에 바짝 붙어 저공비행했다. 선도기인 복수자에는 2 디스트로이어 중대원 전원이 탑승했다. 건쉽의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파도를 갈랐다. 하이브 시데리우스를 감싼 산맥이 디스트로이어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타났고, 파도가 바다와 마주한 절벽에 부딪히며 부서졌다. 스톰버드 건쉽들은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산맥과 평행하게 항로를 잡았다. 그리고 돌무더기 평원이 나타나며 해안선이 트였다.


목표가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다. 하나로 이어진 대 궤도 레이저 4문이 하늘을 겨누고 있었다.


그 중 한 문은 넓적한 중앙 성채 돔의 회전식 포탑에 장착되어 360도 회전이 가능했고, 지평선에 가깝게 부각을 낮출 수도 있었다. 나머지 3문은 성채 밖에 고정된 상태였다. 철골 구조물이 포대를 지탱했고, 수많은 동력선이 성채와 그 안의 동력원으로 이어졌다. 고정 포대들은 앙각을 약간 조정할 수 있어보였으나, 그게 전부였다.


캡틴 하이에락스는 조종사 라나투스 형제와 함께 복수자의 조종석에 자리했다. 그는 지상에서는 괜찮은 전투원이었고, 하늘에서는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그가 주변을 살피는 와중에도 손은 별개의 자의식이라도 있는지 완벽하게 기체를 제어했다.


하이에락스가 물었다.


저 포대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최근에 증설한 것 같습니다. 저 세 문은 원래부터 성채에 장비된 게 아닐 겁니다.”


아무래도 다른 도시의 포대를 뜯어서 재배치한 것 같군. 어쩌면 적이 시데리우스 하이브 한 곳만을 방어하려 들 수도 있네.”


라나투스가 의문을 표했다.


저런 거포를 다른 곳에서 가져와 모두 운용 상태로 만들려면 얼마나 오래 걸렸겠습니까?”


하이에락스가 답했다.


저들에게는 저 모든 걸 시행할 만큼의 병력이 없네. 그런만큼 뭔가 다른 수단이 있었겠지.”


초대형 건쉽들이 포대에 근접했다. 수 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하자, 성채 주변의 훨윈드 자주 다연장 로켓에서 대공 미사일 사격을 가했다. 스톰버드 건쉽들이 라스캐논과 드레드스트라이크 공대지 미사일로 대응했다. 직격탄 한 발이 훨윈드 한 대를 엄폐 진지채로 날려버렸다. 병력 강하를 위해 건쉽이 고도를 더욱 낮추자 하이에락스는 적 차량의 표식을 알아볼 수 있었다. 마침내 적의 정체를 파악했다.


아이언 워리어로군. 프라이마크께 우리에게 맞서는 자들이 누구인지 보고하라. 그리고 강하한다. 에리다니 착륙 패턴으로.”


건쉽 복수자뒤의 기도가 고도를 높이면서 아이언 워리어의 진지에 레이저와 미사일 세례를 퍼부어 자매기의 하강을 엄호했다. 폭발이 일어나는 사이 복수자는 지면에 닿았고, 착륙용 지지대가 지면에 닿기도 전에 출입용 램프가 열렸다. 매우 취약한 순간이었지만 디스트로이어들은 신속했고, ‘기도의 엄호사격이 일으킨 폭발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전원 하차했다. 그리고 복수자는 고도를 올려 전차를 양륙시키는 기도를 엄호했다.


지면은 울퉁불퉁한 암반지대였으나, 제대로 된 엄폐물은 없었다. 속도가 곧 중대의 방어였다. 하이에락스는 정면 공격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전술이라는데 불쾌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딱 맞는 방식이었다.


상공에서는 스톰버드 건쉽들이 아이언 워리어 진지 주변을 오가며 기총소사를 가했다. 잇달아 미사일을 퍼붓자 성채의 방벽이 진동했으나, 무너지지는 않았다. 추가로 증설된 궤도 포대 하나가 미사일에 직격 당했다. 거대한 포신이 쓰러지며 두 동강 났고, 플라즈마 폭발의 섬광이 포대의 잔해를 휩쓸자 끊긴 전선이 허공을 채찍질했다.


그리고 이제 디스트로이어 중대가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선두 분대 천둥의 분대원 켈토스가 중대장과 맞춰 달리면서 말했다.


적의 병력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하이에락스가 답했다.


저들이 우리를 예측하지 못했거나, 어리석을 정도로 오만하다.”


켈토스가 옳았다. 이 정도의 대 궤도 포대를 지키는 병력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적었다. 스톰버드들이 격파한 훨윈드 두 대를 제외하면, 프레데터 전차 한 대와 아마도 스무 명 남짓의 아이언 워리어 군단원들이 전부였다. 저들은 바위를 이용한 급조 방벽을 구축해 두었으나, 그 거점이 무의미하다 여기고는 울트라마린들에게 맞서기 위해 오히려 돌격했다. 방벽을 통해 공습을 버티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여긴 듯 했다. 이미 양측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건쉽의 중화력을 쓸 수는 없었다.


아이언 워리어와 울트라마린들은 각자의 볼터 사격을 상대에게 퍼부었다. 하이에락스는 자신의 볼터를 완전 자동으로 연사하며 돌진했다. 적 박격포탄이 몇 미터 옆에서 작렬했으나, 파워 아머가 막아냈고, 계속 달렸다. 캡틴이 발사한 볼트 탄환 무더기가 아이언 워리어 한 명의 머리를 관통했다.


아이언 워리어들은 프레데터 전차와 함께 돌진했다. 그들은 수비대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맹렬히 공격하며 칼날의 첨단처럼 울트라마린의 진형 중앙을 노렸다. 프레데터 전차가 퍼붓는 오토캐논 포탄이 울트라마린의 선두 대열을 분쇄했다. 하이에락스는 간발의 차이로 포탄을 피했다. 아이언 워리어 군단원들은 디스트로이어 중대의 맹렬한 응사에 정면으로 돌진했다. 일부는 쓰러졌으나, 전혀 굴하지 않았다. 완전한 전멸이 아닌 이상 그들의 전진을 막을 수 없어 보였다.


하이에락스는 이 공격의 광기에 깜짝 놀랐다. 그 다음 순간, 이 행성계에서의 전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길리먼이 말한 그대로였다. 아이언 워리어들은 현 위치를 고수하려 들지 않았다. 그들은 울트라마린의 발을 묶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곳의 주둔 병력은 궤도 포대를 장시간 수비하기에 너무 적었다. 방어태세를 취한다 한들, 51 이상으로 우세한 디스트로이어 중대에 의해 순식간에 압도당할게 뻔했다. 하지만 지금 공격하는 쪽은 아이언 워리어였다. 그들은 이미 스스로의 운명을 알고 있었고, 최후를 맞더라도 그 이상의 적을 함께 데려가려 했다.


하이에락스가 중대원들에게 지시했다.


공간을 열어주어라. 저들의 돌격을 유도한다.”


디스트로이어 중대원들은 산개하며 물러났다. 중대는 아이언 워리어들이 대열 중앙을 공격하도록 공간을 터 주었다.


하이에락스가 독백했다.


나는 너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다.”


만약 통상적인 아스타르테스 중대였다면 시간을 번다는 아이언 워리어의 전술은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디스트로이어였고, 이곳에는 안전을 확보해야 할 민간인도 없었다. 오직 최고의 효율성으로 없애야 할 적만 존재했다.


하이에락스가 지시했다.


포스펙스 발사기. 저들을 끝장내라.”


아이언 워리어들은 울트라마린 대열의 중간에 닿자 잠시 멈추었다. 2디스트로이어 중대는 양 갈래로 나뉘어 계속 물러나고 있었다. 밀집대형을 갖춘 아이언 워리어들은 북쪽의 후퇴 대열을 노리고 방향을 돌렸다. 그러나 디스트로이어들은 후퇴하지 않았다. 더욱 강력하게 타격하기 위해 거리를 벌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포스펙스 탄두 미사일이 아이언 워리어를 강타했다. 녹색 안개처럼 보이는 액체가 그들에게 굶주린 야수처럼 들러붙었다. 포스팩스는 갑주를 태웠다. 포스펙스는 육체를 태웠다. 포스펙스는 희생양을 붙들었고, 모든 것이 연소되기 전까지는 결코 놓아주지 않았다. 포스펙스는 강력함 이상으로 추악한 무기였다. 울트라마린은 결국 카체라 행성계에서 이것을 쓰고 말았다. 그리고 죽어가는 적의 절규로 보답 받았다.


아이언 워리어의 프레데터가 속도를 높이며 포스펙스의 녹색 안개를 뚫고 나와 라스캐논을 잇달아 쏘아댔다. 내부의 아이언 워리어들은 죽기 전에 한 명의 적이라도 더 처치하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매우 짧았다. 울트라마린 프레데터 세 대가 각자 다른 방향에서 교차사격을 가했다. 동시에 발생한 명중탄이 장갑을 찢어발기고 불타는 잔해로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