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교전 수칙" 일부. 울트라마린 캡틴 레무스 벤타누스는 반역파와 싸우다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자책하다 길리먼을 알현함.

"제가 뭔가 잘못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길리먼은 고개를 젓고 쓴웃음을 지었다.

"레무스, 자네는 나를 너무 띄우는군. 나는 완전무결하지 않네. 방금의 전투로 자네도 알았겠지."

"그럴리가 없습니다."

"무엇이 그리 받아들이기 힘든가? 자네가 따른 나의 가르침이 패배로 이어졌네. 만약 이 전투와 칼스에서의 일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었다면, 우리는 항상 열린 마음을 갖추고 스스로의 사고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주군의 가르침에는......"

"여전히 결함이 있지. 나는 물론이고 그 누구도 모든 전투의 가능한 결과를 전부 예측할 수는 없네. 나의 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지켜야할 성스러운 칙령이 아닐세. 전장에는 언제나 개인의 자주성을 발휘해야 할 곳이 있다네. 자네와 나 모두 단 하나의 영웅적 불씨가 전황을 바꿀수 있음을 알지 않는가? 그런 지식과 경험은 피를 통해서만 얻을수 있고, 전장의 지휘관은 언제라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판단하는 궁극의 결정을 내려야 하네."

"문제아 4중대가 다시 전장에 투입된다면, 주군께 반드시 그 점을 상기시켜드리겠습니다."

길리먼이 미소를 지었다.

"꼭 그렇게 하게나, 레무스. 일부는 내가 고대의 탈로스(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청동인형) 처럼 무감정하며, 미리 정해준 규칙대로만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여기더군. 하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기에서는 그런 허용이 우리가 가야할 길에서 벗어나는 건 아닐세."

"그렇다면 조금 전의 전투에서 승리할 방법이 있었습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자네가 그 해답을 찾아야 하네."

"하오면 주군께서는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코덱스 아스타르테스를 계속 집필해야겠지."

"코덱스 아스타르테스? 제목을 그렇게 지으셨습니까?"

길리먼은 웃으며 끄덕였다.

"그렇다네. 꽤 그럴듯한 제목 같지 않나? 전시와 평시를 아울러 그 책은 귀한 지식의 보고가 될 걸세. 하지만 나는 코덱스가 이성과 자주성을 대체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를 원치 않네, 이해했는가?